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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께 NO 라고 해도 되는건가요?

세실리아 조회수 : 965
작성일 : 2003-05-06 14:03:23
기나긴 연휴를 잘 보내다가 마지막날에 시부모님때문에 남편하고 싸우고, 지금도 속에서 부글부글...
일도 잘 안되네요.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 선배님들, 너무 존경스러워요 정말.
상담좀 받아도 될까요? ^^

저는 시부모님과 사이가 좋은 편인데도, 한번씩 꼭 이렇게 속뒤집히는 일이 생기네요.
거의 종교문제로요. 저는 천주교신자고, 남편집은 불교구요...저희 둘은 종교문제로 아무런 갈등이 없는데 시부모님은 제가 어렸을떄부터 해온 십자가목걸이 하는것도 보기싫다고 하지 말라고 하시고, 틈만 나면 집안에 종교가 달라서는 안된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렇다고 제가 절에 안가는 것도 아니고, 초파일, 설날 등 일년에 몇번은 가족행사에 참여한다는 차원에서 같이 절에 가서 절도 하고 공양도 하고 다 하거든요. 반대로 신랑은 부활절과 성탄절에는 저랑 성당에 가주구요.(물론 이건 절대 비밀입니다)
저는 결혼식도 3번 했어요. @@ 저희 친정식구들이랑 성당에서 혼배미사, 절에서 불교예식, 그리고 일반 결혼식이요.

문제의 발단은 저희 시어머님께서 어제 아침에 전화를 하셔서는 계명식인지 뭔지가 있으니 절로 나오라고 하시는 거에요. 저희는 이미 친구들과 등산 일정이 잡혀 있었고, 어차피 5.8 절에 같이 갈 예정이라 어렵다고 말씀드렸죠...오후에는 또 전화를 하셔서는 5.8 예년과 같이 아침에 절에 가서 점심까지 먹는 것은 물론, 저보고 무슨 저녁 예식까지 참석하고 봉사를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좀 황당하더라구요. 제가 천주교 신자라는 것도 뻔히 아시면서, 아침에 절에 가는 것도 모자라 마음에도 없는 봉사라니요. 저는 또 직장인이라 저녁때 집비우는 건 부담도 적지 않거든요. 좀 너무 제 생각은 안해주시고 독재적인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상했습니다.  

남편은 그냥 다음날 출근하는것 핑계를 대라고 하는데, 저는 이렇게 계속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될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결혼한지 2년이 갓 넘었는데, 지금까지 시부모님께 "싫다"고 제 의사표현을 확실히 한적이 한번도 없거든요. 어디 절에 같이 가자고 하시거나 하시면 그냥 "사무실일이 바쁘다", "신랑이 약속이 있다" 등등 될수 있는한 핑계를 대서 넘어갔지, 한번도 "저는 싫습니다"한 적이 없어요. 물론 이렇게 뺀질이 노릇을 해서 갈등은 크게 없었지만 아무래도 이제는 시부모님이 좀 섭섭해하시고 화를 내시더라도 제 의사표현을 확실히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자꾸만 무리한 요구를 하시고 저나 신랑은 구실 찾느라 바쁘고...시부모님이 자꾸 미워지려고 하고, 제가 거의 홧병이 날 지경이랍니다.

시부모님은 연휴만 되면 오라고 하시고...아들며느리 보고싶고 귀여운건 알겠지만 맞벌이부부인 저희들은 휴일에 잠도 실컷자고, 영화도 보고, 테니스도 치고, 쉬고 싶거든요...연휴때마다 안가면 서운해하시고,원래 매 주말마다 와야하는걸 봐줘서 격주라도 가야 안노여워하시고...아까 과회의 회의할때 6, 7월 달력보면서,"현충일은 또 무슨 핑계대고 안가고, 제헌절은 무슨 핑계대지"이런 생각 하고 있었어요...이 정도라니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여우짓을 나름대로 잘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도저히 안되겟어요...스트레스가 자꾸 쌓이니. 아들내외도 나름대로 독립된 가정으로 봐주셔야지 어떻게 맨날 부모님 찾아뵐 생각하고 살라는건지...정말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되도 열받네요. 아직50대 중반이시고 배울만큼 배우신 분들이 너무도 답답하구요...나중에 모셔야될지도 모른다고 각하니 벌써 가슴이 답답하구요...
저는 친정부모님한테도 오빠네에 오라가라 하지말고, 전화도 자주 하지 말고, 그저 1년에 몇번 얼굴 볼 기대나 하고 사시라고 말씀드려요...제가 며느리가 되어보니 올케편한게 제일이다 싶어서요.

괘씸한 며느리고 콱 찍혀서 미움 받더라도 맘편하게 살는게 최고일것 같아요. 5.8일날을 결전의 날로 삼아 절에 봉사하러 가자고 하시면 "전 싫습니다" 하려구요...선배님들 같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IP : 152.99.xxx.6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가다
    '03.5.6 3:16 PM (211.180.xxx.61)

    됩니다. 되구요!
    Just do it!

  • 2. 최은진
    '03.5.6 3:16 PM (211.218.xxx.201)

    다른문제도 아닌 종교문제라 참 어려우시겠어요...
    저도 결혼한지 이제 이년차구요 시부모님 모시구 살아요...
    시댁은 기독교라 결혼할때도 목사님이 주례서주시고 결혼초기에는 교회도 나갔었어요....
    근데 결혼하고 바로 아이갖고 배가 좀 부른 다음부터 지금까지 안나가구있네요...
    첨엔 일요일 아침이 사실 참 부담스러웠죠.... 아~ 난 쉬고 싶은데..... 어디 가고 싶은데.....
    다행이도 부모님께서는 종교적인 강요는 안하시네요.... 가고 싶어지면 다시 나가라고....
    음...제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그래도 별문제없는건(???) 물론 모나지 않은 좋은 분들을
    만나서기두하지만 저는 무슨일이 있음 속으로 삭히거나 하지않고 제뜻을 전하는 편이예요...
    어머님하구 쇼파에 앉아서 tv라도 볼 시간이 되면 조용히 말씀드리죠....
    애기낳구 몸조리 당신께서 해주신다는거 포기시키느라 진짜 힘들었어요....ㅎㅎ~
    한번 부딪혀보세요... 근데 넘 강하게 하면 역효과를 낼거같구요 기회를 잘 봐서 말씀드려보세요.
    근데 기대가 크시니 쉽지는 않을거같네요....
    아~ 제 일 같아서리 막 도와드리고 싶네요.....^^
    글구 장남이시라 나중에 모셔야한다면 지금 많이 친해지시는게 좋을거같아요.....
    미운정까지 들어야 괜찮은 고부관계가 되지 않을까싶어요....... 현명하게 잘하세요....화띵!!!

  • 3. 이진원
    '03.5.6 4:01 PM (211.204.xxx.180)

    세실리아님, 힘드시겠네요.전 아녜스랍니다. ^^
    님 말씀대로 문제의 본질은 어머니께서 결혼한 아들 내외를 독립된 가정으로 여기지 않는다는거군요. 즉 종교적 신념의 문제는 아닌것 같네요. 어머니께서 집안에 종교가 달라서는 안된다는 말씀을 하신다니 종교에 대해서 뭔가 잘못 생각하신다는 느낌도 들구요.

    신앙이란 집단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제창하는 응원가도 아니고 생명보험을 권하듯 그렇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의 실존적 결단입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은 내가 사는 모습을 보고 다른 사람도 그렇게 살고 싶다고 느끼게 해야할 의무를 동시에 가지는 거지요.

    시부모님께서도 시간이 지나면 현실을 인정하시게 되겠지만 세실리아님도 이제 조금씩 의사 표현을 하시는게 오히려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요?
    우선 어머니께 다른 종교예식에는 참가하고 싶지 않다고, 용기있게 말씀드려보세요.
    다만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밑바탕으로 조심스럽게 말씀드려야겠지요. 하지만 설사 부모라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무조건 동의해주는게 사랑은 아니며, 세실리아님 자신도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욕심(누구나 가지고 있는)도 버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말이나 휴일에 부부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것도 당연한 것이니 일단은 핑계를 대시더라도 방문 횟수를 줄여서 어른들이 적응하시게 해보세요.
    결론은 no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4. 세실리아
    '03.5.6 4:14 PM (152.99.xxx.63)

    흑흑, 격려와 충고, 정말 감사해요...큰 힘이 될것 같아요~ ^^
    저희는 외동아들이라 십중팔구 나중에 저희가 모셔야해요-_-;
    결혼초기에 4개월 딱 같이 살았는데, 거의 non-stop잔소리에 저 머리에 땜~빵(원형탈모) 될뻔했답니다. 마음이 따뜻하신 좋은 분들이란건 알겠는데, 어법이 워낙 잔소리투라서...쉽지 않네요.
    그래두 이제는 쌓아두지만 말고 한번 말씀을 드리려고 결심했어요. 제가 싫은 소리를 워낙 못해서...그담에 얼굴보면 민망해서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고...아...인어아가씨에서 다정하다 못해 닭살스러운 고부관계보면서 "저건 사기다"이런생각만 들어요 하하

  • 5. 최은진
    '03.5.6 5:11 PM (211.218.xxx.201)

    ㅎㅎ~~ 그져그져?? 그건 분명 사기야....
    만약 시부모님이 아닌 친정부모님을 모시고 산다해도 아마 문제는 있을거예요...
    그러니 쌩판 모르던 분들과 사는건데 그게 그저 좋을리만은 없겠죠....
    그런거저런거 다 알면서도.... 좋은 분들인데.... 하면서도 맘처럼 되지 않는거 그거져....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라면 님께서 잘 설득하심 되겠네요.....
    늘 넉넉한 마음으로 모시고 살수 있음 참 좋을텐데.....ㅎㅎ~~

  • 6. 이민영
    '03.5.6 5:25 PM (211.204.xxx.180)

    세실리아님이 더 맘이 따뜻하신 좋은 분 같애요.^^
    주위에서 보면 착한 사람은 늘 자기만 참고 힘들게 지내더라구요. 그러면 주의 사람들은 알아주지도 않고 당연하게 여기구...
    조금만 악녀가 되셔도 괜찮을것 같은데요.

  • 7. 호이엄마
    '03.5.6 5:30 PM (211.46.xxx.93)

    글쎄요 그래도 전 될수있음 좋은게 좋은거다란 주의라서 전 가기 싫습니다 NO!!! 일케는 못하겠더라구요... 종교문제라 (저희도 정말 똑같은 처지 시댁이 불교, 저흰 기독교) 더 민감하기도 하고...
    그런데 저희 시어머님은 꼭 같은 종교를 고집하시진 않던데... 당신에게 불교에 귀의해서 정신적인 수양이나 집안두 많이 일어섰듯이 똑같이 그런 정신적인 지주가 기독교임을 인정해주시더라구요 저역시도... 시어머님께 당신에게와 똑같은 종교의 역할을 세실리아님에겐 천주교임을 설명하거나 깨닫게할 방법은 없을까요? 저흰 요번 연휴에두 시댁다녀왔는데... 같은 신앙자들끼리 오히려 더 공유하는 부분이 있는거같다고 (불교든 천주교든 기독교든 신앙인들이 암것두 안믿는 무교인 세상사람들보다는 서로서로) 하시던데... 휴 암튼 명쾌한 답변을 못내려서 죄송합니다.

  • 8. 세실리아
    '03.5.6 6:20 PM (152.99.xxx.63)

    그죠 호이어머님? 저도 사실 종교란 다 통한다고 믿거든요...불교든 기독교든 이슬람교든요.
    다 착하게 살자고 가르치지 남한테 해꼬지하라고 가르치는 종교는 없잖아요...아무거나 자신에게 맞는 신앙 가져서 열심히 착하게 살면 될텐데...참 저희 시어머님은 독특하세요...당신께 맞는게 저한테도 좋은 거라고 단정지으셔서 그러시는 것 같아요...정말 신앙이란 아녜스님 말씀대로 "개인의 실존적 결단"이란걸 이해해주실 날이 언제나 올지? 하여간, 저말고도 이런 문제를 겪는 동지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또 슬기롭게 잘 대처해나가시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힘을 얻습니다 ^^ 저도 이제 용기를 내어 좀더 능동적으로 대처해보렵니당. 행운빌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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