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저녁때 집에 들어오면서 서오릉 근처의 한 해장국집에서 해장국을 2인분 포장해가지고 왔어요.
말이 2인분이지 양이 어찌나 많은지 목요일 저녁, 금요일 저녁 두번 먹었습니다.
덕분에 달랑 밥만해도 충분해서, 이틀 저녁을 또 날로 먹었습니다.
그런데......이제 저 매식 못하겠어요.
우리집 식구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은데 저만 제가 한 음식이 아니라 밖의 음식, 특히 진한 국물맛으로 먹는 음식을 먹고나면 배가 살살 아파요. 예전에도 약간 그런 증상이 있었는데 요즘 더 심해졌어요.
이거 저더러 꾀 부리지 말고 열심히 밥해먹으라는 사인인거죠?
오늘 며칠전에 사두었던 연근 조렸습니다.
연근 조릴때 유자청을 넣으면 맛있는데...최근 몇년간 유자 근처에도 안갔으니 유자청이 집에 있을리 만무구요.
올해는 유자청을 조금 하고 싶은데...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낮에는 도통 짬이 안나니...
꿩 대신 닭이라고 유자청 대신 집에 있는 모과청이 생각났습니다.
이것도 작년에 지인이 먹어보라고 조금 주신 건데 냉장고 깊숙한 곳에 모셔뒀던거 요즘 먹고 있거든요.
유자청이 되는데 모과청이 안될까 싶어서,
연근, 식초 넣고 끓인 물에 삶은 후 물에다가 간장 타고 모과청 넣어 펄펄 끓이다가 연근 넣고 30분 정도 조렸어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유자청보다 모과청을 넣은 것이 더 낫습니다.
유자청을 넣고 끓이면 유자속살이 풀어져서 좀 지저분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모과청은 모과살이 단단해서 지저분해지지 않아요, 그리고 향도 더 진하게 남아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유자청이 있다 해도 모과청을 넣어서 만들것 같네요.
고구마정과도 조금 했는데요, 너무 싱겁게 해서 반찬이라기보다는 완전 간식이에요.
삶거나 구운 것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건 약간의 간장과 약간의 올리고당이 들어간 때문이겠죠?
토요일 오전에 맛집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재밌길래 몇주치를 다시보기로 봤습니다.
TV에서 나오는 청국장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는지, 멸치육수 내고 김치랑 감자랑 두부랑 파랑 넣고 끓였어요.
그런데....ㅠㅠ...청국장에서 시큼한 맛이 납니다.
이건 부재료 탓이 아니라 청국장 탓인 것 같아요. 그래도 먹고 싶던 것이라 열심히 먹어줬지요. ^^
냉동실에 있던 멸치보다 조금 더 클 정도로 자잘한 조기 몇마리 감자 깔고 조렸습니다.
조기보다는 감자가 훨씬 더 맛있었어요.
추적추적 가을비 내리는 토요일 밤이네요.
비가 안왔다면 단풍구경이라도 하면 좋은데, 비 핑계로 하루종일 집에서 빨래하고 청소하고, TV 보고 그렇게 지냈습니다.
친정어머니 말씀이 어디선가 뉴스에서 '올해 단풍이 최근 10년 중 가장 잘 든 단풍이라고 했다'고 하시던데,
그래서 그런지 며칠전 지나면서 보니까 상암동 월드컵 옆길이며 일산 호수공원 근처 도로가 너무 이쁘더라구요.
내일 비 그치면 가까운 곳이라도 단풍 구경 가세요.
금방 또 겨울이 올건데...나머지 가을이라도 만끽해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