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번, 제가 김치찌개를 끓일때 마다 제가 기대했던 그 맛이 아니고, 맛이 없는거에요.
뭐지? 이젠 김치찌개도 제대로 맛있게 못끓이게 된건가? 그런 생각을 했더랬어요.
오늘도 평소처럼 5시반쯤 집에 들어오니 남편이 그럽니다, "저녁은 김치찌개나 하나 끓여 먹고말지, 이것저것 하지말고.."
늙어갈수록 남편밖에 없다더니, 요즘 아주 제 사정을 많이 봐줍니다.
딸아이 직장생활 마음놓고 할 수 있게 쌍둥이에게 올인하라네요. ^^
"정말 그래도 돼요? 김치찌개 하나만 끓여도 돼요?" 하고 되물으니 그렇다네요.
그러고보니 요즘 몇번 끓인 김치찌개가 맛없던 생각이 나서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제가 기본을 자꾸 잊고 있었던 거에요.
해서 일단 멸치육수부터 불에 올리고, 빨래 찾아돌리며 동동거렸어요.
그리고 하나만 달랑 하는 김치찌개 맛있게 해볼 욕심에 먹던 김치 모아놓은 것으로 찌개를 끓이지않고,
김치통에서 몇포기 남지도 않은 지난 해 김장김치 ½쪽 꺼내 썰었습니다.
냄비에 식용유 조금 두르고, 지금 막 썬 김치와 큼직큼직하게 썬 목살을 넣고 볶다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올렸던 멸치육수 붓고 끓였습니다.
김치국물로 간을 맞추는 대신 오늘은 고추장을 살짝 풀었구요, 여기에 파 마늘 양파를 조금 넣어 맛을 냈지요.
끓이면서 국물맛을 보니, 바로 그맛, 제가 원했던 바로 그맛이었습니다.
남편은 가끔 그런 얘기를 합니다, 조미료가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라고 하는데, ㅁ*이나 ㄷ**, ㅇ* 를 넣지 그러냐고.
조미료 안넣고 맛없는 것보다는 조금 넣어 맛있게 먹는 게 어떠냐구요. 그때마다 고개를 가로 젓고했는데요,
오늘 김치찌개는 ㅁ*,ㄷ**, ㅇ* 아무것도 넣지않아도 맛있었어요.
바로 제가 자꾸 잊고사는 기본...그 기본을 지켰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갓 썬 맛있는 김치로 하는거, 육수도 맹물 대신 멸치육수 붓는 거...요즘 자꾸 이걸 잊었던 거에요.
음식이든 사람이든...기본에 충실하는 거, 이게 참 중요한 건데, 제가 자꾸 이걸 잊는 것 같아서...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