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밤에 냉동고에서 냉장고로 옮겨두었던 오징어, 오늘 볶음 했습니다.
집에 마침 돼지목살도 조금 있길래, 오징어랑 목살을 함께 푸짐하게 볶아볼까 하다가 그냥 오징어만 볶습니다.
기름진 거 덜 먹어야 해, 덜 먹어야 해 이렇게 주문을 걸면서요. ^^
오늘 오징어볶음에는 양파, 파, 풋고추 좀 넣고 볶았어요.
팬을 달군 후 기름 두르고 일단 오징어부터 볶다가 채소들은 살짝 익히면 오징어볶음에서 물이 덜 나오는데,
오늘은 그냥 물이 많이 나와도 상관없다 하는 기분으로 오징어랑 채소 같이 볶았어요.
밥 비벼 먹으려고 했거든요, 따로 국이나 찌개를 준비 못해서..
그리고 오징어랑 같이 냉동고에서 냉장고로 자리를 옮겼던 비장의 반찬들도 오늘 상에 올랐습니다.
그것은 바로바로~~
친정엄마표 묵나물입니다.
이게 무려 지난 정월 대보름의 나물들입니다.
지난 정월 대보름에, 나물하기 싫어서 아무 것도 안했는데...팔순의 우리 엄마가 나물을 넉넉하게 볶으셔서,
우리집이랑 딸네랑 다 나눠주셨어요.
그때 다 먹지않고 조금씩 덜어서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고에 넣어뒀더랬는데요,
오늘 꺼내서 팬에 다시 한번 볶으니 막 볶은 나물 같아요.
나물 다섯가지가 터억 하니 차려져 있으니 남편이 묻네요, 이게 웬 나물이냐고..
그래서 비상식량 털었다고 했습니다.
밥에다 오징어볶음 얹어서 쓱쓱 비빈후 반찬으로 묵나물 한가지씩 집어먹으니...
요즘 인기절정의 개그우먼 버전으로, "좋다" "딱 좋다" 입니다. ^^
오늘 낮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친정어머니 모시고, 쌍둥이 데리고 파주에 있는 한 수목원엘 다녀왔습니다.
10월 한달 국화축제기간이라는데, 국화들은 이미 색이 다 바래서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았어요.
그렇지만 맑은 하늘에 좋은 공기, 그리고 숲과 꽃들이 어우러져서 참 좋았어요.
아이들도 좋은지, 입을 동그랗게 모으면서, "오!!" "오!!"를 연발합니다.
특히 큰 아이...큰아이는 원래 이모님 껌딱지라서 이모님 품밖에는 모르는 아이인데,
오늘은 웬일로 등받이없는 의자에 앉아있는 제 등뒤로 오더니 두팔로 저를 껴안고는 얼굴을 부비다가 저와 눈맞춤도 합니다.이렇게 바람 쏘여줘서 고마운 걸까요? ^^, 제 덕에 외출한다는 걸 아는 걸까요?
암튼 이렇게 이쁜 맛에 아이들을 키우는 거겠죠. ^^
오늘 수목원에서 느낀 점...
사람이 다 닥쳐봐야 알게되는 건데요,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지 않는다면 전혀 느끼지도 못할 불편함을 새록새록 느끼게되는 거에요.
물론 유모차를 안가지고 간 것이 제 불찰이지만(실은 쌍둥이 유모차를 잘 접지 못해서...ㅠㅠ...까다로워요..)
수목원에서 유모차를 두대 빌리려고 하니까 한대밖에 없다는 거에요. 하나는 바퀴가 빠졌다고..
그래서 한대를 빌렸는데요, 그나마도 고장이 난 거 있죠?
브레이크가 절반쯤 걸린 상태로 완전히 걸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무리 레버를 움직여봐도 브레이크가 풀리지도 않고...
잘 구르지 않는 유모차 끌고다니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램프계단을 만들어놓긴 했는데, 경사가 너무 급해서 유모차도 휠체어도 다닐 수 없는 지경이에요.
그런 램프계단은 뭐하러 만든건지..ㅠㅠ...
오늘도 휠체어 타고 단체로 방문한 장애인들도 있고, 어르신들도 계시던데 참 불편했을 것 같아요.
장애인 편의시설이나 혹은 아기들을 위한 시설들, 그냥 전시용으로 만들지않고 좀 제대로 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