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이젠 나을때도 된 것 같은데...1주일을 꼬박 채우려나봅니다.
오늘 새벽엔 갑자기 목이 너무 아프고 침도 삼킬 수 없고 귀도 아픈 것 같아서, 이번에 이비인후과에 갔어요.
지난번 소아과에서 아이들 진료받을때 같이 처방 받았던 약도 다 먹었고해서요.
이비인후과 선생님 말씀이 " 하룻밤만 푹 자도 나을 정도"라며 목이 부어서 귀도 아픈 거라며 사흘치 약만 주시네요.
(요즘은 주사 잘 안놓나봐요?)
병원 들러서 들어오는 길에 병원 옆 마트에서 전어랑 병어를 샀습니다.
요맘때 전어는 한번 먹어줘야 하잖아요.
전어 굽다가 급한 볼일이 있어서 잠시 한눈 팔았더니...맨 오른쪽 전어는 뼈를 드러내고 있네요. ^^;;
제 입맛이 없는 건지, 아니면 전어 맛이 예전만 못한 건지,
아니면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작용한 것인지, 정말 예전처럼 깜찍하게 맛있지는 않는 것 같아요.
물론 전어구이 고소하고 맛은 있지요, 그렇지만 예전만은 못하다는..
어쨌든 지난번에 끓여서 한번 먹고는 김치냉장고에 고이 모셔뒀던 뭇국 데우고,
콩나물 한봉지 무치고, 그리고 전어 6마리 구워서 저녁상을 차렸습니다.
전어는 우리 영감과 사이좋게 세마리씩 나눠 먹었지요. ^^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아이들을 데리고 월드컵 공원엘 갔습니다.
집에서 나설때는 억새밭에 가려고 했는데요, 가보니 우리 아이들 놀기 딱 좋은 놀이터가 있는 거에요.
여기다 두 아이를 풀어놓았더니 얼마나 좋아하는지..
근처에 사시는 분들 한번 가보세요, 주차장 바로 옆에 있어서 접근성도 좋고, 주차요금만 10분에 3백원씩 내면 됩니다.
우리 아이들 이렇게 서로 반대방향을 뛰다가, 또 둘이 모여서 뭐라뭐라 알 수 없는 말들도 하고.
암튼 너무 잘 놀았어요.
1시간반이 후딱 지나가더라구요.
쌍둥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느끼는 점, 젊은 엄마들은 그렇지않은데,
제 나이 또래부터 저보다 연상이신 분들, 참 남에게 관심이 많다는거. 사실 어떤때는 참 부담스럽습니다.
오늘만해도...
작은 아이가 절더러 "엄마"라고 합니다.
그건 절 엄마로 알아서가 아니라 할 줄 아는 단어가 엄마와 아빠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얼마전만해도 제가 멀리 있으면 '아빠"라고 크게 부르고, 근처에 있으면 "엄마"라고 불렀는데 요즘은 그냥 엄마 입니다.
오늘도 놀이터에서 아이가 절더러 엄마라 부르니까 어떤 아주머니가 약간은 놀랬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제가 아이에게 할머니 어쩌고 하니까, 할머니냐고 하는거에요. 그래서 할머니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다보면,
제가 엄마인지 아닌지....어떻게 제가 엄마겠습니까? 딱 봐도 할머닌데..
제가 외할머니인지 친할머니인지...외할머니면 어떻고 친할머니면 어떤지 그게 꼭 그렇게 알고싶으신지,
아기 봐주시는 저랑 이모님이 무슨 관계인지...자매지간인지, 사돈지간인지 끝내 꼬치꼬치 캐묻습니다.
또 아이들 둘중 누가 언니인지...저희 애들 언니 동생으로 키우지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언니 동생 개념이 없습니다.
어떤 분들은 일단 제 옆에 앉아서 이것저것 묻는데 제가 웃으면서 얘기를 시원하게 안해주니까,
이모님이나 아니면 우리 엄마 옆에 가서 끝끝내 궁금증을 풀고 가십니다. 그게 그렇게 궁금할까요?
저나 이모님과 아이들과의 관계를 궁금하게 생각하는 건 괜찮은데요,
쌍둥이냐 자매냐, 누가 언니냐, 얘는 왜 키가 크고 얘는 왜 통통하냐, 이런걸 물으시면 참 그렇습니다.
이란성이다보니 식성이나 성격은 물론이고 키도 다르고 몸매도 다르고 심지어 머리카락 색깔과 머리숱도 다릅니다.
"어머 얘는 머리가 없네" "어머 얘가 키가 작다" 이런 식으로 두 아이를 비교하는데요,
이런 얘기를 자꾸 듣다보면 좋지않은 영향을 받지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요즘 애들이 어른 말을 거의다 알아듣거든요.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느끼는 건, 정말 남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야겠다는 겁니다.
내뱉는 나는 한마디 하는 거지만 듣는 상대방은 수십번 수백번을 들어서 내 한마디로도 충분히 상처받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름답게 잘 늙어가기 위해서는... 수없는 반성과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