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들 맛있게 드셨어요?
오늘 비오고 나면 좀 기온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요즘 감기 걸리기 딱 좋은 것 같아요.
저희 집은 저녁에 불고기 먹었어요.
어제, 아이들이 부산에서 올라오면 당장 먹을 게 없을 것 같아서, 집에서 불고기 양념을 해가지고 갔어요.
버섯이랑 양파를 듬뿍 넣어 좀 싱겁게 양념해서 ⅔는 쌍둥이네 가져가고, ⅓은 집에 남겨뒀더랬어요.
오늘, 저녁에 귀가가 늦었어요, 그래서 들어오자마자 일단 당면부터 뜨거운 물에 담가두었어요.
당면이 좀 불었을때, 높이가 낮은 캐서롤냄비에 당면, 불고기, 그리고 맹물( 다시마육수 낼 시간도 없어서..) 붓고 끓였어요.
간을 세게하지 않아서 입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은 없지만 그래서 배즙을 넉넉히 넣은 순한 양념맛이 먹기 괜찮았어요.
그런데 사진은 어쩌면 이렇게 안 이쁜지...ㅠㅠ..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통령' '우리나라 아기들은 뽀로로가 키운다'
뭐 이런 말들이 있지만 솔직히 그동안은 그 위력을 그렇게 실감하지는 못했습니다.
우리집 쌍둥이들, 그렇게 뽀로로를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랬는데..정말 오늘 하루는 뽀로로 덕에 무난하게 넘어간 것 같아서, 새삼 뽀로로의 힘을 실감했습니다.
오늘 아침 6시에 쌍둥이네 가보니,
지 어멈이랑 자던 작은 아이가 벌써 일어났는데 조금도 어멈 곁을 떠나려하지않습니다.
쌍둥어멈, 오늘부터 출근해야하는데 세수도 못하게 하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 소이야, 엄마는 회사가라고 하고, 소이는 할머니랑 뽀로로파크에 가자"했더니,
요즘 쌍둥이들이 말을 알아듣고, "어"하고 대답을 하는데요, 제가 뽀로로파크에 가자하니 어 하고 대답합니다.
그러더니 제 백을 달라고 해요. 그래서 줬더니 그 백을 팔에 턱 끼고는 현관으로 나갑니다.
딸아이가, "엄마, 얘 지금 뽀로로파크에 가자고 하는데.." 합니다.
그래서 "소이야 지금 가는 게 아니고, 상할머니가 오셔야 가지, 그러니까 들어와" 하니까 절 따라 들어옵니다.
추석연휴 6일동안 잠시도 어멈 곁에서 떠나지 않고 껌딱지 노릇을 하던 아이가 뽀로로파크 그 한마디에 어멈이 출근하는데도 울지도 않고 떨어집니다.
어멈 출근후 잘 놀던 아이가 잠시 칭얼거리는 거에요, 그래서 친정어머니께 전화를 해서 아이를 바꿔줬어요.
상할머니께서 " 소이야, 상할머니가 얼른 갈게, 상할머니랑 할머니랑 다 같이 뽀로로파크에 가자" 하니 엉 하더니,
칭얼거리지도 않고 너무 잘놉니다.
저나 저희 어머니, 아이들 키울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게 약속이었어요, 한번 한다고 하면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킵니다.
아이에게 " 상할머니 빨리 갈게"하고 약속하셨던 울 친정엄니, 정말 8시반인데 오신거에요.
이렇게 해서 킨텍스에 있는 뽀로로파크에 가보니 10시도 안됐어요.
그런데...그런데...분명히 홈페이지에서 개점시간이 10시인걸 확인하고 갔는데, 평일엔 10시반에 문 연다는 거에요.
무려 45분이나 기다려서 들어갔어요.
아이들, 입구에 서있는 인형만 보고도 너무 좋아라 하면서 들어가자고 손가락을 가리킵니다.
직원언니들은 소독이 덜 됐다면 안들여보내주는데....
"조금만 기다려, 언니들이 소원소이 들어와 하면 들어가자"하고 얘기하니 참고 기다립니다.
드뎌 개점시간, 아무도 없는 뽀로로파크에 두 아이가 개시했어요.
들어가더니 좋다고 이 차도 타보고, 저 차도 타보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어린이집 언니들 단체로 들어오기 전까지 한 30분동안 쌍둥이세상이었네요. ^^
한번 입장하면 2시간 동안 놀 수 있고, 시간이 넘으면 추가요금을 내야하는데요,
저희는 거기서 음료수를 먹어서 1시간 더 놀 수 있었어요.
근 세시간 가까이 두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놀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잠이 들어서, 집에 도착해서 자리에 뉘어도 모르고 자는 거에요.
이러는 바람에 어른들 점심은 3시가 다 되어서야 먹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엄마를 잊고 잘 놀아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아마 뽀로로파크에 가지않고 집에 있었다면 엄마 찾고 울었을지도 몰라요.
그러더니 낮잠 자고 일어난 작은 아이, 저한테 딱 붙어서 떨어지질 않습니다.
보통 5시쯤 "소이야, 할머니집에 갔다가 내일 아침 일찍 올게"하면 "엉"하고 대답하고 바이바이를 하는 아이가 오늘 고개를 살살 가로 젓습니다. 몇번을 물어도 고개를 저어서 집에 바로 못오고 아이 기분 맞춰주고 오느라 귀가가 늦었지요.
오늘 깜짝 놀란 건, 제가 조끼를 입으니까 집에 가려고 하는 걸 아는 지 작은 아이가 벗으라고 합니다.
벗었더니 그 조끼를 제가 입고는 절보고 웃는 거에요.
어느새 아이들이 이렇게 커서, 제 의사를 어른들에게 분명하게 전달하는 거, 참 신기하고 대견합니다.
오늘은 뽀로로 덕에 6일간 엄마랑 함께 있었던, 또 5일간 부산 다녀온 후유증을 잘 극복했답니다.
내일은 어떠려는지, 내일은 어떻게 놀아줄까 궁리중입니다.
손주들과 시간을 보내고싶은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할머니들, 이런 곳에 데려가시면 아이들이 좋아할거에요.
가실 때 그냥 가시면 입장료가 제법 비쌉니다. 소셜 커머스 확인해보세요.
저희도 40% 할인된 입장권 소셜 커머스에서 구입해서 갔어요.
좀 아쉬운 건 이런 곳이 좀더 있으면 좋겠어요.
비오는 날, 너무 더운 날, 너무 추운 날, 아이들 데리고 어린이놀이터에 못갈때 한번씩 가면 좋은데..
왜 로보카 폴리 공원이나 타요 공원은 없는지...폴리나 타요 공원도 흥행이 잘 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