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밥상은 되는 대로 차려봅니다.
대충 차리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라 정말 집에 재료가 없어서....는 핑계에 불과하고, 되는 대로 차려도 먹을 수 있을 듯 해서,
입니다.
사실 요즘 남편, 체중관리한다고 밥도 많이 먹지않고 고기같은 것도 잘 안먹으려 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밥상을 차려줘도 군말이 없습니다.
입맛 까다로운 남편이 요리 잘하는 아내 만든다는 말이 맞습니다, 군말이 없으니 더 노력하지않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 하루 한끼는 빠지지않고 남편에게 주는 반찬입니다.
방울토마토 데쳐서 껍질 벗긴 후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 다진 양파에 재웠다 주는데요,
그냥 상에 올리기도 하고, 오늘처럼 집에서 만든 치즈에 크랜베리를 올려주기 합니다.
오늘 이거 먹으면서 어찌나 빵 생각이 나든지..
빵에다 이 치즈 바르고 크랜베리 뿌려 먹으면 너무 맛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집에 빵이 한쪽도 없어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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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담가 김치냉장고에서 자꾸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가죽장아찌 입니다.
맛이 괜찮은데 울 남편은 단 한 젓가락도 안 먹습니다.
요만큼 꺼내놓으면 몇주동안 저 혼자 먹습니다.ㅠㅠ
그래도 장아찌는 오래 묵어도 괜찮을 것이다 하는 신념으로 줄창 김치냉장고에 보관중입니다.
몇년이 걸려도 끝까지 다 먹을 거에요. 여름마다 찬밥에 물 말아서..
지난번 여수에서 사온 서대포, 탁탁 털어서 무쳤어요.
좀 딱딱하긴 하지만 입에 넣고 약간 불린후 씹어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이렇게 또 한끼 때웠습니다.
오늘은 우리 아기들을 데리고 근처 계곡에 다녀왔어요.
몇년전까지만 해도, 친정아버지 살아계실때만해도 해마다 여름이면 한두차례 가는 계곡엘 가서,
닭백숙 한마리 먹고 왔습니다.
평상 자리가 참 많았는데 겨우 아기들 발목까지 오는 얇은 물가에 자리를 잡았어요.
바로 몇십미터만 가면 폭포도 있고 몸이 푹 빠지는 웅덩이도 있지만 우리 아기들 놀기 좋을만한 곳을 골랐습니다.
친정어머니랑 이모님, 그리고 저 이렇게 할머니 셋이서 아기둘을 데리고 정말 시원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보다 더위를 몇배쯤 더 타는 우리 이모님, 시원하다고 너무 좋아합니다.
일년 넘어 아기를 돌봐왔지만 오늘이 제일 아기보기 쉬운 날이라네요.^^
이모님이 판판한 돌을 줏어다 이렇게 자리를 두개 만들어주니, 한녀석은 작은 돌을 줏어서 장난하고,
한녀석은 상할머니 손수건으로 목욕하는 시늉, 빨래 비벼빠는 시늉을 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놉니다.
집에서 자동차로 30분만 나오면,
또 닭백숙 한마리값만 있으면 너댓시간은 거뜬하게 땀을 식힐 수 있는 곳이 있고,
거기에 데리고 가면 너무 좋아하는 아기들이 있고,
아기들때문에 너무나 행복해하시는 내 어머니가 계시고...이런게 사는 낙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