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좀 치우려고 작심한 후 세번째 날.
오늘도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아침부터 또 바스락바스락 거렸어요.
현관의 신발장,
한쪽엔 신발과 우산이, 또 한쪽엔 휴지, 공구, 운동용구, 테이프, 초 등등 온갖 종류의 잡동사니가 들어있는데요,
여기에도 역시 버릴 것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남편의 운동화를 정리했습니다.
십여년전 사서 몇번 신고 요새는 잘 신지않는 흰운동화들 버리고,
(제가 얼마전 공기가 들어있다는 비싼 운동화 사줬는데 무겁고 투박한 그 흰 운동화들 또 신겠어요?)
제 구두중에도 너무 낡았거나, 불편해서 영영 못신을 것 같은 건 버려주고..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예전에는 구두 정리대를 이용해서 이중으로 넣었던 구두들이 다 한겹으로 정리됐어요.
이젠 한켤레 버리고난 후에야 한켤레 구입해서 줄이면 줄였지 절대로 구두나 운동화의 수를 늘리지 않겠다 다짐해봅니다.
신발장 옆 수납장에도 보니까,
언제쩍 핸드폰인지 기억도 안나는 핸드폰의 사용설명서니 충전기 같은 안쓰는 물건들이 많은거에요.
버릴 것 버리고, 한군데 모아서 정리할 것 정리해주고..
이렇게 삼일간의 정리가 끝났습니다.
이제 제 책상만 정리하면 되는데..이건 영 엄두가 나질 않아요.ㅠㅠ..
제 책상 정리야 아무리 추워도 할수 있는 거고, 몇날며칠 걸려도 상관없는 거고 해서 차근차근하려구요.
정리는 대충 끝났으니 이제는 요리에 매진하는 일만 남았는데요..
오늘은 일단, 질좋은 한우 갈비살을 구웠습니다.
상추나 깻잎 같은 쌈채소가 없어서, 삼겹살도 아닌데 파채 무치고,
김치, 배춧국, 밥, 딱 요렇게 놓고 먹었습니다.
지인이 써보고 평가 좀 해달라고, 집에서 피우는 숯불구이기를 보내줬어요.
숯불구이 좋아해서, 저희집에도 바베큐 그릴과 숯불 빨리 피우게 도와주는 기구, 뭐 그런 것들이 있는데요,
몇번 안써봤습니다.
한번은 베란다에서 숯불을 피우니, 민폐 민폐 그런 민폐가 없고,
또 한번은 아파트 경비실 옆 외진 곳이 있어서 그곳에서 쭈구리고 앉아 피워보니,
남한테 폐가 되는 건 상황은 아니나 고기 한번 맛있게 먹어보자고 이게 무슨 청승인가 싶기도 하구요,
그래서 영영 집에서 먹는 숯불구이는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이 구이기 받았을때 연기가 별로 나지않는다는 말을, 별로 믿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정말 숯불을 피울 때는 연기가 나지않았으나, 몇가지 단점이 눈에 띄네요.
어쨌든 전기그릴에 구워먹는 것보다는 훨씬 맛있는 숯불구이로,
그동안 밥상 부실에 따른 불만( 있었는지 없었는지 잘 모르겠으나 있었을 걸로 지레 짐작하고..)을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적어도 반찬 한가지쯤은 성의있고 맛있는 걸로 작심삼일이, 작심사일, 작심오일로 발전하는 건데요,
내일은 뭘 해먹어야 잘 해먹었다고 소문이 날지..ㅋㅋ...
지금부터 20분동안 요리책이나 좀 뒤져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