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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짧디짦은 가을 여행

| 조회수 : 17,442 | 추천수 : 2
작성일 : 2012-10-16 23:27:50




홍천 은행나무숲,
길을 찾아보니 오대산 근처로 제가 혼자 운전하면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는 꽤나 버거운 곳이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가지말까, 갈까, 마음속에서 이랬다 저랬다 갈팡질팡하다가 일단 아침 9시5분에 집에서 나섰습니다.

결국 갔습니다. ^^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은행잎이 거의다 떨어졌어요.
지난주쯤 갔더라면 참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은행잎이 더 많이 나무에 달려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가지만 앙상한 은행나무가 태반이었어도, 너무 좋았습니다.

가을 하늘이 너무 예뻤고,
가는 길이 좋았고, 오는 길도 좋았습니다.
맛있는 거 먹는 것도 좋았구요,
늙어가면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버린 남편과 11시간 반동안 붙어있으면서 도란도란 얘기하는 것도 좋았구요.


오늘의 짤막한 여행 사진 보여드릴게요, 우선 먹은 것 부터~



 

집에서 9시5분에 나왔는데,

내부순환도로, 북부간선도로, 외곽순환고속도로, 춘천고속도로 등 자동차전용도로를 골라탔는데도,
출근시간 정체가 덜 풀려서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가면서, 남편에게 점심은 소양호 근처 횟집에서 먹고 가는 게 어떠냐 하니까 좋다고 하는거에요.

해서 소양호 근처에 가면 꼭 들르는 횟집엘 가서 산천어회를 먹었는데요,
예전에 먹던 그 맛이 아니었습니다, 몇년전에는 참 맛있게 먹었는데..





회 한접시에 먹고,
매운탕에 공깃밥 하나를 가지고 둘이 나눠 먹고 배 두드리며 나왔습니다.

나오면서 그동안 지나다니면서 보기만 하고, 들어가보지는 못한, 그러나 꼭 가보고 싶었던 곳에도 갔습니다.




 

에게해 부근의 한 지명을 탄 이곳은 이탈리아 식당이었는데요,
커피만도 마실 수 있어서,
저는 카푸치노,
식후 바로 커피를 마시면 칼슘 흡수가 나쁘다며 식후 30분 이전에는 절대로 커피를 마시지않는 남편은 국화차를 마셨어요.
5천원이나 하는 국화차는 국화가 살짝 수영하다만 물!  

차를 마시면서 바라본 이곳의 풍경은 이렇습니다.




이렇게 놀다가...
춘천, 홍천 둘다 천자가 들어가는 이웃사촌이길래,
춘천에서 홍천은 30분 거리인줄 알고 네비게이션을 찍어보니,
춘천에서도 2시간, 허걱.
부지런히 달려갔습니다.







사진을 찍어놓으니 은행잎이 많이 달려있는 것 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앙상한 은행나무들이 대부분입니다.
오늘도 비오듯 잎이 떨어지고 있었으니까 내일은 더할거에요.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으시다면 은행나무숲 방문을 내년으로 미뤄두시는 게 좋을것 같아요. 




돌아오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는 구룡령을 넘어서,
곰배령쪽으로 왔습니다.
TV에 나왔던 낯익은 펜션들을 지나쳐오다, 뜻밖의 장관을 만났습니다.






억새풀이 끝도 없이 펼쳐진 들판을 만난거죠.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마침 차 한대쯤 주차할 수 있는 공간까지 있어서 한참을 감상하고 왔네요.


돌아오는 길 저녁메뉴는 홍천의 명물 화로구이.





홍천 화로구이 잘 아시죠?
매운 양념을 한 삼겹살을 석쇠에 얹어 숯불에 구워먹는 것인데요.

저희가 들어간 집은 잘 알려진 집이 아니라,
그냥 원조를 표방한 길가집엘 들어갔는데요, (ㅠㅠ 상호는 기억이 안납니다)
너무 괜찮았습니다.




고기도 맛있었고 밑반찬도 정갈했으며,
(남은 음식들 한그릇에 싹싹 모아가지고 가는 걸 보니 밑반찬 재활용하는 집도 아니고)
특히 남편이 주문한 공기밥에 달려나온 배춧국이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김장날 울 엄마가 끓여주는 딱 그 배춧국맛. ^^





저는 잔치국수를 먹었습니다.

이렇게 강원도 저 끝까지 갔다가 돌아온 시간이 저녁 8시반.
참 세상 좋아졌어요, 차도 좋고, 길도 좋고..^^

돌아오는 길에 제가 그랬습니다,
"여보 담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속초에 가서 점심먹고 집에 오자"고.
그러자네요,ㅋㅋ. 

마지막으로 제 독사진 하나 올려봅니다. ^^




3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잠오나공주
    '12.10.16 11:42 PM

    수박향이 난다는 그 산천어요?
    저는 산천어 한 번도 못 먹어봤어요..
    꼭 산천어 먹으러 가면.. 오늘은 없다는 대답만 들어서.. 과연 산천어가 있기는 하나 싶었거든요..
    가면 송어만 먹고 온다는... ㅋㅋㅋ
    그런데 저 일등인가봐요..

  • 잠오나공주
    '12.10.16 11:43 PM

    근데 산천어도 저 양배추 콩가루랑 같이 먹나요? 저는 회먹을 때 저 양배추 콩가루에 초고추장 버무러 먹는게 그렇게 좋아요^^

  • 김혜경
    '12.10.17 12:09 AM

    수박향?? 잘 모르겠어요.
    전에 먹었을때 송어보다 맛있는 것 같아서 주문했는데...맛이 덜했어요.
    먹으면서...산천어는 추울때 먹어야한다는데 아직 때가 아닌가 생각했답니다.

  • 2. 엘레나
    '12.10.16 11:43 PM - 삭제된댓글

    지난 주말에 은행나무숲 가보려고 했는데 늦잠자서 못 갔어요.
    내년을 기약해야겠네요..^^;

    산천어는 축제할때 직접 잡아 먹어봤는데 딱히 맛있다 어쩐다 못 느꼈어요.
    윗님 댓글보니 수박향이 난다고.... 아 음미하며 먹어볼껄...ㅋㅋ

    암튼 가을여행 좋으셨겠어요^^
    저도 이번 주말엔 가을 느낌 물씬 나는곳으로 바람 좀 쐬러 다녀와야겠네요~

  • 김혜경
    '12.10.17 12:10 AM

    네, 내년에 가세요.
    내일 비까지 오고 나면 정말 거의 없을 것 같아요, 은행잎.

  • 3. 호리
    '12.10.16 11:55 PM

    저까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

  • 김혜경
    '12.10.17 12:10 AM

    ^^, 아주 바람 잘 쐬고 왔답니다. ^^

  • 4. 수수꽃다리
    '12.10.17 12:04 AM

    사진속에 가을이 꽉~들어차있군요.
    그런데,독사진은 아닌걸로~ ~^^
    얼핏 봐도 열명쯤 보이므로 독사진은 아니라고 우겨봅니다. ㅎㅎㅎ

  • 김혜경
    '12.10.17 12:10 AM

    남편없이 저 혼자 찍은 사진이므로, 저 역시 독사진은 독사진이라고 우겨봅니다. ㅎㅎㅎ

  • 5. 예쁜솔
    '12.10.17 12:26 AM

    잘 다녀오셨네요.
    저도 내년을 기약합니다.
    수박향이 나는 물고기는 은어였던 것 같아요....섬진강 은어^^
    우리나라가 얼마나 넓은지...
    홍천은 은행잎이 다 떨어졌는데
    제가 오늘 다녀온 삼청동에는 아직 노란물도 덜 들었더군요.
    아름드리 은행나무를 왜 가지치기를 했는지...옛날 풍경이 아니었어요.
    내 주 쯤이면 노란 물결이 넘실거릴런지...

  • 김혜경
    '12.10.17 12:30 AM

    맞아요, 서울은 단풍 아직 안들었어요. ^^

  • 6. candy
    '12.10.17 7:10 AM

    어제 저도 소양강댐과 제이드가든 다녀왔는데...반갑네요.^^
    가을을 흠뻑 만끽한 날이었답니다.

  • 김혜경
    '12.10.17 7:26 PM

    어제 날 너무 좋았죠?
    소양강댐까지 갈까 하다가 안갔는데..갔으면 스쳤을지도 모르겠네요. ^^

  • 7. 진선미애
    '12.10.17 12:35 PM

    부산은 아직 은행잎이 퍼렇(?)습니다 ㅎㅎ

    저는 인물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독사진 아니라고 우겨봅니다ㅋㅋ

  • 김혜경
    '12.10.17 7:27 PM

    그래도 보일 건 다 보이기때문에 독사진 맞다고 재차 우겨봅니다. ㅋㅋ

  • 8. 레몽
    '12.10.17 1:01 PM

    풍경 너무 멋져요...
    가을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저도 어디로 훌쩍 떠나고 싶어요~~

  • 김혜경
    '12.10.17 7:28 PM

    가을 날씨 너무 좋으면...정말 집에 있을 수가 없어요. 자꾸 어디 가고 싶고..^^

  • 9. yuni
    '12.10.17 3:33 PM

    긴 시간 운전으로 많이 고되셨죠?
    저희 부부 신혼때 저 동네 홍천군 내면에서 공중보건의 2년 했어요.
    그때는 저 동네가 거의 비포장 도로고 제가 살던 부근만 포장도로였죠.
    길이 잘 닦인 지금도 하루만에 서울서 오가기는 많이 버거운 거리에요.
    그래도 풍경이 좋고 같이 떠나신 김작가님 덕분에 즐거운 여행이셨을거라 믿어요.
    저도 내년쯤에 한번 가봐야겠다 싶네요.
    안가본 지 25년이니까요. *^^*

  • 김혜경
    '12.10.17 7:29 PM

    전 홍천이 그렇게 먼지 몰랐어요.ㅠㅠ..
    공중보건의 하실 때 서울 나들이 진짜 힘드셨겠어요.
    내년에 꼭 가보세요.

  • 10. 푸른강
    '12.10.17 4:40 PM - 삭제된댓글

    어헉...화로구이 먹고싶어요 ㅠ.ㅠ
    힝...
    두분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하루에 휘리릭 다녀오시는 기동력에 박수를 보냅니다.ㅎㅎ

  • 김혜경
    '12.10.17 7:30 PM

    울 남푠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라면,,,훨씬 더 자주 다닐 수 있는데...이 대목에서 잘 안맞아서 더 자주 못다닌답니다.

  • 11. 얀이~
    '12.10.17 6:56 PM

    마지막 선생님 뒷모습 사진에 뭉클합니다 엄마 생각이 나서 그럴까요? 올해는 늦었다고 하시니 내년엔 돌이될 제 늦둥이와 함께 엄마모시고 다녀와야겠네요 아직까지 선생님처럼 소녀같으신 엄마는 예쁜풍경만보면 너무 좋아하시거든요 ^^

  • 김혜경
    '12.10.17 7:30 PM

    은행나무숲은 아니더라도 아무데나 경치 예쁜 곳 다녀오세요, 어머니께서 굉장히 좋아하실 거에요.

  • 12. 김흥임
    '12.10.17 7:29 PM

    여기가 남자분이 오직 아픈아내만을위해 이십여년간 가꿧단 숲인가 봅니다

    화로구이 나란히 길가 두집있는곳 두번째가 맛집이랬는데
    첫집으로 가신건가요 ?

    제 아이 부대복귀할때면 늘 들려 저걸 사멕여들여보내곤했는데
    이젠 갈일이없네요

  • 김혜경
    '12.10.18 9:28 PM

    남편이...어떻게 개인이 이렇게 대단한 은행나무숲을 가꿨나 궁금하게 생각했는데..그랬군요..
    아픈 아내를 위한 숲!

    화로구이집이 하도 많아서...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

  • 13. 꽃게
    '12.10.18 11:50 AM

    짧은 가을여행도 부럽지만
    늙어가면서 둘도없는 친구가 되신 두 분이 더 부럽습니다.ㅎㅎㅎㅎ

  • 김혜경
    '12.10.18 9:28 PM

    부부처럼 만만한 친구는 없는 것 같아요.
    친하게 지내기도 하고, 때로는 다투기도 하고..ㅋㅋ...

  • 14. 행운의여신과
    '12.10.18 12:40 PM

    한번쯤은 가고 싶었던 곳있데,,,
    내년에는 꼭 마음 먹고 가보고 싶네요..
    운전을 해야될까요. 겁나서랑...

  • 김혜경
    '12.10.18 9:29 PM

    아...운전이...
    좀 많이 힘듭니다...^^;;

  • 15. 로즈마리
    '12.10.18 2:46 PM

    파란 하늘, 노란 은행, 향긋한 커피~
    사진만봐도 가을이 깊이 들어오네요~

    카페 정말 넘 이쁘죠~~
    저도 봄에 가서 사진 정말 많이 찍었어요...
    입구부터 렌즈만 들이대면 작품이~ ㅋㅋㅋ
    봄에는 공사중이었는데, 종탑을 완성했네요... 전 시야가 가리지 않는게 더 좋던데...

  • 김혜경
    '12.10.18 9:29 PM

    그런데 이 집 앞집이 더 음식맛이 좋은지..
    여긴 손님이 별로 없는데..앞집은 주차장이 꽉 찼더라구요.

  • 16. 싱거운 커피
    '12.10.18 4:06 PM

    ....음...
    영 뜬금없는 이야기라 죄송합니다.

    글을 읽어도 찾을 수가 없어 여쭤봅니다.

    얼마 전에 말씀하셨다던 식기세척기 글을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요?
    혹시 지멘스 아닌가요?

    지멘스 식기세척기에 그릇넣는 정보도 부탁합니다.

  • 김혜경
    '12.10.18 9:30 PM

    네 지멘스 맞습니다.
    식기세척기 얘기 별로 없습니다. 궁금하시면 8월28일 오늘 하루 보낸 얘기 읽어보세요.

  • 17. 아따맘마
    '12.10.19 7:59 PM

    첫번째 사진에서 안구정화가.....

    이번 주에 친정엄마랑 아빠 모시고 혜경쌤코스로 돌까봐요~~
    정말 멋진걸요.

  • 18. 박하사탕
    '12.10.20 10:33 AM

    선생님댁에서 외곽 타실거면 아예 북한산 입구를 지나 송추 IC에서
    진입하시는것이 훨씬 빠를거에요 (통행료가 좀 들긴 합니다요..^^)
    내부, 북부를 거쳐 구리로 들어가시면 늘 막히는 구간이거든요.

    파란 가을하늘이 눈을 맑게 해주네요~~

  • 19. 빈달루
    '12.10.24 7:07 PM

    제가 춘천가면 꼭 가는 까페 가셨네요.

    사실 커피가 맛있어서 가는 건 아니구요.

    밤에 가면 야경이 참 예뻐요.

    경치값 준다 생각하고 차 한 잔 마시고 나오는 곳..

    서울에 이런 곳 없을 까 찾게 되는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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