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은행나무숲,
길을 찾아보니 오대산 근처로 제가 혼자 운전하면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는 꽤나 버거운 곳이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가지말까, 갈까, 마음속에서 이랬다 저랬다 갈팡질팡하다가 일단 아침 9시5분에 집에서 나섰습니다.
결국 갔습니다. ^^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은행잎이 거의다 떨어졌어요.
지난주쯤 갔더라면 참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은행잎이 더 많이 나무에 달려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가지만 앙상한 은행나무가 태반이었어도, 너무 좋았습니다.
가을 하늘이 너무 예뻤고,
가는 길이 좋았고, 오는 길도 좋았습니다.
맛있는 거 먹는 것도 좋았구요,
늙어가면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버린 남편과 11시간 반동안 붙어있으면서 도란도란 얘기하는 것도 좋았구요.
오늘의 짤막한 여행 사진 보여드릴게요, 우선 먹은 것 부터~
집에서 9시5분에 나왔는데,
내부순환도로, 북부간선도로, 외곽순환고속도로, 춘천고속도로 등 자동차전용도로를 골라탔는데도,
출근시간 정체가 덜 풀려서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가면서, 남편에게 점심은 소양호 근처 횟집에서 먹고 가는 게 어떠냐 하니까 좋다고 하는거에요.
해서 소양호 근처에 가면 꼭 들르는 횟집엘 가서 산천어회를 먹었는데요,
예전에 먹던 그 맛이 아니었습니다, 몇년전에는 참 맛있게 먹었는데..
회 한접시에 먹고,
매운탕에 공깃밥 하나를 가지고 둘이 나눠 먹고 배 두드리며 나왔습니다.
나오면서 그동안 지나다니면서 보기만 하고, 들어가보지는 못한, 그러나 꼭 가보고 싶었던 곳에도 갔습니다.
에게해 부근의 한 지명을 탄 이곳은 이탈리아 식당이었는데요,
커피만도 마실 수 있어서,
저는 카푸치노,
식후 바로 커피를 마시면 칼슘 흡수가 나쁘다며 식후 30분 이전에는 절대로 커피를 마시지않는 남편은 국화차를 마셨어요.
5천원이나 하는 국화차는 국화가 살짝 수영하다만 물!
차를 마시면서 바라본 이곳의 풍경은 이렇습니다.
이렇게 놀다가...
춘천, 홍천 둘다 천자가 들어가는 이웃사촌이길래,
춘천에서 홍천은 30분 거리인줄 알고 네비게이션을 찍어보니,
춘천에서도 2시간, 허걱.
부지런히 달려갔습니다.
사진을 찍어놓으니 은행잎이 많이 달려있는 것 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앙상한 은행나무들이 대부분입니다.
오늘도 비오듯 잎이 떨어지고 있었으니까 내일은 더할거에요.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으시다면 은행나무숲 방문을 내년으로 미뤄두시는 게 좋을것 같아요.
돌아오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는 구룡령을 넘어서,
곰배령쪽으로 왔습니다.
TV에 나왔던 낯익은 펜션들을 지나쳐오다, 뜻밖의 장관을 만났습니다.
억새풀이 끝도 없이 펼쳐진 들판을 만난거죠.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마침 차 한대쯤 주차할 수 있는 공간까지 있어서 한참을 감상하고 왔네요.
돌아오는 길 저녁메뉴는 홍천의 명물 화로구이.
홍천 화로구이 잘 아시죠?
매운 양념을 한 삼겹살을 석쇠에 얹어 숯불에 구워먹는 것인데요.
저희가 들어간 집은 잘 알려진 집이 아니라,
그냥 원조를 표방한 길가집엘 들어갔는데요, (ㅠㅠ 상호는 기억이 안납니다)
너무 괜찮았습니다.
고기도 맛있었고 밑반찬도 정갈했으며,
(남은 음식들 한그릇에 싹싹 모아가지고 가는 걸 보니 밑반찬 재활용하는 집도 아니고)
특히 남편이 주문한 공기밥에 달려나온 배춧국이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김장날 울 엄마가 끓여주는 딱 그 배춧국맛. ^^
저는 잔치국수를 먹었습니다.
이렇게 강원도 저 끝까지 갔다가 돌아온 시간이 저녁 8시반.
참 세상 좋아졌어요, 차도 좋고, 길도 좋고..^^
돌아오는 길에 제가 그랬습니다,
"여보 담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속초에 가서 점심먹고 집에 오자"고.
그러자네요,ㅋㅋ.
마지막으로 제 독사진 하나 올려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