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TV를 켜보니, 태풍이 대형에서 중형으로 바뀌어있고,
저희 동네는 바람도 불지않고, 비도 안내리는 거에요.
오늘 바람이 많이 불면, 쌍둥이한테 안가려고 했는데, 바람도 불지않고 비도 내리지않아,
어제 밤 끓여놓은 갈비탕 한그릇 싸고,고구마 미음 만든다고 고구마 하나 싸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집에서 나와보니, 휴교령 덕분인지, 차도 없고, 사람도 없고..
그랬는데 웬걸, 집을 나서고나서 한 10분이나 지났을까, 곧 바람이 불기시작하고 비도 뿌립니다.
그렇다고 되돌아갈 수 없어 가던 길을 갔는데, 도착할 무렵에는 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합니다.
우리 쌍둥이들, 잠투정할때는 업고 밖에 나가자고 조르는데요,
오늘은 데리고 나갈 수가 없어서 집안에서 재우느라 좀 애를 먹었어요.
낮잠을 오래 못자고 자꾸 깨던 아이들이 좀 깊은 잠이 든 것 같길래,
다른 날보다 한시간 정도 일찍 귀가길에 올랐는데요, 좀 무서웠어요.
제 승용차가 작은 차도 아닌데요, 신호등에 걸려 서있으면 차가 흔들흔들하고,
주행중 조금만 속도를 높여도 차가 흔들리는 것 같은거에요, 무슨 바람이 그렇게 세차게 부는지...
집에 들어와 보니, 창문이란 창문은 꼭꼭 닫아두었는데,
빨래한다고 동동거리고 다니다보니 너무 더워서 창문을 하나 열어보곤, 기함을 했습니다.
바람이 무섭게 부네요.ㅠㅠ
지금까지 앞 베란다 창을 못열고 있어요.
어제 탕용 갈비 핏물 빼고 푹 고아두고 잤어요.
아침에 딸네꺼 푸고 나서 기름 완전히 굳으라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갔지요.
딸네 집에서는 기름 싹 걷어낸 후 무랑 파 마늘 대추 등을 넣어 다시 끓였는데요,
우리 집에 와보니, 우리 집에는 무가 없더라는..ㅠㅠ...
국간장과 후추로 간하고 파 마늘만 넣어서 다시 끓여서 상에 올렸습니다. 무도 없이요.
바람이 무서워서 무 사러나가고픈 마음이 안드는 거에요.
그래도 오랜만의 고깃국이라 그런지 맛이 괜찮았어요.
밥상에서 오랜만에 집에서 끓인 뜨끈한 국맛을 본 남편," 국물이 싱겁지도 짜지도 않고 딱 좋다"하며 한그릇 뚝딱하네요.
밥을 먹고나서 기름기 있는 국그릇들, 세척기에 넣고 문을 닫는데요...
ㅠㅠ...그만 고장입니다,
어제부터 그릇을 모아두어서 식기세척기 한가득 그릇이 들어있는데 고장이라니...
제 식기세척기는 12년 쓴 수입품 세척기에요.
연식이 좀 오래된 관계로 부품을 구할 수가 없어서, 지난번 고장났을때 AS기사가 또 버튼이나 잠금장치 고장이 나면 고칠 수 없으니 주의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또 잠금장치가 고장이 난거에요.
어제 저녁부터 모아서 세척기 한가득 들어있는 그릇들을 모두 꺼내서 설거지를 하는데, 에잇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부터 모으지말고 손설거지를 할껄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거지를 하면서 이참에 세척기 떼어버리고 그 자리에 수납장이나 짜넣을까 하다가,
그래도 세척기는 있어야겠다 싶어서, 내일쯤 백화점에 가서 좀 둘러봐야겠다 마음을 먹었습니다.
인터넷 가격을 알아야 가격비교가 되겠다 싶어서 검색을 해봤는데요,
이게 웬일이랍니까, 무려 58% 할인하는 것이 있는 거에요, 그것도 예전에 우리 친정어머니가 20년 가까이 고장한번 잘 쓰시던 그 브랜드!
더 볼것도 없이 질렀습니다, 그것도 6개월 무이자 할부로!!
이렇게 해서 제 생애 세번째 식기세척기를 질러줬어요.
아마 저처럼 식기세척기를 필수품처럼 여기는 사람도 많지는 않을거에요.
저는 오늘 하루 이렇게 보냈습니다.
다들 오늘 태풍 걱정에 고단한 하루 보내셨죠? 이젠 좀 푹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