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은....유부초밥이었습니다.
냉동실에 있던 조미된 초밥용 유부 한봉지 꺼내고,
며칠전 점심에 김밥 싸고 남았던 햄과 단무지, 우엉을 칼로 대충 잘게 다졌어요.
흰밥 해서 삼배초 조금 뿌리고, 후리가케도 조금 뿌리고,
다져둔 우엉과 단무지, 햄을 넣어 훌훌 섞은 후 유부속을 채웠습니다.
이 유부가 생각보다 꽤 커서, 이 유부초밥 3개면 얼추 밥 한공기는 될듯~~
국물은, 어제 한 냄비 끓여둔 뭇국 대신 바지락살을 넣어 달걀풀어서 바지락국 끓였습니다.
세끼 연속으로 뭇국을 먹으려면, 아무리 먹고 싶었던 국이라 한들 제맛이 나겠습니다.
김치와 아침에 무쳐간 세발나물, 유부초밥과 바지락국 이렇게 단촐하게 점심상을 차렸습니다.
딸아이 한 두개나 먹으려나 했는데,
네개나 먹네요.
잘 먹는 걸 보니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요.
'그래 잘 먹어야한다, 쌍둥이 키우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더냐,
에미인 네가 잘 먹고 튼튼해야 아이들도 잘 키울 수 있는 거란다.'
내 논에 물들어가는 소리와 내 자식 목에 젖 넘어가는 소리가 이세상에서 제일 듣기좋은 소리라는 말이 있는듯,
내 손으로 한 음식, 내 자식이 맛있게 먹어주는 걸 보는 것만큼 행복한 정경은 없을 듯 합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제 집 저녁메뉴는 손말이 김밥이었습니다.
제가 해마다 여름이면 꼭 한두번은 해먹고 넘어가는..^^
삼배초 만들어서 고슬고슬 지은 밥 양념해두고,
냉동실의 김 꺼내서 굽고,
그런데 이 김이 김밥용 김은 아니네요, 구멍이 숭숭 뚫린 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은 멀쩡하더라는..^^
저희 집 냉장고 안에도 준비되어있던 우엉, 단무지 자르고,
햄도 팬에 지져두고,
달걀지단도 부치고, 달걀지단은 너무 정성을 들이지 않았더니 모양이 엉망이었으나 그래도 접시에 담고,
며칠전 사서 말랑말랑하게 숙성시킨 아보카도 잘라두고,
그리고 게맛살, 오이, 양파 채썰어서 마요네즈에 무친 샐러드도 준비해두고..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손말이 김밥에 넣어먹으면 더 맛있는 샐러드.
아주 단순하게 게맛살 손으로 찢고, 양파는 채썰고, 오이는 돌려깎기 후 채썰고,
프렌치드레싱으로 밑간할 것도 없이 그냥 마요네즈로 버무리면 끝!!
점심에도 유부초밥을 먹었는데 저녁에 또 손말이 김밥을 한 이유는 단 하나 아보카도가 먹고 싶어서였습니다.
그저께쯤 먹었으면 딱 좋았을 것 같은데, 딱 좋은 타이밍을 놓친 듯 해서,
오늘 부랴부랴 먹은 거죠.
"오늘 이거 먹으려고 했어" 하니까,
남편은 "이게 왜 맛있어?"
왜 맛있냐니요, 맛있으니까 맛있는 거죠.
다른 건 몰라도 손말이 김밥에는 꼭 요 아보카도가 있어줘야 제 맛인 거 같아요.
내일은 초복날입니다. 기억하고 계셨죠?
500g 짜리 영계 몇마리 오늘 사뒀습니다.
내일, 제가 집에서 말린 홍삼이랑 황기랑 통마늘이랑 대추랑 넣고 삼계탕 끓여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