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먹은 곰취, 제 입에는 먹을 만 하던데,
저희집 다른 식구들 입맛에는 좀 억세다고 느꼈는지, 한두장 싸먹더니 손도 안댑니다.
저 혼자 먹자니 좀 그렇고..
그래서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곰취를 넣었다 빼는 정도로 데쳤습니다.
데친 곰취는 찬물에 얼른 두번 헹군 후,
한장 한장 체에 밭쳐 물기를 뺐습니다.
요 데친 곰취에 찬밥 얹고, 돼지고기 넣어 지진 쌈장도 얹어서 대충 둘둘 말아서 이렇게 한접시 만들었습니다.
반찬은 김치와 물 뿐!
그 밖에 뭐가 더 필요하겠어요?
딱 요렇게 먹었습니다.
너무 부실하다구요??
절대 아닙니다.
오늘 낮에 포식을 하고 왔거든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유학중인 친정 큰 조카가 방학을 맞아 귀국했는데,
아직 밥 한번 못해줬습니다.
물론 제대로 된 고모라면 집으로 불러서 갈비찜에 잡채에 그런 한국음식을 해먹여야 마땅하나,
요즘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밥을 사줄테니까 뭘 먹고 싶냐하니, 해산물이 좋다네요.
필라델피아에서는 자기가 고기 사다가 밥을 제대로 해먹기 때문에 고기는 실컷 먹는대요.
대신 해산물에 굶주렸다며 해산물을 먹겠대요.
작년에 들어왔을때에도 파주의 갈릴리농원에서 장어를 사줬더랬는데,
그럼 이번에도 장어를 먹겠냐고 하니 그렇게 하겠대요.
아침에 집에서 밥 하고, 김치도 싸가지고 나가서 먹고들어왔는데요, 먹긴 먹었지만...참 장어값이 후덜덜 입니다.
저희가 처음 다니기 시작했을 때의 ㎏당 가격이 3만원초반대였습니다.
그것도 2만원 후반대에서 오른 것이라 하는데...
오늘 시세는.... 6만2천원!
지난 3월1일에 남편과 둘이 갔을때 6만6천원이나 해서,깜짝 놀라면서도 그냥 올수 없어서 먹고 왔었는데요,
그때보다 조금 내리기는 했지만, 이젠 장어를 연중행사로나 먹어야겠어요.
좀 저렴한 가격에 고소한 장어를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파주까지 가는 건데...휘발유값도 아깝고..
암튼, 점심엔 비싼 밥 먹었으니까 저녁은 간단하게, 소박하게..이렇게 먹어야 균형이 맞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