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날씨 얘기를 안하려고 해도 안할 수가 없는 요즘입니다.
저희 집 그다지 더운 줄 몰라서, 이렇게 까지 더운 줄 몰랐는데...오늘 엄청 덥네요.
보리차를 끓여 담아주는 길다란 유리물병, 세개 정도 가지고 썼는데 하나씩 깨지다보니 다 깨지고 없는 거에요.
막 보리차를 끓였을 때 바로 유리병에 담아뒀다가 식으면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으면 되는데,
유리병이 없다보니, 뜨거울 때는 찜찜해서 플라스틱병에 담기 싫고,
식은 담에 플라스틱병에 담아야지 하다보면, 깜빡 잊고는 냉장고에 넣어야할 타이밍을 놓치고...
오늘 이렇게 더운 줄도 모르고, 유리물병 산다고 남대문시장엘 갔습니다.
유리물병 3개 달랑 사고, 뒤도 안돌아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찌나 더운지..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인터넷 최저가보다 겨우 개당 1천5백원이 싼거에요.ㅠㅠ..
'3개면 4천5백원이나 싸게 샀구만!!'하실 지 모르지만,
왕복 버스요금에, 길이 너무 밀려서 왕복 2시간이나 걸린 외출치고는...남은 게 없는 셈이에요. ㅠㅠ
그냥 인터넷으로 사고 말껄..ㅠㅠ...
너무 더운 나머지, 깊숙히 치워놓았던 전기압력밥솥 꺼냈습니다.
우리 식구들 며칠전, 왜 다른 집들은 다 전기압력밥솥 쓴다는데 우리집은 왜 안쓰냐는 거에요, 밥이 잘 안되냐며.
하도 기막혀서 웃었습니다, 전기압력밥솥이 왜 밥이 잘 안됩니까?? 전기요금이 아까워서 안쓰는 거지.
누군들 냄비밥 하는 게 취미겠습니까?
솔직히 우리 식구들,
화장실 다녀와서 까먹지않고 불만 꼬박꼬박 꺼도, 안보는 TV 잘 꺼도, 안쓰는 컴퓨터만 잘 꺼도,
매일매일 전기압력밥솥 써도 될 거에요. ㅠㅠ
어쨌든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가스불은 한번이라도 덜 써야 집안이 안더워질 것 같아서, 전기압력밥솥 꺼냈습니다.
오늘은 두부를 어떻게 먹어줄까 하다가,
새우젓 넣고, 양파 호박 청양고추 대파 등등 채소 조금 넣고 두부찌개 끓였습니다.
파는 새우젓이 아니라, 새우 사다가 집에 와서 소금에 버무려뒀던 새우젓인데요,
혹시 파는 새우젓에도 조미료를 넣는 걸까요? 파는 새우젓보다 감칠맛이 덜했어요.
어쨌든 이렇게 해서 두부는 맛있게, 죄다 건져먹었습니다.
김치냉장고에 조금 있는 돼지고기 고추장불고기, 한입 크기로 썰어서 제육볶음을 했습니다.
저희 집에서 멀지않은 서오릉이나 서삼릉 근처에 쭈꾸미볶음, 제육볶음 등을 파는 보리밥집이 많은데요,
그런 식당에서 파는 제육볶음은 그렇게 맛있던데,
오늘 제가 한 제육볶음은 맛이 없었어요.
문제는 그 맛이 없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거.
왜 그런거 있잖아요, 제가 해놓고도 이건 뭐가 안들어가서 맛이 없고, 이건 뭘 더 넣어야 맛있고,
이런 문제점과 그에 대한 해결책이 떠올라야 발전이 있는 건데요,
오늘은 잘 모르겠어요, 불 탓인가? 양배추를 안넣어서 그런가? 고기가 너무 두꺼운가?
이런저런 채소 적당히 넣고 겉절이도 한접시 해서 올렸는데요, 이것도 맛이 없었어요.
이건 액젓이 좀 많이 들어갔었나봐요, 짜고, 액젓 비린맛도 너무 많이 올라오고..
요즘 집에 무슨 일이 좀 있어서 음식 만드는 일을 등한시 했더니...이런가봐요..
오늘 제일 멀쩡했던 미나리와 신선초 샐러드.
지난번에 갈아둔 드레싱으로 버무리기만 했어요.
이렇게 해서 이럭저럭 또 한끼 때웠습니다.
맛은 없었지만, 그래도 뭐 그다지 영양의 균형이 안맞는다든가 하는 그런 밥상은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