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비빔밥 이후 거의 요리에서는 손을 놓은 상태입니다. ^^
비빔밥에 들어가는 나물의 종류가 많으면 많을 수록 벌어지는 현상인데요,
남은 나물들로 비벼먹어도 되고, 남은 나물의 일부만 반찬으로 올리고 대충 식탁을 차려도 되고,
암튼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 저녁은 쌈채소와 쌈장, 김치와 멸치볶음, 고사리나물과 다래순으로 식탁을 차렸습니다.
물론 요기서 끝은 아니구요, 오랜만에 삼겹살을 구었습니다.
남편이 다른 어떤 고기보다 삼겹살을 좋아해서, 그동안은 한달에 2~3씩은 구워먹었던 것 같은데,
지난번 건강검진에서 '고기는 드시되 기름기 많은 삼겹살 대신 안심 같은 기름기가 적은 걸 드시면 좋겠다'는 소견을 받아,
한동안 삼겹살을 끊었더랬어요.
오랜만에 오늘 삼겹살을 사다 구웠습니다.
그래도 참 많이 건전해진 것이 예전보다 한번에 굽는 양을 확 줄였고,
삼겹살과 함께 상에 오르는 파무침 말고도 쌈채소를 함께 먹었어요.
상추와 미나리, 케일잎 등등을 함께 먹으니 삼겹살은 몇점 먹지않아도 금방 포만감이 느껴지네요.
집에서 삼겹살 구워먹은게 무슨 자랑이냐 싶으신분도 계시겠지만,
뭐 해먹은 게 없어서 이틀동안 희망수첩을 비워두었기 때문에 오늘마저 인사를 드리지않는다면 은근히 궁금하실 분들도 계실듯해서 이렇게 영양가 없는 글 몇줄 남깁니다.
대신 내일부터는 맛있는 밥상을 차려볼게요.
두부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고 해서 두부를 세모나 사두었는데 오늘은 먹지 못했고,
내일부터 두부로 반찬을 만들어볼게요.
그러고보니 요즘 방송중인 최고의 요리사를 뽑는 프로그램이 생각나네요.
지난번에 보니까 두부를 주고 창의력이 가미된 음식을 만들라는 것이 과제이던데,
그걸 보면서 내가 만일 저기에 참가했다면 두부를 가지고 뭘 만들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마도 저는 두부를 기름에 지진 후 손가락 길이로 썰어서 채소에 곁들인 샐러드를 만들겠죠.
그러면 아마도 심사위원들에게 "김혜경씨, 이게 창작요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창의력이 없는 요리 아닙니까?"하는 호통을 들었겠죠.
그러면 심사위원들이 또 그러겠지요. "김혜경씨, 드레싱은 뭘로 만드셨습니까?" 하겠죠.
그럼 저는 "간장을 베이스로 했습니다." 하겠죠.
그럼 또 심사위원들은 "너무 뻔한 드레싱 아닙니까?" 하겠죠.
그럼 저는 너무 부끄러워서 눈물을 펑펑 쏟았겠지요.
어, 몇자 쓰고 보니, 왜 비상대책위원회의 김원효 말투인지요...ㅋㅋ...
암튼 내일은,두부가 메인인 밥상을 차려볼까 합니다. 그럼,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