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봐야하는 TV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거 좀 제대로 보겠다고 어제부터 오늘 저녁 메뉴는 비빔밥으로 결정했더랬어요.
마침 받은 보급품에 콩나물이랑 가지, 돼지호박이랑 당근이랑 들어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
아침부터 고사리도 삶아서 불리고, 다 먹고 이제 마지막 남은 다래순도 삶아서 불리고...
저녁에 TV 좀 느긋하게 보자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저녁준비를 한 셈입니다.
오늘 준비한 건,
콩나물, 가지나물, 당근볶음, 호박볶음, 고사리볶음, 다래순나물, 그리고 쇠고기볶음,
여기에 달걀 프라이를 얹고 바지락살과 달걀을 풀어 국물도 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
비빔밥은 먹는 사람은 먹기 편해도, 만드는 사람이 만들려면 꽤 번거롭습니다.
재료 손질도 그렇고, 나물 볶다보면 설거지 그릇도 참 많이 나오고..그래도 해놓고 나면 먹기도 좋고, 며칠 나물 반찬 걱정도 안해도 되고...^^
그래도 오늘은 일찌감치 서둘러서, 슬슬 나물 볶아가면서 설거지까지 해서 그리 힘들지는 않았어요.
이렇게 준비해놓고, 요런 보따리도 쌌습니다.
요 보따리 안에는 요~~
요렇게 2~3인분 나물이 담겨있었는데요,
이건 친정 오빠네 보내는 것입니다. 오라는 시간에 조카가 와서 가져갔어요.
지난번 절들 돌때 오빠에게 "오빠네도 내가 집에서 말린 고사리 좀 줄까?" 하니까,
"아니, 아예 나물로 볶아서 줘!" 하는 거에요.
맞아요, 저도 맞벌이주부로 회사 다닐때, 다듬고 손질하고 불리고 삶고 하는 재료들 주는 거 별로 안좋아했어요.
심하게 손질해야하는 재료는 다듬으면서 중얼중얼거리며 불평까지 했다니까요, 준 사람이 알면 섭섭하게.
직장생활하는 우리 올케도 마찬가지일거에요, 아무리 맛있는 고사리를 줘도 불려서 볶아먹으라는 건 거의 고문수준!
그래서, "알았어, 볶아서 줄게..다음에 비빔밥 해먹을때...다른 나물이랑 같이.."이렇게 약속했더랬습니다.
그 약속을 오늘 지킨거죠.
저는 어차피 볶는 나물들 조금씩만 양을 늘리면 되니까 그리 힘이 더 들 것도 없지만,
오빠 내외는 그저 밥만 하면 편하게 비빔밥을 먹을 수 있어 주말 저녁 식사준비라도 좀 편한거죠.
제가 보는 프로그램 다 끝난 후 이렇게 비빔밥을 한그릇 먹었습니다.
오늘 먹은 비빔밥이 더 맛있었던 건, 제가 문자투표한 그 세명의 가수가 모두 탑3에 들었기 때문인지도 몰라요.ㅋㅋ.
지난주에도 제가 문자투표한 3명이 모두 탑3에 들었거든요.
기왕이면 제가 좋아하는, 제가 응원하는 가수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 좋잖아요. ^^
이렇게 또 주말밤은 깊어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