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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모양은 별로지만 맛은 괜찮은 [세가지 맛 김밥]

| 조회수 : 17,529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02-24 17:06:52

누군가의 아내로, 누구의 엄마로 살다보면,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보다는 남편이나 자식이 좋아하는 음식, 먹고싶어하는 음식을 주로 만들게 되는데요,
저도, 제가 먹고 싶은 걸 만드는데는 참 인색합니다.
'가족들 좋아하는 걸 만드는 것도 힘드는데 나먹자 뭘 만드나..'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참는거죠.
그런데..오늘은 안참았어요.


며칠전부터 제가 먹고 싶었던 건 김밥입니다.
무슨 김밥을..귀찮게...1천5백원, 2천원만 주면 한줄 사먹을 수 있는데...
이렇게 생각하시기 쉬운데요, 저는 어려서부터 엄마가 김밥을 싸실 때 꼭 배합초로 양념한 밥으로 해주셨어요.
배합초, 아시죠? 소금, 설탕, 식초를 섞어 만드는 거요.

누구는 한국식 김밥은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하고 일본식 초밥은 삼배초로 간하는 거라고 말씀하시는데요,
어려서 먹고 자란 입맛이 참 무서운 것이어서, 저는 아직도 참기름에 양념한 김밥에 적응이 잘 안됩니다.

해서 오늘 저 먹자고 김밥을 쌌습니다.
점심 먹고 남아서, 저녁까지 먹을 수 있어요. ^^


며칠전부터 김밥 한번 싸먹어야지 하고 있던 참이라,
단무지랑 우엉이랑 김밥용 햄이랑 다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시금치를 안사온 거 있죠?
있는 재료들로 대충 쌌는데요, 볶은 쇠고기가 들어간 지라 맛이 꽤 괜찮습니다.

재료는,
간장양념해서 볶은 쇠고기,달걀, 단무지, 우엉, 햄..이렇게 넣었습니다.


 





김치 김밥도 쌌습니다.
김장김치를 길게 찢어서 꼭 짠 다음, 참기름, 후추, 깨소금 넣어서 조물조물 무치고,
햄, 우엉, 단무지, 달걀을 넣었습니다.

제 외할머니, 김무전할머니 솜씨 만은 못하나,
언제 먹어도 맛있는 김치김밥이지요.



손말이김밥할 때 주로 하는 참치샐러드,
통조림 참치, 국물 빼서 준비하고, 양파와 오이는 다집니다.
참치에 오이와 양파를 넣고 마요네즈로 버무리면 끝!

밥위에 일단 깻잎 깔고 참치샐러드를 올려서 말았는데요,
밥을 김치김밥이나 쇠고기김밥과 같이 해도 속재료가 적으니까 예쁘게 말아지질 않네요.
그래도 맛은 괜찮았어요.





어제 사온 김밥용 김은 포장 한개에 전장 8장씩 들어있는데, 이 포장이 3개씩 묶음으로 팔고있는 거 였어요.
오늘 포장 한개 썼으니까 아직도 두어번 더 김밥을 쌀 김이 남았습니다.

다음주 어느날 마트에 가서 잘 익은 아보카도 하나 사다가 아보카도 넣은 김밥 싸먹을까 합니다.
아보카도, 그거 무슨 맛이야 싶은데도 이따금 아보카도 넣은 김밥이 생각나니, 참 묘한 매력이 있는 듯합니다.

저는 오늘 또 저 혼자 저녁 해결해야해요.
남은 김밥 한줄 썰어 먹으며 뒹굴뒹굴 책도 보고 TV도 보렵니다.
여러분들도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소리
    '12.2.24 5:18 PM

    어머 읽다보니 제가 일등?

  • 2. 좋은소리
    '12.2.24 5:19 PM

    맞네요...ㅎㅎㅎ
    저도 김밥좋아해요 근데 진짜 저 먹자고 김밥 안싸게 되더라구요
    침이 꿀꺽..
    저도 선생님 외할머님표 김치김밥한번 싸봐야겠어요

    얼마전 아보카도가 생겨서 뭘할까 고민하다가 김밥에 넣어봤는데 의외로
    맛이 괜찮았어요

    저도 내일 김밥 싸야겠네요.

  • 김혜경
    '12.2.24 5:27 PM

    그쵸?? 식구들이 해달라고 하면 모를까 제자신이 먹자고 김밥 싸게는 안돼죠??
    다 그런가봐요.

    내일 맛있게 김밥싸서 드세요.

  • 3. 바하마브리즈
    '12.2.24 6:08 PM

    오늘 아침 저도 김밥 쌌어요. 봄방학 중인 꼬마 녀석 때문에 항상 점심 거리가 걱정이어서 한 번에 아침, 점심 모두 해결하려구요. 저희 집은 배합초 대신 말씀하신 참기름과 소금, 거기에 깨소금 넣어서 간을 하는데 배합초 넣고도 한 번 해봐야 겠어요. ^^

  • 김혜경
    '12.2.25 8:30 PM

    집에서 드시는 건 괜찮은데..소풍갈때는 꼭 배합초 넣어서 싸세요.
    날씨가 더워지면 참기름 넣은 김밥 변질 우려가 높대요.

  • 4. 아름드리
    '12.2.24 6:19 PM

    저희엄마도 꼭 배합초 넣은 김초밥 해주셨어요.
    얼마나 맛있는지 제 평생 최고의 김밥으로 꼽습니다.
    소풍가서 친구들과 김밥 나눠먹기 싫을 정도였어요.
    전 김밥 쌀 때 그냥 맨밥으로 하는데 재료와 어우러지는 흰쌀밥의 담백함도 좋더군요.
    가끔 엄마의 김밥을 떠올리며 김초밥도 해먹는데 이건 정말 환상이죠. 밥도둑이예요.

  • 김혜경
    '12.2.25 8:30 PM

    맞아요, 엄마의 김밥이 최고죠.
    김밥은 맛은 있는데 그냥 밥보다 훨씬 많이 먹게되어서..ㅠㅠ...

  • 5. miri~★
    '12.2.24 8:46 PM

    울신랑이 좋아하는 김밥인데...
    너무 맛나보여요. 특히 김치김밥~~~
    전...지적질하나..
    김장용 김은 모예요?ㅎㅎㅎ
    김장용 김치 쓰신 여파인가봐요.
    난독증인가하고 서너번 읽었어욤헤헤

  • 김혜경
    '12.2.25 8:30 PM

    ㅋㅋ...수정했습니당...

  • 6. 라벤더
    '12.2.24 9:28 PM

    저도 어릴때 배합초넣은 김밥먹고 자랐는데요.
    정종도 넣은 맛이였어요.
    저도 너무 먹고 싶어서 엄마께 여쭈니 역시나 한국엄마들의 계량법으로 말씀해주셔서
    그 맛을 못찾고 있어요.

  • 김혜경
    '12.2.25 8:31 PM

    아..배합초에 청주도 넣으셨어요?
    밥이 더 윤기 흐르고 맛있었겠네요.
    어머니께서 비율 가르쳐주시면 제게도 좀 알려주세요..^^

  • 7. 그린
    '12.2.24 10:17 PM

    어제 친구들과 부산가서 놀다
    좀전에 도착해서 82 들어왔는데
    깔끔 산뜻한 김밥이 입맛을 유혹하네요.
    저도 요즘 혼자 식사할 때가 많아
    종종 김밥으로 대신합니다.
    직접 싸지 못하고 사 먹는 걸루요...ㅡ.ㅡ
    침 꼴깍 삼키며 내일로 기약합니다.^^

  • 김혜경
    '12.2.25 8:32 PM

    부산 다녀오셨어요?
    오늘 잠깐 tv를 보니까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 센템시티 찜질방에서 찍었더라구요.
    어찌나 가고 싶은지...
    부산 놀러가고 싶어요..ㅠㅠ...

  • 8. 진부령
    '12.2.24 10:43 PM

    저는 반찬꺼리가 마땅하지 않으면
    그냥 고민없이 김밥을 싸요

    한번에 대충 이십줄쯤 싸놓으면
    그날하루는 들락날락 식구대로
    김밥으로 때웁니다

    백장짜리 김밥용 김 사다가
    서너번 싸면 없나봐요

    선생님 덕분에
    내일은 또 김밥한번 싸야겠네요

    배합초 김밥
    생각만해도 입에 침이 고여요^^

  • 김혜경
    '12.2.25 8:33 PM

    와 이십줄!!
    대단하세요.

  • 9. 안젤라
    '12.2.25 12:44 AM

    몇일전 남편생일상에 김밥이 올라갔다지요
    오전에 이사가는 이웃이 있어서 쌌는데,
    저녁 생일상에 깔맞춤으로 놔줬더니 제일 잘 먹더라구요 ㅎㅎ
    담날에도 남은재료로 더 싸서 먹었더랬어요^^

  • 김혜경
    '12.2.25 8:34 PM

    이사가는 이웃 식사까지 챙기시나봐요.
    마음씨가 너무 고우세요. ^^

  • 10. 행복한생각
    '12.2.25 2:37 AM

    ㅋㅋ 선생님이 사신 김밥 2마트에서 사셨죠~~ 저도 저번주에 그거 샀는 데.. 이제 날이 좀 더워질려해서 소분된거 찾다가.. 10장이 아니라.. 8장이 세트이더라고요~~

    김밥이 넘 다소곳하네요.. 아.. 김밥 먹고 싶어라..

  • 김혜경
    '12.2.25 8:35 PM

    맞아요.
    여덟장짜리 하나 뜯으니까 딱 좋더라구요.

  • 11. 나난
    '12.2.25 11:37 PM

    전 82사이트를 일하면서 밥해먹기 책을 통해 알게되었는데요..
    거기에서 김밥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어요..외할머니께서 당신의 따님을 위해 김밥 도시락을 싸셨다는 이야기요..장독대에서 칼을 쓱쓱 갈고..선생님은 꽁다리 먹기 위해 주변을 맴도셨다는.. ㅎㅎㅎ
    그 책에서 보고..아 김치 씻어서 양념해서 넣어도 맛있구나..하는 걸 배워서
    잘 써먹는답니다. 씻은 김치 죽죽 찢어서 참기름 후추에 조물조물 하니..
    이건 그냥 먹어도 밥반찬이더라구요~
    하지만!! 아직도 배합초는 사용을 못하겠어요..전 반대로 늘 참기름밥을 넣은 김밥에 익숙해서 그런가..ㅎㅎ
    책에서 본대로 배합초를 넣고 김밥을 싸는데..밥에 매끄덩거리지가 않아서 넓게 펴지지가 않는거에요..
    그래서 아직 배합초 김밥은 두번째 시도를 못해보고 있어요..

  • 김혜경
    '12.2.26 10:46 AM

    하하..우리 김무전할머니의 김밥 읽으셨군요..
    할머니 돌아가신 꼭 20년, 그래도 자주 그립습니다, 외할머니가...

  • 12.
    '12.2.27 11:07 AM

    배합초 비율을 모르고 있습니다.
    알려주세요

  • 13. 시골여인
    '12.2.27 4:58 PM

    아,,제가 항상 김밥할때 배합초를 한다는거 아님니까,,훨씬 건강에도 좋다던딩,,아 글고 딱 우리가

    싼 김밥 같아 좋아영,,넘 이뿌게 사서 나오면 짱 나거든여 ㅋ

  • 14. 꿈돼지
    '12.2.29 10:49 AM

    전배합초는유부초밥에만넣었어는데````
    앞으로는김밥만들때에도넣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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