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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처음 먹어본 별미 [콩나물 잡채]

| 조회수 : 19,275 | 추천수 : 46
작성일 : 2011-05-16 21:12:14


매달 한번씩 쓰는 원고 취재차, 오늘은 전북 부안엘 다녀왔습니다.

아침 8시40분에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가 부안에 도착해보니,
11시30분쯤.
다시 택시 타고 10분쯤 더 가서 오늘 주인공 할머니를 만나뵈었는데요,
점심부터 먹고나서 취재하고 사진 찍으라며 이렇게 점심상을 차려놓으신 거에요.

할머니댁은 마당 자체가 슈퍼 마켓!
없는 채소가 없을 정도 였고, 거기서 쑥 뽑고, 툭 꺾은 재료들로 이렇게 한상 그득하게 차려주셨어요.
겨울을 난 상추로 만든 겉절이, 요즘 꺾어낸 마늘쫑에 마른새우 넣고 볶은 마늘쫑볶음,
고추순을 따서 무친 고추순 나물, 향긋한 미나리나물, 갓김치, 갓과 알타리무로 담근 물김치,
가는 갈치를 일컫는 풀치를 말려서 조린 풀치조림,
서울서 취재진들 내려온다고 아침에 손수 만드신 두부로 만든 두부조림과 김치찌개 등등.

이번이 7번째 취재인데,
저는 물론이고 사진기자나 취재기자 모두, 오늘처럼 밥을 제일 달게, 제일 많이 먹은 날도 없는 것 같아요.

이런 음식들로 서울에서 식당하시면 대박이실텐데,
오로지 남편분과 자식들만을 위해서 이 솜씨를 발휘하신다는 게 많이 아까웠습니다.

이렇게 상다리 휘어지도록 잘 차린 점심을 먹고나서,
오늘의 본론, 콩나물잡채를 취재했는데요,
듣도보도 못한 별난 음식, 콩나물 잡채가 완성된 후 한도 끝도 없이 집어먹고 왔습니다.
원래 명절때 엄청 큰 양푼 가득 무치신다고 하는데요,
오늘도 평소 하시듯 아주 많이 무쳐서 저희 취재진에게도 전부 싸주셨어요.




이게 바로 그 콩나물잡채입니다.
제가 당면 넣고 매콤하게 무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달랐고, 양념도 달랐어요.

놀랍게도요,
갓김치를 담그는 그 갓씨를 믹서에 갈아서 넣으시는데요, 이 갓씨가 알싸하면서도 매콤하고 개운한 맛을 내주는데,
이게 중독성이 있어서 자꾸 먹게 되더라구요.
갓씨와 고춧가루, 통깨, 깨소금, 설탕, 식초 등으로 양념하구요,
재료로는 콩나물, 미나리. 당근, 무, 다시마, 밤, 배 ,대파 등이 들어가는데, 들어가는 재료도 많고,
또 이걸 하나하나 곱게 채썰어 무치는 건데요,
정성이 잔뜩 들어간 만큼 맛은 최고였습니다.

게. 다. 가.
제가 매우 흥미를 보이니까, 한번 집에 가서 해보라고 제게 갓씨를 나눠주셨어요. ^^
재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몇시간씩 고속버스를 타고 지방출장을 다니며 해야하는 취재이지만,
이런 숨어있는 별미를 찾아 만드는 법도 배우고 맛도 보고, 정말 흥미로운 작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음 달은 또 어떤 재야고수할머니를 만나게 될지 여간 기대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
3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rs.Park
    '11.5.16 9:14 PM

    1등 찍고!!!~~~

  • 2. 3-su
    '11.5.16 9:15 PM

    우와~ 저거 전라도 지역에서 잔치상에 올라오는 거예요.
    외가가 전북이라 무슨 결혼식이나 잔치 있을때 엄마가 내려가시면 항상 싸오곤 하셨는데
    외할머니 돌아가신 이후로는 맛을 못봤어요.
    혹시... 방법 배우셨으면 좀 가르쳐주세요.
    아무리 재현해보려해도 안돼더라구요. 우리 이모가 해주던 그 콩나물잡채같아요.

  • 3. Mrs.Park
    '11.5.16 9:16 PM

    1등 맞군요.. ^^;;;
    저거저거 디게 맛있다고 말씀드리려고 숨차게 들왔네요..
    비법은 콩나물을 절대!!! 아삭아삭하게 삶아야 한다는건데
    매우 어렵다고 알려드리려구요..
    팁이 될까요~~~ ㅡㅡ;;;

  • 4. 살림열공
    '11.5.16 9:31 PM

    흠마! 이 음식은 저희 시어머니 친정에서도 자주 해 드시는 음식이랍니다.
    김제예요.
    저도 결혼 후 처음 접하고 정말 완소 완소하는 음식인데 아직 만들 줄은 모른답니다.
    진차 맛있어요. -ㅠ-

  • 5. HighHope
    '11.5.16 9:40 PM

    갓씨를 이용해서 음식의 맛을 낸다는게
    무척 흥미롭고 맛이 너무 궁금해지네요.

    드셔본 분들도 따라하기 힘든 고수의 비법이
    가득한 까다롭고 귀한 음식 인 느낌이 확~~ 들어요.

    피곤하실텐데 귀한 포스팅에 맛난 정보 참 감사해요.

  • 6. jasmine
    '11.5.16 9:44 PM

    갓씨가 없어서 못만들어요....ㅠㅠ
    갓씨 빼고 만들어보겠습니다.

    피곤하시겠어요....좀 쉬세요...

  • 7. candy
    '11.5.16 9:45 PM

    변산반도 근처인가요?
    식당보다 더 맛있는 반찬들이네요~

  • 8. 두리몽실
    '11.5.16 10:07 PM

    갓씨?? ㅎㅎ 한번 해 먹어 보고 싶은데.... 채소씨 파는 데서 파는 갓씨도 될까요? ㅎㅎ

  • 9. 올리비아 사랑해
    '11.5.16 10:09 PM

    우리가 알고있던 그런 콩나물잡채가 아닌것은 분명하고...안먹어본 사람은 상상도 하기 힘든
    음식인것 같아요...드셔보신분들은 다 맛있다고 하시니 정말정말 궁금...
    어서빨리 재현하시고 올려주시와~~~용^^

  • 10. 그린
    '11.5.16 10:22 PM

    맵고 알싸하다는 맛, 설명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한가득이네요.
    저도 아직은 못 먹어본 듯 한데
    아아아~~ 넘넘 먹고 싶어요.
    그나저나 갓씨 구하기가 쉽진 않겠죠?

    선생님 덕분에 우리나라의 이런 숨은 맛을 보게되어
    참 좋아요.^^
    다음달엔 또 어떤 맛이 공개될지 기대기대합니다~~ㅎㅎ

  • 11. 소연
    '11.5.16 10:35 PM

    전북지방분들이 해드시는 음식...
    같은 전라도 라도 남도는 콩나물 잡채 그리 안하시는데..
    전북지방은 콩나물김치..?잡채.. 고구마줄기김치.. 이런종류
    잘하시드라구요..

  • 12. 진이네
    '11.5.16 10:54 PM

    맛있을 것 같아요~~~
    자세한 레시피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 13. 내천사
    '11.5.17 12:29 AM

    넘넘 먹고싶지만, 우리집 냉장고에는 콩나물 "만" 있네요.. ㅠ.ㅠ

  • 14. 큰바다
    '11.5.17 8:20 AM

    아,부안에서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데...
    제 작은 차로 모셨으면 좋았을 것을, 죄송!!

    저 콩나물 잡채는, 부안에서 가까운 바지락 죽 전문점에서도 주는 걸로 알아요.
    약식이긴 하지만요.
    길이간 긴 콩나물, 머리 따고 하지요?
    아무튼 제 입에도 끝없이 들어가는 음식이랍니다.

  • 15. 세누
    '11.5.17 8:28 AM

    저도 친정이 부안이라서 넘 반갑네요
    콩나물 잡채 정말 물리게 먹어서
    지금은 엄마가 해주신다고하면 싫다고 하지마라 그러는데....
    한번도 못드신 분들께 지송합니다...

  • 16. 주니엄마
    '11.5.17 8:51 AM

    전 콩나물하고 당면, 흑설탕 진간장으로 만들어먹는데
    같은 음식인줄 알고 들어왔답니다.

    칼칼할 맛일거 같아요
    아 어떤맛일까 무지 궁금합니다.

  • 17. 하랑
    '11.5.17 8:52 AM

    콩나물 잡채...
    제 고향 전남에서도 먹었던,
    돌아가신 엄마가 그리운 음식입니다.
    엄마는 콩나물 머리 꼬리 다듬어 깔끔하게 해 주셨어요.
    갓씨는 토종갓 씨앗이라야 맵고 알싸한데...
    갓씨가 없어서 못 만드시는 분들~
    맛은 덜하지만 꿩 대신 닭이라고 겨자를 쓰셔도 맛있어요...^^

  • 18. 보미
    '11.5.17 8:57 AM

    부안은 바지락죽집에서도 반찬이 10종류 나온답니다
    콩나물 잡채는 꼭 있고요..
    우리친정엄마는 고사리를 삶아서 콩나물이랑 같이 잡채를 해도 맛있더라구요
    하랑님 같이 돌아가신 엄마가 그리워지내요 .
    저번주 일요일 부모님 산소에가니 고사리가 많더라구요

  • 19. 빼꼼
    '11.5.17 9:12 AM

    ㅎㅎ저도..
    콩나물잡채를 처음 드셨다기에 과연 어떤가 하고 눈이 동그래졌어요.
    지역마다 별미들이 다 달라서 즐겁네요.

  • 20. 오후에
    '11.5.17 9:27 AM

    콩나물잡채 반가운 이름이네요. 특히 저 당근 모양낸 것...
    고추가루 빼고 해도 맛있답니다.

  • 21. 진선미애
    '11.5.17 9:38 AM

    저도 제목만 보고선 샘이 콩나물잡채를 처음 드셔보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시댁이 전라도인데 이건 본적이 없는걸요

    레시피는 책을 사보면 알겠지요?^^
    -6월호에 실리나요? 언제쯤 서점에 나오나요?

  • 22. 에케베리아
    '11.5.17 10:31 AM

    나 정읍댁....
    어렸을때 (정확하게 말하면 엄마 살아계셨을때) 명절때마다 먹었었어요
    엄마랑 방에 신문지 펴놓고 엄청나게 많은 콩나물들 머리 땄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맛은 새콤달콤 ... 설날에는 살짝 살얼음이 얼기도 했었는데
    그게 아삭아삭 한게 더 시원하고 맛있었어요

    근데 결혼하고 나서 콩나물 잡채에 대한 아픈기억도 생겼네요
    시댁도 전라도 이지만 남도 여서 콩나물 잡채를 모르더라구요
    제가 이러이러한 음식이고 살얼음얼면 더 아삭아삭한게 맛있었다
    라고 시엄니한테 말했더니 비웃더라구요.ㅠㅠㅠ

    별걸 다 해먹는다면서요.... 잊어야죠.. 아픈기억은...

    어쨌든 선생님 고마워요 이아침에 엄마생각과 함께 옛생각 나게 해주셔서요
    언젠가 한번은 맘먹고 엄마가 만들어 주셨던 콩나물잡채 도전해보려고해요
    그 맛이 날지는 자신이 없지만요.ㅎㅎㅎ

  • 23. 사계절
    '11.5.17 11:15 AM

    전북지역에서 잔칫날 홍어무침과 더불어 빠지지 않던 그리운 고향 음식이죠
    고추가루를 아주 가는 고추가루를 넣고 다시마를 채썰어 넣고.....
    콩나물머리 깨끗하게 다듬어 무치기때문에 손이 많이가는 음식입니다.
    제가 무쳐도 어릴적 먹던 그맛을 낼수가 없더군요.

  • 24. anabim
    '11.5.17 12:01 PM

    제가 신혼을 부안에서 시작했는데요
    벌써 25년 가까이 된 이야기인데, 그때는 남의집 방 한개에 세 들어 살았어요. 그때 안집 아주머니가 음식을 어찌나 잘하시는지, 혹시 그 분??? 했네요
    임신하고 아침잠이 많아서 걸핏하면 연탄불도 꺼지는데, 남편 출근시키려고 부엌에 나가면 늦잠 잔 것을 아시고 쟁반에 국, 밥, 반찬 몇가지와 연탄불까지 갈아놓으셨지요
    그때 직장동료 부인들끼리 지금도 주인집 아주머니 이야기를 합니다
    저 뿐 아니라 직장동료 부인들이 놀러오면 죄 임산부들이었는데 어찌나 맛있는 음식을 해주셨던지~
    아, 보고 싶고 가고 싶네요. 마당에 푸대추 나무가 참 아름답던 집이었는데요,
    부안 여자들 음식 정말 잘합니다. 저 콩나물 잡채! 부안사람인 시어머니도 참 잘하시지요

  • 25. 용감한용가리
    '11.5.17 12:04 PM

    히힛.. 전라도가 고향이거나 시댁이거나 고향은 아니지만 거주하신지 오래된분들이 다들 한마디씩하는 귀한맛이죠.. 갓씨는 처음들어봐요 저희 엄마는 경상도가 고향이시지만 이젠 전라도에서 생활하신 시간이 훨씬 많으시죠 다른분들이 한말씀씩 하셨지만 저희 엄마도 아삭한게 생명이라고 하셨구요 다시마등 다른 재료도 언급되는데요 저희는 삶은 고사리를 조금 더 넣어요 고사리는 제사나 명절때 꼭 올리쟎아요 손은 많이가도 막상 먹을게 따로 없는 제사때나 명절때 콩나물 넉넉히 준비해서 해주셨어요 고사리도 쪼금 덜어서 함께요 고사리에서 새콤달콤? 생각보다 맛나요 ^^ 단 많이는 아니고 조금만요 ^^

  • 26. 빠오코끼리
    '11.5.17 1:26 PM

    전북에서 많이 먹는 음식이에요,,,

    맛있어요,,,^^

  • 27. 겨울
    '11.5.17 1:49 PM

    제목만 보고도 아 전라도 식당 다녀오셨구나 했어요^^
    전라도에서는 그냥 뭐 평범한 음식이지요.
    씹는 맛도 훌륭하고요. 다이어트에도 아주 굿~~

  • 28. 프라하
    '11.5.17 2:15 PM

    흔히 말하는 콩나물잡채랑 틀리네요..ㅎㅎ
    무슨 맛인지 매우 궁금합니다...
    갓씨라...
    레시피 기대해 볼께요~~

  • 29. 백세만세
    '11.5.17 3:13 PM

    전북에 대해 나름 많이 안다는 저도 이 음식은 처음 봐요.
    그런데 부안 사람들 음식 잘하기로 유명합니다.
    해산물, 각종 농산물도 많은 곳이라...

  • 30. 모야
    '11.5.17 6:29 PM

    샘님~^^
    한겨레에 실으시더니 ..요즘은

    요즘 올리시는 글은 어디에 실으시는 거지요?

    PR 이라고 생각하시지 마시고

    좀 가르쳐주셔요


    이사이트에서만은 샘님 글 싣는 곳을 쓰셔도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 31. 김혜경
    '11.5.17 6:33 PM

    아, 모야님,
    월간지 샘터에요.
    샘터 7월호에 콩나물 잡채 실릴 거에요.

  • 32. 에스더맘
    '11.5.17 8:52 PM

    깔아서 넣는다는게 바닥에 깐다는 건가요? 아님 갈아서 넣는다는 건가요?
    제가 난독증이라서..

  • 33. 통밀빵
    '11.5.18 8:45 AM

    토종갓씨 어디서 구입하나요?
    종묘상은 소독이 되어 나오니 않되겠고..
    갓씨 먹으면 몸에도 좋을것 같은데 아시는분계시나요?

  • 34. 그린토마토
    '11.5.18 11:23 AM

    참기름은 안들어가네요? 잡채하면 왠지 참기름향이 풍기는게 맛있을듯 해서요.

  • 35. 예쁜솔
    '11.5.18 3:13 PM

    서울에서 매생이를 팔기 시작할 무렵...
    저도 매생이 맛을 처음 알아서 그 맛에 반해가고 있었는데

    TV에서 어느 어촌님께서 하시는 말씀...
    이제 서울 사람들이 매생이맛을 알아부러서 어쩐다냐...이젠 끝이다...

    아! 우리 82님들이 갓씨맛을 알아버리면
    토종 갓씨가 씨가 말라버리지 않을까...요?

  • 36. 윤주
    '11.5.19 9:37 PM

    새콤달콤 콩나물 잡채...명절이나 잔치때 만들어 먹어요.

    거기에 고사리, 다시마채도 넣어서 무치면 맛있어요....다시마는 불려서 채로 썰거나 마른모 모양으로 썰어서 넣어줘요.

  • 37. 핑구
    '11.5.21 6:09 PM

    제가 늦은나이에 약대를 다니면서
    얼마전 수업시간에 배운건데요
    갓의 종자(씨)가 겨자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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