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10시에 시작된 2차 유기 공동구매,
구매페이지는 열리는 것 보고, 진행상황 몇가지 체크한 후, 발걸음도 가볍게 벼르고 벼르던 쇼핑길에 나섰지요.
그동안 사야할 것들 쭈욱 적어둔 노란 메모지를 손에 꼬옥 쥐구요.
일단 720번 버스를 타고 종로 6가에서 내려 살살 걸어서 동대문종합상가에 갔습니다.
동대문종합상가에서는 식탁보용 헝겊을 사고 싶었어요.
또 정사각형 교자상이 많이 낡았는데, 다리가 단단하고 좋아서 버리기는 아깝고, 헝겊을 사다가 상보를 덮으면 될 것 같아서, 이 교자상 덮을 천도 좀 사고...그러려고 종합상가를 갔지요.
면 파는 가게 몇군데를 둘러보는데...제 눈길을 확 꽂힌 곳이 있었어요.
너무나 이쁜 린넨들을 파는 가게, 여기서 거금 주고 린넨을 샀는데요,
처음엔 제가 박으려고 했으나, 괜히 비싼 천 망칠까봐 지하에 박음직해주는 곳에서 교자상 덮을 테이블보랑 아예 박아왔습니다. 속이 시원합니다.
제가 박으려면 오만삼만년 걸릴텐데, 전문가가 공업용 미싱으로 드르륵 박아주니 10분도 안걸리는 것 같아요. ^^
동대문종합상가에서 나와서 방산시장에 갔어요.
작은 지퍼백과 한약용 파우치를 샀습니다.
그리곤 또 광장시장으로 갔어요. 소창 사려구요.
며칠전에 광장시장에서 필에 1만4천원주고 산 소창을 동대문종합상가에서는 1만6천원 달라고 하는거에요.
두필이면 4천원인데...그럼 칼국수 한그릇이 빠집니다. ^^
광장시장에서 소창 3필 사고는 버스 타고 돌아왔어요.
이게 제 한계인데요, 재래시장에 나가서 뭔가를 싸게 사가지고 오는 날엔 절대로 택시 안탑니다.
택시를 타면, 싸게 사보겠다고 큰 시장까지 나온 의미가 퇴색되는 거 같은 거에요.
검은 봉다리, 그것도 가볍지 않는 검은 봉다리 바리바리 들고 만원버스를 올라탔는데, 정말 어깨도 아프고,
손목에 걸친 검은 봉다리때문에 손목도 아프고, 손가락에 건 봉지 때문에 손가락에 피는 안 통하고..
그래도 꿋꿋하게 버스 타고 왔지요.
오자마자, 이렇게 식탁위에 패대기를 쳤습니다.
검은 봉다리들을!!
그 봉다리 안에는 이런 것들이 들어있습니다.
좋은 소창 2필, 좀 질이 떨어지는 소창 1필,
광장시장까지 간 보람이 있어서 좋은 소창은 필에 1만2천원씩 두필,
제가 쓸 올이 성근, 좀 안좋은 소창 한필, 이렇게 세필 샀어요.
특히 대박은...요즘 면 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는데 며칠전에 1만4천원주고 산 소창과 같은 소창을 1만2천원주고 샀는거!
그리고, 집에서는 꼭 개량한복을 입는 kimys의 개량한복도 한벌 샀습니다. 조끼 없는 걸 찾느라고 살짝 애 먹기도.
한약용 파우치 1백장에 3천5백원, 작은 지퍼백 1백장에 1천1백원 주고 샀구요,
짤막한 굵은 꼬치 한봉지에 2천원 주고 샀어요. 요건 방산시장에서.
레이스 뜨개실은 네뭉치가 들은 게 7천원.
이거 언제 다뜨려나 몰라요. 삼년은 걸릴 듯.
재봉실도 1천2백원 주고 하나 사고, 물이 닿으면 지워지는 자수용 사인펜도 한자리 1천3백원주고 샀어요.
아, 아, 코바늘을 잡은 김에 수세미계에도 입성해보려고 수세미용 실도 한뭉치 2천5백원 주고 샀습니다.
행주에, 수세미에...ㅋㅋ....
오늘 지른 것중에 젤 맘에 드는 것이 식탁보 입니다.
150㎝폭 린넨인데요, 정말 예쁜 것이 너무나 많아서 고르는데 애를 먹었어요.
또 가서 흰색에 푸른선이 둘러있는 린넨도 사다 식탁보하고 싶어요.
근데 한마에 무려 1만8천원, 2마반이나 산데다가 박음질 공임까지 하면 무려 5만3천원이나 먹었는데요,
돈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맘에 쏙 들어요, 새로 산 그릇들과도 너무 잘 어울릴 듯 하고..
교자상용 보는 비싼 린넨 대신 예쁜 면으로 샀아요, 마에 5천5백원짜리에요.
선염인데다가 색감이 너무 예뻐서 보는 순간 그냥 결정해버렸어요.
헝겊위에 물감을 찍는 날염천은...제가 쫌 안좋아해요..제가 좀 그렇죠? 별스럽죠?
색실로 짠 선염천을 좋아하는데 바로 이 체크가 선염!
이렇게 석장을 박는데 1만5천원이나 줬지만,
제가 박느라고 끙끙거리는 것과 비교해보면 비싼 것 같지는 않아요. ^^
대충 깔아본 식탁보.
다림질 해서 다시 깔아야죠.
요렇게만 쓰면 좋을텐데...아마도 이렇게 깔아두고 밥 차려주면 우리집 식구들 어찌할 바를 모르기 때문에,
이 위에 유리를 깔아야한다는 점이 매우 아쉽긴 하지만..그래도 식탁분위기가 달라진 듯 해서 기분은 좋습니다.
오늘은 동대문권, 동대문종합상가, 방산시장, 광장시장을 훑고 왔는데요,
며칠 후는 남대문권으로 떠야합니다. 남대문시장,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을 한바탕 쓸어야해요.
네스프레소 캡슐도 사야하고, 화장품도 사야하고...
검봉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