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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행주 공장...차렸어요...^^;;

| 조회수 : 17,122 | 추천수 : 119
작성일 : 2010-11-20 21:56:42
누구나, 뭔가 하나쯤은 지나치게 욕심을 내는 게 있을거에요.
저는...행주에 욕심을 무지하게 많이 낸답니다.
소창을 필(30마)로 사다가 행주 꿰매서, 수십장을 쌓아놓고 살아야,
'아~~내가 행주 좀 갖고 사는구나~' 싶은 거에요.

며칠전, 부엌에 있는 모든 서랍들을 말끔하게 정리해주면서,
행주는 모두 한서랍에 모아두었는데요,
그전에는 쓰는 행주 작은 서랍으로 하나, 쓰지않은 새 행주 또 작은 서랍으로 하나,
이렇게 이원화되어 있었어요.

이걸 한군데 모아놓으니까 수십장이나 되는데도, 여전히 행주에는 배가 고픈거에요.
(병이죠, 중증~~)




금요일날 대학로에서 볼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잡지에 연재를 맡기로 했는데 그 첫 취재가 있었어요.
그걸 하고, 서울대 병원 후문앞에서 마을버스를 타니까 광장시장에 가는거에요.
광장시장 앞에서 내려, 물귀신에라도 끌려들어가는 듯,
삼베며 소창이며 무명이며 그런걸 파는 집으로 빨려들어가듯 들어가서 또 소창 한필 1만2천원주고,
무명이라는 폭 좁은 헝겊, 어디에 쓰겠다는, 뭘 만들겠다는 생각도 없이, 그냥 1자에 3천원씩 6자 사가지고 왔어요.
뭔가...만들게 되겠죠.

그래 놓고는 필로 있는 꼴을 못봐서,
저녁 먹고 나서 식탁위에..공장을 차렸습니다, 행주공장..




어제밤에 수를 하나 놨는데..
전 죽어도 소창에는 수 못놓겠어요. 특히 어제 사온 소창, 다른 필보다 더 부드럽고 얇아서, 바늘을 꽂을 수가 없어요.
간신히 하나만 놓고,
무명에다 수 놓기로 훗날을 기약하고,
지금 재봉틀로 들들 박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7개 박았어요.
손으로 꿰매는 것보다야 빨리 완성할 수 있지만,
저 같은 재봉초보, 소창같이 얇은 천 재봉질 하는 거, 그리 만만한 건 아니네요.
오늘 밤 안으로 30장 다 끝낼거에요.
아, 시크릿 가든 봐야하니까..30장을 다 박을 수 있을 지는 모르겠네요.
시크릿 가든의 현빈..대박입니다....오늘 호피무늬 운동복 입고 나온다던데...ㅋㅋ...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콜린
    '10.11.20 9:58 PM

    행주는 안쓰거든요. 신기해서 일단 일등 클릭 하고^^

  • 2. 콜린
    '10.11.20 10:02 PM

    선생님한테 굉장히 부러운 것 중 하나는(부러운 거 많지만요^^;) 다른것도 잘하시는 샘께서 재봉틀도 잘 쓰실 줄 안다는거~
    저도 재봉틀 쓰는 거 배우고 싶어요. (미쳤나봐요 --;; 재봉틀 생각 안나서 sewing machine 막 이렇게 한참 쓰다가 재봉틀 생각 났어욤~ -.,-)

  • 3. 프라하
    '10.11.20 10:02 PM

    아...행주 보니 또 수놓고 싶어지네요..ㅎㅎ

  • 4. 살림열공
    '10.11.20 10:08 PM

    우와 대단하세요!
    그런데 저렇게 하얗게 이쁜데 아까워서 어떻게 쓰시나요?

  • 5. plumtea
    '10.11.20 10:27 PM

    눈부시게 하얀 행주의 로망이 있는 저에게 제대로 ^^;...압박을 주시는 사진입니다. 10장이 많다던 저는 아무것도 아니어요...선생님 you win!!!!

  • 6. 비니채니맘
    '10.11.20 11:02 PM

    선생님 넘 귀여우세요

    저도 시크릿가든 넘 좋아하는데

    오늘은 일이 바빠 못보았네요

    성스의 선준홀릭에 이어

    현빈까지 올해는 이렇게 가나 봅니다

  • 7. 분당댁
    '10.11.21 12:12 AM

    저도 행주쟁여놓는 병 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

  • 8. annabell
    '10.11.21 7:52 AM

    하얗고 뽀얀 행주보면 빨래 삶아서 한여름에 바삭하게 말라서 행복한 느낌만큼이나
    신선하고 좋아요.
    외쿡에 오래살다보니 행주보다는 티타올에 더 올인하고 있답니다.
    샘보니까 한국가면 꼭 행주만들수 있는 재료사와야겠단 생각을 하곤 했어요.

    샘이 보신다는 시크릿가든은 또 뭔가요?
    멀리 살다보니 한국드라마에 관심이 끊어졌거든요.ㅎㅎ

  • 9. 토끼
    '10.11.21 8:32 AM

    앗! 재단가위 있다.
    저도 미싱 조금 하는데 저 가위하고 똑 같네요.
    아주 오래 전에 일제 가위 구입했는데 지금도 잘쓰고 있어요.
    미싱도 한번 장만하니 필요할땐 좋더라구요.
    쌤님도 천성 여자 맞습니다.
    행주 만들어 봐야겠어요. 저렴하고 많은양이 나오네요.

  • 10. 김혜경
    '10.11.21 11:52 AM

    콜린님,
    발재봉이라고 아시나요? 다른 분들 발로 박아도 저보다는 잘 박으실거에요.
    클로즈업 하면 비뚤빼뚤, 봐줄 수가 없어요..ㅠㅠ...

    프라하님,
    지난번에 선물해주신 행주, 너무 예뻐서, 딸아이 혼수로 넣어줄까 하다가,
    선물인데 싶어서 제가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못 쓰겠어요..예뻐서...제가 만든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살림열공님,
    쓰면 쓸수록 더 하얗게 되고 보드라워져서..그냥 막 씁니다.
    한장에 400원꼴이잖아요..싸니까..

    plumtea님,
    잘 지내시죠?
    행주 10장이면 충분하죠..제가...환자입니다...

    비니채니님, annabell님,
    김은숙작가님꺼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는데요..
    이번 시크릿 가든..최곱니다..시티홀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
    감각적 대사하며, 영상하며..본.방.사.수!!

    분당댁님,
    ㅋㅋ...언제 우리 행주 누가더 많은 거 내기한번해봐요..^^

    토끼님,
    큰맘 먹고 장만한 재단가위랍니다.
    식구 누가 종이라도 자를까봐 꽁꽁 숨겨놓고 헝겊자를때만 살짝 꺼내쓰는 제 완소아이템이지요.

  • 11. 상큼마미
    '10.11.21 2:45 PM

    재단가위 저도 갖고싶어요^^
    바느질이야 행주만드는것이 전부지만......
    저도 딸아이 혼수뿐만 아니라 친구딸 혼수로 제 행주 선물해 주고 싶습니당~~~~~~~
    선생님 , 저 주책맞지요??? ㅋ ㅋ ㅋ

  • 12. 진달래
    '10.11.21 2:48 PM

    재봉틀 보니 정겹네요
    전 20년전에 한동안 재봉질에 열중했는데
    지금은...구석에 박아두고는 단순한 바짓단 줄이는것도
    수선집을 이용한다는 슬픈전설이..
    재봉틀을 꺼내봐야 하나...싶네요~^^

  • 13. 안젤라
    '10.11.21 3:17 PM

    행주에 예쁜수 !!!

    저도 잘은 못하지만
    행주번개때 한번 왕림하심이 어떠할지요
    모인분들이 하나씩 수 놔드린다면
    30개는 문제없을듯해요
    제가 특별히 2개는 책임질께요 ^^*~

  • 14. 퓨전
    '10.11.21 4:20 PM - 삭제된댓글

    누구든지 꼽히는거 한가지쯤있지않나요??
    저는 활자~~즉 책만보면 사죽을못쓰는데....

  • 15. 또하나의풍경
    '10.11.21 4:55 PM

    바느질이 취미인 저는 선생님의 재봉틀과 재단가위보니 어찌나 반가운지!! ^^
    맞아요~~ 얇은원단이 더 어려워요 ^^ 얇으니 자꾸 노루발 사이에 원단이 씹히더라구요 ^^ 바늘호수를 얇은걸로 바꾸시면 더 낫긴 하던데..^^

    저는 원단만 보면 마구 사쟁이네요 흑...ㅠㅠ 실제론 바느질 잘 안하면서도요 엉엉...

  • 16. anabim
    '10.11.21 6:10 PM

    저희 엄마가 수놓기, 바느질, 재봉질 정말 잘하시는데 어려서 제가 수예숙제만 하고 있어도 불같이 화를 내셨어요
    바느질 잘하면 엄마처럼 고단하게 산다구요
    제 숙제 엄마가 다 해주셨는데 저 행주에 수놓고 싶어도 할 줄 몰라서 그냥 드르륵 박아다가 행주로 써요

    요즘은 그나마 요술행주 씁니다

    엄마 말씀대로 수놓기 못해서 고단하지 않은가 가끔 생각하는데
    못하니 고단해요. 퀼트는 좀 하는데 왜 바짓단도 못줄이는지 모르겠어요
    부럽고 부자 같아 보이십니다. 행주부자요 ㅎㅎㅎ

  • 17. 홍한이
    '10.11.21 8:14 PM

    부럽습니다. 저도 소창사다 만들어써야겠어요.

  • 18. Terry
    '10.11.21 8:38 PM

    저도 재봉틀만 보면 걸음아 나살려라...하는 스탈이기 땜에 혜경샘의 이런 모습 보면
    너무너무 저 높은 곳에 계신 분 같은 느낌이..ㅎㅎ

    진정한 살림고수는 다림질과 재봉틀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저는 다림질도 잼병이라는...ㅠㅠ

  • 19. 들꽃
    '10.11.22 8:03 AM

    행주 공장 아담하니 예쁘십니다^^
    재봉틀 드르륵~드르륵~하시는
    행주 공장 사장님은 더 예쁘실테죠~^^

  • 20. 첵첵이
    '10.11.22 8:18 AM

    첫째 딸 낳았을때 천기저귀 홀릭이 되었던 순간이 생각나네요. 그때 삶고 빨고 널고 개고 이 느낌을 너무 좋아했었어요. 하지만 소창 끊어다가 만드는 정성까진 없어서 요기조기서 구입해다가 홀로 사용후기 머릿속으로 정리하곤 했는데...헐....

    행주홀릭이시라니 너무 대단하세요. 천기저귀는 한 일년 쓰고 나면 바이바이 하잖아요 거의...^^;; 지금 둘째 천기저귀 준비하고 있답니당...수고하세용..수놓으신것도 너무 보고싶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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