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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식당에 가보니 43- 숲속의 정원

| 조회수 : 19,475 | 추천수 : 112
작성일 : 2010-11-03 17:26:10


후배라기보다는,
나이를 떠나서 절친이 되어버린,
그 후배가 차를 샀습니다. 타던 차 없애고 뚜벅이로 1년여를 살다가 새로 K5를 뽑았어요.
몇주전부터 약속했던 시승식날이 바로 오늘,
아침 10시반에 우리 집 앞으로 절 데리러 왔는데...와, 차 정말 좋던데요.
특히 선루프...제 선루프는 게임도 되지않는 와이드형 멋지구리한 선루프.

암튼 이 후배가 예약해놓은 식당을 향해 자유로를 달려갔어요.
예약된 식당은..어디있는 지는 알지만 한번도 먹어보지는 않은,
작년 꽃구경이며 장어 먹으러 다니던 심학산에 있는 숲속의 정원이라는 퓨전한정식집이었습니다.


실내는 이렇습니다.
콕 찝어 얘기하자면 근처의 산들래와 타샤의 정원을 합쳐놓은 듯한 느낌.
산들래보다는 넓고, 타샤의 정원보다는 더 간결하게 꾸며놓은 그런 식당이었습니다.




식사는 죽부터 시작됐습니다.
죽은...콩죽이었던 듯...색은 팥색이었으나 맛은 콩맛!




들깨드레싱을 얹은 샐러드와 해파리냉채가 동시에 나왔어요.
들깨드레싱을 얹은 샐러드는 재료는 단순했지만,
드레싱때문에 꽤 괜찮았어요.




해파리냉채는 제 입맛에 딱이었습니다.
새콤달콤한 정도가 딱 좋았어요.




날치알을 버무리 재료를 얹은 토마토 카나페.




한입크기로 떠서 만든 단호박샐러드.

토마토카나페나 단호박샐러드, 모두 양념에 기교를 부리지 않고 담백하게 조리해서, 저는 참 좋았습니다.




오늘 대박은 단호박튀김.
도대체 단호박에 무슨 짓을 한건지, 소스가 필요없이 딱 간이 맞았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그렇다고 뭘 많이 넣거나 뿌리거나 한 것 같지도 않고, 단호박 맛 그 자체이던데...
튀김옷에 비밀이 있는 건지...




정말 좋았던 모시조개국.
청양고추를 넣어 칼칼하면 시원개운한 국.
매생이를 넣은 듯 한데, 워낙 소량이 들어가 이게 매생이야, 파래야할 정도 였지만,
국물맛이 너무 시원해서...매생이 건더기 적은 건 용서가 됐습니다.




단호박튀김과 모시조개국때문에 배가 거의 터질 지경이었는데 이때 등장한 훈제오리.
안먹어줄 수 없어서 먹었는데, 배가 덜 불렀더라면 더 맛있게 먹을 뻔했어요.
이 훈제 오리가 너무 괜찮아서, 훈제 오리만 반마리, 포장해왔습니다. 오늘 저녁에 먹을거에요. ^^




마지막요리 표고와 해물탕수.
매콤하게 했는데 표고를 완전히 불리지않아 꼬들꼬들한 맛이 살아있어 식감이 좋았구요,
해물은 뭔지 잘 모르겠는데, 암틈 칼칼해서 입맛을 개운하게 해줬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사진은...안 찍었다는 사실을 다 먹고나서야 알았습니다.
밥과 된장찌개, 그리고 반찬 여섯가지가 나왔는데,
조개젓도 맛있고, 고추 장아찌도 맛있고, 김무침도 맛있고..

밥을 사준 후배는 타샤의 정원보다 맛이 너무 담백한 것 같다고 했는데,
제 입맛에는 타샤의 정원보다 자극적이지 않아서 더 잘 맞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격이 서프라이즈였다는 거.
요즘 소셜 커머스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 거에요.
구매자가 몇명이상 모여야 싸게 살 수 있는 새로운 인터넷 상거래의 새로운 모델인데요,
이중 하나인 패밀리ceo라는 소셜커머스가 얼마전 1개월동안 우리 82cook에서 광고를 했더랬어요.
이때 후배가 2만원짜리 식사 쿠폰을 1만원에 구입해두었던 거에요.

재밌는 건 저도 이걸 사서 후배들 밥 사주려고 했는데,
패밀리ceo에서 사용중인 결제시스템이 제 컴퓨터에는 깔리지않아 몇번 시도하다 못했는데,
제 후배가 바로 이걸 샀던 거죠.

솔직히, 반값으로 팔면서 같은 밥을 줄까, 의구심을 갖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막상 먹고 나니, 1만원으로 먹기는 너무 과분한 식사였다는 생각도 들고요,
소셜커머스에 올라오는 상품들에 대해 믿음도 좀 생겼어요.

암튼, 이렇게 점심 잘 먹고들어오니, 저녁생각은 없으나,
식구들을 위해..부엌으로 나가봐야겠네요, 채소나 씻고, 오리훈제 따뜻하게 해서 밥상차려야죠.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총총이
    '10.11.3 5:35 PM

    앗 1등입니다^^

  • 2. 총총이
    '10.11.3 5:36 PM

    다 맛나보여요. 특히 까나페와 해파리냉채 먹고 싶어요. 임신중이라 더 땡기네요 ^^

  • 3. 훈연진헌욱
    '10.11.3 8:09 PM

    퓨전 한정식...와..

    게다가 누가 사주는 밥은 더 맛있는거 같아요..^^

    첫번째 나온 팥죽색깔 콩죽이 왜이리 맛나보이나요..

  • 4. 소박한 밥상
    '10.11.3 8:42 PM

    딱 제 스타일의 요리인데 1만원에 저렇게 푸짐하게 먹여 주다니 !!!
    확실히 서울쪽이 음식도 더 싸고 더 맛있고 다양합니다. ㅠㅠ

  • 5. 환희맘
    '10.11.3 9:57 PM

    선생님 단호박 샐러드에 얹어진것중 새우 말고 하얀색은 무엇인가요? 손님 초대상에 내어 볼려구요..

  • 6. 부라보콘
    '10.11.3 10:52 PM

    예전에 우리 시어머님 생신 했던곳이네요.. 여기 음식 깔끔하니 맛있었어요. 고등학생부터 유치원생까지 아이들도 모두 잘 먹었구요. 근데 1만원이라니.. 정말 대박~~~

  • 7. bluejuice
    '10.11.4 1:13 AM

    식당이 깔끔하고 음식도 맛있어보이네요..
    요즘 인터넷으로 먼저 구매하고 난후에 가서 식사를 하면 50% 할인되는것이 있다고는 들었는데..
    이렇게 많은 음식에 만원 정~말 괜찮네요...^^

  • 8. 까마귀
    '10.11.4 9:00 AM

    여기가 어딘지 저는 잘모르겠는데요.. 알려주세요
    다음주말에 모임있는데 가 볼람니다~~~

  • 9. 진선미애
    '10.11.4 9:38 AM

    음식 하나 하나 모두가 맛깔스럽고 정성이 들어있는듯한 느낌이 드네요

    연말이 가까와지니 식사 모임이 몇번 있을듯한데 제가 사는 이곳에도 저런 식당이 있으면
    좋을텐데 ......

  • 10. 수박나무
    '10.11.4 11:06 AM

    모시조개국... 군침도네요.
    따신국물 후루룩 마시면,,, 으악~~~~~

  • 11. abigail22
    '10.11.4 2:30 PM

    82에서 알게된 심학산 둘레길을 며칠 전 다녀왔습니다.
    딱 제 스타일이었어요. 6키로가 넘는 코스하며 예쁜 나무들, 같이 가고 싶은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며 맛난 집을 알고 싶던 차에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12. 서초댁
    '10.11.4 4:22 PM

    일산 살 때 저길 가볼까 말까 하다가 그냥 왔는데...말씀하신대로 산들래나 타샤의 정원이랑 비슷한거 같아서...한번 가보고 올걸 그랬나봅니다.

    그리고 한가지 선생님이 쓰시는 카메라 어떤 건지 여쭤봐도 될런지요?
    저도 DSLR 종류를 장만하고 싶은데...
    항상 음식 사진이 먹음직스러워서요...

  • 13. 아침
    '10.11.6 8:20 PM

    이런데 가려면 도대체 얼마있어야 하나요?

  • 14. 둥이둥이
    '10.11.8 8:23 AM

    앗..저도 여기 가봤어요.
    늘 선생님이 소개해주신 집 지금도 잘 다니고 있는데...
    저도 가본 집 나오니 넘 기쁘네요~
    지난 가족 모임 여기서 한 적 있는데..다들 좋아했어요.
    단, 차 마시는 장소로 따로 가기보단 식사 한 장소에서 차 마시는게 훨 나아요.
    차 마시는 장소가 식사 장소보다 좀 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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