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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설 맞이 냉장고 청소의 날!

| 조회수 : 14,482 | 추천수 : 240
작성일 : 2010-02-08 21:09:03


오늘, 아주 큰맘 먹고 냉장고 정리를 했습니다.
그간의 냉장고 정리라 함은, 냉장고 속 물건들을 몽땅 끄집어낸 후
냉장고 선반이며 냉장고 벽을 깨끗이 닦은 후 다시 정리해서 집어 넣는 정도 였습니다.
뜯은 지 오래된 소스 같은 것들도,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집어넣었구요.

오래된 소스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 꼭 아까워서 만은 아니었어요.
요즘은 잡지나 신문 일을 거의 하지 않지만,
잡지 일 많이 할 때는 이런 소스들 닥닥 긁어 먹고나면,
다시 새로 뜯어서 사용해야 하는 일이 생기는 거에요. (이것도 머피의 법칙인듯...)
그래서, 언젠가 쓰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냥 뒀던 건데요...
제가 집을 비운 사이, 식구들에게 딱 걸렸습니다.

아들 녀석이 냉장고 속에서 고추장을 찾다가 곰팡이가 낀 고추장을 발견했다며,
"오래된 소스들, 좀 버리시죠?" 하는 거에요.
(애들이 크니까, 남편보다는 아이들이 더 어렵습니다...^^;;)

오늘 냉장고를 뒤집어 청소를 하다보니,
곰팡이 피었다는 문제의 그 고추장이라는게 고추장이 아니라 토마토 페이스트였습니다.
토마토 페이스트 한캔 뜯으면 좀 많아서, 쓰고 남은 건 꼭 냉동을 했었는데, 아마 냉장실에 그냥 있었던 모양이에요.
이 바람에, 자주 쓰지 않는 중화매실소스니, 검은콩소스니 하는 중국 소스들 다 버리고,
언제적 산 건지 기억도 나질 않는 레드커리페이스트, 옐로커리페이스트, 다 버렸습니다.
'필요하면 다시 사지' 하면서요.

이 바람에 음식물 쓰레기통을 두번이나 비웠고, 지금은 냉장고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정리를 하다보니, 언제 샀는 지 기억도 나질 않는 쌈용 다시마가 나오는거에요.
기억이 나지 않는 걸로 봐서, 버려야 마땅한데,
포장을 뜯어보니, 아주 염장이 찐~~하게 되어서 소금 범벅인거에요.
이렇게 염장이 강하면 변질하지 않았을 것 같아서, 다시마를 물에 씻어 소금을 대충 털어내고,
물에 1시간 정도 담가서 짠기를 뺐어요. 염분이 빠진 다시마를 먹어보니, 상태가 지극히 양호!!

양배추 데치고, 다시마 먹기 좋게 가위로 자르고 해서, 쌈싸 먹었어요.
이렇게 또 오늘 저녁, 제 위(胃)의 절반 이상은 양배추와 다시마로 채워졌습니당~~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딸낳고파
    '10.2.8 9:11 PM

    앗싸...
    그런데 정말 소스들은 아까워요...
    차라리 셋트로 적은양으로 좀 팔았으면 좋겟어요...^^

  • 2. 김혜경
    '10.2.8 9:12 PM

    맞아요.
    외국의 소스들, 그렇게 많이 먹을 일도 없는데..양이 너무 많아요.

  • 3. 첨밀밀
    '10.2.8 9:17 PM

    글 읽다가
    앗... 우리집 냉장고에 잠들어 있는 토파토 페이스트 생각났어요.
    ㅋㅋ 저도 상했나 봐야겠어요. 흐미~~ 아까워라...

  • 4. 스콜라
    '10.2.8 9:24 PM

    나물반찬 보니 밥 비벼먹고 싶어요.^^
    저도 상한 음식이나 재료들 버릴때면 마음이 좀 저릿저릿하게 미안한 마음이 들다가 조금만
    지나면 얼마나 개운한지.... 그 생각이 나네요.^^

  • 5. 아가다45
    '10.2.8 9:34 PM

    에구~~나두 해야 하는데 별르기만 하고 당췌 하기가 싫네요 ㅎㅎ 쌤한테 필 받아서 낼은 저도 시도해야 겠어요

  • 6. 또하나의풍경
    '10.2.9 7:48 AM

    저희집도 한번 해야할텐데...ㅜㅜ

    마지막 나물사진은 아직도 침이 꿀꺽 넘어가게 만듭니다 ㅎㅎㅎ

  • 7. diane
    '10.2.9 9:07 AM

    저만 냉장고 속 음식에 곰팡이 끼는게 아니라는걸 알아서 쪼끔 위로가 되네요.ㅠㅠ
    이번에 이사하면서 저도 오래된 소스들 싹 버렸더니 냉장고는 깨끗한데
    막상 그 흔한 마요네즈, 케찹도 없어서 요리하다 다시 사러나가고 난리랍니다.
    소스 유효기간 내 쓰기 참 어려워요.그쵸?
    한번 사 보고 싶은 소스나 향신료들 참 많은데 뜯어보고 못쓰게 지나서 버리게 될까봐 못 사는것이 아쉬워요.

  • 8. 상큼마미
    '10.2.9 11:22 AM

    "애들이 크니까 남편보다는 아이들이 더 어렵습니다"
    완전 공감2222222222222
    냉장고 정리하셔서 개운하시겠어요.
    축하드려요(?????????)^ㅁ^

  • 9. Happymom
    '10.2.9 11:50 AM

    전 어떤땐 뜯지도 않은 소스가 유통기한이 지나서 버릴때도 있어요.
    정말 빵점 주부인것 같아요. 그래도 다행히 암말도 안하고 먹고 병나는 것보담 낫다고 말해주니 다행인거죠.

  • 10. yozy
    '10.2.9 12:41 PM

    정말 외국 소스들 소량 판매 하면 너무 좋을것 같아요.
    오래된 소스들 저두 버리러 갑니다~~~

  • 11. 한울
    '10.2.9 4:07 PM

    쥔장님 글보고 전 나물 버렸던 생각이 새록새록~~
    시어머님이 손수 채취해 보내주신 톳을 해먹을 줄 몰라 냉동실에 보관했다가..버렸던 아픈 기억이 나요.
    그땐 톳이 그렇게 값나가고 맛난 나물인줄 몰랐어요..지금은 안 버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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