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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쏨뱅이 또는 삼식이탕

| 조회수 : 12,311 | 추천수 : 185
작성일 : 2010-01-20 20:44:39


겨울이면 제철이라며 TV에 자주 등장하는 맛있는 생선들이 있는데요,
대구나 곰치 등과 더불어 삼식이도 아마 그중 하나일 거에요.

대명항 같은 곳에 가면 식당 간판에 '삼식이탕' 또는 '삼숙이탕'이라고 써놓은 집이 많아요.
삼식이가 맞는 건지, 삼숙이가 맞는 건지, 찾아보니, 쏨뱅이가 맞는 이름이라고 하네요.
재밌는 건 부산에선 ‘삼베이’, 순천에선 ‘삼뱅이’, 통영에선 ‘자우레기’, 해남에선 '쏨팽이’,
그리고 경기지역에서는 ‘삼식이’라고 부른다는 거에요. 부르는 이름도 정말 제각각이죠.

오늘 이 살아있는 삼식이를 네마리에 만원주고 사서,매운탕을 끓였어요.
네마리가 우리 집 한끼 매운탕으로는 좀 많다 싶지만, 매운탕도 좀 넉넉하게 끓여야 맛있잖아요.

오늘은 삼식이의 제 맛을 살리기 위해서, 육수는 멸치육수 대신 다시마육수를 내고,
양념은 딱 고춧가추, 다진 마늘, 볶아놓은 호렴, 국간장, 청주만 넣었어요.
채소도 무, 배추, 양파, 파만 넣었구요.

생선매운탕이 어찌 생각하면,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지만,
먹어보면 대구매운탕 맛 다르고, 생태탕 다르고, 우럭매운탕 다르고 다 맛이 다르잖아요.
어떤 건 더 구수한 맛이 나는 게 있는 가 하면 어떤 건 더 시원한 맛이 나고, 또 어떤 건 기름져서 깊은 맛이 나고.
삼식이매운탕도 나름의 독특한 맛이 있지요.
삼식이탕은 뭐랄까, 개운하면서도 달착지근한 것이 하여간 입에 착착 달라붙은 그런 매운탕 맛입니다.
제가 끓여놓고, 맛있었다고 하면 참 민망한 일이긴 하지만,
암튼 오늘 저녁 매운탕을 두그릇이나 퍼 먹었습니다.

자기가 끓인 매운탕, 맛있다고 먹으면서, 식당 주방장 흉봤다는 거 아닙니까?
"재료가 좋으니까 별 거 넣지 않아도 이렇게 맛있는데, 왜 식당에서는 오만가지 양념 다 넣고, 거기에 화학조미료까지 넣나 모르겠다"고요.  주재료를 아끼기 위해 화학조미료로 맛을 내는 걸까요?




저도 요즘 노니님의 일식삼찬당에 입당할 자격이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거의 일식 삼찬이거든요.
오늘도, 삼식이매운탕과 김치, 구운김, 요렇게만 올려서 일식삼찬을 솔선수범하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그렇게 상을 차리면 뒷골이 땡길듯해서, 한가지 더해서 올렸습니다.
아...아무래도 일식삼찬당에 입당원서를 내봐야 거절될 듯 합니다..ㅠㅠ....

냉동실의 고기 꺼내서 녹이고, 양파와 미니파프리카를 썰어 놓았어요.
고기에 소금 후추로 밑간한 다음 뜨겁게 달궈진 프라이팬에 잽싸게 앞뒤를 지진 다음,
꺼내서 도마에 놓고 한입 크기로 썰었습니다.
다시 팬에서 고기에 다진 마늘 좀 듬뿍 넣고, 양파와 미니 파프리카를 넣어 볶아줬습니다.
양념은요, 스테이크 소스에 살사소스를 조금 섞어서 얼렁뚱땅 소스를 만들어 넣었는데요,
노력하지않고 대충 만든 음식치고는 그리 나쁘진 않았습니다.
너무 설렁설렁 만들어서, 찹스테이크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민망, 음식이름을 붙이지도 않았답니다.
또 이렇게 해서 오늘 저녁도 무사히!!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istro
    '10.1.20 8:45 PM

    앗 @.@ 이틀 연속 1등!!!!

  • 2. 김혜경
    '10.1.20 8:46 PM

    앗...bistro님!! ㅋㅋ

  • 3. 예쁜아기곰
    '10.1.20 8:47 PM

    저 2등?

  • 4. 김혜경
    '10.1.20 8:48 PM

    ㅋㅋ...어제 멤버 그대론데요..ㅋㅋ...예쁜아기곰님...

  • 5. 예쁜아기곰
    '10.1.20 8:48 PM

    ㅎㅎ 또 2등이네요~~~~ 고기먹고시퍼용~~

  • 6. bistro
    '10.1.20 8:51 PM

    무슨 상품 걸린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을까요?? ^__________^*
    홍콩은 오늘 25도!!!!였대요. 낮에 반팔 입어도 되겠더라구요. 땀 날뻔 했어요 ㅋ

    삼식이탕은 처음 들어보네요 ^^ 읽고 나니 우럭매운탕이 급 땡기는 저녁이네용
    하지만 국물 없는 우리집 저녁상...차리러 갑니다 ^^;;

  • 7. 쪼매난이쁘니
    '10.1.20 9:08 PM

    삼식이,삼숙이 다 사람 이름같아서 너무 잼있어요.
    부산에선 매운탕에 산초가루를 넣으시던데
    첨엔 향때문에 못 먹겠더니 몇번 먹어보니 그 맛을 알겠더라구요^^

    매운탕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너무 맛있어보여요.
    살짝 덜익힌 고기도 입에서 사르르 녹을 것 같고...아...맛있겠어요..

  • 8. 은석형맘
    '10.1.20 9:22 PM

    저도 맘으로 노니님의 일식삼찬당에 이미 오래 전 가입중이예요...ㅎㅎㅎ
    아고...당원 인증한다고 알바들이 이 글 캡쳐 해 가려나...ㅋㅋㅋ

    저도 어제 고기 구워내고
    마늘 살짝 튀기며 양파넣고 구운 고기와 생협 굴소스 넣어 볶아줬어요.
    그리고 딱.......배추김치,물김치,갓김치 꺼내주며...
    삼찬 넘었다고 배 튕겼습니다.

    근데 고기에 생선찌개까지.....

    일식삼찬당 입당불허에
    조용히 손을 듭니다.........ㅋㅋㅋ

  • 9. 김선아
    '10.1.20 9:26 PM

    저는 평생이 일식삼찬, 5가지 이상 공정이 있는 음식은 못한다!그러고 삽니다. 정말 방학이라 힘들어요...김쌤은 직장다니시면서 어찌 하시고, 지금도 그리 하시는지 존경존경...

  • 10. 살림열공
    '10.1.20 10:17 PM

    ㅋㅋ 전엔
    "삼식이 같은 놈!" 이라던 욕도 있었는데..요즘은 그런 말도 안 쓰겠지요?
    살아 있는 삼식이는 본 적이 없네요.

  • 11. 달리는 하니
    '10.1.20 10:17 PM

    동해바다가 고향인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매운탕입니다.
    머리가 크고, 입 주변과 아가미 주변에 부드럽게 붙어 있는 젤라틴 성분...쫄깃거리는 것이 ...너무 맛나답니다.


    한 그릇만 주세요..

  • 12. 또하나의풍경
    '10.1.20 10:56 PM

    일식삼찬당에 가입하려고했으나 남편의 극렬저지로 지금 입당못하고 있어요 ㅜㅜ
    남편만 아니라면 당장 전 당수가 되고도 남을듯..ㅜㅜ(즉,애들과 저만 먹을경우엔 일식일찬도...ㅜㅜ미안하다 아이들아...ㅜㅜ)

    매운탕국물을 떠 먹고싶어요~~~~^^ 얼마나 시원할까요? 캬아.......소리 절로 나올듯...ㅎㅎ

  • 13. 귀여운엘비스
    '10.1.20 11:16 PM

    전 언제나 일등해볼까요@_@

    어우어우-

  • 14. 왕돌선생
    '10.1.20 11:37 PM

    저는 김 포함해서 일식삼찬입니다.

    저희집 일식삼찬도 사진찍어 증명해드리고 싶지만,
    그마저도 할 정신이 못됩니다...

  • 15. 코알라^&^
    '10.1.21 1:06 AM

    맨~아래 이미지는 폭찹같은데요.
    너무 맛나 보이네요.
    쌤의 설명은 참~간단한데,
    저는 왜 그것이 안되는쥐~
    역시나 쌤의 내공은 아무나 따라할 수 있는건
    아닌듯 합니다^^;;

    늦게나마 새해 복 많~~~~이 누리세요^^

  • 16. 들꽃
    '10.1.21 1:10 AM

    저는 1뜽 한번 해봐서 느긋합니다~ㅎㅎㅎ

    생선 하나에 이름이 여러가지네요.
    이름도 참 재밌어요.

    쌤께서 두 그릇 드셨다니 삼식이가 맛좋은 생선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쌤의 솜씨가 뛰어나신거겠죠~^^

  • 17. 안드로메다
    '10.1.21 12:51 PM

    남편들 술안주로도^^;;;;;딱이겠어요~한입 먹고 갑니다~

  • 18. colorband28
    '10.1.21 4:04 PM

    윗분들이 너무 재미있게 쓰셔서...
    읽다가 제가 웃음이 납니다..
    전 이렇게 82쿡 댓글 보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메운탕이랑 폭찹(?) 맛있어 보여요..
    전 주부 9년차인데 왜이리 요리솜씨가...쯧쯧...
    항상 아이들에게 일품 요리입니당~~
    전 아직 마~아~니... 요리솜씨가 모자라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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