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시장 안가고 차리는 저녁밥상 5 [김치찌개]

| 조회수 : 13,697 | 추천수 : 180
작성일 : 2010-01-05 17:34:59
눈이 그쳤다고는 해도, 길이....장난이 아니네요.
오늘 회사업무차 꼭 은행에 가야할 일이 있었어요.
여느때같으면 걸어 갔다가 걸어오는 코스인데,
운전은 언감생심, 꿈도 못꾸고, 집앞 버스 정거장에서 버스 타고, 불광동에 가서 볼 일 보고,
돌아올때는 지하철을 탔습니다, 딱 한정거장.

나가보니 차도에도 아직 눈이 남아있는 거에요.
저희 집 앞의 경우, 시내에서 구파발 방향으로 난 차도는 그런대로 눈 정리가 잘 되어있는데,
그 반대, 구파발쪽에서 시내 방향으로 난 차도에는 아직 서걱거리는 얼음도 남아있고, 눈도 남아있고.
그러니 인도는 더 말 할 나위도 없었습니다.
뻥 조금 보태서 이 눈이 다 녹으려면 한달은 걸릴듯...(뻥이 너무 심했나요? ^^)

한동안 운전은 물론이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외출도 삼가야할 것 같아요.




점심에는 굴 떡국을 끓였어요.
굴이 좀 많이 생겼을 때 굴을 좀 냉동해뒀더랬어요.
냉동실 굴을 꺼내 절반 정도 먹고, 절반은 김치냉장고에 며칠 뒀던 터라 날로 먹기는 좀 찜찜해서,
kimys가 좋아하는 굴떡국을 끓였습니다.

kimys랑 결혼해서, 처음에는 이 굴떡국이 참 싫었는데, 이제는 저도 꽤 좋아하게 됐습니다.
고기떡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개운함이 있는 것 같아요.




저녁 메뉴는 김치찌개입니다.
저는 김장김치가 아무리 많아도, 한참 맛있을 때 한 포기 턱 꺼내서 숭덩숭덩 썰어서 김치찌개를 하지 못합니다.

제가 김치찌개에 넣는 김치는,
썰어서 먹고 조금씩 남는 김치들을 모두 모아뒀다가 찌개도 하고 국도 끓이고 김치전도 부칩니다.

물론 통으로 꺼내서 김치찜을 해서 먹기도 하지만,
김치찜을 할때는 김치통의 바닥에 남아있어 약간 맛이 변한 걸로 하지, 싱싱하고 맛있는 김치로는 잘 못합니다.

이 보시기, 저 보시기에 남아있는 김치 모두 꺼내서,
잎사귀와 줄기만 골라냈습니다.
돼지고기는 삼겹살 구워먹고, 아주 조금 남아 구워먹기는 양이 너무 적은 삼겹살을 숭덩숭덩 썰었습니다.
냄비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김치와 삼겹살을 달달 볶다가 물과 김치국물을 부어 끓이다가, 양파와 파만 넣으면 끝!!
버터가 있으면 식용유 대신 버터를 조금 넣고 볶아서 하면 더 깊은 맛이 나는데요,
요즘 집에 버터도 없습니다. 일본드라마 '심야식당'의 버터라이스를 보니까 무쟈게 땡기더만...

정말 한국인이라면 김치찌개와 된장찌개중 하나만 있으면 밥 한그릇 비울 걱정은 없습니다.




음식 여기저기에 넣고 조금씩 남은 배와 사과, 오이를 모두 꺼내서 납작납작하게 썰고,
매운맛 베이스를 넣어 무쳤습니다.

이제 밥 해서, 김치찌개랑 오이무침, 김, 메추리알조림, 김치 해서 저녁 먹을 거에요.

여러분들도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한냄비 보글보글 끓여서 맛있는 저녁 드세요.
추울 때 일수록 밥 한그릇 든든하게 먹어야하잖아요.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ce
    '10.1.5 5:35 PM

    일단 1등 찍고...^^
    눈 폭탄에 선생님댁은 괜찮으신가요??

  • 2. 김혜경
    '10.1.5 5:40 PM

    네...
    저희 집이야 아파트니까 괜찮은데요,
    어디 외출은 못하겠더라구요.
    ice님은 괜찮으세요? 출근하기 힘드시죠?

  • 3. 제닝
    '10.1.5 5:51 PM

    저도 슬며시 2등... 등수놀이 첨해보는데 ㅎㅎ

  • 4. yuni
    '10.1.5 5:51 PM

    저녁엔 김치찌개 해 먹어야 겠어요.
    결정!!!

  • 5. 올뺌새
    '10.1.5 5:51 PM

    저도 오늘 눈길에 장보러 갈 엄두가 안나서...
    김치찌개 끓이는 중인데요^^
    혜경쌤과 찌리릿~~~ 통했나봐요~

  • 6. 박쥐
    '10.1.5 6:12 PM

    근데요 혜경쌤 저는 왜 김치찌개 맛이 늘 아니란 생각이 들까요? 정말 남들 다 쉽다고 하는데...잉~~~ 혜경쌤 올려주신 레시피 따라 찜솥으로도 해보고 볶아도 보고... 제대로 하고 싶은 맘!! 그래서 다시 시도 하기가 겁이나요!! 오늘도 쌤 또 김치찌개예요. 앙 미치겠다!! 정말 또 해봐야 하나?? 그래도 해 봐야겠쬬?!!

  • 7. 김혜경
    '10.1.5 6:29 PM

    박쥐님,
    김치가 맛있어야 김치찌개도 맛있구요,
    음...끓이는 방법에도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너무 약한불에 끓이면 맛이 없어요.
    처음에는 센듯한 불에서 끓이다가 나중에 불을 줄여야해요.

  • 8. crisp
    '10.1.5 6:52 PM

    저도 예전엔 김치찌게 자주 해먹고 맛있게 먹었는데..그때는 조미료 다시다를 사용했었거든요.
    요새는 다시다 없이 하려니까 어느때는 정말 ...맛이 안나고 닝닝해요..ㅋ

    말씀하신대로 김치가 맛있어야 겠지만 저는 김치가 시어서 맛이 별로다 싶으면 김치찌게를 하게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무것도 안넣은 김치찌게를 어떻게 살려야 할지 고민입니다.
    게다가 저희는 돼지고기도 잘 안먹어서요..ㅠ

  • 9. 김혜경
    '10.1.5 8:48 PM

    crisp님,
    시어진 김치, 물에 한번 씻어서 멸치랑 된장 넣고 지져보세요.
    돼지고기 넣은 김치찌개를 잘 드시지 않는다면, 된장 넣고 지지는 방법도 있구요,
    아님 꽁치통조림의 꽁치만 넣고 김치찌개를 해도 괜찮은데...

  • 10. 쪼아쪼아
    '10.1.5 9:16 PM

    매번 눈팅만 하다가 오늘 메뉴가 점심엔 떡국, 저녁엔 김치찌개였는데...
    넘 반가워서요. 혜경샘~찌찌뿡이네유~~ㅋㅋ
    역시 겨울엔 김치찌개랑 된장찌개가 젤인거 같아요. 여기에 맛난 김, 뜨거운 쌀밥 한공기면
    밥한공기 뚝딱이지요. ^___^
    낼은 머해 드실건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냉장고에 들어있는 재료로 일주일을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네요.

  • 11. crisp
    '10.1.5 10:51 PM

    네~~꽁치만 넣어도 양념은 되겠네요..^^
    멸치넣고 된장넣고도...한번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2. 들꽃
    '10.1.6 12:04 AM

    굴떡국은 저도 좋아해서 가끔 만들어 먹는데
    샘께서 만드신 굴떡국은 더 맛있어보여요^^ 담긴 그릇도 너무 이쁘구요~

    김치찌개 글을 보니 음식을 귀하게 여기시는 샘의 마음이 읽어집니다~

    저희집에는 엄청 신김치가 한통 있는데 된장이랑 멸치넣고 한번 지져봐야겠어요.
    너무너무 시어서 제대로 요리가 될지 모르겠어요.
    물에 한참 담가 놓으면 신맛이 줄어들겠죠?

    자투리 조각 하나라도 버리지 않고
    아껴 먹는 마음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13. 베버리맘
    '10.1.6 12:06 AM

    아앙~~남의 것은 다 맛있어보여요!! 저도 먹고싶은데 적은 양을 끓이면 맛없고, 많이 끓이려니 식구들이 모두 외근?중 저혼자라 남는 걱정이 먼저되어서....하기 힘드네요.

  • 14. 발상의 전환
    '10.1.6 2:53 AM

    시장 안가고 차리는 저녁밥상... 오늘은 인정!!! ㅋㅋㅋ

  • 15. 또하나의풍경
    '10.1.6 5:09 AM

    저도 어제 슈퍼 다녀왔는데 (집에서 걸어서 5-10분거리) 딴세상에 온줄 알았어요 @@;;
    발은 눈속에 푹푹 빠지고 얼음판 피해서 걷느냐고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김치찌개엔 김치가 역시 맛있어야 하는데 저희집 김치는 ..아흑.ㅠㅠ

  • 16. 다물이^^
    '10.1.6 9:31 AM

    오랜만에 얼큰한 김치찌개를 해먹어야겠어요~
    마지막 매운맛 베이스 너무 맛나겠는데요?^^

  • 17. 엘리스
    '10.1.6 7:15 PM

    매운맛 베이스는 뭐에요?

  • 18. 초록강
    '10.1.7 3:24 PM

    김치찌게는 그냥 겨울 반찬의 베이스인것 같아요.
    기본중에 기본.
    그래서 김장김치에 목숨거는지도..
    맛있어보여요~

  • 19. 젬마
    '10.1.7 5:35 PM

    정말 된장에 김치 지져먹는 것도 넘 맛있지요.
    어릴적 정말 많이 먹엇는데...남편은 첨 먹는 음식이라 하더군요.
    전 무지 좋은데..아빠 입맛 닮은 아이들은 돼지고기나 참치가 들어가야 좋아하네요.

  • 20. 원더랜드
    '10.1.8 9:55 PM

    심야식당 버터 라이스 보셨군요!!! 저도 그거 보고 혼자서 버터 라이스 한동안 해먹었답니다.
    얼굴에 달걀 두개 생기는거 보고 끊었지만요. -_-;; 은근 맛있어요.

  • 21. 연유바게뜨
    '10.1.27 3:16 PM

    네 우리나라사람들은 김치찌개 된장찌개 너무 좋아하지요 우리집에 아들내외 딸내외 여섯명이
    전부 모였길래 어떤걸 먹을까하고 투표했더니 된장찌개3명 김치찌개 3명인거예요 결국
    김치찌개 된장찌개 다 끓여서 먹었습이다 그런데 된장찌개라고한 우리 아들이 김치찌개
    먹길래 온 식구가 웃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77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98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98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70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1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6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87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97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5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0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77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08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3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0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6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79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2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4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18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5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3
3324 산책 14 2013/11/10 13,361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