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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즐거운 점심상~ ♪♬ 2

| 조회수 : 14,267 | 추천수 : 224
작성일 : 2009-12-30 20:45:35


한달에 한번씩 모임을 갖는 후배들과의 송년회,
일찌감치 12월30일 점심으로 날을 잡고 파주에 있는 한정식집에 오래전에 예약까지 해두었습니다.
그런데 화요일과 수요일에 폭설이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보고는 눈이 무서워서, 식당 예약을 취소했습니다.
얼어붙은 자유로?? 상상도 하기 싫은 거 있죠?
후배들은, 그럼 송년회는 그만 두고, 신년회를 하자고 했는데 제가 집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어차피 서로 비워둔 시간인데, 우리집에서 매생이국이나 한그릇 끓여서 따끈하게 밥 먹자고.

모이는 사람이래봐야, 후배 두명과 꼬마손님 한명, 그리고 우리 부부뿐입니다.
(신문사 후배들이라서 kimys와도 절친한 사이인지라...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자리거든요.)

말은 매생이국 한그릇이라고 했지만, 맛있는 거 해서 나눠먹는 것이 제 취미생활인지라,
간단하게 세접시 했습니다.




레몬소스를 얹은 닭다리튀김.
닭다리살만 발라놓은 정육을 사다가, 생강즙, 소금, 후추 등을 뿌려 밑간해두었다가 튀긴 다음,
레몬소스를 얹었습니다.
닭다리살이 어쩌면 이렇게 부드럽냐고 감탄하는 후배.

**야,
닭다리 정육 8개(700g)이었고, 소금 ½작은술, 후추 ½작은술, 생강즙 4큰술, 핫소스 1작은술을 넣었어.
생강즙은, 아까 내가 얘기했지? 생강에 청주를 좀 넣고 커터에 간 다음에 꼭 짜서 즙만 받아쓰라고.
어때, 밑간 쉽지??
레몬소스 만들어서 얹지 않아도 닭튀김만으로 먹기 괜찮을 거야.
레몬소스는 '한상차림'에 있어. 그거 그대로 한거야.




샐러드는, 이제 눈 감고도 만들 수 있는 유자청샐러드.
먹다가 모자라서, 채소를 더 보충했을 만큼 인기 샐러드.




칠리새우의 새우는 냉동새우 썼습니다.
코스트코에서 파는 21~25 사이즈.
아시죠? 21~25의 의미, 따로 설명 안합니다.


여기까지가 계획했던 음식이었구요,
오늘 아침 우리 아파트 부녀회에서 떡국용 떡과 따끈따끈한 가래떡을 팔았어요.
1일날 아침에 먹으려고 떡국떡 사러갔다가 가래떡도 사왔어요.




가래떡을 본 김에 꼬마손님을 위한 메뉴, 떡볶이도 했답니다.
따끈따끈 말랑말랑한 가래떡 자르느라, 애 좀 먹었지만. 맛있다고들 해줘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먹고 매생이국과 밥을 조금씩 먹었습니다.




이래저래 집에 와인이 꽤 많이 있는데,
생전가야 먹는 사람도 없고, 또 어떤 와인이 좋은 건지 모르고 해서,
대충 몇병 꺼내놨는데, 보르도와인이었다네요.
kimys야 한모금이면 넉다운인데, 저는 오늘 와인이 꽤 받더라구요.
아마, 편안한 상대라서 그랬을 거에요.
여자 셋이서 와인 세병을 마셨는데, 저는 반병도 안 마셨는 줄 알았더니, 후배말이 "선배도 꽤 드셨어요!"
오호~ 나도 와인은 마실 수 있는 사람이구나~ 깨달았습니다. ^^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저는 정말 복을 많이 받은 사람입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시간 보낼때마다, 정말 저는 얼마나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인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내 식탁에 둘러앉아 흉허물없이 함께 할 수 있는 후배들이 있다는게, 제가 가진 큰 재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커피쟁이
    '09.12.30 8:48 PM

    음식이 다 맛있어보여요. 좋은 사람들과의 식사자리만큼 좋은 것도 없지요...^^

  • 2. 고독은 나의 힘
    '09.12.30 8:48 PM

    어머나 .. 저 일등인가 봐요..

    내 식탁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앉아 내가 만든 솜씨 없는 음식들을 먹으며 흉허물 없이 웃을수 있는것.. 그게 바로 삶의 기쁨인 사람들... 모두 82언니들이죠..

  • 3. minthe
    '09.12.30 8:49 PM

    좋은 사람을 감사할 줄 아는 마음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튀김이 정말 맛있어 보여요!

  • 4. 또하나의풍경
    '09.12.30 8:56 PM

    너무 깔끔해보이고 정갈하면서도 맛있어보이는 식탁이예요~~ ^^

  • 5. 살림열공
    '09.12.30 9:04 PM

    - ㅠ -
    음식도 부럽고 그런 인연도 부러워요.
    그 모든게 많은 노력과 정성이 깃들었기에 가능한 것임을 잘 알지만
    그래도 참 마이 부럽네요.
    ^^

  • 6. 보헤미안
    '09.12.30 9:18 PM

    냉장고에 너무 많은 버섯으로 뭘 해야하나 막 뒤지고 있다가 가래떡으로 만든 떡볶이에 확 꽂혀버리네요 ^^ 내일은 더 춥대요 모두 감기조심 하세요!

  • 7. 유니게
    '09.12.30 9:45 PM

    좋은 사람과 함께 한 자리여서 그런지 음식 사진도
    느낌이 즐거워 보여요~
    선생님께서 평소에 쌓은 덕이 많아서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계신가봐요. ^^

  • 8. 만년초보1
    '09.12.30 10:33 PM

    아웅 넘 맛나 보여요. 특히 닭다리튀김!!
    저녁으로 피자랑 통닭 시켜 먹자고 할라 했는데, 밥 먹을 시간 없다고
    샌드위치만 잔뜩 사다놔서 차가운 샌드위치 반쪽 먹고 아직껏 일하고
    있어요. 엉엉.

    올해는 송년회 한번 못하고, 바쁜 와중에도 쌤님과 82cook 식구들의
    따뜻한 밥상 훔쳐 보며 대리만족 하고 있답니다.
    저는 대리만족이라도 하지 아웅 불쌍한 울 남편... 신년에는 저도!!!

  • 9. 들꽃
    '09.12.30 11:21 PM

    좋은사람들과의 만남 가지셨군요^^

    음식들이 하나같이 다 정갈하고 맛있어 보입니다~
    배불리 저녁 먹었는데도
    맛있는 음식보니 침이 꼴깍 삼켜집니다^^

    혜경샘은 정말정말 행복하신 분 맞으세요~
    그리고 모임에 함께 하신 분들도 아주아주 행복하신분들이십니다~
    행복은 서로 감염되는 멋진 바이러스이니까요~
    이름하여 행복바이러스^^

  • 10. 오금동 그녀
    '09.12.30 11:43 PM

    좋으셨죠~!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그 마음을 느낄수 있네요.
    네~! 선생님은 행복한 분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런 선생님을 알게된 저도 행복합니다~!

  • 11. 커피야사랑해
    '09.12.31 5:40 AM

    정말 행복한 시간이셨네요. 그 행복이 제게도 느껴집니다 ^&^
    전 언제쯤 멋진 성찬을 차리고 행복을 맛 볼수 있을까요...

    새해엔 더 멋진 요리솜씨 기대합니다. 건강하시구요

  • 12. Carbo
    '09.12.31 6:45 AM

    갑자기 사람을 불러도 한상 차릴수 있는 요리 실력, 색색별 그릇보다

    편하게 불러 해먹이고 싶은 사람이 있는 선생님이 오늘따라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부럽기 그지없고, 저도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13. 커피번
    '09.12.31 8:13 AM

    직접 만드신 테이블매트!!
    정말 너무 너무 근사해요~~
    만들고 싶지만 부지런해야 관리 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들 장가보낸 후로 미룹니다. (지금 6학년.,)
    사실은 손재주도 없어요.^^;;
    오늘은 또 선생님 후배이고 싶다는..

    2009년 마지막 날입니다.
    그동안 정말 애 많이 쓰셨어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댁과 82식구들 모두의 가정에 좋은 일만 생기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14. 루비
    '09.12.31 8:24 AM

    우와...전 어디 레스토랑인줄 알았어요 ^^

  • 15. bluejuice
    '09.12.31 9:19 AM

    우와...저도 맘편한 선배님이 계셨으면 합니다...
    아니 제가 편한 선배였으면 합니다.

    즐거운 점심상에 같이 앉아서 편히 행복한 대화를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들은 오늘부터 쉰다는데 저희는 1월2일에 출근한 저인데
    일할수있는게 좋은것인지 아닌지 모를 아침이네요...

    맛있어 보이고 즐거웠을거 같아 좋아보입니다.^^

  • 16. 띵가민서
    '09.12.31 10:08 AM

    저런 식탁에 초대 받고 싶어요.
    날 초대해 줄 사람은 없고 내가 맨날 차려서 초대만 해야 하는데
    저런 상에 초대 받으신 샘 후배들이 너무 부러워요.
    샘 내년에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17. 땡이마님
    '09.12.31 11:21 AM

    와우~
    차리는 사람이 수고스러워서 그렇지 저런 상차림이라면 식당에는 안 가도 그만이겠네요..
    찾아 오신 손님들도 선생님 내외분께서도 즐거운 시간이 되셨을거란 생각에 외식을 한 제가 살짝 부러움의 눈흘김을 날려 보냅니다..^^

    올 한해동안 희망수첩을 채워가시느라 고생 많으셨구요..
    저도 덕분에 선생님 책으로 여러번 인기몰이도 했네요..
    수고 많으셨고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마지막날이라지만 그냥 어제같은 오늘이네요..
    새해에는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기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18. 그린
    '09.12.31 2:42 PM

    와~ 정말 멋진 한 상이예요.
    내 고민, 넋두리 받아 주고 맞장구쳐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큰 축복인 것 같아요.
    오래오래 그런 분들과 행복한 시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

    힘들었던 한 해 훠이~훠이~ 날려버리고
    새해엔 기쁜 일, 좋은 일만 가득하길 빕니다.
    82가족들도 모두 행복하세요~~*^^*

  • 19. naamoo
    '09.12.31 3:25 PM

    이런 사진. 이런 글들이 매일 내 컴에 펼쳐질수 있게 해주시는 혜경님... 이 계셔서
    저도 행복한 1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한 끼 밥 나눠먹는 일의 소중함을 더 깊이 알게 되네요.
    혜경님은 물론 ..이곳에서 제 부엌살림을 맡아 자문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새해 복많이 받으시구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20. Merlot
    '09.12.31 7:55 PM

    넘 행복한시간을 보내셨군요
    가까운곳에 계시면 제아뒤 멜롯한잔 드리고
    싶은맘인데 ^.^
    새해복많이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21. 푸르른날
    '10.1.1 11:21 PM

    닭다리튀김에 닭날개 정육이라? 갸우뚱 하고 갑니다
    혜경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전 괜히 거창~하게 한 상 차려야 할 거 같아
    집에서의 친구모임 힘들던데
    이렇게 심플하면서도 맛있는 요리로 차려낸다면
    한번 시도해 볼만 하다 싶으네요

  • 22. pascalina
    '10.1.3 11:23 AM

    소님들이 많이 좋아했을것 같습니다.. 넘 맛나보여용..

  • 23. diane
    '10.1.5 10:20 AM

    처음 글만 읽다가 진짜 어디 좋은 레스토랑인줄 알았어요.
    저는 결혼한지 거의 십수년이지만 집에서 손님초대 한적이 한번도 없어서 이젠 좀 하고 싶어도 엄두가 안나서 못하고있어요.
    82 cook 도움으로 몇가지 요리는 할 줄 알지만 칠리새우 하나 하려해도 주방이 거의 폭탄이 되거든요. 제가 손재주도 없고 요령도 좀 없어요.
    요리 잘하는 사람도 부럽고, 뚝딱 차려내는 사람도 부럽네요.
    저렇게 튀김요리가 두가지고 소스도 두가지일때, 다 미리 한번씩 튀겨두고 손님 오시면 한번 더 튀기면서 소스 준비하고 해야할까요?
    선생님 책 한상차림에 메뉴뿐 아니라 상차리는 팁도 있겠지요?

  • 24. 김혜경
    '10.1.6 1:52 PM

    diane님, 이 댓글을 보실 어떨지 모르겠는데요..
    저렇게 두가지 튀김을 하는 경우,
    소스에 넣어서 한번 더 데워줄 것은 먼저 튀기고,
    소스를 뿌리는 정도로 하는 것은 나중에 튀깁니다.

    칠리소스는 소스에 튀긴 새우를 넣어 한번 더 데워주는 것이라서 먼저 튀겼구요,
    레몬소스의 닭은 한번 튀겨뒀다가 손님이 오기 직전에 한번 더 튀긴 후 소스를 위에 뿌렸어요.

    한상차림에.. 제 나름대로는 손님상 차리는 팁도 넣긴 했는데..
    보시는 분들이 어떨지 모르겠어요.

  • 25. diane
    '10.1.6 3:24 PM

    저 너무 감동이예요.
    이렇게 지난 글에도 답 해 주실지 정말 기대못했거든요.
    손민초대도 여러번하면서 스스로 노하우가 생겨야 할텐데
    일하고 있다는 핑계하에 많은 것을 미루며 살았어요.
    올해는 꼭 한번 형제들 모시고 식사하고 싶어요.
    아들, 딸 생일상도 제대로 한번 차려주고 싶구요.
    언젠간 키친토크에도 등장해야지하고 바래봅니다.

  • 26. Jasmine
    '10.4.17 4:39 PM

    대박입니다진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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