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슬로 푸드 2 [삼겹살찜]
제가 만든 레시피(이럼 참 건방지게 들리겠지만...) 중 좀 흐뭇한 것들이 있습니다.
칠리새우, 찹쌀탕수육, 오룡해삼이 그것입니다.
거의 모든 요리책의 칠리새우가 토마토케첩과 두반장 등을 넣어서 소스를 만드는데,
저는 스위트칠리소스에 핫소스와 생토마토, 다진 마늘, 다진 양파들을 넣어 만들기 때문에 조금 맛이 달라요.
찹쌀탕수육은,
중국요리책에 찾아보면 튀김옷을 녹말가루로 만드는 것으로 되어있는데요,
저는 고기의 튀김옷을 찹쌀가루와 쌀가루 반반 섞어 만듭니다.
오룡해삼은,
중국요리책에는 새우를 갈아넣고 해삼 속을 채운 후 찜통에 찌라고 되어있는데요,
새우는 가는 것 보다 굵게 다지는 것이 맛있고, 찌는 것보다는 튀기는 것이 낫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요리책에 튀기라고 썼습니다.
암튼 이런 요리들은,
물론 제가 하는 것이 정통의 조리법은 아닐겁니다.
그래도 노력 대비 맛이 훌륭해서, 제가 만들어 놓고도 늘 뿌듯하게 생각하는 음식들이죠.
그중 하나가 삼겹살찜입니다.
삼겹살찜이야 다들 비장의 조리법이 있으실텐데요,
저는 삼겹살을 양파, 파, 통후추, 계피 같은 향신재료들을 넣고 푹 찐 다음에,
맛간장, 물, 마른 고추, 통후추, 팔각 등을 넣고 팔팔 끓인 양념장에 더 조려내는 방법을 씁니다.
우리 식구끼리 먹든, 손님접대를 하든 늘 좋은 평을 듣는,
그래서 만들어놓고도 아주 기분 음식입니다.
물론 이 삼겹살찜도 슬로 푸드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찜통에서 고기양에 따라 50분에서 1시간을 쪄내야 합니다.
고기가 거의 다 쪄졌을 때 물을 팔팔 끓여서, 쪄진 고기에 부어 기름기를 좀 제거해줍니다.
그리곤 양념장을 만들어서 양념장에 넣고 고기양에 따라 20분에서 30분 정도 사방 돌려가며 간이 배도록 해줍니다.
고기가 준비되면 곁들일 부재료들도 준비해야합니다.
오늘은 있는 대로 김장김치 채장아찌와 굴, 배추 속쌈을 준비했지만,
배나 파인애플같은 과일이나 묵은 김치 씻어서 꼭 짠 다음 참기름과 후추로 조물조물해서 곁들이면 더 맛있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과정이 까다로울 것은 없지만,
시간은 거의 2시간 가까이 필요합니다.
'2시간? 허걱, 그럼 직장 다니는 우리들은 어떻게 하라고?' 하실 분들도 계시죠?
저도 직장생활을 22년이나 한 사람입니다. 아무렴 그 고충을 모를라고요.
전날밤에 돼지고기 쪄서 냉장고에 넣어두세요.
다음날 먹을 때에는, 한쪽 불에서는 냄비에 물을 끓이고, 또 한쪽 불에서 양념장을 끓이세요.
냉장고 속에서 차가워진 돼지고기, 끓는 물에 넣어 잠시 데쳐준 후 건져서 양념장에 조리세요.
조리에 필요한 2시간중 1시간 이상을 전날 미리 해뒀기 때문에,
30분 정도면 완성해서 상에 올리실 수 있습니다.
보쌈용 돼지고기, 냄새를 잡아주는 각종 재료들을 넣어 푹 삶아도 되지만,
좀 색다른 보쌈을 드시고 싶다면 이렇게도 한번 해보세요.
작년에 올려뒀던 글, 링크 겁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그리고 칭찬받은 쉬운요리 개정판 사신 분들,
194페이지에 만드는 법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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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또로롱
'09.12.3 8:32 PM삼겹살 찜 조만간 해먹어야 되겠네용 ^^
2. 중국발
'09.12.3 8:45 PM저는 해봤는데 뭔가 좀 엉성한 맛이 났어요^^
저도 한번 더 해봐야겠네요 ^^3. 사그루
'09.12.3 9:00 PM우와 맛있겠어요.ㅠㅠ 저는 약간 중식풍으로 일단 삶은 고기를 기름약간 두르고 지방부위와 겉부분을 지져서 식물성 기름으로 동물성 기름을 좀 빼준다음에 양념장 확 넣어서 팬에서 겉만 조려먹는 방법을 자주 쓰는데..이건 좀더 보쌈식으로 담백할것 같아요! 과일이랑도 먹어봐야겠습니당 감사감사.
4. 왕언냐*^^*
'09.12.3 9:21 PM아웅~ 이 야밤에 또 주책스럽게 침이 고입니다요~^^
건강하시죠? 수시로 들어와 글만 훔쳐읽다가~
오늘은 인사드립니다. 꾸벅~ 사랑 전해요~5. chelsea
'09.12.3 10:05 PM이거 찔때 삼발이 놓고 압력솥바닥에 물붓고 찌면 되나요...???
6. 베버리맘
'09.12.3 10:44 PM이밤 이미 배는 부른데 먹고싶네요...
7. 놀부
'09.12.3 10:58 PM먹음직스럽네요..저녁을굶고 운동을 다녀와서 보니....더 구미가 땅기네요
8. 꿈꾸다
'09.12.3 11:07 PM맛이 궁금해서 계속 해야겠다 하면서도 아직 못했어요~ 정말 곧 만들어야겠어요 ^^
9. 또하나의풍경
'09.12.4 6:35 AM고기는 항상 물에 삶아만 먹어봤는데.......따라쟁이 할게 점점 많아집니다 ^^
10. 가정있는 여자
'09.12.4 11:23 AM예전에 올리셨을때 한번 만들어봤는데.. 히트쳤어요~ 근데 그때 마지막에 양념장을 한번 끼얹어주라고 하셨는데, 제가 그 과정을 깜빡 ㅠ 그 마지막 양념장에 따라 또 맛이 많이 좌우되더라구요. 역시 요리는 아주 약간의 차이에서 맛의 차이가 확 벌어지는거 같아요~
11. 한결한맘
'09.12.4 1:31 PM우와 맛있겠네요 전 지금 아이 학교 도서관 봉사하는 날인데 같이 하는 분들이
사정상 못 나오셔서 혼자 컵라면 먹으면서 보고 있어요
김장을 여러번하여 보쌈이 물렸는데도 보니 또 먹고 싶네요
다음 번에 꼭 이 방법으로 해 볼께요12. 발상의 전환
'09.12.4 2:40 PM직장생활을 22년이나 하셨다는 말씀에,
무한한 존경과 경외를 보냅니다...
그 정도 기간이면 몸에서 사리나와욤.-.-;;;
거기다 시어머님 봉양까지...
이제 공중부양도 가능한 단계에 이르셨습니다yo!13. 마음부자
'09.12.4 4:58 PM얼마 전에 자스민님께 주문한 삼겹살로 해먹고 싶어요.
근데, 찌는 방법 질문 드려도 될까요?
솥에 물과 양파, 파, 통후추, 계피 같은 향신재료들을 넣고
그 속에 고기를 담가서 삶는 게 아니고, 찌는 거라면
고기 이외의 재료에서 나는 향이나 맛이 고기에 배게 되나요?
요리에 관한한 단순+무식쟁이라서 질문 드려요.14. 쌍둥맘
'09.12.5 12:38 AM샘 팔각이 뭔가요?
15. 김혜경
'09.12.5 8:27 AM쌍둥맘님,
팔각은 별 모양으로 생긴, 중국요리에 많이 들어가는 향신료입니다.
요즘 제가 쓰는 거 별모양이 깨져서 이쁘지 않은데, 제 모양이 드러나는 게 있으면
사진 찍어서 한번 올려드릴게요.
마음부자님,
향신채소들의 맛이 고기에 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찌면 고기의 누린내는 나지 않아요.
발상의 전환님,
쪽지 드렸습니다.
답...주세요...16. 비욜
'09.12.10 10:45 PM오늘 집에서 이 삼겹살 찜을 했는데
신랑이 너무 맛있다고 이게 뭐냐고 감탄 하면서 먹어서
너무 신났어요... 간만에 듣는 친창이라서.. ^^
좋은 레시피 너무 감사합니다..17. 연유바게뜨
'09.12.16 8:18 PM네 저도 전에 선생님이 하신거보고 그대로 쪄서 하고있는데 냄새도 안나요 고기를 물에 넣고 삶았을때는 항상 고기가 뻣뻣했는데 이렇게 찐후에는 식구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너무 보드라운 삼겹살보쌈으로 먹고있어요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