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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오늘 먹은 이것 저것

| 조회수 : 14,757 | 추천수 : 328
작성일 : 2009-11-14 23:46:39


며칠전 점심 무렵, 후배 하나가 볼 일 때문에 저희 집에 올 일이 있었습니다.
딱 점심시간인데...밥 때에 온 손님, 그냥 보내는 법은 없어서, 우리 집 밥상에 주저 앉혔습니다.
된장찌개에 알타리김치와 갓김치, 멍게젓 어리굴젓 조개젓, 구운 김과 김치전 한장,
그리고 우리 먹는 대로는 줄 수 없어서 옥돔 한마리 굽고, 스팸도 지져놓았습니다.
사실, 우리 식구의 메인은 스팸이었는데, 옥돔을 특별히 구운 거죠.
밥상을 본 그 후배,
"헉, 반찬으로 스팸도 드세요?"
"어머, 그럼 먹지 안먹니?"
"희망수첩에서 한번도 못봤는데요.."
"아니, 올린 적 있는 것 같은데.."
저희 집에도 햄이나 소시지 상에 오릅니다. 아무려면 인스턴트식품 전혀 먹지 않겠어요?
사진의 닭불고기도 양념해서 파는 거, 집에 굽기만 한거에요.
값이 비싸서 그렇지, 먹을만 하기는 하네요.




오늘 낮에 잠깐 친정에 갔다올 일이 있었습니다.
친정어머니, "너 배춧국 싸줄까?"하시길래, 그냥 배춧국인줄 알고, 됐어요, 했는데,
"곱창 넣고 끓인 배춧국인데.."하시는 말씀, 떨어지기가 무섭게 냉큼,
"싸주세요, 곱창 넣고 끓인거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데..."
친정어머니, 해마다 가을 겨울, 배추가 맛있을 때,
양과 곱창을 푹 곤 후 된장은 슴슴하게 풀어넣고 배추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은, 시원한 배춧국을 잘 끓여주셨어요.
그런데 요새는 통 맛을 못보았지요.
왜냐하면 주로 김장날 곱창 넣은 배춧국을 끓이셨는데 요즘 집에서 김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엄마의 배춧국을 얻어먹을 수 없는 거죠.
한 냄비 얻어다가 저녁 한끼 잘 먹었어요.




요즘 중국집에 가면 양배추를 새콤달콤하게 절인 걸 많이 줘요.
완차이에서도 주고, 연희동의 이화원에서도 주고..
맛있어서, 두어접시씩 먹고 오는데, 집에서도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샐러드용 양배추( 보통 양배추보다 통이 훨씬 작은...) 한통 썰어서 피클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저기 뒤져봐도, 레시피를 찾을 수 없어서, 그냥 제 맘대로 했습니다.
샐러드용 양배추 1통 400g 썰어서 병에 담고,
물 1컵, 식초(산도가 낮은 걸로...) 1컵, 설탕 반컵, 천일염 1큰술을 넣고 팔팔 끓여부었어요.
양배추를 잠기게 할 만한 피클물 분량은 아니지만, 양배추가 금방 숨이 죽어서,
분량을 요 정도만 하면 되네요.

하는 김에 무도 했어요.
양배추는 다른 재료는 아무것도 넣지 않았고, 무에는 청양고추를 조금 넣어줬는데, 맛이 어떨지...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노란우산
    '09.11.15 12:14 AM

    빨강 그릇이 무엇인지요

  • 2. 동네 맥가이버
    '09.11.15 12:15 AM

    먹고싶어요 오늘저녁 보쌈해서 맛나게 먹었는데 사진으로 선생님 음식보면 또 먹고싶다는 생각이..ㅠㅠ 살찌겠어요

  • 3. 소연
    '09.11.15 12:16 AM

    앗!~ 스팸... 저두 햄은 스팸이 젤루.. 좋아요 ^^
    양배추절임... 함 해볼래요 ^^

  • 4. 형주맘
    '09.11.15 2:39 AM

    선생님..양배추절임 하실때 피클물 재료 섞어서 끓인다고 하셨잖아요? 끓이고 나서 식힌 다음에 양배추에 붓나요? 아님 끓여서 뜨거운채로 붓나요? 궁금합니다^^

  • 5. 연지
    '09.11.15 12:40 PM

    배추국.. 맛있어보여영~
    끓이는법좀 .. 전수받고싶어요..

  • 6. 상큼마미
    '09.11.15 1:31 PM

    저도 배춧국(곱창넣고 끓인) 전수 받고 싶습니다^^

  • 7. 손의 저주
    '09.11.15 10:17 PM

    오늘 선생님 글이 저를 울리네요. 훌쩍. ㅡ.ㅠ

    제가 요새 자꾸만 친정생각이나서 눈물이 나는데...
    배춧국 이야기에.. 김장때의 북적거리던 친정이 생각나서...

    먼곳도 아니고 가까운 곳에 있는 친정이 왜 이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에고.. 훌쩍.

    이건 우울증도 아니고 향수병도 아니고...
    친정에 다녀온지 너무 오래 되었나봐요. ㅡ.ㅠ

    저도 친정엄마가 해주신.. 음식 먹고 싶네요.

  • 8. 흐르는별
    '09.11.15 11:04 PM

    르쿠르제에 담긴 닭불고기 넘 맛나 보여요 ~~
    냉장고에 있는 양배추랑 무로 선생님 따라 저두 피클 만들까 보다고 의욕이 불끈 솟내요 ^^

  • 9. 쭈야
    '09.11.16 8:12 PM

    양배추피클 얼마전 할머니 모시고간곳에서 나와서 맛있게먹어 레시피 찾고있었는데
    역시 혜경샘이 해결해주시네용 감사감사^^
    만들어서 맛나게 먹고 울할매도 드릴께요

  • 10. 김혜경
    '09.11.16 8:56 PM

    쭈야님,
    그런데요, 완성해놓고 보니까 색깔이며, 제가 기대했던 것과 똑같지 않아요.
    다시 만들어볼거니까 좀 기다리세요..

  • 11. 사랑니
    '09.11.17 11:20 AM

    음, 배춧국 지존입니다. 먹고파요.

  • 12. 마실쟁이
    '09.11.18 1:19 PM

    어렸을적 어머니께서 가끔 해주셨는데 참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들 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저 밑에 지방 사람들이 얼큰한걸 좋아 하는 관계로
    역시나 저희집도.......무우를 썰지 않고 무우껍질 벗겨 내듯이 살살 빗어서(어케 설명을
    해야할지 대략난감....무우에 붙어 있는 잔털 썰어 낼때 처럼)
    다듬은 콩나물과 함께 대창과 천엽을 넣고 고추가루 넌 얼큰한 국을 끊여 주셨지요.
    님의 어머님표 국을 보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
    오늘 저녁에 한번 끓여봐야 겠어요.

  • 13. 쭈야
    '09.11.19 1:05 AM

    네 기다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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