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아, 가을인가...

| 조회수 : 10,942 | 추천수 : 236
작성일 : 2009-10-18 23:55:01


주말 잘 보내셨어요?

저는, 그야말로 두문불출,
금요일날 귀가해서, 오늘까지 쓰레기 버리러 한번 문밖을 나간 것 외에는 꼼짝도 안했어요.
아마...제 차가...'우리 주인님 웬일이니?? 집에만 있게...'했을 거에요.

이틀동안 집에서 빈둥거리면서도, 요리도 거의 안하고, 대충 지냈습니다.
그랬더니, 오늘 점심은 먹을 것이 없어서, 비상식량을 꺼냈습죠.
지난 추석에 두영오라버니가 보내준 선물, 조리된 각종 나물, 장아찌가 모두 열몇가지.
그중 취나물, 외꽃버섯볶음, 감장아찌를 꺼냈습니다.
오징어만 볶고, 새우 몇마리 넣어서 해물된장도 끓였습니다.
요즘은, 음식 재료를 보내주는 건 별로 안반갑고, 그냥 먹기만 하면 되는 반찬 주는 것이 왜 이렇게 좋은지..
저, 이러면 안되는거죠??


예전에...
제가 매일 회사 다닐때에는,
물론 시간이 없어서도 그랬지만, 그땐 주 5일제 근무 아니었어요,
제법 장보기를 합리적으로 했었습니다.
냉장고에 메모지를 붙여놓고 필요한 것이 생각날 때마다 적었습니다.
꼭 사야하는 것들이 너댓가지 생기면, 그 메모지를 바탕으로, 더 필요한 것들을 메모해서 장보러 갔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제사나 명절, 생일, 이런 큰 행사가 아니고는 메모를 소홀히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아, 물론 생각나는대로 휴대폰의 메모기능을 쓰긴 하지만,
제가 역시 아날로그 세대인지라, 그게 영 익숙하지 않은 거에요.
그래서, 메모지 한장 냉장고에 붙여놓고 보니, 집에 떨어진 것이 많아요.
'보리차, 버터, 유리세정제, 린스, 고구마, 식용유, 간장, 라면, 우유'
금요일부터, 생각나는 대로 메모를 해보니, 이렇게 사야할 것들이 많은 거에요.
그런데...왜 그렇게 요새 마트에 가기 싫은 건지...ㅠㅠ...
기본적인 채소, 과일, 쌀, 이런게 떨어지면 어쩔 수 없이 마트에 가게되는데,
마트에 가도 공산품 챙기는 걸 자꾸 잊는 바람에, 집에 떨어진 게 많은 거 같아요.

시간만 있으면 그냥 푸른 하늘, 청량한 바람, 맑은 숲, 뭐 이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만 가고 싶지,
사람들 복닥거리는 마트는 가기 싫은 거 있죠?
집에 먹을 것도 별로 없는데...
저...가을 타나봐요...
가을은 가을이라고 집에 있기 싫고, 봄은 봄이라고 또 집에 못 있고..
사주에 역마가 있다더니, 그래서 그런가?

마누라, 이런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kimys, 내일 새우 먹으러 가자고 합니다.
그 유명한 남당리라는 곳 한번 가볼까해요.
맨날 TV에 나오던데, 정말 그렇게 새우가 싼지...
결코 노량진수산시장보다 쌀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싱싱한 새우를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내일은...새우 사진 올려드릴게요..^^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들들맘
    '09.10.19 12:20 AM

    어~~~1등
    밥상이 너무 먹고 싶어져요
    새우도 많이 드시고
    사진 꼭 보여주세요

  • 2. 주원맘
    '09.10.19 12:22 AM

    저도 가을 타는지 82에 들어와서 다른 곳은 안 들리고 싶고 마음 푸근해지는 글과 사진을

    보고 싶어서 희망수첩에 먼저 들어왔어요...ㅎㅎ

    주말에도 밀린 일이 있어 하루종일 일하고 피곤한데 잠은 안 오고....

    정갈한 그릇에 담긴 깔끔한 음식들이 야밤에 식욕을 자극하네요....ㅎㅎ

  • 3. 열무김치
    '09.10.19 5:48 AM

    저도 가을 타요.
    커다란 호박도 한 덩이, 말랑거릴려고 하는 망고 커다란 것 3개, 싹 날려는 생강 ㅠ..ㅠ

    제발 우렁각시가 나타나서 호박죽도 끓여 주고, 망고도 깎아주고,
    생강도 깨끗이 까서, 저며서 향긋한 차도 끓여 놓고 가 주었으면 하고 기다리고만 있습니다.

    아...정말 바람은 불고 낙엽은 떨어져 구르고 아흐....가을 무지 깊어가네요

  • 4. 영맘
    '09.10.19 6:27 AM

    쑥스럽게 처음으로 답글 답니다. 가입한 지는 몇 달 되었구요.. 며칠 전부터 희망수첩 2002년것부터 차근차근 읽고 있어요. 이곳을 알게 된 후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했어요. 오늘은 포도쥬스를 만들고 있답니다.

    다른게 아니라.. 제가 30년을 은평구에서 살았고 그 중 20년을 녹번동에서 살아서 더욱 반갑다는.. ㅎㅎ 지금은 미국에서 살고 있어요.

    저는 가을을 타는 편은 아니지만 추운 겨울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에 걱정 뿐이네요. 추위를 타거든요. ^^

    그냥 감사하다는 인사 하고싶어서요... 늘 건강하시고 화이팅입니다!~ ^^

  • 5. 초록하늘
    '09.10.19 9:17 AM

    유기에 담긴 맛깔스러운 음식들...
    츄릅...

    저도 어제 나갔다가 단풍보고
    어머나~~~~ 했답니다...

    밖으로 놀러만 나가고 싶은 1인 추가요. ^^;;

  • 6. 좋은소리
    '09.10.19 9:45 AM

    휴 전 운전도 못해서...어딘가 휭...하고 가고파도..맘만...
    저도 남이 해주는 밥은 다 맛나요...휴..

  • 7. 채소된장국
    '09.10.19 10:27 AM

    으허.. 저도 유기가 탐나는데요~^^
    남당리 새우는... 가격이 '아주 싸다'고는 못하겠지만..
    바닷바람과 파도소리 들으며 먹는 새우는.. 가격을 가늠하기 좀 미안치 않나 생각되데요~^^

    전.. 겨울이면 '천북'이라는 곳으로 커다란 생굴도 번갯불에 구워먹으러 갔엇어요.
    5년여를 연속으로 갔었는데...
    요 몇년 전부터는 아이들 핑계로 나서질 못했네요..
    선생님 덕분에 올 겨울엔 그리울 거 같아요.

  • 8. 안나돌리
    '09.10.19 11:43 AM

    가을은 깊어 가는 데...할일 쌓아놓고
    그냥 이러구 앉아 가을바람소리 듣고 있는 아침입니다.

    전...공산품...유진상가 엔마트에서 인터넷 주문하고 있어요

    김샘님 집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넉넉잡고 서너시간후면 도착합니다.ㅎㅎ

  • 9. 므니는즈브
    '09.10.19 11:54 AM

    새우 드시러 가시면 참고 하셔요...
    본래 그곳 수족관에 있는건 양식이라고 봐야돼요.
    자연산은 바다에서 그물에 걸리면서 거의 돌아가시거든요.
    그래도 살아서 펄떡 거리는 새우는 달고 탱탱하고 별미죠.
    드시는건 그걸 드시더라도 사오실 거면 자연산으로 사오셔요.
    자연산 새우는 죽어 있어도 선도는 정말 좋거든요.
    친정이 안면도라 대하 좋아 하는데 요즘은 너무 비싸더라구요.
    즐거히 다녀 오셔요~~~

  • 10. yunii
    '09.10.19 5:41 PM

    얼마전에 남당리 간다니까 지인이 추천해줘서 간곳인데요..
    꽃지 해수욕장쪽으로 가다보면 백사장항이라고 있어요..
    입구에 큰 회센터같은게 있는데요..
    입구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보면 생물파는 어시장도 있고 건어물도 팔고 식당도 있고..
    소래포구랑 비슷한 느낌인데 훨씬 저렴한곳이 있더라구요.^^
    남당리 가신다 해서 알려드려요~^^

  • 11. 지나지누맘
    '09.10.19 6:17 PM

    내일은 그럼 새우 구경 하는건가요?? ^^;;

  • 12. 클라라슈만
    '09.10.21 11:45 AM

    가을, 이 가을이 너무 좋아요.
    저도 운동하고 싶은데,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네요.

  • 13. 수늬
    '09.10.21 12:45 PM

    이렇게 좋은 가을에 좀 바깥나들이 해줘야하는데...저는 집안일이 끼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샘님사진과 요리로 구경만 잘하고있습니다...그게 어디에요..?
    ^^좀전에 오늘올려놓으신 새우사진도 함께보고왔는데 어느정도 대리만족도 되네요..ㅎㅎ
    캄싸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76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98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98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70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1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6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87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97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5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0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77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08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3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0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6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79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2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4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18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5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3
3324 산책 14 2013/11/10 13,361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