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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압력솥을 이용한 [김치찌개]

| 조회수 : 14,404 | 추천수 : 196
작성일 : 2009-09-17 21:54:48
아마, 한국사람 치고 김치찌개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에요.
저도..뭐니뭐니해도 김치찌개와 된장찌개가 찌개중에는 제일 만만하고 맛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한국사람의 완소 김치찌개지만, 찌개 속 김치를 얼마나 끓인 걸 좋아하나 하는 데는 개인차가 퍽 큰 것같아요.
저는 김치가 푹 물러서 흐물흐물한 것이 좋은데,
제 주변 사람들중에는 김치찌개속 김치도 아삭아삭한 것이 좋다는 사람도 있어요.

어쨌든, 낮에는 아직도 온도가 꽤 올라가지만, 아침저녁으로 선들선들해서,
김치찌개가 맛있는 계절입니다.
특히 이 맘때 먹는 김치찌개는 작년 겨울에 해 넣은 묵은 김치로 해먹어야 제맛이지요.

지난번에, 누가 그랬는지 김치냉장고를 냉동으로 눌러놓은 걸 뒤늦게 발견하는 바람에,
너무 맛있게 익었던 김장김치를 더 이상 김치로 먹을 수 없고, 찌개로만 먹어야하는 불상사가 일어났었어요.
이 묵은 김치 두쪽을 꺼내서, 김치찌개를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정도로 김치찌개를 푹 무르게 하려면 시간이 꽤 걸리는데..
가만 생각하니까, 압력솥으로 하면 안될 것도 없을 것 같은거에요.
게다가 어제밤에 먼지가 꼬질꼬질 묻어있는 압력솥들을 소다와 EM으로 번쩍번쩍하게 닦아놓았거든요.

그래서
3리터짜리에는 밥을 하기로 하고, 4.5리터짜리 압력솥을 꺼냈습니다.

김치찌개 하시는 법, 모르시는 분은 안계실거에요.
그런데 모처럼 제가 과정셧을 찍었으니까 봐주세용~~




김장김치의 속은 잘 털어내고, 김치는 평소 식탁에 올리는 김치보다 자잘하게 썰었습니다.
돼지고기는 앞다리살로 500g을 사왔습니다.
살 때 보니까 덩어리인 것 처럼 보였는데 포장지를 풀러보니, 불고기감!! ㅠㅠ
덩어리 고기 큼직큼직하게 썰어서 하려던 제작의도를 살리지 못하고.
불고기감 돼지고기를 큼직큼직하게 썰었습니다.




제 김치찌개의 첫번째 맛내기 포인트 스텝 1, 김치와 고기 볶기.
버터를 조금 두른 후 김치와 고기를 볶으면 더 구수하고 맛있는데,
오늘은 집에 버터가 똑 떨어진 관계로..(요즘 자주 쓰지않는 양념이나 기호식품, 한번 떨어지면 안사고 버팁니다..^^)
식용유를 조금 두르고 볶았습니다.




맛내기 포인트 스텝 2!
볶아진 고기와 김치위에 양파, 파, 청양고추 얹어주기.
신김치에 설탕을 조금씩 넣어서 찌개를 한다고들 하는데,
저는 설탕 대신 양파로 단맛을 냅니다.
양파를 넣으면 김치찌개에 달큰한 맛이 돕니다.

평소에는 청양고추를 넣지 않는데, 오늘은 왠지 칼칼하고 개운하게 먹고 싶어서, 딱 1개 넣어줬습니다.




맛내기 스텝 3!
육수 붓기.
이 육수는 멸치육수 였구요, 멸치 육수를 부어준 다음 김치국물을 넣어줬습니다.




자, 이 상태가 준비가 다 된 건데요..
여기서 주의사항 한가지 들어갑니다.
압력솥을 쓰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거지만, 압력솥은 손잡이 아래까지 내용물을 담아야 요리가 잘됩니다.
손잡이 부분보다 더 위로 올라올 만큼 내용물을 많이 담으면 요리가 잘 되질 않습니다.

이렇게 해서 뚜껑을 닫은 다음, 중불과 제일 약한 불 사이 정도인 가스불에 올렸어요.
최고 압력에 도달한 다음 15분 동안 그냥 불에 놔뒀다가 불을 껐습니다.




김이 완전히 빠진 다음 열어보니, 이 상태.
헉..국물이 없는 거야? 하고 수저로 뒤적여보니..




아닙니다, 국물 건재합니다.

먹어보니, 제가 원했던 정도로 푹 무른 맛있는 김치찌개가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푹 무른 김치찌개, 참 쉽죠~~잉!

저는 오늘 김치찌개를 많이 하느라, 큰 압력솥을 썼는데요..
그럴 필요 없는 건 아시죠?
작은 압력솥 밖에 없으시면 양 줄여서 하시면 됩니다. 김치찌개하자고 큰 압력솥을 따로 마련하는건 낭비 입니다.

제가 오늘 강조하고 싶은건...
푹 무른 김치찌개가 좋은데 바빠서,
혹은 시간이 너무 없어서 제대로 맛을 낼수 없다 싶으실 때는 압력솥을 이용하시라는거..

어느 집이나 압력솥 하나쯤은 있잖아요, 압력솥이 없으면 부엌이 아니잖아요!
(ㅋㅋ...행복전도사 생각나시죠? 외제차가 두대쯤 들어있지 않으면 차고가 아니라, 창고라는....
무슨 얘긴지 모르신다면...일요일 밤에 개그콘서트 뒷부분만 좀 보세요...요즘 뜨고 있는 행복전도사의 멘트입니당)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황안젤라
    '09.9.17 9:59 PM

    일등찍고~~~~

  • 2. 지나지누맘
    '09.9.17 10:01 PM

    로그인 하느라 이등이네 -_-;;;

  • 3. 황안젤라
    '09.9.17 10:02 PM

    저도 얼마전에 사태넣고 압력솥에 끓여 먹었는데...
    김치도 흐믈흐믈 고기도 보들보들
    정말 맛있었어요!!!

  • 4. 화이트캐슬
    '09.9.17 10:02 PM

    삼등찍고~~~첨이예요

  • 5. 지나지누맘
    '09.9.17 10:04 PM

    캠핑찌개를 했어요 ^^;
    근데 캠핑가면서는 당연히 값 싼(?) 돼지고기 일꺼라고
    제 맘데로 돼지고기를 한근이나 사온거에요 -_-;;;

    레시피를 보니 소고기 50g @@
    완전 곰국만큼 잔뜩 끓여 몇끼를 먹고 있는지...

    어쩌면 좋아요??? ^^;;


    김치찌개는 양 팍!!! 줄여서 해먹어야겠어용

  • 6. 발상의 전환
    '09.9.17 10:23 PM

    역시 우리 부엌은 부엌이 아니라는~
    저는 아직 압력밥솥이 무서워요. ㅠ.ㅠ

  • 7. 냥~냥~=^.^=
    '09.9.17 10:28 PM

    저희집 부엌엔 아직 압력솥이 없다는...ㅡㅜ
    우리집 부엌은 부엌이 아니었단 말인가...

  • 8. 샐리
    '09.9.17 10:28 PM - 삭제된댓글

    김치찌개와는 상관없이
    제가 눈팅만 주로 하고 님들 레시피만 야금야금 퍼다 해먹는 얌체족인데요,
    오늘 제가 선생님 칭쉬를 받아들고 감격해서 댓글을 다 답니다.

    여긴 일본인데 오늘 친정엄마가 보내주신 택배보따리에 책이 같이 왔습니다.
    모국어에 목마른 저같은 사람한테는 그야말로 요리책이요 소설책입니다.
    오늘같은 날이 저희한테는 크리스마스 이브랍니다. 넘 좋아요.

    근데, 아무리 기무치가 흔한 곳이래도 저렇게 푹무른 김장김치로 끓인 김치찌개는
    식구들이 넘어가는 고급 중의 상 고급 요리랍니다.

    책 아껴가면서 잘 볼테니 다음에도 글이 아주 많은 요리책 더 써주세요~

  • 9. 행복한파랑새
    '09.9.17 11:47 PM

    저도 압력솥에 김치찌게 자주해먹어요. 푹 익은 김치가 너무 맛있죠.
    전 등갈비 넣고도 해먹고 삼겹살 넣고도 해먹어봤는데 삼겹살은 비계가 많아서 그런지 뚜껑을 열면 기름이 둥둥 떠있어서 좀...
    등갈비넣고 하면 맛있어요.^^

  • 10. applegreen
    '09.9.18 12:05 AM

    저희 집 부엌도 부엌이 아닌가봐요..

    여태 압력솥 없이도 잘 살았는데..오늘 선생님 글 보니 급 당기는데요 ..어쩜좋아요

  • 11. namiva
    '09.9.18 12:48 AM

    급해서 매번 후루룩 끓여서 덜무른 김치찌개 먹었는데,
    압력솥 생각은 못했네요. 내일 해봐야겠어요.
    그리고... 손잡이 아래까지 음식을 넣어야 요리가 잘되는거 오늘 알았어요 ㅋㅋ
    무서워서 많이 담지는 않고 요리했는데 손잡이공식은 첨듣네요. 하나 배우고 갑니다~

  • 12. 또하나의풍경
    '09.9.18 4:36 AM

    아우 괴롭네요+_+
    저 김치찌개 된장찌개 엄청 좋아해요 ^^
    근데 김치찌개는 김치가 맛있어야 하는데 저희집엔 맛있는 김치가 없어서 ..흑..ㅠㅠ

  • 13. 산이랑
    '09.9.18 8:59 AM

    오늘 저녁 메뉴 결정했습니다^^
    저도 푹 ~~~무른 김치찌게 좋아합니다.
    밥도둑이 따로 없죠.
    2.3인용 압력솥이라 한번먹을정도 밖에 못할거 같아요.
    그래도 김치찌게는 좀 넉넉하게 해야 제맛이 나는데
    할 수 없죠 뭐.

  • 14. 쪼매난이쁘니
    '09.9.18 9:09 AM

    ㅋㅋㅋ 선생님 정말 센스쟁이세요!! 행복전도사 멘트를 저렇게 자연스럽게 활용하시다니

    요즘 맨날 눈팅만 하다가 샘 센스에 답글달려고 로긴했어요^^

  • 15. 가브리엘라
    '09.9.18 9:45 AM

    허허헝, 우리집은 부엌이 아니군여...

    난 어차피 김치찌게 안좋아 하니까 괜찮아 그러면서 허벅지 찌르고 있답니다.

  • 16. 소연
    '09.9.18 10:01 AM

    ㅎㅎ 요즘 샘 압력솥 사랑에 몰빵 합니다..
    저는 그냥 20년전에 산 금성? 스텐압력솥10인용, 몇년전에산 6인용
    하이클래드인가.. 암튼 둘다 인덕션도 안되는 압력솥 사용하는데
    좀 무르게 삶아야 하는 나물들 삶을때 좋아요..
    압력솥 사용하면 가스사용량은 좀 줄지 않을까..
    저두 키친토크에 글올리고 싶은데..
    저는 그림이 잘안올라가서.. 댓글과 눈팅 으로 .........이어갑니다.

  • 17. 찬희맘
    '09.9.18 10:13 AM

    참 쉽죠 잉~~ 하시니, 저도 쉬운거 함 해볼랍니다..

  • 18. 기다리는마음
    '09.9.18 1:54 PM

    ㅋㅋㅋㅋ
    마지막에 행복전도사 글 보고 빵 터져서 결국 글 남기네요 ^^
    넘 잼있어요 ㅎㅎ

  • 19. 헤세드
    '09.9.18 2:50 PM

    행복전도사..ㅎㅎ
    넘~웃겨서 한마디 안남길 수 가 없어요..ㅎㅎ
    그걸 저렇게 인용하시다니 쌤 재치짱이세요...

  • 20. 박쥐
    '09.9.18 5:27 PM

    혜경쌤 감쏴!!! 공무원도 다 같은 공무원 아닙니다. 허구헌날 늦게 가는 부서는 죽으라고 일해야 하는데 82cook 만나고 그래도 살림이라는걸 살아요. 쌤 책이라면 모조리 사서 보는데... 냉동고속에 무엇이 들었나 화일 만들어 놓고도 또 사고 시간나는 토요일, 일요일 못먹고 버리는게 반이상이고... 이젠 참 많이도 줄어졌어요. 다 쌤 덕분입니다. 늦었지만 오늘 저녁에 김치랑 돼지고기 해결합니다. 냉동고속 돼지고기 덩어리 저걸 어떻게 해결하지 고민하고 있었거던요. 쌤 감사,감사. 꾸벅!!

  • 21. 챙아
    '09.9.18 9:24 PM

    으하하하...행복전도사에 빵!!

  • 22. 명희
    '09.9.19 1:52 AM

    드뎌 제 부엌도 부엌이 되었네요. 어제 2인용 압력솥 샀거든요^^
    아 김치찌게도 먹고싶은데 김치 떨어진지 어연 몇일이던가.. 흑흑흑

  • 23. 부라보콘
    '09.9.19 5:49 PM

    은근 개콘 매니아신가봐요. 저도 개콘 열심히 보거든요. 9살 아들과 개콘 보면서 깔깔대는 즐거움이 주말을 정리하는 소소한 기쁨중 하나랍니다. 김치찌개 오늘 한번 해봐야겠네요. 그나저나 김치가 맛이 없어서 잘 되려나.. 김치찌개는 김치가 맛있어야 되는데.. 김치만 맛있으면
    백푸롭니다. !!!!!

  • 24. 냉장고를썰렁하게
    '09.9.19 7:38 PM

    저도 푹 무른 김치찌개를 좋아하는데 압력솥에 한번 해 봐야 겠네요.
    오늘은 개콘버전이네요 ㅎㅎㅎ
    제가 보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이 딱 두개인데
    하나는 최고의 요리비결이고 하나는 일요일밤 개그콘서트 입니다.
    개그콘서트 하는 시간만큼은 좀 웃어 보고 싶어서 보는데
    열심히 본 결과 오늘 글 읽기가 참 수월하네요~

  • 25. 내천사
    '09.9.21 11:11 PM

    압력밥솥 없는 제 부엌도 그럼... 부...헉!!! 이라능,,,,,, ㅡㅡ;;;;

    ㅋㅋㅋㅋ

  • 26. 카야
    '09.9.23 4:46 PM

    혜경쌤 감사합니다. ㅎㅎㅎ 성공했어요 ~ 와와와!!
    사실 그동안 된장찌개는 그럭저럭 맛있게 했거든요(엄마가 담아주신 된장 덕에 ^^;;)
    김치찌개는 영 아니올씨다 였는데...압력솥에 했더니...푸욱 물러진 그 맛~ 으아~~~~

    앞으로도 이렇게 저같이 손무딘, 약간 헌 댁들을 위한 간단 그러나 맛있는 요리 많이 갈쳐 주시와요.

    감사 인사 ~~~ 넙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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