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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먹어보지 않은 과일에 대한 두려움

| 조회수 : 13,440 | 추천수 : 162
작성일 : 2009-09-11 08:23:59
제가...과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인지도 모르지만....
자랄 때 먹어보지 못한 과일에 대한 공포같은 것이 있습니다.

아...그런데 정말 과일 좋아하지 않느냐구요??
네, 그렇습니다.
저는 식구들 과일 줄 때 조금 먹는 정도이지 저 혼자 먹자고 과일 씻고 깎는 법이 없습니다.
제 피부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좋은 편이라고들 하는데,
절 보면, 피부와 과일과의 상관관계도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건 아닌가봐요.

암튼, 과일을 즐기지 않는 편이어서 그런지,
자랄 때 먹어보지 못한 과일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큰 편입니다.
수입 석류를 단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니까, 놀라는 분들도 참 많으세요.

그런데..죽변의 어부현종님 댁 마당에 무화과 나무가 있대요.
몇년전 현종님께서 이 무화과 땄다고 보내주셨는데..어찌 먹어야할 지 몰라서...잼을 만들어 먹었어요.

또 그 다음에 보내주셨는데..이번에는 어떻게 할까 하다가, 반으로 갈라서 말렸어요.
말린 무화과는 먹어본 적 있는지라...
무화과를 말렸더니..참 맛있어서, 불과 며칠만에 제법 많은 양의 무화과를 다 먹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엊그제께, 양비님(어부 현종님 부인)이 전화를 하셨어요.
"마당에 무화과가 잘 익어서 조금 따서 보냅니다. 말리지말고 생으로 드시이소"
하하..제가 말려서 먹었다는 글을 읽으셨나봐요.
그래서, "제가 무화과 먹을 줄 몰라서...말려서 먹을래요..."했습니다.
저도 참 그렇죠? 그냥 "네, 알았습니다" 하면 될 껄, 굳이 말려먹겠다고 하니...쩝..

암튼, 어제 오후에 도착한 무화과,
양비님께 들은 얘기가 있어서 그냥 하나 먹어봤는데..달콤하기는 한데, 그 식감이 영 적응이 안되는 거에요.

그래서 깨끗이 씻어서 반으로 갈라서 말렸습니다.

윗사진은 2시간 말린 것.
아..어제 밤에 뛰어나가 형광등 사다 갈았습니다.
이제 살 것 같습니다...큭큭...사진도 멀쩡하고...




이건 12시간 말린 것이랍니다.
꾸덕꾸덕 잘 말랐어요. 제가 딱 좋아하는 정도로 말랐답니다.
참 먹음직해보이죠??

아, 그리고 잔소리 한마디...
가끔 '사놓고 잘 쓰지 않는 주방가전제품'에 대한 글들이 올라올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것이 식품건조기입니다.
저도 식품건조기가 꼭 필요한 물건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제 책 '요리가 좋아지는 부엌살림'에도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으로 분류되어 있죠. ^^
그런데, 어쩌다보니, 사게됐다는 분들, 자주 꺼내서 쓰세요.

식품들을 말릴 때 자연의 바람이나 햇빛보다 더 좋은 건조기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아파트처럼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곳에 산다거나,
아니면 뭘 말리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날씨가 나빠졌다거나, 이럴 때 참 당황스러운데요,  이럴 때 쓰면 좋습니다.
또 후다닥 말리고 싶을 때 쓰면 딱이구요.
다른 주방가전제품들도 마찬가지지만,
활용하면 보물이고, 활용하지 않으면 애물입니다.

그렇다고..식품건조기, 막 지르지는 마세요.
식품건조기야말로 구입할 때 심사숙고해야할 물건입니다.
제 얘기는...사놓고 구석에 쳐박아두신 분들, 가끔은 꺼내서 이것저것 말려보시라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3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자주꽃
    '09.9.11 8:36 AM

    먹어보지못한 과일에 대한 두려움...
    저두 무화과는 생으로 먹어보지않았는데 ..
    궁금하네요
    어떤맛에 어떤 식감일지..
    말리신 무화과는 참말로 먹음직스러워 보여요

  • 2. 산녀
    '09.9.11 8:36 AM

    저는 무화과 먹어본 지 거의 40년이 되었네요. 고등학교 때 집에 무화과 나무가 있었는데 참 맛있었어요. 그때 이후로는 한번도 못먹었지요. 그동안 구경도 잘 못했는데 요즘은 흔히 보이더군요. 그 무궁화의 맛과 식감이 지금도 생생한 걸 보면, 미각이 정말 오래 가나 봅니다. 그립네요.

  • 3. 달자
    '09.9.11 8:51 AM

    선생님! 어제 오늘 참 기분 좋습니다.
    그렇지요. 이제 가지는 것보다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한 세상이 오는 듯합니다.

  • 4. 은하수
    '09.9.11 8:54 AM

    저두 피부 좋은 사람을 만나면 혹시 과일 좋아하느냐고 묻곤 하는데요 별로 안 좋아한다고 얘기 많이 하더라구요. 저도 과일 많이 먹고 좋아 하는데 피부 안 좋거든요
    피부는 역시 타고나야 합니다ㅣ

  • 5. ilovesting
    '09.9.11 8:57 AM

    "생으로 드시이소~" 울 어머니 보시면 그 아까운걸 왜 말렸냐고 하시겠어요.^^
    어렸을 적 부터 먹어서 없어서 못 먹는 무화과인데, 처음 먹는 분들은 어색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말린 무화과 색감이 참 이쁩니다.

    한번 더, 저는 생으로 먹는게 훨씬 맛나요~

  • 6. 발발이
    '09.9.11 8:58 AM

    저는 과일을 너무 좋아해서 냉장고가 미어터지도록 과일이 들어 있어도 과일만 보면 사는 1人 입니다.
    집에 가지고 와서는 넣을데가 없어 ' 내가 미쳤지, 다시는 이러지 않아야지" 해 놓고 또 보면 삽니다.
    요즘 사과, 배, 밤, 무화과, 바나나, 포도, 거봉 ...
    과일종류가 많아 너무 너무 좋기도 하고 행복합니다.
    과일은 새로운 것만 보면 사면 먹습니다. 그래도 피부는 그닥 좋지 않으니..
    모든 것이 선생님이랑 반대네여 ㅋㅋㅋ

  • 7. B
    '09.9.11 9:11 AM

    낯선 것에 대한 공포증 네오포비아(neophobia)는 낯선 음식에도 적용된대요.
    얼마 전 EBS에서 '아이의 밥상-편식'을 다뤘는데, 거기서 그러더군요.
    원시시대부터 낯선 걸 먹고 탈이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거라니... 선생님만 이상하신 게 아니랍니다^^

  • 8. yuni
    '09.9.11 9:16 AM

    저도 생 무화과는 적응이 안 되옵니다. ^^*

  • 9. 살림열공
    '09.9.11 9:41 AM

    그래두, 꼭꼭 접어 놓았던 식품건조기에 대한 지름신이 지금 이 글 보고 활짝 폈어요.
    저는 감 말린 거가 좋아요.
    아니, 이상하게 나이들수록 질겅 질겅 씹어 먹는 질감이 그리운 거예요.
    음식은 줄여야 하고 입은 심심해서 그런지도요.
    말려서 먹는다 해도 칼로리는 그냥 그대로이겠지요? 크허허헝

  • 10. blue tang
    '09.9.11 9:58 AM

    저는 무화과 너무 좋아해요..
    돌아가신 엄마랑 먹었던 기억때문인지.. 엄마생각도 나고..
    작년부터 생무화과가 보여서 사먹기 시작했는데.. 식구들은 별로다 하긴 하대요.. ^^;
    이번에 잔뜩 주문해놨는데.. 저도 꾸덕하게 한번 말려서도 먹어봐야겠네요..
    온도는 70도 정도로 말리신건가요?
    아직 식품건조기 산지 얼마되지 않아서.. ^^;
    온도나 시간 설정에 감이 없네요..

  • 11. 진선미애
    '09.9.11 10:04 AM

    전 어릴적 교회마당에서 하나 먹은 무화과맛의 잔상때문에(그시절엔 뭔들 맛이 없었게냐싶지만 ㅎㅎ)
    생 무화과를 아주 많이 좋아합니다
    그런데 선생님 말린무화과도 맛있어보여요 -더달콤하고 쫀득해보여요

  • 12. 대전아줌마
    '09.9.11 10:19 AM

    앙...무화과 그냥 먹어도 참 맛난데...껍질 벗기고 속살과 하얀 과육만 가지고 잼 만들어도 맛있어요. 무화과는 따 놓으면 금방 물러져서..저희 친정에도 무화과 나무가 있는데..잼으로 많이 만들어 보관한답니다.
    아..무화과 먹고프네요..^^

  • 13. 지나지누맘
    '09.9.11 10:21 AM

    저두 생 무화과는 식감이랑 맛이랑 다 -_-;;;
    그리고 생무화과 보게 된것도 몇년 안되었어요
    남편 고향에는(전남 진도) 많았나 보더라구요..
    고향가면서 4년전에 첨 먹어보고 봤더랍니다 ^^;;

  • 14. 복돌이
    '09.9.11 11:18 AM

    얼마전 저도 구입해서 먹었는데 아이들은 껍질째먹는게 싫다고 해서 껍질 살짝
    벗기고 주니까 잘 먹네요 전 걍 좋다니까 그냥 먹구요

  • 15. 억순이
    '09.9.11 12:27 PM

    저도어릴때는 가리는과일이많았는데 요즘업어서 못먹습니다
    모든음식을 골고루먹는게좋겠네요

  • 16. 쵸콜릿
    '09.9.11 3:24 PM

    새로운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는 저는 앞에 놓아지는데로 덥석 덥석 잘 먹어주는데요.
    새로운 맛에 가끔 당하기도 합니다ㅋㅋ
    생무화과는 맛나던데요^^;;...

  • 17. 또하나의풍경
    '09.9.11 3:44 PM

    저도 생무화과는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어요
    말린무화과는 엄청 좋아하는데 말이죠 ^^

    저도 새로운 과일 새로운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 크답니다 ㅠㅠ

  • 18. 맑공
    '09.9.11 5:34 PM

    과일과 피부는 무관하다는 말씀에 무한한 위로를 받습니다
    저도 저 먹자고 과일씻고 깎고하지 않는데
    피부가 안좋은 이유가 과일을 안먹어서 그렇나 생각했어요.

    글고
    무화과 생으로 먹으면 맛있는데...

    도전 함 해보세요.
    다 말려버려 도전할 무화과가 없겠당*^^*

  • 19. mulan
    '09.9.11 6:57 PM

    ^^ 무화과... 아... 무화과... 지금 냉장고에서 물러가고 있네요. 흑...

  • 20. 토끼
    '09.9.11 9:44 PM

    건조기 하면 전기요금이 생각나서 선생님댁은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까
    생각하곤 한답니다. 가끔인지 자주인지는 몰라도 건조기를 잘 활용 하시는것 같아서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 21. 호리
    '09.9.11 9:46 PM

    생무화과 잘익은 것은 정말 맛있어요. ^^ 사진보고 침이 꼴딱꼴딱 넘어갑니다~

  • 22. 목캔디
    '09.9.11 10:47 PM

    우리집은 포항인데 저렇게 잘 익기 힘들던데...ㅠㅠ 잘익으면 정말 맛있죠.

  • 23. 돈데크만
    '09.9.12 12:37 AM

    무화과두 말리면..당도가 더 올라가는거 같아요..뭐든 말린과일들이..그렇듯이요...^^;;

    무화과 맛있어보이는데여...정말 좋은거고 잘익은거 같아요..맛있겠어여..

  • 24. 유월장미
    '09.9.12 12:46 AM

    저는 얼마전 길 가다가 무화과 차가 있어서 처음으로 사보았어요.
    남편도 그 맛이 궁금했는지 차를 돌려서까지 구입했죠. 14개 2만원정도(가물가물하네요)
    가족들 모두 기대하고 먹어보았는데...

    이것이 뭔 맛이냐... 결국 다 버리고... 말았다는...

    그래서 여기저기 맛있다는 얘기 들리면 정말 맛있나 궁금해요.
    정말 맛있다는 무화과 딱 하나만 얻어먹어 봤으면...

  • 25. 유월장미
    '09.9.12 12:48 AM

    다시 사진을 보니 저렇게 안생겼던 것 같아요 ㅠㅠ
    제가 산건 무엇이었을까요?
    수지에서 신갈 가는 길에서 사신분 안계실라나...

  • 26. 신우
    '09.9.12 9:09 AM

    장미님..아긍 아깝당...맛없는건 쨈만들어드시면 되는데~

    생무화과는 베이킹이나 떡만드실때 넣으세요..타르트도 좋구..^^

  • 27. 진이네
    '09.9.12 10:54 AM

    와~ 저는 무화과 너무 좋아하는데요,
    생과를 얼렸다가 갈아서 먹기도 하고요~
    맛있는 무화과를 저렇게나 많이...^^
    샘이 살짝 부럽네요ㅠ

  • 28. 진이네
    '09.9.12 10:54 AM

    참, 이번에 개정판 '칭.쉬' 너무 마음에 들어요^^

  • 29. 자목련
    '09.9.12 12:05 PM

    무화과 너무 반갑네요. 저희 집에서도 어제 처음으로 1kg에 만원 주문해서 먹어봤어요.
    김지혜? 였던가 하는 가수가 불렀던 '몰래한 사랑' 그 노래에서만 들어보고 그 나무나 열매도 본적도 없었어요.
    처음 먹어본것이긴 하지만 물렁물렁하고 달고 보드랍던데요.
    어렸을때 뭐든 귀한 시절에 먹었다면 참으로 맛났겠구나 싶대요.
    지금은 뭐든지 흔하잖아요. 그래서 더 대접을 못받는것 같아요.
    아뭏든 어제 먹었던 과일이 나와서 반가운 맘에
    댓글 답니다...

  • 30. 쏘가리
    '09.9.12 12:56 PM

    악~~~~~~~~~`
    이건 토종 무화과로 아주 귀한것인데요 선생님

    상품성이 별로인지
    지금나오는 껍질이 불그스럼한것은 저도 맛이 영그래요

    몇년전 광주서 무화과 한뿌리 옮겨서 화분에 심어둔게 열매 열어
    가끔 맛보는디 전남 광주살때는 가을까지 먹엇는디 추억의 과일이되엇어요

    선생님 말리지 마시고 그냥 껍질까지 맛보세요
    더 맛있어요 양비님말씀이 맞는데요
    이 귀한것을 선물 받으셔서 부럽습니다

  • 31. 들꽃
    '09.9.13 7:50 AM

    무화과는 몇번 먹어보지 않았지만
    부드럽게 단것이 맛이 좋았어요..

    샘은 어찌 과일을 안 좋아하시나요?
    저는 과일을 아주 좋아해요.
    밥 대신 과일 먹고 살아라하면 더 좋을 만큼요~

    특히 사과는 안 먹으면 금단현상(?)까지 생깁니다~

    꾸덕꾸덕 말린 무화과~ 한 입 베어 먹고 싶어요^^

  • 32. 삼나무
    '09.9.13 3:52 PM

    저도 어릴 때 먹어보지 않은 음식은 잘 안 먹습니다.^^
    완전 동감합니다.

    그리고 저는 식성은 보수적이랄까~ ^^

    무화과는.. 맛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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