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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내게도 나만의 시간은 필요하다

| 조회수 : 12,791 | 추천수 : 202
작성일 : 2009-08-06 20:31:25
저도... 때로는... 저만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게 뭐든 제가 하고 싶은 걸 제 맘대로 하는 시간!
오늘이 그날 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는데..그냥 훌쩍 뛰쳐나가고만 싶은 생각이 들어서,
가족들 모르게( 특히 kimys..), 슬쩍 집을 빠져나와서..하루 종일 시간을 제 맘대로 썼습니다.
가끔은 이래야..숨이 쉬어지는 것 같아요.

예전에 회사 다닐때..
이따금 출근길에 먼산의 꽃이나 단풍을 바라보다가,
출근이고 뭐고, 그냥 훌쩍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때는 직장에 매인 몸이라...눈물을 머금고 출근해서 일해야했지만요..
실제로 눈물을 질질 흘리기도 했습니다. 회사 가기 싫은데 억지로 회사 가야하는 제가 안타까워서요.
요샌 늘 그렇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쩌다 한번은 내 맘대로 시간을 쓸 수 있어서 좋아요.




아침 8시반에 집에서 나와, 어디 좀 갔다가, 집에 들어가보니 오후 다섯시.
온다간다 말없이 사라졌다 돌아온 죄로, 뭔가 반찬을 하기는 해야겠는데..
뭘 할까 궁리를 하다가 냉동고를 열어보니, 새우가 들어앉아 있었습니다.

잽싸게 해동판에 녹이는 한편으로 칠리소스를 만들었습니다.
칠리소스는 제가 늘 하는 거 스위트 칠리소스에 핫소스와 생토마토, 양파 다진 것, 마늘 다진 것을 넣고 하는거..
레시피는..히트레시피에도 있고, 희망수첩에도 있고,
또 김혜경의 특별한 한상차림에도 있습니다.




새우를 꺼내면서 보니까, '낙지 1마리' 이렇게 쓰여있는 지퍼백이 눈에 띄는 거에요.
낙지도 얼른 해동해서 초무침을 했습니다.
해동한 낙지를 끓는 물에 데쳐내고,
반개씩 남아있는 파프리카와 피망, 그리고 양파를 썰어서 초고추장소스에 무쳤습니다.
초고추장소스는, 친정엄마표 집 고추장에 식초, 설탕, 다진 마늘, 매실액을 넣은 것이지요.
낙지를 데치다가 잠시 딴짓 하느라 낙지 데치는 시간을 잘못맞춰서, 다소 질겨지기는 했지만,
냉동낙지 대신 생물을 사다가 제대로 데쳐서 채소와 함께 초고추장에 무치면,
낙지볶음과는 또다른 색다른 맛으로 낙지를 즐길 수 있답니다.

내일은 머리 퍼머나 할까 했는데..비가 온다면서요?
비오는 날 퍼머를 해야하나, 어쩌나...대기중에 수분이 많으면 퍼머가 잘 안나온다고 하더만...
미용실 예약해놓긴 했는데..살짝 갈등되고 있습니다.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마토샤벳
    '09.8.6 8:34 PM

    ㅎㅎ 저도 파마할까 하는데 말이죠.^^
    그래도,, 예약까지 해놓으셨는데,, 선생님을 위해서 다녀오세요^^
    그리고,,낙지볶음,,,너무 너무 먹고싶네요,.,*^^*

  • 2. 토마토샤벳
    '09.8.6 8:34 PM

    앗,,낙지볶음이 아니라,,초무침이였군요,.,ㅎㅎ
    (1등이라는 타이틀땜시롱,,.ㅎㅎ)

  • 3. Hepburn
    '09.8.6 9:15 PM

    정말 잘하셨어요!
    답답하고 힘드신 마음이 좀 풀리셨음 좋겠네요.

    선생님의 일탈, 가족들이 싫어하시지 않을실것같아요, 메뉴가 넘~~좋네요!!

    낼 꼭 파마하세요..예쁘고 산뜻해지신 모습으로 사진도 많이 올려주시구요.


    윗님, 1등 타이틀..넘 재밋어요!!

  • 4. 들꽃
    '09.8.6 9:38 PM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지요~
    선생님 잘하셨어요~

    편안한 시간 되셨지요?

    깐쇼새우... 제가 엄청 좋아하는건데~ 먹음직스럽네요^^
    낙지초무침... 이것도 제가 좋아하는건데~ 침 넘어갑니다^^

    저는 언제쯤 1등 함 할 수 있을까요?ㅎㅎ

  • 5. 예쁜솔
    '09.8.6 9:44 PM

    요즘 날이 더워서 그런지
    저도 뭐 해먹는 것도 그렇고
    혼자 있었으면...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집에 고3이 있으니...
    올 여름 엄마 마저도 수험생입니당,ㅠㅠ
    여름아 빨리 가라...주문 외우는 중이지요.

    입맛도 없는데
    낙지 초무침 대신
    있는 오징어로 초무침 해야겠네요.
    늘 하나씩 건지게 되니 감사~~~

  • 6. 한결한맘
    '09.8.6 9:47 PM

    너무 부러워요
    그렇게 할 수 있었다는 것이요(물론 쉬운건 아니었겠지요)
    저도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가능하겠지요
    가능한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부엌에서 칼질합니다.^_^

  • 7. 지나지누맘
    '09.8.6 9:52 PM

    어디를 다녀오셨을라나요?? 궁금궁금

    둘다 넘 맛나게 보여요!!!!

  • 8. 쉴만한 물가
    '09.8.6 11:00 PM

    82쿡을 안지 얼마 되지않고
    외국에 살아서 김혜경 선생님에 대해선 솔직히 잘 모릅니다.
    (이번 겨울에 한국 들어가면 서점에가서 선생님 책 모두 살 예정입니다.)
    그러나 희망수첩을 보면서 느끼는건
    남편분이나 시어머니께서
    적어도 고구려나 백제 만큼의 큰 나라를 전생에 구하신분들이 아닐까하는....
    참 맑고 아름다운 김혜경 선생님같은 부인과 며느리를 두셨으니 말입니다.
    맑으세요.선생님

  • 9. 쵸콜릿
    '09.8.7 12:31 AM

    아직 어린 애들때문에...신데렐라입니다...ㅠ.ㅠ...방학은 뭐 꼼짝마!!!
    오히려 직장다닐때가 더 좋았다 싶을때도 있고 -.-;;;...머리쓰다 안쓰니 쥐나려고합니다.

    태풍때문에 한 며칠 날씨가 꿀꿀할 것 같아요...파마는 태풍후로 미루심이~~

    꿀꿀한데...머리도 맘에 안들면 더 속상하잖아요~~

  • 10. crisp
    '09.8.7 1:53 AM

    어디좀 갔다가....> 요게 궁금해요.
    저도 정말 나만의 시간 필요한데...사실 시간 가져라! 그러면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밖에서 혼자 뭐 하는 거 자신이 별로 없어서요. 쇼핑은 하겠지만...차 갖고 드라이브? 이것도 경기도 접어들면 집 갈 걱정이 생길거 같고요...

    저도 내일 머리나 하러 갈까요?

    미장원 예약 정말 익숙치 않아요. 그냥 암 때나 반겨줬음 좋겠어요..^^;;

  • 11. 아이사랑US
    '09.8.7 4:43 AM

    새우요리랑 낙지요리랑 너무 먹음직스럽게 보여요^^
    색도 이쁘구요.
    낙지를 질기지 않게 데치려면 어느정도 데쳐야 할까요?
    안익으면 어쩌나 해서 조금더 하면 질겨지고
    저는 매번 실패를 하거든요^^

    머리 예쁘게 하시고 나면 기분이 좀 나아지실 거예요.
    파마가 잘 안나온다는 말은 있지만..비오는 날이면 어때요^^

  • 12. 또하나의풍경
    '09.8.7 5:46 AM

    요즘 기술이 좋아져서 비오는 날도 파마 잘 나온다니 염려마세요 ^^

    저도 선생님처럼 훌쩍 떠나보고 싶어요 ㅠㅠ
    12세 6세 아이들이 있어서 그것도 요즘엔 방학중이라 꿈도 못꿉니다 흑흑..

  • 13. 자목련
    '09.8.7 7:58 AM

    출근길에 아! 어디로 가버리고 싶다 라는 그 심정, 정말 저도 절절히 느끼고 살고 있지요.
    이대로 어디로 가버릴까, 어디로 가서 단풍 구경이나 실컷 하고 싶다, 이대로 빗속에서 계속 운전하며 돌아다니고 싶다.. 등등 날씨와 계절에 따라 맘이 왔다갔다 하며 갈등하지만
    한번도 실천은 못하고 사는 직장인 입니다...
    저도 퇴직하고 나면 가능하겠지요? 퇴직은 가능하면 빨리 하고 싶어요. 내 맘이 가는대로 자연이 부르는 대로 살고 싶어요.

  • 14. 커피야사랑해
    '09.8.7 9:56 AM

    어디 좀 갔다가 . . . 요거 궁금합니다.
    저두 한달에 한번정도, 남편한테 아이들 맡기고 허락(?)받고 나갑니다 아이들이 어린 탓에
    그럼 제가 아이들한테 하는 말 '어디 좀 갔다 올께'
    근데 선생님이 하신 말씀 '어디 좀 갔다가'가 약간의 상실감이 듭니다
    우리 아이들도 이랳을라나. . .

    이런날은 차를 놔두고 전 버스 타고 여긴 부산,
    해운대에서 시내로 나가는 버를 타고 한시간 넘게 멍하니. . .
    운전하면서 보지 못한 거리에 간판을 사람을 봅니다.
    시내에 가서 쇼핑도 하고 먹거리도 사먹고 정말 온전히 저를 위해 시간을 보내다 옵니다.
    이런날은 친구도 부답스럽지요

  • 15. 레몬사탕
    '09.8.7 10:16 AM

    국없으면 밥못먹는남편..미역오이냉국 해주고 며칠 국없이 먹이다가
    어젯밤에 북어콩나물국 끓였는데 넘넘 맛있어요 ㅎㅎㅎㅎ
    멸치다시마 육수가 제대로였나봐요..소금간만했는데도 넘 맛있어요 ㅋ

    전 국 끓인거랑 반찬 몇가지 식탁에 차려놓고..좀 있다 홍대앞 마실가요 ㅎㅎㅎ
    집에 4시반까지 들어와야하는 신데렐라지만 그래도 아기가 어린이집가니 살만해요 ~
    아기가 어릴땐 배우고싶은것도 그렇게 많고...영화관도 그렇게 가고싶더니
    역시 자유가 좋아요 ^^ 근데 회사도 안 나가면서 어린아일 어린이집 보낸다고
    혀를 차면서 뭐라고 하시는 동네 할머니들도 계셔요 ^^;;

  • 16. alice
    '09.8.7 10:44 AM

    정말 누구에게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공감백배

  • 17. 요리열공
    '09.8.7 3:15 PM

    샘^^맨날 눈팅만 하다가 인사드려요^^
    옥수수빼먹은거 모냥 이를 갈고 있는 큰녀석이 어제 점심에 잡채를 볶아주었더니..
    이빨빠진 호랑이처럼 잘 씹기가 안된다고 아침에 먹던 무국을 달래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방학이 ..특히나..1학년 노릇하느라 고단했던 아들녀석 끼고 있으니 마음이 다 푸근합니다 ..
    저 지난주엔 큰녀석친구들 엄마,아빠들을 초대해서 밥도 해먹였습니다^^::
    샘책 독서대에 끼워놓고..
    간만에 대청소도하고..
    그떄 칠리새우도 했었는데..
    엄마들에게 인기좋았어요..
    책이 이뻐서..
    화장실에도 데려가서 읽고 나옵니다..ㅎㅎ..

    아이들이 커가는게 너무 아까워요..^^;:
    오늘은 닭가지고 버터구이 해주려구여..
    샘 주제랑 맞지도 않는 말거리만 풀어놓고 갑니다.

  • 18. 이쁜왕비
    '09.8.7 7:35 PM

    시원한 맥주 한잔! 주말에 해먹어야 겠네요.

  • 19. 동아마
    '09.8.8 12:55 AM

    와! 낙지 때깔이 죽음입니다요.
    내일 일찍 낙지사러 갈래요.
    흠냐....저 요리 드시면서 눈이랑 코랑 입이랑 얼마나 행복해 했을까요.
    힝~

  • 20. Terry
    '09.8.10 7:42 AM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은 사람...여기도 추가요. ^^
    오죽하면 신종 플루에 걸리면 차라리 좋겠다..했었을까요..그럼 일주일동안은 휴가일텐데...ㅎ고. ^^ 문제는 우리 남편도 플루에 걸리고 싶다는 거죠...ㅋㅋㅋ
    울 애들은 어쩌라고요~~~
    그래도 어디론가 훌쩍 사라져도 무탈한.. 상태에 계시니 그것도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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