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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모란은 피었건만~ [모둠 고추장 구이]

| 조회수 : 10,659 | 추천수 : 167
작성일 : 2009-04-26 21:25:20


오늘 저녁은,
어제 한우마을에 조금 사온 삼겹살에 더덕과 두릅을 함께 넣고 고추장 양념에 재웠다가 구워 먹었어요.

뭐, 삼겹살이 금겹살이라 불릴 만큼 값이 올라서, 고기를 조금 넣어 재운 것이 아니라,
돼지고기와 더덕을 고추장양념에 재워 함께 구우면 맛있어 이렇게 재웠어요.

보통 이렇게 돼지고기와 더덕을 함께 구우면 고기보다는 더덕이 훨씬 더 맛있는데,
두릅은 어떨까, 함께 양념하면서 무척 궁금했었습니다.
먹어보니까...더덕>두릅>삼겹살의 순으로 맛있었어요. 두릅도 빨간양념해서 구우니까 맛있네요.
그런데...재밌는 건, 더덕만 구운 것보다, 고기와 함께 구운 더덕이 더 맛있다는 거...

오늘 낮에 잠깐 친정엘 들렸더랬습니다.
싼 전복을 좀 사서, 몇마리를 가져다 드리려고 갔는데, 가보니까..모란이 활짝 핀 거에요.

해마다 모란이 친정 아버지 생신(5월7일) 무렵에 활짝 피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모란이 피면 꼭 비가 와서, 어머니는 모란에 우산을 받쳐놓으시곤 했지요.
아버지 생신에 고모님들이며 사촌언니들을 초대해서 손님이 오시는데,
손님들도 예쁜 꽃 같이 보시자는 엄마의 배려였죠.
모란도 활짝 피고, 5월7일도 돌아오는데...아버지는 안 계시네요.
요즘은 아버지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꽤 애를 쓰는데...모란을 보니까 또 생각납니다.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귀연세라
    '09.4.26 9:26 PM

    우와 맛있어보여요^^
    근데 저 일등이에요? ^^;;

  • 2. CAROL
    '09.4.26 9:28 PM

    와우 모란의 색감이 뭐라 표현할 말이 없네요.

    아직 아버님 생각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프신듯 합니다.
    저도 일곱살때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 잊혀지지 않거든요.
    저녁 잘 먹고 편안한 이 시간에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살짝 맺혔어요.
    선생님도 너무 마음 아파하시진 마세요.

  • 3. CAROL
    '09.4.26 9:29 PM

    선생님 음식을 보면 제가 얼마나 음식에 대해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지
    알 것 같아요.
    저로선 절대 생각하지 못하는 그런 음식들이 참 많거든요.
    음식도 머리로 하는거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 4. 진부령
    '09.4.26 9:37 PM

    우산을 쓴 모란은 아버님을 그리는 마음이시겠지요
    비맞은 모란에서 처연한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저는 10년전 돌아가신 시아버님을 국수만 보면 생각합니다.

  • 5. 좋은소리
    '09.4.26 9:42 PM

    모란이 피고 지는데..
    그렇군요..
    선생님으로 인해..음식을 색다른맛에
    도전할 용기를 얻게 되네요.
    그리고 맛도 월등하구요...
    아버님..생각이..늘 가슴에 있을수 밖에요..

  • 6. 지나지누맘
    '09.4.26 11:03 PM

    선생님 어머님은 오래오래 건강하셨음해요...
    너무너무 지혜로우신분 같아요.....

  • 7. 옥당지
    '09.4.26 11:04 PM

    벌써 모란이...우리집 마당 모란은 아직인데요... ^^

  • 8. 그린
    '09.4.27 12:06 AM

    해마다 어버이날이 돌아오면 지금도 여전히
    가슴 한 켠이 찡하고 코끝이 시큰거립니다.
    정말 제대로 카네이션도 못달아 드렸는데....
    선생님 덕분에 오늘은 오랜만에 앨범 봐야겠어요.
    24년이나 지났지만 울엄마는 그 때 그 모습이라
    지금 제 나이보다 젊네요...ㅜㅜ

  • 9. 뚜리번
    '09.4.27 7:56 AM

    김혜경선생님~
    이 노래 가사가 와 닿을지요?

    -------------------------------------------
    이제하 작사/작곡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꾹이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 아까씨
    꿈속에 찿아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퍼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 밤에도
    또한번 모란이 필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동백은 벌써 지고 없는데
    들녘에 눈이 내리면 상냥한 얼굴 동백아가씨
    꿈속에 웃고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덧없어라

    나 어느 바다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모래벌에
    왜로히 왜로히 잠든다해도
    또한번 동백이 필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또한번 모란이 필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
    조영남씨가 노래도 하였는데 그의 노래는 카수답게 낭랑한 목소리이지만,
    아침에 <모란 동백>을 검색해 보니 이제하시인의 노래도 찾아 들을 수 있어
    모란이 피는 이 계절이 행복과 더불어 애잔한 아침이도 합니다.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그리움으로~
    *^^*

    http://blog.daum.net/koreasan/15604134?srchid=BR1http%3A%2F%2Fblog.daum.net%2...

  • 10. SilverFoot
    '09.4.27 9:07 AM

    샘, 어떻게 구우면 집에서도 저렇게 직화구이 필을 낼 수 있는지요.
    정말 더덕이랑 두릅이랑 저렇게 구우면 너무 맛있겠어요.
    집에서 드시는 밥상도 늘 요리집처럼 근사하십니다요~

  • 11. 자목련
    '09.4.27 11:10 AM

    모란 동백 노래 잘 감상했습니다. 너무 좋고, 감동적이네요.. 감사합니다.

  • 12. 한결한맘
    '09.4.27 4:06 PM

    노래 감상 잘 했어요 감사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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