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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비록 시작은 보잘 것 없으나~~

| 조회수 : 12,387 | 추천수 : 168
작성일 : 2009-04-16 07:56:55
제가...역시...노는데는 좀 익숙치않은 것 같아요..
뭔가를 꼭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행주를 꿰매기 시작했습니다.어제 밤부터.
제가 쓸 행주는 작년에 책 촬영할때 많이 꿰매서, 몇년은 너끈히 쓸 수 있을 만큼 있으나,
또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만들어두었다가, 딸아이 결혼할 때 주려구요...
(좀..웃긴가요? 고작 혼수 준비한다는 것이 행주라서...)




제 행주는 그냥 사방을 듬성듬성 홈질하고 말았으나,
딸아이 것은 수라도 한땀 놓고 싶어서 그렇게 하고 있는데...민망 그 자체입니다.
아, 저도 눈은 있는 지라 놓고 싶은 수는 많죠.
하트 그려넣고 그안에 딸아이 이니셜을 새기고도 싶었고,
색색의 작은 꽃이 담긴 꽃바구니도 수놓고 싶었으나,
'이게 행주 아니더냐? 행주는 행주다워야지..'하며 아주 쬐끔한 수를 놓았습니다만,
사실은 예쁘게 수놓을 실력이 안되서랍니다.
(완전 발혜경입니다.)
그래도...'자꾸 놓으면 나중엔 좀 나아지겠지...'스스로를 위로하는 중입니다.




이게 뭔지 아세요?
제가 중학교때 쓰던 수실이랍니다.
전, 이게 우리 집에 있는 줄 알았어요. 며칠전부터 온집안을 뒤져도 이 실이 나오지 않길래,
혹시나 싶어서 친정어머니께 여쭤봤더니, 거기 있대요.
결혼할 때 안가져온 모양이에요. 그래서 어제 가져 왔지요.




저 중학교때,
이 색색의 레이온사를 이렇게 머리 닿듯 해놓고 썼어요.
이거말고, 무광의 수실(구정사든가??)이 또 있어요. 이렇게 머리땋은 듯해놓은..
그런데 그거 역시 아무리 찾아도 없는 거에요. 그것도 친정에 있는지, 찾아봐달라고 했는데..
나오려는지..그 무광의 수실은 정말, 제가 중학교 1학년때 쓰던 거 거든요.

실은 그렇다 해도,
바늘도 없고, 수틀도 없고...분명 어디엔가 있을텐데...절대 버리지는 않았을텐데...영 찾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오늘 오후쯤엔 동대문시장으로 한번 떠야 하려나봐요.
수틀과 바늘, 그리고 도안집이나 한권 사들고 오려구요.

행주에 꼬딱지만큼 수놓으면서 참 유난도 떤다 싶으시죠?
그게 말이죠...제가 쓰려는 거라면 안그럴텐데요...딸아이 몫이다 싶으니까 그렇지 않은 거 있죠?
이게, 엄마 마음이겠죠?




그리고..



16시간 말린 고사리...
일년 먹을 고사리 준비놓아..아주 흐뭇합니다.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슈혀니
    '09.4.16 8:02 AM

    아싸!! 백만년만에 일등인가요??
    저도 수실 땋아서 쓰떤거 생각나네요..
    전 가정시간에 바느질 .수놓기 정말 하기 싫었어요...ㅎㅎ

  • 2. 유월콩
    '09.4.16 8:29 AM

    아~ 백만년만에 2등???
    쌤 글 보면 더불어 행복해 지는 1인입니다.

  • 3. 또하나의풍경
    '09.4.16 8:33 AM

    맞아요 저렇게 쫑쫑 땋아서 썼었어요!
    전 어제 오버록미싱으로 드르륵 박아서 만들었어요 ㅎㅎ
    전에 만들어둔건 다 헤어져서요!
    수까지 놓으시다니 정성이 진짜 가득합니다 ^^

  • 4. Terry
    '09.4.16 8:49 AM

    음식도 잘 하고 수까지 놓는 사람은 참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은데요...
    여러면에서 하고 싶으신 게 아직 많으신 걸 보면...정말 부지런은 타고 나는 것 같아요.
    멋진 작품 만드세요. ^^ 이효재 샵에서 파는 행주들 보면 행주 세 개에 눈 튀어나올 가격이더라구요. ㅎㅎㅎ

  • 5. 현승맘
    '09.4.16 9:24 AM

    헤헤!! 저도 요새 수를 한번 놓아볼까 생각을 했으나, 주위에서 말리는 바람에 포기했어요
    수는 고사하고 집에 있는 기저귀천이나 잘라서 저도 행주나 만들어 볼까봐요...

    오늘 날씨가 참 좋으네요...

  • 6. 은구슬
    '09.4.16 10:24 AM

    중학생 때 수 놓던 기억이 참 나를 행복하게 하는 군요. ㅎㅎ 저실들. 혹시 나의것 아닌가?
    는 생각이 들게 하는 군요. 동그란 수 틀도 있었지요.

  • 7. onion
    '09.4.16 11:28 AM

    땋아놓은 실타래가 과거의 추억으로 돌아가게 하네요.
    그런데...행주에 너무 공 들이지 마세요.
    수 놓던 엄마 생각에 쓰지도 버리지도 못하게 되면 어쩌나요.

  • 8. 안드로메다
    '09.4.16 11:38 AM

    아 저 수실 보니 옛날 생각이 ..ㅠ.ㅜ
    저희 엄마가 30년도 더 전에 못만드시는것이 없었지요..
    스웨터 짜는 기계??같은것도 있었답니다..
    사진 보면 대부분 엄마가 만들어입힌 스웨터에 코뜨개 장식레이스 원피스 치마 바지 하여간;;;
    전 왜 그런 엄마를 안닮았는지 ㅠㅠ
    이제 닮고 싶은 친정 엄마는 너무 멀리 계시는지...

    언젠가 시간적 여유가 되면 크뜨개를 다시 시작해봐야겠어요^^~
    부러워요 그런 좋은 엄마를 가진 선생님의 딸이^^

  • 9. 소금별
    '09.4.16 12:14 PM

    아고고...
    수실이 너무 어여쁘네요.

  • 10. 소금별
    '09.4.16 12:15 PM

    어깨아프실텐데,

  • 11. 라라^^*
    '09.4.16 12:37 PM

    가장자리만 저렇게 접어서 홈잘해도 풀리지 않나요?

    저도 따라 만들어 보고싶은 의욕이 불끈합니다. ㅋ

  • 12. 발상의 전환
    '09.4.16 12:50 PM

    행주로 쓰긴 아깝고...
    저거 얼굴 닦아야 할 것 같은데요~

  • 13. 초록
    '09.4.16 12:56 PM

    저 수실과 수실통...
    참 추억의 물건들 이네요.
    그런데 저걸 어떻게 아직 간직하고 계신단 말씀입니까?
    중학교때 제가 쓰던 수실과 똑같네요.
    저는 중학교 처음 들어가서 가정시간에 만든것이 앞치마와 머리수건 이었답니다.
    저 수놓은 꽃도 너무나 추억어린 모양 이네요.....

  • 14. 귀여운엘비스
    '09.4.16 1:46 PM

    발.혜.경...부분에서 너무너무 웃었어요~~~~
    하지만 이쁘기만 한걸요~~~~~~~~~~~~~~~~~~~~~~~~

    선생님의 딸이 너무너무 부러운 오늘이예요^^

  • 15. 별사탕요정
    '09.4.16 2:29 PM

    선생님, 넘 아름다우세요~~
    저도 나중에 우리 딸한테 꼭 해주고 싶어요.
    지금은 육아에 정신없어서 ㅎㅎ

    중학생때 쓰시던 수실이면 몇년산이에요? ^^*

  • 16. 유키
    '09.4.16 3:43 PM

    저도 여중,고생때 수 많이 놨었네요..
    머리 따놓은 수실,, 정말 오랫만에 보네요...
    갑자기 옛날 생각도 나고...
    수틀 끼우고,, 자수놓고 싶은 생각도 들고,,,

  • 17. 상큼마미
    '09.4.16 4:02 PM

    선생님은 천재! 저도 따라쟁이 할래요.

    소창한필, 광목한필 사다놓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거든요

    지금 바로 달려갑니당 바느질감 찾으러 저도 수놓아서 딸 혼수준비할래요^^

  • 18. 호리
    '09.4.16 6:35 PM

    발혜경이라니요,, 그럴리가요 ㅎㅎ
    작은 거 하나를 해도, 좋은 것으로 잘 하고 싶은 마음이시겠지요.
    근데 엄마가 쓰던 색실로 수 놓아서 손으로 만들어준 행주, 행주로 쓸 수 있을라나요.. 전 도저히 못쓸듯..

  • 19. 프로방스김
    '09.4.16 6:51 PM

    딱 제스타일 이네요 아직 행주에는 못해봤지만 꼭 해봐야 겠어요 생각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 은석형맘
    '09.4.16 7:03 PM

    선생님~~~자수 도안집요.....

    http://www.rosyquilt.com/

    여기 왼쪽에 책 리뷰코너 있어요.
    그 코너 들어가시면 윗쪽에 자수코너 있습니다.
    여러가지 책들 내용 비교해 보실 수 있으세요.
    그리고 여기 쇼핑몰에 책 코너에 스티치로 들어가시면
    품절된 책들 많지만 넘 예쁜 자수책들이 잔득 있어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아주 바짝 마른 고사리들 보니
    몇년 전 제주 외갓집에 친정부모님 한달정도 계시면서
    정말 연하디 연한 고사리 직접 뜯으셔서 저리 말려오셨던 기억이 나요.
    저리도 바짝 말려 놓은 넘들이
    물에 살짝 불려서 볶아 놓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아버리던....
    그 맛난 고사리맛을 잊지 못하고 있거든요^^

  • 21. 김혜경
    '09.4.16 8:18 PM

    은석형맘님, 너무 감사해요, 그 사이트 들어가서 책 구경했어요.
    사고싶은 책은 모두 품절!!
    일본책가게를 뒤져봐야하려나봐요..

    별사탕요정님, 아마도 중학교 2학년때이니까 1970년 아닐까요?

    라라님...푸서를 한번 홈질 한 다음에 뒤집어서 사방 전체를 한번 홈질해주면 올 안풀리고 잘 쓸 수 있어요.
    재봉틀 꺼내기도 귀찮고..손으로 살살 할 만합니다.

  • 22. 은석형맘
    '09.4.16 9:24 PM

    네..선생님 구입하고 싶은 예쁜 책들은 다 품절이죠...
    근데 간간히 책이 정해진 날짜에 들어와요.
    일본책가게 둘러보시다 좋은집 찾으시면 제게도 알려주세요^^;;;

  • 23. mayoll
    '09.4.17 12:30 AM

    선생님. 일본 자수책은 www.lovequilt.com 에도 많답니다.
    살다보니 제가 알려드리는 날도 있네요. 아, 가슴떨려라

  • 24. 은석형맘
    '09.4.17 8:42 AM

    와....러브퀼트가 가격이 더 싸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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