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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냉장고 털어내기- 1

| 조회수 : 10,749 | 추천수 : 196
작성일 : 2009-03-28 19:52:52
지난해 3월, '한상차림' 출판계약서에 도장 꾹 찍고,
원고 쓰고, 촬영 하고, 교정 보고,
그리고 또 칭찬받은 쉬운요리 개정판 계약하고, 또 원고 쓰고, 촬영하고...

지난 1년 꼬박...정말 너무 많이 바빴던 것 같아요.
정신 차릴 수 없이 바쁘고 힘들었는데, 드디어 끝을 봤습니다.
물론 4월14일, 보충 촬영도 하루 더 해야하고, 원고 수정, 교정도 해야하지만..
그래도, 지난 일년동안 힘들었던 일이 거의 매듭지어져, 얼마나 개운한 지 모릅니다.

그간 너무 쫓기며 살아온 듯 하여..주변 사람들에게 선언했습니다.
앞으로 한 일년반 정도는 놀기만 할거라고,
낮잠도 자고,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숯가마도 자주 가고, 여행도 가고, 산책도 하고,
근사한 곳에 가서 커피도 마시고, 수도 놓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살도 빼고,
하고싶은 일 실컷하면서 놀며 살거라고...
그리고, 무슨 일이든 하고 싶으면 내년 가을쯤, 시작할거라고...




촬영을 마치고, 일을 도와주러 왔던 후배들이 모두 말끔하게 치워주긴 했지만,
그래도 폭탄맞은 듯한 우리 집, 제가 해야할 일이 산더미입니다.
주방도구며 냄비며 팬이며 제가 정렬하는 방식대로 되어있지 않은 것, 모두 제자리에 넣어줘야하고,
촬영하고 나서 아직 넣지 못한 그릇들도 모두 넣어줘야 하고,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도 정리해야하고...
할 일은 태산인데..그냥 천천히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은...김치냉장고 한대의 전원을 끄기 위해서 김치냉장고만 정리해주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재료의 낭비없이 참 알뜰하게 썼어요.
칭찬받은 쉬운요리를 처음 낼때에는 작은 김치냉장고 반쪽밖에는 여유가 없어서,
재료들을 잘 보관하지 못해서, 채소들 버린 것이 참 많았는데,
이번에는 거의 버린 것이 없이 알뜰하게 써서,  나름 뿌듯합니다.




정리하면서 나온 숙주 데쳐서 무치고,
시금치도 데쳐서 무치고,
닭 반마리 삶아서 살만 발라내어 겨자소스에 무쳤습니다.
쓰고 남은 오이채, 당근채, 양파채를 곁들여서, 냉채 비슷하게 해서 상에 올렸어요.
그리고, 콩나물 한봉지 있던 것에, 쓰고남은 등심고기 육수 내어 콩나물 국도 끓였습니다.
이렇게 정신 좀 차리고, 내 가족만을 위한 반찬 준비가 그 얼마만인지...




이제 앞으로 한동안은..
쓰고 남은 재료들을 없애기 위한 음식들로 우리 집 밥상이 차려질거에요.
과일과 쌀만 사면, 보름도 거뜬하지 않을까 싶어요.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뭉치맘...
    '09.3.28 7:54 PM

    앗1등이다...

  • 2. Sean
    '09.3.28 7:54 PM

    매주 시장을 가도 먹을게 없는 냉장고에요..ㅠ

  • 3. 뭉치맘...
    '09.3.28 8:00 PM

    ㅎㅎ그동안 바쁘셨군요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야외로 나갔더니 냉이가 지천으로 깔렸어요
    한바구니 케서 냉이국도 끓이고 무침도하고...향이 얼마나 좋은지..드리고 싶네요

  • 4. 김미숙
    '09.3.28 8:15 PM

    선생님께서 너무 오랜만에 글을 올리시니 반갑네요
    힘드셔도 매일 매일 짧게라도 글을 올려주세요
    글이 안올라있으면 엄청 허전합니다
    선생님 글에 중독 되었습니다

  • 5. 소박한 밥상
    '09.3.28 8:16 PM

    푹 ~~~~~~~~ 쉬셔요

  • 6. Q
    '09.3.28 9:06 PM

    수고 많으셨네요. 열심히 일한 뒤의 휴식은 참 달콤하죠^^
    나물 담은 네모 접시 두께감도 좋고 참 이쁘네요.

  • 7. 또하나의풍경
    '09.3.28 9:25 PM

    정말 푹~~~~~~~~쉬세요 ^^

  • 8. 그린
    '09.3.28 9:34 PM

    어우~~ 선생님....
    드디어 끝내셨군요.
    축하의 박수 보내드려요, 짝짝짝!!!

    애쓰신만큼 좋은 작품 나올거라 기대하면서...
    일단 선생님, 푹 쉬셔요~~*^^*

  • 9. 체리양
    '09.3.28 11:01 PM

    다음 작품 기대할께요. 칭찬받은 쉬운요리 책 참 잘 보고 있거든요. 또 어떤 책이 나올지...여기 82가 고향이니 책 나올때 이벤트 함 쏘세요~

  • 10. 보라돌이맘
    '09.3.29 5:25 AM

    며칠 글을 안 올리셔서 혹 이번일로 무리하시다 몸이라도 상하신게 아닌가해서...많이 걱정했어요.
    그간 정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애 많이 쓰셨지요...^^
    지난 1년간 바쁘게 보내셨던 만큼...
    분명 더 많은 결실과 보람이 기다리고 있을꺼예요.
    얼른 다 마무리 지으시고 두 분이서 좋은 곳에 잠시 여행이라도 다녀오세요.

  • 11. 경빈마마
    '09.3.29 1:08 PM

    짝짝짝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숙제 끝낸 기분
    이제 방학이 기다리나요?
    봄나들이 한 번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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