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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저녁에 먹은 [매생이 떡국]

| 조회수 : 11,541 | 추천수 : 161
작성일 : 2009-01-27 20:56:09


보통 떡국을 끓이면, 떡의 양을 잘못맞춰서, 늘 남았습니다.
떡국이 남으면, 조금만 시간이 경과해도 퉁퉁 불어버려서,
먹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까워서 버릴 수도 없고, 늘 찜찜했는데,
올 설날의 떡국은, 떡 양을 어찌나 정확하게 맞췄는지..단 한조각도 버리지 않고 한끼에 아주 알뜰하게 먹었답니다.
이 한가지 일만으로도, 올해는 뭔가 조짐이 좋은 것 같아서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떡국 국물에 넣지 않고 남겨두었던 떡국떡을 냉동실에 넣을까하다가,
오늘 매생이 떡국을 끓였습니다.
매생이 떡국 끓이자고 일부러 매생이국을 끓인 것은 아니구요,
설날 저녁에 시누이들 가족이 오면 국은 매생이국을 끓입니다. 시누이들이 무척 좋아하거든요.
보통은 매생이 두재기(두덩어리)를 끓이는데, 올해는 실컷 먹고 가라고 세재기를 끓였더니, 국이 좀 남았어요.

그래서 어제 먹고 남은 매생이국에 떡을 넣어 매생이떡국을 끓였습니다.
매생이국에 밥을 말아먹는 것과는 느낌이 또다른, 아주 괜찮은 맛 이었어요.
설날 아침 끓이는 굴떡국보다 더 맛있는 것 같아요.

요즘, 정말 매생이가 흔해진 것 같아요.
10년전만해도, 시골 내려갔던 시동생이 구해서 보내지 않으면 매생이 구경하기 어려웠는데,
요즘은 어지간한 큰 시장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러다보니, 요즘은 좀 풍족하게 먹는 것 같아요.
구하기 어려울 때는, 냉동실에 넣어두고, 아껴가며 먹었는데 말이죠.

다음주에 손님 몇분을 치를 일이 있어요.
제가 대접해야 하는 일인데요, 밖에서 외식하면 편하고 좋겠지만,
제가...집에서 먹는 외식을 강조하는 ..'특별한 한상차림'의 저자인지라...밖에서 대접하기에는 양심에 찔려서,
집으로 초대했어요.
믿는 게 바로 이 매생이입니다. 냉동실에 모셔둔 매생이 한덩이 꺼내서 국 끓이고,
레시피 검증 차원에서...칭찬받은 쉬운요리 개정판에 들어갈 요리 몇가지 하면 될 것 같아요.
그럼 나름대로 개성있는 김혜경표 초대상이 될 듯도 한데...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또하나의풍경
    '09.1.27 8:59 PM

    와...아주 맛있어보여요^^

  • 2. 또하나의풍경
    '09.1.27 8:59 PM

    흑..일등이라니..감격의 눈물이..ㅠㅠ
    초록빛이 너무 이뻐요 선생님...^^

  • 3. 김혜경
    '09.1.27 9:03 PM

    또하나의풍경님, 설 잘 보내셨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매생이는..재료 자체일때보다 조리를 해놓았을때 너무 이쁜 초록색으로 변하는데,
    그게 매력인 것 같아요.^^

  • 4. 소박한 밥상
    '09.1.27 9:24 PM

    앗 !! 저도 오늘 매생이 떡국 끓였어요
    끓였다기 보다........매생이국에 떡국떡 몇개 넣고 "삶기"코스로 전자렌지에
    훅 ^ ^ 돌리면 끝~~~
    미역국이 싫증나도 떡국떡 넣어서 한끼 떼운답니다

    항상 봄동과 매생이를 보면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특별히 좋아하시는 거 같아서요 ???
    이마트에서 한덩이 4500원에 그저께 들여 온 ㄴ이네요

  • 5. 상큼마미
    '09.1.28 10:34 AM

    오늘 저녘 메뉴는 매생이떡국으로 결정 올해도 샌님 따라쟁이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행복한 한해 보내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 6. 다물이^^
    '09.1.28 11:21 AM

    저도 친정에 가서 매생이 먹고 왔어요!
    역시 엄마가 해준 음식이 일품이더라구요~^^
    초록색이 정말 이쁘네요~

  • 7. 라스트캐슬
    '09.1.28 4:30 PM

    저가 가장 좋아라 하는 음식중의 하나입니다...따끈한 메셍이에 굴을 넣고끊인 담 쫀득쩐득 한 떡을 넣어 끊이면....ㅎㅎㅎㅎ

  • 8. 묵향
    '09.1.29 5:20 AM

    전 매생이가 들어는 봤는데..뭔지 모르겠어요.
    검색을 해봐야 겠네요.
    초록색..제가 좋아하는 색인데..
    보기만 해도..맛있어 보여요..

  • 9. 김선아
    '09.1.29 8:01 AM

    분당 하나로에 갔더니 매생이가 품절 ㅠ.ㅠ 꼭 입덧하는 여인네 마냥...꼭 시도하리라 불끈! ㅋ

  • 10. 로라
    '09.1.30 3:02 PM

    메생이를 전남 장흥군에 주문했습니다. 얼마전에 신문에 나왔었거든요.
    메생이 한재기에 2500원이고요, 10재기 이상만 주문 받는답니다.
    그리고 택배비 3500원은 착불이고요.
    좀 많아도 냉동고에 두고 먹으려 열재기 주문했어요.
    오늘 도착할 예정이에요.
    장흥군 해양수산과 전화번호는 061-860-0415 인데요, 거기에서 또 생산자 연락처를 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 11. 코댁
    '09.1.30 6:41 PM

    장흥에서 주문하면 믿을 수 있겠네요. 요샌 시골 장에 나온 매생이도 중국산을 쓴다고 해서 놀랬어요

  • 12. 하이디시골생활
    '09.2.2 10:21 PM

    친정이 전남 고흥이라서 매생이 많이 먹었지요. 정말 향수어린 음식인데...
    예전엔 바닷가에서만 먹었는데 요즘은 많이 흔해졌네요

  • 13. 때찌때찌
    '09.2.3 12:54 AM

    82cook에서 매생이에 대해 알고는 몇해전 시장에 찿아봐도 없었거든요.
    요즘.. 마트나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어서 사다가 국을 끓였더니
    애기아빠가 정말 좋아해요.. 해장국으로 강추라네요...
    여기는 부산^^ 마트나 시장에선 한덩어리에 6,00원선이였거든요.
    얼마전 전라남도로 여행을 갔었는데.. 만원에 4덩어리를 샀어요.
    지금 냉동실에 반덩어리씩 넣어두고는 끓여먹고 있어요.
    저도 매생이 떡국 끓여봐야겠어요. tv에서도 자주 나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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