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개운한 맛의 [대구알 미역국]

| 조회수 : 10,405 | 추천수 : 156
작성일 : 2008-12-20 15:47:55
'희망수첩 재미없으시죠?'라고 했던 어제 희망수첩 제목 보고 낚이셨죠??
제가... 낚시바늘을 드리우려고 했던 건 결단코 아닙니다.
희망수첩을 쓰기 싫어서 투정을 부린 것도 아니고,
정말, 요즘에 정보도 없고, 레시피도 없고 해서, 너무 죄송해서...송구한 마음에 그랬던 건데...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서, 제목 고치지도 못하고...
죄송합니다.
의도했던 낚시글은 아니었다는 거...믿어주실 거죠?

그래서 오늘..레시피는 별 것 아니더라도, 누군가 단 한분에게는 필요한 정보 하나 올려봅니다.




어제 점심때 가까운 후배들 몇몇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 자리에서 약간 뻥을 섞어서, "어제 상어만한 대구 한마리 잡았다, 알도 무쟈게 크더라"하니까,
후배 하나가, 대구알로 무 넣고 소금만 풀어서 국을 끓이면 맛있다는 거에요.
오호~~그래~~ 따라해봐야지 하고 있던 참에,
오늘 아침(아니 어제 밤이었나? 아, 비몽사몽의 후유증)에,
TV를 보니까 미역에다 대구 곤이를 넣고 국을 끓이는데 맛있다는 거에요.

대구알+무, 대구곤이+미역....그런데 불행하게도 온전하게 따라할 수 없는거에요.
이유는 알은 있으되 무가 없고, 미역은 있으되 곤이가 없는거에요.
해서...대구알+미역, 이렇게 국을 끓였습니다.

결과물은요, 음..국물이 시원하고 개운해요...그리고 알이 목에 걸리지도 않아도...
고기 넣고 끓이는 미역국이 싫증난다면, 대구를 샀는데 알이 들어있다면...한번쯤 시도해보셔도 좋을 듯 싶어요.

아,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정보는 그게 아니고....
마른 미역을 불리면 얼마큼 불어나나 하는 미역의 양에 대한 것입니다.
마른 고사리를 불린 후 달아보면 10배 정도로 불어있습니다. 무게가요.
20g 정도 불리면 200g이 되거든요. 물론 불리는 정도에 따라 편차가 크긴합니다.

그런데 미역은 얼마나 되는 지 안 따져봤어요. 그냥 10배쯤 되려나..이렇게 생각했었습니다.
여기서 사족을 달자면, 평소 음식할 때 하나하나 계량을 해서 하면, 나중에 요리원고 쓸때 많이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그런데...매일 허겁지겁 저녁을 해대고,
완성된 음식, 식구들의 수저가 들어가기 전에 헐레벌떡 사진을 찍으니..계량할 여유가 없는거죠.

그래서 오늘 아침, 미역을 불리면서 무게를 달고,
제가 원하는 만큼 부드러운 정도로 불어난 걸 다시 달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무려 12배 이상 늘어나네요.
마른 미역은 50g이었는데, 불어난 미역 물 대충 빼고 달아보니까 630g이나 됐습니다.

그리고, 이 630g이나 되는 미역에 국물을 부어보니 물은 2ℓ 정도 되니까 적당했어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해도, 2~3끼 먹을 분량이나 되는 큰 냄비로 하나입니다.

그러니까 식구 적은 가정에서는 미역을 20~30g 정도만 불리세요.
너무 많이 불린 것은 물기 완전히 짜지 마시고, 비닐팩에 담아 냉동해뒀다가, 다음에 잡수세요.

이제부터는 대구알 미역국 레시피입니다.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으니까 감안해서 보세요.

재료
미역( 마른 것 50g, 불린 것 630g), 대구알 한쪽(230g), 멸치육수 1ℓ, 물 1ℓ, 참기름 3큰술, 국간장 2큰술, 소금 1작은술, 다진 마늘 1큰술

1. 미역은 불려서 잘 씻은 후(자연산 미역에는 모래가 있어요)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둡니다.
2. 미역에 참기름과 조선간장을 넣은 후 불에 올려 달달 볶아줍니다.
3. 2에 멸치육수와 맹물을 붓고, 중간불에서 끓이다가, 약불로 옮겨 20분 정도 끓여줍니다.
4. 대구알은 칼등으로 알을 둘러싸고 있는 막에서 알만 발라냅니다.
5. 미역국이 충분히 끓으면 다진 마늘을 넣고, 소금을 넣어 간을 본 후 대구알을 넣어요.
6. 대구알을 넣은 후에는 잠깐만 끓여서 먹어요.

혹시나, 한분이라도 이 대구알 미역국을 따라 해보실 분이 계시다면,
대구알의 분량은 그대로 하고,
미역과 물의 양을 줄여서 해보세요..그럼 더 맛있을 것 같아요.


입맛이 자꾸 변하보니까,
전에는 고기를 넣고 끓인 미역국이 좋았는데..요즘은 이렇게 해산물을 넣고 끓이거나,
아니면 아예 참기름과 조선간장에 볶아서 다시마육수나 멸치육수 넣고 끓인 것이 좋으네요.
물론 미역이 좋아야 하지만요.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옛사랑
    '08.12.20 3:52 PM

    와..새벽까지 깨어있는 보람이 있었네요..
    (여긴 캐나다라서요^^)
    출출한 새벽에 너무 맛있어 보여요~

  • 2. 아들만둘
    '08.12.20 3:52 PM

    저도 어제 미역국 끓였는데 건조미역이 아닌 생미역으로 끓이니까 좀더 깊은맛이 나더라구요~
    생미역으로는 처음 끓여봤는데 성공적이였어요 ^^

  • 3. 봄(수세미)
    '08.12.20 4:14 PM

    사진에 미역이 파랗지가 않네요?
    옛날 엄마가 끓여주시던 그런 미역국 색갈이예요.

    그런데요~메생이국 처음으로 끓여봤는데 왜 그리 맛이 없데요? ^^
    선생님 옛날글 검색해서
    굴을 참기름에 볶다가 메생이 넣고 파하고 소금간했어요.
    식구들에게 거창하게 설명하고 먹으라 했더니 맛이 없데요.ㅠㅠ

    선생님 책에 메생이 설명이 있던데..아직 책을 못 받아서 그냥 옛글 참고했거든요.

    메생이 오천원주고 산거 반이 남아서 굴넣고 부침개를 했는데..그것도 맛 없고...

  • 4. 김혜경
    '08.12.20 4:27 PM

    봄님..매생이국, 굴과 참기름 파가 많이 들어가야 해요. 국간장으로 간해야하구요.
    처음 먹는 사람들은 맛이 없다고 하시는 분들 많아요.
    저도 그랬어요. 자꾸 먹어야 제 맛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매생이전은...저도 별로 인것 같아요...언젠가 한번 희망수첩에 쓴 것 같은데...

    미역은요..자연산 미역이라는데 초록색이 안나오더라구요.
    그래도 맛은 괜찮았어요.
    같은 미역 울 친정어머니 드렸더니, 자연산이라고 좋아하시던데요...

  • 5. lyu
    '08.12.20 4:51 PM

    혹 제가 가진 그 미역과 같은 미역이신지요.
    정말 맛있는 자연산 미역이었어요.

    철저하게 계량을 따지는 지인이 생각나요.ㅋㅋㅋ

    저는 생선 손질할 생각하면 머리 복잡해도 다 해 놓고 나면 뿌듯해요.
    선생님. 우리 살림꾼이라고 서로 위로해요~~~~

  • 6. 지나지누맘
    '08.12.20 4:55 PM

    미역국을 일주일에 3끼이상 먹으면 너무 좋다는데...
    전 왜 미역국이 싫을까요????
    산후조리때도 국대신 미역초무침으로 대신 먹었답니다 ㅎㅎㅎㅎ

    일부러라도 한번 끓여 먹을께요...(물론 곤이도 없고, 대구도 없으니... 고기 넣고 -_-;;)
    마른미역 20g 불려서 ^^;;

  • 7. 김혜경
    '08.12.20 4:56 PM

    lyu님...이 시간에 컴퓨터 앞에 계시네요..
    lyu님 미역도..저어기~~ 동해쪽 어디에서 온건가요?
    제껀...그쪽에서 온거에요. 색이 초록색은 아니어도 맛있는...

    lyu님, 그런데요...전 살림꾼은 못되는 것 같아요..왜 그렇게 귀찮은 것도 많고, 하기싫은 것도 많은지..ㅠㅠ...
    살림을 어떻게 하는 지..내일 동지라 오랜만에 팥죽이라도 끓여볼까 하고 아무리 뒤져도 팥이 안나오네요.
    분명히 사다놓은 것이 있는 것 같은데..요새 왜 이러는지..
    올해도 우리집 식구 팥죽 구경 못하고 넘어갈 것 같아요...ㅠㅠ

    지나지누맘님, 미역국이 몸에 좋대요, 고기 넣고 좀 끓여서 드세요...

  • 8. lyu
    '08.12.20 5:06 PM

    ㅋㅋ
    저도 그저께 한 주먹 굴러다니는 팥을 한번 삶아 놓고
    어제는 팥밥 용으로 좀 덜어내고 푹 삶아 놓고
    쳐다보기 싫어서 내가 왜 팥죽을 생각했을꼬......이러고 있어요.

    샘은 누가 뭐래도 살림꾼이셔요.
    뭐 제가 말 안해도 다들 동의 하실걸요?

    우리집 미역도 동해안에서 온 것이랍니다.
    정말 좋아요.

  • 9. 후레쉬민트
    '08.12.20 5:16 PM

    미역국이 보약 같이 생겼어요 푹 우러난것이 ,,,
    저도 좋은 기름에 달달 볶아 감칠맛나는 국간장과 3년 간수뺀 굵은 소금만으로 간해도
    맛있는 두툼한 미역찾는데
    좋다는것 사보면 또 어떤건 진득거리고 바다향(?)이 너무 과하게 나고,,,
    아니면 미역값으론 너무 비싸서 사보지도못하고
    아직까지 맘에 꼭 드는 미역을 못찾겟어요

  • 10. 철이댁
    '08.12.20 5:23 PM

    대구알 미역국이란 생소한 이름에 들어왔어요~
    저도 기회되면 한번 끓여 먹어봐야겠어요..

    미역이 몇 배로 부나 실험하시는 글 보다 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혼자 막 웃었네요..

    음식이라곤 해보지도 않던 처녀때 작은냄비에 미역 반봉지나 넣고 끓이다가
    계속 불어나서 큰 스텐볼에 하나 가득 덜어내고야 겨우 뚜껑을 닫았더랍니다...ㅋㅋ

  • 11. 또하나의풍경
    '08.12.20 5:49 PM

    맞아요 맞아요~ 미역이 맛이 있어야 하더라구요
    제친정엄마는 꼭 재래미역(표현이 맞을까요?)만을 아는 사람을 통해 구입하셨어요
    특히 겨울이면 바락바락 씻는것도 너무 귀찮은 미역....
    결혼후 시댁에서 미역국을 동서가 끓이는걸 봤는데 어머나!! 너무 쉬운거에요.
    시판 미역 사다가 불려서 몇번 헹궈서 끓이기만 하면 되니까요!! +_+
    하지만...친정서 먹는 그 미역국 맛은 아니더라구요!
    정말 재료가 중요하구나....라고 다시 한번 느낀 순간이었어요 ^^
    대구알 미역국이라니...굉장히 시원하고 깔끔한 맛일거 같아 입맛만 다십니다 ㅎㅎㅎ

  • 12. 아놔
    '08.12.20 7:22 PM

    오늘 생대구가 가격이 싸고 싱싱해서 한마리 사왔는데
    삐리리 통했습니다.

    2키로 좀 넘는걸로 17000원정도 샀으니 괜찮죠?
    다행이 곤이 아니라 알 들어있는걸로 샀네요.

    알하나는 알탕, 나머지 하나는 샘처럼
    미역국 한번 끊여봐야 겠어요.

    대구탕 처음 끊여보는데 과연 맛이 어떨지...

    레시피 검색중입니다.
    혹 맛있게 끊일줄 아시는분 팁좀 주세요.
    참고로 내일 할 거랍니다.

  • 13. 스미스
    '08.12.20 8:00 PM

    미역국에 뭘 넣을까 고민하다 굴이 제일 싸길래 굴 사왔는데...

    알과 미역국..이거 도전해봐야겠네요. 흐흐흐...^^

  • 14. 호호아줌마
    '08.12.20 11:23 PM

    전 오늘 곤이넣고 대구지리 끓여 먹었는데..
    집에 있는 배추하고 무, 호박넣고 샤부샤부 하듯 끓여 먹었었네요.

    미역국에 넣고 끓여 먹기도 하는군요..
    담엔 한번 시도해봐야 겠어요..

  • 15. 기현맘
    '08.12.21 8:56 AM

    선생님 레시피 보고 어제 저녁에 마트가서 대구알 사와서는
    오늘 아침에 미역국 끓여 봤어요~
    한가지 다른게 있다면 전 초록미역이었습니다.
    남편이 미역국을 보더니...
    "뭐야? 이게? !!" 하길래
    "먹어봐~!!" 했더니....
    한 숟가락 떠먹어 보고
    " 어! 션~~~~~~~~하다!!" 하네요...ㅎㅎㅎㅎ

    대구알 넣고 미역국 끓이는건 선생님한테 처음 배웠어요...^^

  • 16. 모야
    '08.12.22 12:26 AM

    오늘 좋은 정보 얻어갑니당~~~~~~~~~~~^^

  • 17. 아뜰리에
    '08.12.22 11:24 PM

    미역 색깔이 자연산 같아요. 맛있겠다..
    저희 친정이 바닷가라 미역국에 별 걸 다 넣어요.
    조개, 홍합은 기본이고 싱싱한 생선 중 납작한 것들을 주로 넣으시더라구요.
    광어, 도다리, 납세미.
    알 넣은 건 선생님의 실험 정신으로 첨 봤네요.
    해먹어봐야지~

  • 18. 다물이^^
    '08.12.23 10:41 AM

    저도 미역국 무지 좋아하는데요...
    시댁에 가면 푹 퍼진 미역국이 정말 맛나서(새알넣구요.) 해보는데
    제 미역은 질겨요^^ㅋ
    후루룩! 하고 넘어가면 좋겠는데 말이죠...
    참기름이나 들기름에 달달달 볶아도 그러네요...
    어떻게 하면 무른 미역을 먹을 수 있을까요?ㅋ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78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99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98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73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1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6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87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99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5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0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77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08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3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0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6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83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2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5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18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5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3
3324 산책 14 2013/11/10 13,361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