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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30년 된 인테리어책

| 조회수 : 11,324 | 추천수 : 155
작성일 : 2008-11-24 22:53:47


여기저기 뒤지다보니....30년전에 발간된 인테리어책이 한권 나왔습니다.
제가 우리딸 임신도 하기전이니까 확실히 30년전 맞습니다.

30년전, 제가 다니던 신문사에 외국 서적을 판매하는 세일즈맨이 들어왔습니다.

신문사의 편집국이라는 곳이 언제나 부산한 곳이고,
자기 일이외에는 관심들이 없어서, 외부사람들이 들어와서, 뭐라고 말을 걸어도, 친절한 말 한마디 대꾸하는 사람들이 없죠.
저도 예전에, 한창 기사 쓰고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거는데 고개를 들어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만 해줬다가,
버르장머리 없다고 두고두고 욕을 먹었더랬습니다.
아마도, 선배를 찾아온 손님이었던 모양인데, 고개를 들고 눈을 맞춰가며, 사근사근하게 알려주지않고,
책상에 코 박고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손가락으로 그 손님이 묻는 곳을 가르키기만 했다고,
싸가지없다고 선배에게 일러서...욕을 바가지로 먹었더랬죠.

암튼,
손님에게도 이러는데, 책 세일즈맨에게야 누구 한사람 대답이나 했겠어요?
편집국 안을 한참이나 쭈볏거리며 돌아다니던 그 영업사원, 제게 다가오더니, 책을 사라는 거에요.
꼭 동정심은 아니었지만, 왠지 저라도 한권 팔아줘야할 것 같아서,
당시로서는 적지않은 돈을 주고, 인테리어 책을 한권 샀습니다.
  



독일어라고는 고등학교때 딱 한학기, 'Was Ist Das' 정도 배운의 독일어 까막눈이,
떠억 하니 독일 인테리어책을 샀습니다.
활자는 한자도 읽지않고, 아니 읽을 생각도 하지않고 사진만 열심히 참 재밌게 봤더랬습니다.
그런데 책 사이즈가 너무 커서, 책꽂이에 꽂을 수 없어 책장 위에 눕혀두었었는데,
그 바람에 어딘가에 박혀있다가 이제야 나타난 거죠.

오랜만에 펼쳐보니, 30년된 책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가구나 인테리어디자인이 현대 감각에 맞는 거 있죠?
또다시 재밌게 봤습니다. 며칠동안 새로운 기분으로 사진 하나하나를 뚫어져라 바라볼 듯...
한가지, 서글펐던 것은....
30년전에는 이 책을 보면서 열심히만 살면, 이 책에 나오는 것 같은 근사한 서재를 가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좀...슬펐습니다....
열심히 살지 않은 것도 아닌데...




저녁엔,
매주 월요일 우리 아파트를 찾아오는 순대 곱창볶음 아줌마에게 곱창볶음 1인분을 사다먹었습니다.
먹을 때는 너무 맛있게 먹었는데요...역시...조미료 범벅임에는 틀림없는 모양입니다.
배에서 사인이 와요...내 몸안에 화학조미료 있다...ㅠㅠ...
어차피 안 먹을 수도 없는 거, 소화라도 잘 시켜주었으면 좋을텐데,
날이 갈수록 반응이 즉각적이며 강렬해집니다.


김장들은 하셨어요?
우리 집은 내일 김장 합니다.
절여진 배추 사서, 속 넣어주는 아주머니들이 속 넣어주면, 감독만 하다가 싸들고만 오면 되는 김장이지만,
그래도 김치통 차에 싣고 내리고, 육체노동이 예정되어있는 지라, 이만 컨디션 조절차원에서 쉬러갑니다.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후레쉬민트
    '08.11.24 10:55 PM

    일단 1등^^

  • 2. 서앤준
    '08.11.24 10:56 PM

    저희는 아직 김장이 멀었어요..
    반신욕도 가능한 통에 한가득 양념을 개고.... 생각만 해도 힘들어지네요.
    잘하시고 돌아오셔요~

  • 3. 후레쉬민트
    '08.11.24 10:58 PM

    그냥 멀리서봐도 책이 참 좋아보이네요
    그림이 궁금해요.
    갑자기 날이 많이 추워져서 낼 감기 안걸리게 단단히 챙겨입으셔야 할것 같아요

  • 4. 쥬디
    '08.11.24 11:11 PM

    어제 친정가서 김장하고 맛난 배추국과 보쌈으로 점심먹고 왔어요 엄마 김장은 역시 최고!!!
    단독 김장은 엄두가 안나요

  • 5. 마술신발
    '08.11.24 11:49 PM

    저희 친정도 내일 김장합니다. 그래서 저도 보쌈 먹으러 18개월 딸내미 싣고 친정 갑니다.
    딸 키우면서 엄마 생각 많이 하게 됩니다. 직장 다니며 아이 키우기, 결혼생활, 개인으로의 삶... 등 생각하는게 많아지네요. 엄마가 되니... 싱글때부터 선생님 책 읽으면서 직장생활하면서 아이키우며 치열하게 그리고 멋있게 살리라 다짐했는데 되는 건 치열 뿐...
    추운데 몸 생각하시면서 김장하시길... 저희 친정엄마에게도 입으로만 몸생각하시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 6. 영이네
    '08.11.25 12:02 AM

    친정에서 며칠전 택배로 받아서
    김치냉장고에 넣는것도 허리가 뻐근 했어요
    친정 엄마는 얼마나 힘드셨을까???

    딸가진 죄로 15년째 애프터서비스 하고 계십니다

  • 7. 선물상자
    '08.11.25 12:04 AM

    저렇게 넓고 멋진 서재는 아니지만..
    그보다 더 멋진 82쿡이라는 넓은 서재에서 맘놓고 집필하시잖아요~ ^^*
    김장 잘하시구~ 아프지 마시옵소서!

  • 8. 발상의 전환
    '08.11.25 12:17 AM

    선생님,
    저번에 보신 점괘 잊지 마세요~
    (돈이 채일 정도라고 했던가요? ^^)
    제 아들 보면 모르시겠나이까...
    (완전 쪽집게!)

    그나저나 그 책 참... 신기하네요.
    정말 요즘 발간 된 책 같아요.
    저도 사다리 타고 올라가는 서재를 갖는 게 꿈인데...
    30년 간 부지런히 로또를 사야할끄나~

  • 9. Nancy
    '08.11.25 5:31 AM

    제목을 번역하면 <이상적으로 살기> 쯤 되는 거 같네요.
    선생님은 제 입장에서 보면 이미 이상적으로 살고 계신데... ㅎㅎ

    만 6년을 꽉채운 주부인 저는 지난 주말에 배추에 고추에... 생강, 마늘까지
    전원 주택 옆에 있는 텃밭에서 기르신다는 지인의 어머니댁에 가서...
    "네 네... 어머니... 너~무 맛있어요. 어쩜 이렇게 맛있게 음식을 하세요..."
    온갖 아부를 늘어놓으며...
    김치 4통을 얻어 왔어요.
    요즘같이 먹을 거 믿기 힘든 세상에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심지어 새우젓도 산지에 가서 새우 사다가 소금 쳐서 집에 담으신다네요.
    근데 진짜 김치가 맛있어서요...
    우리 신랑은 밥을 머슴밥으로 세 그릇 먹고 대가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가더군요.

    일단 저는 올 겨울 김치는 해결했습니다. ㅎㅎㅎ...

  • 10. 하늘
    '08.11.25 8:44 AM

    김장 잘 하세요~

    희망수첩 제목이 목록에는 인테리어책이라고 되어있는데 클릭하고 들어오면

    지금 페이지에서는 인테리어잭이라고 나와요. 저만 그런가요?

  • 11. 해바라기 아내
    '08.11.25 9:06 AM

    VORBILDLICH WOHNEN
    남들이 따라하고 싶게(하고) 살기

    Der Einrichtungs-Bestseller
    영어의 "the" 인테리어 베스트셀러

    holsta (제일 밑)
    출판사 이름

    독일어로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사명감에 불타 알려드립니다.
    만약 특정부분이 궁금하시다면 제게 팩스같은 것으로 보내주시면 내용 알려드릴게요.

    독일 집들의 인테리어 저는 참 좋아해요.
    획일적이지 않고, 사치스럽지 않은,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그 것만의 멋이 있는 것 같아요.

    혜경샘이랑 쇼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 잡지를 같이 보는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
    그러면 제가 자세히 설명해 드릴 수 있는데 말입니다.

    김장 잘하시구요~

  • 12. 지나지누맘
    '08.11.25 11:31 AM

    내일은 그럼..
    맛나게 된 김치 꾸러미 구경하게 되는건가요?

    김장 맛나게 되기를...

  • 13. 왕언냐*^^*
    '08.11.25 1:02 PM

    외식하고나면 내 몸안의 이물질...있다는 신호...저두 자주 느끼는데...ㅋㅋㅋ
    그래서 왠만하면 고생스러워두 집밥을 먹자며...도시락도 부지런히 싸오는데
    결국 제 일만 산더미네요. ㅎㅎㅎ
    선생님 책...이제나 나오나 저제나 나오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젤루 먼저 이곳에다 드뎌 나왔다고~ 발표하실꺼지요???

  • 14. 강양
    '08.11.25 2:43 PM

    어머~사진이 확실히 보이는건 아닌데 가구들이 30년전에 디자인됐다고 믿기지않는데요! 아님 30년동안 우리가 세련되지지않은걸까요~ ㅎㅎㅎ
    보물하나 발견하셨네요 ^^

  • 15. ilovehahaha
    '08.11.25 4:13 PM

    정말 사진너머보이는 인테리어가 30년전책같지않게 멋져요~ 저런 느낌의 집이 좋은데...ㅡㅡ;;

  • 16. 또하나의풍경
    '08.11.25 5:26 PM

    [내 몸안에 화학조미료 있다..]
    ㅋㅋㅋ 너무 웃겨서 진짜 막 웃었어요 ㅋㅋ
    전 화학조미료 많이 든거 먹음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더라구요 ㅠㅠ 졸립기도 하구 물도 벌컥벌컥 마시게 되구요 ㅠㅠ

    인테리어책이 어쩜 어쩜...30년되었어도 최신판처럼 보이는데요.저런 거실 저도 갖고 싶어요 ^^

  • 17. 김혜경
    '08.11.26 10:09 PM

    해바라기아내님, 감사합니다.
    언제 시간을 내서 푹신한 소파와 향 좋은 커피를 마시면서,
    이 책 같이 봤으면, 저도 좋겠어요.
    저도 그런날을 기대해봅니다.^^

  • 18. 다물이^^
    '08.12.4 2:47 PM

    저도 인테리어 이쁘게 해놓고 살고 싶어요..ㅋㅋ 그럼 엄청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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