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자투리 재료로 한 [배추국][과일샐러드]

| 조회수 : 12,843 | 추천수 : 175
작성일 : 2008-10-12 20:01:36
냉장고 문을 열 때 마다 새록새록 자투리 재료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거뜬하게 보냈습니다.




날배추국이에요.
배추를 삶아서 우거지를 만들어 국을 끓이면 우거지국이라고 하는데,
제 친정에서는 그냥 배추로 끓이면 날배추국이라고 하더라구요.

냉동실에 있던 양지머리 조금 꺼내서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다음,
약한 불에서 90분 정도 고은 후 고기는 칼로 잘랐어요.
국물에 된장 풀고, 쓰다남은 알배기배추를 잘라 넣고 국을 끓였지요.
그런데...아직 배추가 맛이 덜 들었나봐요.
김장 무렵에 배추국을 이렇게 끓이면 달착지근한 것이 여간 맛있는 것이 아닌데,
이건 달큰한 것도 아니고, 구수한 것도 아니고..하는 수 없이 제 비장의 무기, 날콩가루를 좀 풀어줬습니다.
안 넣은 것보다는 낫네요, 구수한 것이...




고추, 청양고추, 피망, 파프리카 종류만 모아서 담아놓고 쓰던 채소통을 정리했어요.
들어있는 내용물은 별로 없는데, 냉장고 속에서 자리만 너무 차지해서.
그걸 정리하면서 보니까...
요구르트를 넣은 샐러드 드레싱도 나오고,
⅓도 채 안되는 오이 조각에, 통조림 파인애플에, 반개짜리 오렌지, 토마토도 한개, 농익은 키위도 한개,
이럭 저럭 모으면 과일 샐러드가 한접시 될 듯해서,
보이는 재료 몽땅 털어서 과일샐러드를 했어요.
토마토와 키위를 일단 둘러 담은 후에,
오렌지, 오이, 파인애플을 넣었어요. 드레싱도 뿌리구요.
반찬이라기보다는 디저트의 느낌이 나는, 달콤한 과일샐러드가 되었습니다.




달걀 노른자만 쓰고, 몇개 분량인지 모를, 흰자만 모아놓은 밀폐용기도 찾아냈습니다.
이런 것도 얼른얼른 먹어줘야합니다.
뭘 할까 하다가, 팽이버섯을 발견했어요.
팽이버섯 밑둥만 자르고. 적당히 떼어낸 다음, 소금 후추를 뿌렸어요.
그리고 달걀 흰자만 묻혀서 지졌습니다.
먹을만 하던데요.

어지간히 냉장고를 비웠다 싶은데도, 매일매일 구원해줘야할 재료들이 나옵니다.
내일은 또 어떤 재료가 제 눈에 띄려는지...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룰루랄라
    '08.10.12 8:09 PM

    헐!!! 저.1등임돠.핳핳하~
    저희엄니 배추국 생각납니다.

  • 2.
    '08.10.12 8:16 PM

    2등! 살짝 된장풀어 끓인 배추국 ㅠ.ㅠ 뜨거운 밥 말아 훌훌 들이키고 싶어요

  • 3. 진선미애
    '08.10.12 8:17 PM

    과일 샐러드 먹고 싶어요~~~~~~
    저녁먹고도 입이 궁금해서 이것저것 집어먹으면서 82하고 있거든요^^

  • 4. 달팽이
    '08.10.12 8:34 PM

    샐러드맛있겠어요 !선생님 새책은 한식 요리가 많을까요?기대 됩니다 .어떤 맛난 요리들이 실려 있을지~

  • 5. 또하나의풍경
    '08.10.12 9:34 PM

    오오..흰자만 뭍혀서 팽이버섯을 지져도 되는군요!!저희집에도 계란흰자 너무 많이 남아서 (베이킹에 왜이렇게 노른자만 쓰이는건가요 ㅠㅠ) 걱정하고 있었는데 아주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
    저도 오늘 날배추국 대충 끓여두었는데 선생님도 같은 국을 끓이셔서 깜짝 놀라면서도 기뻤답니다 ㅎㅎㅎㅎ

  • 6. 하눌님
    '08.10.12 9:43 PM

    달걀 흰자 거품내서 맛사지 하면 끝내줘요,

    선생님 밥상보고 저도 열심히 해먹이고 먹고있어요

    감사합니다,

  • 7. 미조
    '08.10.12 11:58 PM

    저두 낼 팽이버섯전 해야겠어요^^
    냉장고도 부지런해야 털어지는것 같아요
    오늘도 시댁가서 반찬 잔뜩 얻어와서 지금은 완전 틈도 없네요 ^^;

  • 8. 그린
    '08.10.13 8:45 PM

    ㅎㅎㅎ
    달걀 흰자 들어있던 용기도 생각나고, 남은 채소 들어있던 길다란 통도 떠오르고....
    선생님 글 보면서 혼자 웃어봅니다.
    오늘은 또 어떤 재료를 찾아내셨는지요?
    꼭 보물찾기 하는 것 같아요.^^

  • 9. 미야
    '08.10.13 10:18 PM

    저도 오늘 배추국해 먹었는데...선생님 글 잡지에서 봤어요...이렇게 반가울 수가...ㅋㅋ

    엄마들에게도 안식년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는데, 공감하면서 봤답니다...

    책 언제 나오는지 기대되요...

  • 10. 지우산
    '08.10.14 11:44 AM

    날배추국 저도 좋아합니다. 정말 요즘은 배추가 고소하지 않고 슴슴해서 전 멸치육수에 양지머리 넣고 끓입니다. 청양고추도 3개 넣고...이럼 좀 칼칼하고 구수한 맛이 납니다....^^

  • 11. 스머프반바지
    '08.10.14 5:16 PM

    날배추국이란 말은 첨 들어보지만 왠지 엄청 구수할것 같아요. 먹어 보고 싶어라~

  • 12. 오린지얍
    '08.10.24 1:35 AM

    아직 배추국이 맛있을때는 아니지요,,

    조금만 기다리심,,^^

    오리지날 전라도 출신 아줌마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77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98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98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70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1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6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87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97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5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0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77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08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3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0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6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79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2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4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18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5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3
3324 산책 14 2013/11/10 13,361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