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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명절 인사

| 조회수 : 13,903 | 추천수 : 127
작성일 : 2008-09-15 09:10:45
추석 명절 잘 쇠셨죠??
저도 잘 지냈습니다.

해마다 음식하는 양이 줄어들어서, 노동량도 몇년전에 비해서 훨씬 줄어들기는 했는데...
제가 요즘, 원고에 뭐에, 일이 좀 많아서 컨디션이 썩 좋은 상태가 아니어서인지,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피곤하기도 하고....그런 상태입니다....
저도..나이를 먹어가나봐요....(슬프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ㅠㅠ)




해마다 명절날 저녁, 시누이네 식구들이 모두 모이는 식사만큼은 꽤 신경을 씁니다.
시어머니를 대신해서, '백년손님'인 사위들을 환대하고 싶은 것이 제 마음인데요,
그래서, 뭐라도 한가지, 입맛 살릴 수 있는 요리를 하려고 하죠.
연어샐러드를 하기도 하고, 해삼탕을 하기도 하고, 칠리새우를 하기도 하고.

그런데 미안하게도, 올해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냥 있는 대로, 차려 대접하고 말았어요.

굳이 핑계를 대자면..다음주부터...하루에도 수십가지 요리,
책만 만들지 않는다면 몇년동안 해먹을 요리를 7일동안 해낼 생각에 지레 지쳐버린거에요.
벌써부터, 지지고 볶고 할 생각에 머리가 딱딱 아파옵니다.
(촬영하는 동안 설거지는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 해도 촬영전, 재료 손질이나 썰어두기 미리 만들기는 꼼짝없이 제 차지!)
게다가..얼추 따져봐도,
장을 다섯군데 정도 (하나로클럽, 이마트, 코스트코, 노량진수산시장, 동대문시장)에서 봐야할 것 같은데,
다 언제 돌아다니며 사들일 것이며, 또 사들이는 그 엄청난 양의 재료는 다 어디다가 넣어놓아야할지...
걱정이 많지만, 일단, 나중 걱정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암튼, 그 바람에..그냥 뻔한 명절 음식과 있는 재료들로 상을 차렸어요. 미안한 마음을 담아서.
그랬는데, 제가 이뻐하는 조카(큰 시누이의 큰딸)가 다 먹고나서, 자기가 먹은 그릇 들고 나오면서,
"외숙모, 요리가 없다고 하셨지만, 다 맛있어서, 잘 먹었어요. 맛있게 먹었어요" 라며, 절 위로해주는 거 있죠.
그래서,
"##야, 외숙모 촬영하는 동안 여기와 있어, 그럼 촬영 마치고난 음식, 저녁에 실컷 먹을 수 있을텐데..."
했다는 거 아닙니까?! ^^;;




이번 추석은...음식을 한 기억보다...재료 손질한 기억만 날 것 같아요.
몇년만에 토란도 손수 껍질까서 국을 끓였고,
난생 처음 도라지 껍질까서 볶아봤고,
(도라지 껍질까는 거 참 쉽던데요, 게다가, 적당한 굵기로 갈라 길이 맞춰 잘라서 볶으니까 아주 얌전해보이구요)
생강도 껍질 벗겨놓은 거 안사고, 껍질 있는 것 사다 쓰고,
(식혜에 넣은 생강의 향이 너무 좋아서, 식혜 대박 났었어요. 한방울도 안 남고 다 먹었어요.)
차례상에 올리는 밤도 깐밤을 주로 샀는데, 이번에는 집에서 껍질 깠어요. 역시 집에 까는게 싸긴 싸요.
고사리는 늘 집에서 불리는 것이긴 하지만,
특히 이번에는 먹기좋은 길이로 자를 때 그냥 막 자르지 않고 가지런히 한 다음은 길이를 맞춰 잘랐더니,
보기도 얌전하고, 집어 먹기도 좋았어요.


다른 해보다는 추석이 빨라서, 낮에는 더위마저 느껴지는 추석이어서,
음식들 상할 까봐 전전긍긍하면서, 김치냉장고 두대를 다 틀어놓고
전이며 나물이며 식혜며 다 넣어두고 보관했던 탓에 상해서 못먹게된 것 없이 무사하게 잘 넘어간 것 같아요.

이제...친정만 다녀오면...추석행사는 끝입니다요..^^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릴리사랑
    '08.9.15 9:35 AM

    저는 친정,시댁이 가까와 어제 모든 행사를 마치고
    지금 느긋하게 커피 한잔 만들어
    이곳 여기저기를 드나들며 다양한 글들을 읽고 있어요
    샘께 곧 들이닥칠 엄청난 과제를 무사히 치룰것을 염려하며
    오늘 아무생각 마시고 친정다녀오신후 휴식을 취하세요
    이 땅의 며느님들 모두 수고하셨어요^^

  • 2. 달자
    '08.9.15 9:56 AM

    추석 보내시느라 힘드셨지요?

    다음은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할 일이니 행복하지요?

    선생님께서 언제나 건강해서 내내 저에게 행복을 전해 주시길 ^^

  • 3. 행복한생각
    '08.9.15 10:10 AM

    항상 몸 건강하세요.. 선생님의 건강이 몇만명의 행복을 지켜주시는 일입니다 ^^

  • 4. yeomong
    '08.9.15 11:06 AM

    와우~~~ 맛있겠어요오~ 잡채랑 고사리나물을 너무 좋아해요!

    연휴가 짧아서 차례만 지내고 어제 바로 올라 왔는데, 차 안에서 오랜 시간 시달리니 피곤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의 정갈한 음식을 뵈오니, 바로 기분이 좋아졌어요. *^^*



    선생님의 새 요리책 출판 될 날을 손꼽아 기다려요.^^

    왜냐하면요~

    첫 요리책인 <일하면서 밥해먹기>를, 제가 사려다가 그만 두었던 기억을, 선명하게 갖고 있거든요.

    요리책 사서 보는 것을 좋아해 여러권 갖고 있는데, 어째서 사려다가 말았는지... 곰곰 되짚어 보았어요.

    제가 '일(직장)하지 않는 주부'여서, 나에게는 해당이 없겠구나... 했던 것 같아요.

    그때 선생님의 책을 사서 보았더라면, 조금 더 일찍 82cook의 가족이 되었을것을.... 많이 아쉬워했답니다.^^

    모쪼록 새 요리책 잘 만드세요! 화이팅!! 외쳐 드릴께요. *^^*

  • 5. yeomong
    '08.9.15 11:18 AM

    오!!!

    선생님의 첫번째 요리책 <일하면서 밥해먹기>가 재출판 되어, 인터넷 서점에서 지금 살수가 있네요.와우~~

    지난 7월에 회원가입하고 바로 서점 찾았을때는, 절판이었거든요.

    책은, 특히나 요리를 주제로 하는 책은, '책으로 읽고 감상하는 것'이 저는, 참 좋기 때문에,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네요.^^

    그런데 <요리가 좋아지는 부엌살림>은 여전히 절판이네요. 재출간 기다려야 할까 보아요.

  • 6. 또하나의풍경
    '08.9.15 11:22 AM

    정말 더운 추석이었어요 ㅠㅠ
    앉아있는데도 땀이 송글송글 나더라구요
    저희시댁은 작은집이어서 큰댁(제남편 큰아버님의 큰아들네)에 가거든요. 큰댁도 며느리가 넷 저희시댁도 며느리가 넷이여요 그래서 저는 명절때 음식 스트레스는 없답니다.음식은 큰댁 형님들이 다 만드시고 저희 작은집 며느리들은 가서 설거지를 열심히 하고 오면 되거든요.
    그런데도 집에 오니 어찌나 피곤하던지 ^^; (다른 며느리들에 비하면 진짜 일한거 새발에 피도 안되는구만..ㅠㅠ) 몸이 천근만근이더라구요.

    정갈한 상차림에 또한 어느것 하나 빼놓지 않고 다 맛있어 보이는걸요 ^^
    선생님 다음 책이 저는 정말정말 기대됩니다 ㅎㅎㅎ

  • 7. yeomong
    '08.9.15 11:31 AM

    아!!!

    그런데... 지금 구입할 수 있는 책이 2005년에 출간된 <일하면서 밥해먹기 updated> 네요...

    음~~~ 후회합니다! 2002년도 첫번째 그 책을 샀어야 했는데...제가 직장맘이었다면, 꼭 샀을 책이었는데 말이지요... ^^

  • 8. 여설정
    '08.9.15 12:00 PM

    몇번 손님상차림 해보다 몸살났어요...심지어 응급실까지 실려갔었죠.ㅋㅋ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좌우로 움직여지지않고(고동목- -;;) 심한 통증으로 꼼짝못했거든요. 온몸의 근육들이 극도로 열받아 데모한거지요.^^

    이젠 찍혀서 정기적으로 해야하는데, 살살 하기싫어지네요.끙~

    그래도 샘님보구 힘낼람니다.ㅎ

  • 9. 김혜경
    '08.9.15 12:05 PM

    yeomong님...2002년에 나온 것이나 2005년에 나온 업데이트판이나 내용은 같아요.
    오히려 나중에 나온 것이 사진도 더 새로운 것들이 추가됐고, 내용도 조금씩 더 추가해넣은 것이에요.
    표지색깔은 먼저 것이 더 예쁘지만, 내용은 오히려 나중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요리가 좋아지는 부엌살림이 절판이라구요? 얼마전에 다시 좀 찍었는데...
    요리가 좋아지는 부엌살림도, 내용을 조금 더 보충해서 업데이트 판 내놓을 계획이기는 하지만, 그건 시간이 좀 걸릴 텐데..출판사에 확인해봐야겠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10. 빨간자동차
    '08.9.15 12:52 PM

    샘님 나박김치는 성공이셨는지 궁금하네요
    전 시댁에 해가지고간 돼지갈비 ,오징어무침 ,해물탕이 맛나게 되어서 좋았는데...

    사실 해물탕은 유명한집에서 사가고 거기에 게만 3마리 더 넣어서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명절음식먹고 얼큰한것 땡기잖아요 지금까지도 신랑외에는 아무도 몰라요....히히히

  • 11.
    '08.9.15 2:16 PM

    yeomong님, 인터넷서점에서 '요리가 좋아지는 부엌살림' 구입 가능하세요.
    전 며칠 전에야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본 후에
    김혜경선생님 책에 반해서 '일하면서 밥해먹기' '희망수첩' 모두 보았거든요.
    간직하고픈 맘에 인터넷서점에서 구입했어요.
    급기야는 이렇게 사이트에 가입까지 했담니다.
    애기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모닝3의배수 서점> 에서 판매하고 있으니 필요하시면 구입하세요~

    앗! 위에 김혜경선생님 댓글도 있네요.
    (아이, 반갑고 기뻐라 @^^@)
    제가 좀 얌체(?!)라서 이 소중한 정보를 혼자만 알고 싶은거여요.
    정말 혼자만 알고 있으려다
    딱 한사람 언니한테만 가르쳐주었어요.
    글구 새언니에겐 얘기해주면 안된다고 그랬담니다. 헐...--;
    (새언니를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건 절대 아니람니다.)

  • 12. sylvia
    '08.9.15 3:29 PM

    저 음식들 차리시는데도 엄청 힘드셨겠는데요...
    선생님의 가족들은 참 행복하셨겠어요...
    저렇게 음식을 장만하시면서 미안한 마음이셨다니...
    이렇게 사진만으로도 그 맛을 느낄 수 있는것 같아요...^^

    책 준비하시느라 바쁘신 거였군요...
    그 책속엔 또 얼마나 맛있는 음식들이 들어있을지...
    기대하고 있을께요~~~

    연휴도 거의 끝나고 있을시간이네요...
    좀 쉬시고 계신가요???

  • 13. yeomong
    '08.9.15 3:35 PM

    선생님의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



    그리고요~

    방금 확인해 보니 <요리가 좋아지는 부엌살림> 은 '절판'이 아니고요, '품절'로 뜨더군요.

    저는 알라딘이나 예스24를 주로 이용하는데, 두 곳 모두 '품절'이고요.

    <칭찬받은 쉬운요리>도, 두 곳 모두에서, '품절'로 나옵니다.

    당장 살 수 없어 아쉽기는 하지만, 천천히 구입할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일하면서 밥 해먹기>와 <희망 요리 수첩>은 주문해 놓았으니,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렵니다.^^



    * 답변 주신 핑님! 감사합니다.^^

  • 14. 쭈니맘
    '08.9.15 5:46 PM

    선생님~~
    몸은 힘드시겠지만 마음만은 풍성한 추석 되시길 바랄께요..^^
    전, 어제 시댁에 전화드렸었는데..
    어찌나 맘이 상하던지요...
    울 어머님,아들,딸 다아 해외로 보내놓고 쓸쓸하게 맞이하시는 명절이라...
    전화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흐느낌....
    어찌나 죄송스럽고 속이 상하던지요...
    시댁이랑 떨어져 살아 명절땐 편하다..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전, 맘이 참 안좋더라구요..연세도 많으신데..얼마나 적적하실까..싶고..
    명절때마다 한국 다녀오는 사람들이 부러웠던 하루였어요...
    여기있으니 명절 기분이 전혀 안나요..
    그나마 녹두전 부쳐먹고 교회에서 송편 얻어먹고^^
    복작복작 하던,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너무나도 즐거웠던 한국이 그리워지네요..
    선생님의 새 책 출간 눈이 빠지게 기다립니다..
    해외 배송해서 바로 사보아야죠..^^
    그리고 저 이제부터 여기서 선생님 책 대여 안할꺼에요..
    지난번에 아는 엄마에게 칭.쉬 빌려줬었는데, 반납(?)하지 않고
    들고 한국으로 출국했어요..ㅠㅠ
    선생님 싸인까지 받은 책인데...어찌나 속이 상한지..
    저만 열심히 볼래요..-.,-
    선생님 힘내시구요~좋은 책 만들어주세용~~

  • 15. 봄햇살
    '08.9.15 7:35 PM

    저도 처음으로 인사드려요, 도서관에서 누군가 읽고 반납하려던 "요리가 좋아지는 부엌살림" 책을 바로 대출해서 정말 몇번이고 반복해서 읽은게 2004년 2월쯤이네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 책과 일,밥 선물도 하곤 했고 이 사이트를 알고 살림에 새로운 눈 뜬 이랍니다. 매번 도움은 많이 받고 나도 사진 찍어 올려봐? 하면서 용기를 못내는 사람입니다. 새 책 나오면 ... 기대할께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 16. 짱아
    '08.9.15 8:08 PM

    진수성찬..................

  • 17. 깊은바다
    '08.9.16 9:40 AM

    그런데요, 궁금해서...
    다른 집도 명절에 잡채하시나요?
    가끔 보면 꽤 많이들 잡채해 드시는 것 같아서요...궁금...

  • 18. 수니12
    '08.9.16 11:49 AM

    책 내시는 건가요?
    옛날 희망수첩에 요리 내신날 보니 힘든게 글 속에서 뚝뚝 떨어지던데 홧팅!!입니다.

    명절에 장도 봐 놓지 않은 큰 집 갔다와서 보는 희망수첩이라 왠지 서글퍼지네요.

  • 19. 수니12
    '08.9.16 12:46 PM

    참! 혜경님 이번 나박김치는 맛있었나요?

  • 20. 봄(수세미)
    '08.9.16 1:07 PM

    시장을 5곳에서나 봐야한다니..
    정말 담아둘곳도 마땅치않겠어요.

    대형 아이스박스에 얼음넣고 쓰시면 어떨까요?
    대형 아이스박스 빌려드려요? ^ ^

  • 21. 김혜경
    '08.9.16 5:29 PM

    봄님..말씀만으로도 감사해요. 그래도..김치냉장고 두대 돌리면 재료보관은 괜찮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수니12님..맛이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지난번 것보다는 훨씬 낫네요..^^

  • 22. 둥이둥이
    '08.9.16 11:29 PM

    명절 치루시느라 애쓰셨어요..^^
    앞으로 남은 촬영!! 요리!! 힘내시구요..

  • 23. 카모마일
    '08.9.17 1:31 AM

    선생님, 드뎌 촬영 들어가시는거에요?
    회사그만두면 꼭 책내실때 달려가 설겆이 해드리려 했었는데 이러다 선생님 책 10권 내시겠어요. ^^
    사이사이 건강 꼭 붙들어매시구요,
    마음만은 싱크대옆에서 크게 화이팅 외칠께요!! 힘내세요~^^

  • 24. 도야엄마
    '08.9.18 3:36 PM

    선생님 책, 너무 기대됩니다...^^
    이렇게 불쑥 인사드리게 된 도야엄마에요~
    선생님 촬영도와드리고, 조카대신 제가 음식맛보고 싶네용~ 꿀꺽~ㅋㅋㅋ
    건강챙겨가면서 준비잘하셔요. ^^ 홧팅~!!!

  • 25. 배낭여행
    '08.9.22 8:24 AM

    새로운 책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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