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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진정한 밥도둑 [시래기 지짐]

| 조회수 : 15,036 | 추천수 : 172
작성일 : 2008-08-20 21:12:20


며칠전...."어머니 안계시는 동안 외식만 하자"고 해서 그랬는지,
kimys, "언제, 우리 시래기나 한번 해먹지!" 하는 거에요.
아마도, 외식만 하자 소리 안했더라면, "시래기 먹고 싶은데..." 이랬을 텐데...

시래기 지짐이야 저도 좋아하는 것이라 당장 꺼냈습니다.
마침 집에 말린 무우청, 비닐포장에 얌전하게 담아 파는 것이 하나 있었거든요.
불려서 껍질을 벗겨야하는 지 아닌지, 포장지를 살펴보니,
껍질은 벗기지 않아도 된다며,
'하루 저녁 물에 불렸다가 3시간 정도 삶은 후 찬물에 담갔다가 조리하라'고 상세하게 설명해놓은거에요.
그동안 다른 건 다 엇비슷하게 손질했는데, 삶는 시간은 그동안 너무 짧게 줬었나봐요. 3시간씩 안삶았거든요.

설명서 대로 불린 결과 오늘 아침에서야 비로소 시래기 손질이 끝났습니다.
불려놓고 보니 너무 많아서 한번 먹을 것만 놔두고, 나머지는 세덩어리로 갈라서 냉동했습니다.

요즘 재밌게 보고 있는 드라마 '식객'에서,
'기다림의 행복'이라는 주제가 던져지자,
그 주제에 맞는 재료로 전복을 택해, 갖가지 음식을 내놓아 호평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전복은  5년동안 키워야 비로소 상품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하네요.
전복처럼 길지는 않아도, 시래기 손질하는 것 역시 기다림의 행복이 있습니다.

이틀 이상 손질해서 불린 시래기를 송송 썰고, 쇠고기도 잘게 썰고,
쇠고기와 시래기에 된장과 참기름을 조물조물해서 잠시 간이 배도록 두었다가,
물 혹은 육수를 붓고 푹 끓이는 시래기 지짐,
진정한 밥도둑입니다. 평소 공기에 반 남짓 담아 먹던 밥을 오늘은 거의 주발로 하나  정도 먹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밥이 술술 잘 넘어가는 지..
간장게장보고 밥도둑이라고들 하지만, 짜지않게 지져낸 시래기지짐이야 말로 먹어도먹어도 물리지 않는,
진정한 밥도둑입니다.

시래기 잔뜩 불려놓은 김에...
붕어찜도 한번 해먹고, 감자탕도 한번 해먹고, 상상만으로도 흐뭇합니다. ^^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주디 애벗
    '08.8.20 9:12 PM

    우와. 저 이거 너무 좋아하는건데..
    정말 맛있겠다..

  • 2. 주디 애벗
    '08.8.20 9:16 PM

    ㅋㅋ 급한마음에 일단 일등부터 찍고

    해마다 겨울에 친정엄마가 보내주신 된장무침시래기를 냉동실에 넣어두고 꺼내서 먹으니 먹을때마다 얼마나 좋고 또 좋던지요...

    저녁 먹었는데두 시래기랑 밥 먹고 싶어지네요..
    바람도 쌀쌀해서 이젠 거실창문도 다 닫았는데,
    창문활짝열고 뜨거운밥에 뜨거운시래기 얹어서 먹으면 으 ~~~~~~~~ 죽음이겠다.. ^^

  • 3. 오데뜨
    '08.8.20 9:17 PM

    멸치를 비벼넣고 끓이면 개운한 것 같아서
    저는 고기보다는 멸치를 더 선호합니다.

    저도 엄마한테 불린 시래기 얻어다 한 번 해먹고
    또 한 번 해 먹을 거 냉동시켜 놓고 잊고 있었네요.

    당장 냉동실 뒤져야 겠네요.^^*

  • 4. 김혜경
    '08.8.20 9:20 PM

    오데뜨님, 그쵸?? 멸치넣은 것이 더 맛있죠??
    저도 그런데요, 우리집 남자들은 쇠고기 넣은 것이 더 좋다네요..
    일단 좋아하는 대로 해줘야줘, 뭐...

  • 5. sm1000
    '08.8.20 9:26 PM

    저는 시래기만보면 생선사서 조립니다.-->어머님이 김치 다듬고 남은 열무나 무청 삶아 냉동실에 넣어두시죠....요즘 깜박깜박하셔서 해 놓은거 기억 못하십니다, ㅎㅎ
    고등어나, 가재미, 병어..밑에 깔고 조리면 생선맛이 배어서 더 맛나요...친정이 경상남도라 그런가요?

  • 6. 푸른두이파리
    '08.8.20 9:26 PM

    저는 시레기를 압력솥에 살짝 삶아요^^
    치~ 하려하면 불 낮췄다 끄고는 말랑하기 살펴보고 뚜껑 열어 더 삶는답니다..
    조금의 모험이 필요합니다..넘 오래 삶아버리면 시레기 줄기만 남거든요..ㅋ
    저도 된장에 주물러 멸치육수에 지진걸 좋아해요...먹은 지 오래네요^^

  • 7. goofy
    '08.8.20 9:27 PM

    오홋. 세상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반찬입니다.
    전 손이 너무 많이 가서 엄마가 만드시면 얻어다 먹기만 해요.
    작년가을에 무가 너무 비싸 시래기도 무말랭이도 별로 만들지 못하셨다해서 올해는 가뭄에 콩나듯 구경하고 있답니다.

    얼마전 엄마가 내어놓으신 짱아찌가 참 맛있었는데 무짱아찌에 푸른 잎 같은게 같이 있기에 여쭤봤더니 시래기래요. 암튼 전 시래기 들어간건 다 맛있더라구요.

  • 8. 아직은초보
    '08.8.20 9:27 PM

    저도 멸치 넣은거 좋아하는데..

    그럼 쇠고기 넣으시고 육수는 멸치육수를 넣으시면..덜 느끼하잖아요..

    캬.... 먹고싶어요~~

  • 9. 홍비비
    '08.8.20 9:45 PM

    저희 어머니 넘 좋아하시는 메뉴..굵은 멸치 푹~ 우려낸 우거지 지짐..
    내일 상에 올려봐야겠네요..
    냉동실에 말려놓은 우거지를 찾아봐야겠어요~
    ...

    항상. 좋은 내용과 , 맛있는 레시피 눈팅만 하다가, 첨 댓글도 써보네요..
    저도 조만간 저만의 레시피를 올려볼려고 계획중이예요..
    ...

    조석으로 쌀쌀하네요..
    가을이 문앞까지 온 저녁나절입니다..
    특히, 감기 조심하세요~~~(^^)(__)(^^)

  • 10. 비너스
    '08.8.20 10:04 PM

    솜씨좋아 가족들이 행복하시겠어요..
    저두 얼릉 배우고 싶네요..

    군침이 도네요...^^

  • 11. 짱아
    '08.8.20 10:13 PM

    와우 맛있겠네요
    입맛이 마구도네요 ㅋㅋㅋㅋㅋㅋ

  • 12. yuni
    '08.8.20 10:18 PM

    시래기지짐은 우리집 安기사도 좋아해요 ^^*
    전 처녀땐 안먹었는데 결혼하고 남편이 좋아하니 따라 먹네요.

  • 13. 피글렛
    '08.8.20 10:56 PM

    진정한 슬로우 푸드 시레기 지짐~

  • 14. 라벤다
    '08.8.21 6:44 AM

    아침에 추어 갈아서 남겨 놓은것 시래기 넣고 추어탕 끓입니다.
    여름에는 묵은 시래기가 제 격이지요?...
    남편들이 의외로 시래기지짐을 더 좋아하나 봐요....

  • 15. 짱써니
    '08.8.21 9:17 AM

    저두 친정엄마가 다 다듬어 삶아놓으면 얻어와 먹어요
    시래기 넣고 생멸치 넣고 지져도 맛있고
    곰국 먹다가 남은 국물 부어서 지져도 맛있고
    감자탕에도 시레기 넣고
    항상 냉동실에 시래기가 있어요
    아~ 어제 저녁은 간만에 시락국(시래기 넣은 된장국을 부산에선 시락국이라 하는데..) 끓여서 먹었는데도 샘님 읽으니 시래기지짐을 올 저녁 메뉴로 하나? 목하 고민중이예요

  • 16. 풍경
    '08.8.21 9:20 AM

    멸치넣은 시래기... ㅎㅎ 저희도 요즘 도둑님으로 모시고 있습니다요.. 반가워서^^

  • 17. 또하나의풍경
    '08.8.21 9:36 AM

    아...저도 시래기지짐 엄청 좋아하는데~~~
    진정한 밥도둑 맞아요 ㅎㅎㅎㅎ

  • 18. 발코니
    '08.8.21 9:43 AM

    샘~ 붕어찜 꼭 해드시고, 레시피도 올려주세요 ^^

    꼭 해보고 싶은 음식 중 하나였거든요.

    사진속 시래기지짐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 .

  • 19. 이수미
    '08.8.21 10:09 AM

    아침도 못먹고 출근했는데
    환장합닌다 시래기 지짐 먹고파서
    전 친정엄마가 제에게 주는 반찬 재료중 시래기를 제일 좋아한답니다.
    점심에 시래기 지짐하는집 가고 싶어요
    잘하는집이 제가 근무하는곳에 없어서리 ㅠㅠㅠ

  • 20. there_is
    '08.8.21 1:43 PM

    작년 늦가을에 한국서 공수해 온 시래기 있는데 제가 못해서 그런지 신랑 반응이 별로라
    몇 번 안해 먹고 냉동실에 있네요. 내일 저녁 때 불렸다가 금요일에 해먹어야겠어요.
    싫으면 먹지 말라죠, 뭐. 이 맛난 것을...

  • 21. 무수리
    '08.8.21 7:25 PM

    지마켓에 시래기 검색 들어 갑니다..ㅎㅎㅎ

  • 22. 빈이엄마
    '08.8.21 11:47 PM

    오늘저녁 시래기 지짐해먹었어요...샘처럼 소고기넣고 싶었는데..아이들줄거라..
    근데 소고기가 너무 꽝꽝얼어서 시간도없고
    멸치넣고 했어요...
    근데도 맛있고...32개월된 둥이들도 밥에 척척얹어주니 잘먹네요..
    자주해줘야겠어요..몸에도 좋은데...요리법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23. 은도나
    '08.8.22 12:51 AM

    저도 시래기 지짐 얻어먹기만 했는데 ..
    이번엔 함 해먹어야겠네요
    역시 찰보리밥 해다가 시래기지짐 안자르고 길게 해서 손으로 척척 밥숟갈에 올려서 걸쳐먹는거..
    괴기보다 멸치 넣는게 더 맛있어요 ㅎㅎㅎ
    시래기된장국도 끝내주죠 ...역시 멸치가 들어가야...

  • 24. 배낭여행
    '08.8.22 8:04 PM

    우연 일까요!
    오늘처럼 비가 주룩주룰 오는 날

    저도( 다시마+멸치+벤뎅이)육수 국물에
    시래기+된장+약간의 생강 ... 조물조물 뭇혀서
    시래기 된장국 먹었어요

  • 25. 배낭여행
    '08.8.22 8:07 PM

    김혜경님 맛있고 다양한 김밥만들기
    전수 받고 싶어요
    가르쳐 주세요

  • 26. 딸기가좋아
    '08.8.22 9:26 PM

    오옷..... 저는 울언니가 할머니입맛이라고 할정도로.. ^^;;;
    이런 옛날스러운 먹거리를 너무너무 좋아해요..
    특히... 이 시래기를 이용한 요리는 모두모두 ^^

    냉동실에 넣어뒀던 시래기 꺼내서...
    된장풀어서 푹~~ 지져서..
    고추장이랑 먹어야겠다...

    아웅... 침고여요.. ㅎㅎ

  • 27. 황야의 봉틀이
    '08.8.22 10:43 PM

    정말 저도 저런거 먹고싶어요..
    저런거 좋아하는데 해줄사람은 아무도 없고.....제가 하면 맛이 안나요..
    너무 맛있게 보여서 절로 군침이 꼴깍~~~~넘어갑니다.

  • 28. 작은키키
    '08.8.24 11:18 PM

    저도 시래기 무척 좋아라 하지요..
    멸치넣어서 지짐 해도 맛나고요..
    저도 오랜만에 해 먹어 봐야 겠어요..

  • 29. 호호아줌마
    '08.8.25 11:16 AM

    아..냉동실에 시래기 많이 있는데..
    이번준엔 녹혀서 해 먹어야 겠습니다.

  • 30. 반디
    '08.8.25 7:09 PM

    내일요리..시래기지짐!해야겠네요.감사^^

  • 31. 열무김치
    '08.9.19 7:46 PM

    기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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