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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힘 불끈! [장어탕]

| 조회수 : 10,039 | 추천수 : 213
작성일 : 2008-06-19 20:45:39


며칠전....심신이 피곤한 탓이었는지..혓바늘이 말도 못하게 돋았었습니다.
어쩌다 돋는 혓바늘, 혀 끝에 그저 한두개 돋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건 혀의 가장 자리를 뺑 돌아가며 서너개씩 뭉텅이로 서너군데 혓바늘이 돋아버려서,
도무지 뭘 먹을 수도 없고, 제대로 말을 할 수도 없는 거에요.
그래서 약을 사다가 잔뜩 바르고 있던 참에, 지인의 안부 전화를 받았습니다.
잘 지내냐고, 별 일 없냐고 하는데...혀에 약을 막 바른 터라,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대충..."헤에... 약 바라..마르...자...모태요..." 이러고 말았습니다. ^^;;
'콩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 듣는다'고,
용케도 지인은 알아들으시고는,  "비타민C  많이 드시고, 몸조리 잘 하세요" 하시더니,
그저께, 장어랑 산딸기를 보내주셨어요.

장어를 받고서도 바로 요리를 못하고, 어제 밤에서야 장어 몇마리를 푹 고았습니다.
오늘 푹 곤 장어를 체에 내려, 뼈같은 건더기는 건져내고, 된장을 풀어,
얼갈이를 사다가 데쳐 넣고 국을 끓였습니다.
집에 청양고추가 있는 줄 알았더니만, 청양고추가 아니라 풋고추였지만, 아쉬운대로 풋고추도 넣고,
파 마늘 넣고, 고춧가루도 살짝 넣고 끓였습니다.
더 맛있게 먹어보자고 들깨도 넣었는데..들깨가 성공적이었습니다.

한그릇 듬뿍 떠서, 밥 한그릇 푹 쏟아넣고 말아서 훌훌 한그릇을 먹었습니다.
약간 뻥을 치자면...먹자마자 힘이 불끈 솟는 느낌!!
배가 든든합니다.

오늘은 일진이 그런 날인지, 참 말도 안되는 오해를 거푸 몇번 받았습니다.
그래도 제가 믿는 것은 진실의 힘~~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라고, 시간이 오래 걸려도 언제가는 알게될 것이라고~
장어탕 한그릇에 밥 말아먹고 힘을 불끈 내고 있습니다. ^^


어제부터 장마라네요.
축축 쳐지기 쉬운 계절, 우리가 잘 먹고 힘을 내야합니다. 그래야 가족들이 힘이 납니다.
미꾸라지를 만질 줄 아시는 분들이라면 미꾸라지로, 싱싱한 고등어를 구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고등어로,
장어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국을 끓여서 밥 한그릇 푹 말아보세요.
반찬 없어서도 밥이 술술 잘 넘어간답니다.^^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세라피나
    '08.6.19 8:51 PM

    와 일등!!! 선생님 글에 일등을 해 보다니!!ㅜ0ㅠ

  • 2. 예쁜솔
    '08.6.19 8:52 PM

    선생님,
    진지를 잘 드셨다니 제 맘이 다 푸근합니다.

    여러가지로 힘든 상황을 잘 이겨 나가시길 기도합니다.

    에구,,,
    장어탕 맛나 보여요.
    여름에 기운 떨어지는데
    저도 한 번 해봐야겠어요.

  • 3. 세라피나
    '08.6.19 8:56 PM

    이런 시국에 등수놀이 하는 제가 너무 철이 없어 보이나요?? ㅎㅎ 죄송해요..ㅠㅠ
    근데 그만 제가 첫 댓글을 단다는 생각에 생각도 없이 와 일등!! 먼저 외치고 말았어요.
    저 희망수첩에서 1등 댓글 달아보는게 소원이었거든요.,.
    정말 날씨가 너무 덥다기 보다 습도가 높아서 자꾸 축축 늘어집니다.

    그래도 이 힘들고 덥고 지치는 와중에 부지런히 장어탕 끓여서
    힘 내시려는 선생님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ㅠㅠ
    전 오늘 밥 차리는 일이 너무너무 귀찮아서 음식을 시켜 먹을 까 하다가
    그냥 집에 있는 반찬과 계란 후라이로 대충 때웠는데...;;
    시험기간이 다가오는 나이 차 나는 동생에게 더운날 밥하나 제대로 못챙겨주는 것 같아서 새삼 미안해지는 군요...

    사진만으로도 눈이 후르륵~즐겁게 호강하는 장어탕인것 같습니다..
    아...다시 배가 고파져요..

  • 4. 후레쉬민트
    '08.6.19 9:03 PM

    선생님 힘난다는말에 저도장어탕 한그릇 먹은듯 갑자기 힘이 불끈 솟네요
    저도 사잔 째려보면서 장어기 좀 받아갈게요 ㅎㅎㅎ
    늘 건강하세요~~

  • 5. 시골아낙
    '08.6.19 9:11 PM

    쌤 장어탕을 하면서 여기에 질금나물과(녹두나물) 방아를 조금 넣으면 더 맛나답니다.

  • 6. 오금동 그녀
    '08.6.19 9:20 PM

    선생님 힘나셨다니 제 맘이 참 좋습니다.
    저도 피곤하면 입안이 구멍이 몇개씩 생깁니다.
    그럴때 백반을 가루로 내서 구멍에다 지지다 시피 했는데 좀 무식한 방법이죠?
    약국에 갔더니 입안에 바르는 빨간 약이 있더라구요.
    면봉에 한번 발라서 "찌리릭!" 한번 충격먹고 나면 금세 나아요.
    장어탕 참 맛나게 보이네요.
    전 추어탕이라도 먹어봐야겠네요 ~!

  • 7. 혀니랑
    '08.6.19 9:21 PM

    우..맞다 장어탕..음식을 자꾸 잊어 먹어서 해 먹지를 못해요. 나이 탓으로 돌리다가
    금새 돌아섭니다. 아니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스스로 위로도 해감서 주책 떱니다.
    맛있어 보여서 자극받고 낼 당장 아그들 해먹일라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장어, 된장,,얼갈이배추.들깨.청양고추..

  • 8. 또하나의풍경
    '08.6.19 10:00 PM

    저도 혓바늘 자주 돋아서 아는데 그게 피곤하고 신경 많이 쓰면 꼭 돋더라구요
    선생님 푸욱 쉬세요!!!
    장어탕 드시고 얼른 나으시길 맘속으로 빌어봅니다 ^^

  • 9. 행복한토끼
    '08.6.19 10:43 PM

    어어 장어탕엔 방아잎 넣어야 제대로인데....^^

    입안 헐었을 땐
    예전엔 지진다는 표현을 쓰며 바르던 알보칠을 발랐는데
    알보칠 바를 때의 그 느낌이 너무 힘들어
    예전엔 눈길도 안 주던 오라메디를 발랐는데 이거 은근히 효과가 있네요.
    요즘엔 차라리 오라메디를 발라요.
    입속을 마비시키는 느낌이 있지만 그 덕분에 아픈 것 모르고 차차 낫더라구요.

    약도 중요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푹 잘 자고 잘 먹는게 최고예요!
    이리저리 다 대응하지 마시고
    마음에 안드는 사람들에겐 그냥 대범(^^)하게 무시하세요^^

  • 10. emile
    '08.6.20 12:45 AM

    이론이론~~
    찌찌봉~~~~~~~~~~~

    정말 이해하기 어렵지만
    멀쩡한 대학 다니다 말고
    재수도 모자라 삼수생의 길을 또 선택한 울 딸...
    3년을 같은 짓(?)을 하다 보니 심신이 그야말로 지치고 지친다 합니다 요즘.


    맘이 아파서
    장어 세마리 대가리와 뼈 꼬리 푹고아
    우거지와 숙주 넣고 장어 토막째 넣고 푹 고아
    아침에 한그릇 먹여 보냈더니
    오후에 문자왔습니다.

    싸랑하는 내엄마~~
    장어탕 먹고 나니 몸이 덜 쳐져요.
    고마워요~~

    팔불출 엄마인 전 바로 답장...
    장어탕 값 지대루 해라...ㅋ

    잘 하셨쎄요.
    일단 육체가 말을 들어야
    정신두 추스리겠더라구요 나이 들수록...

    힘내세요 힘!!!!!!!!!!!
    화이링 쌤~~
    화이링 쌈수~~

  • 11. 아로아
    '08.6.20 1:37 AM

    요즘 한동안 불면의 밤을 보내느라 느긋하게 샘~의 글을 쭉 읽어봅니다.
    저도 힘내라고 장어탕 끓여 줄 딸이 집에 있는데 엄두를 못냈어요.
    함 해볼랍니다. 샘~도 담뿍 드시고 힘내세요!!!

    바로 위에 emile님 든든한 장어탕으로, 맛난 문자로....멋있어요.
    저도 제딸에게 그렇게 힘을 주어야겠어요.

  • 12. 아티샤
    '08.6.20 2:23 AM

    계절이 바뀔 때면 친정어머니께서 꼭 올려 보내시는 음식이 장어탕입니다.
    환절기에 기운없어 골골하다가도 엄마 정성 한 그릇 먹고 나면 힘이 불끈불끈 나지요.
    맛난게 잘 드시고 기운 내세요.
    참, 위에 시골아낙님이 질금과 방아잎 이야기 하셨네요.
    여기에다 추어탕에 넣어 먹는 산초가루 조금 넣어 먹으면 더 맛나는데...
    그 향이 강해 혹 싫어하실 수도 있지만 좋은 음식 먹을 땐
    제대로 해서 한 그릇 드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주소 알면 냉동실에 늘 들어 있는 산초가루 보내드리고 싶네요.

  • 13. 나마스떼
    '08.6.20 3:09 AM

    아닌게 아니라
    이번 일도 말도 안되는 오해나 억울한 소리 들으시지 않을까
    걱정인데... 식사 잘 챙겨드시고.. 마음 굳게 붙들시길 빌어요.

    아..마음 속으로 응원하는 거 말고 도와드리지도 못하면서
    힘든 상황에 선생님을 맨 앞에 내 몬 건 아닌지.. 미안하고 속상합니다.

  • 14. uzziel
    '08.6.20 6:48 AM

    늘 눈팅만 하다가..
    힘 나신다는 말씀에 괜시리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 15. 김혜경
    '08.6.20 7:37 AM

    아티샤님..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저처럼 뭐든 잘 먹는 사람이 한가지 못먹는 것이 있는데..그게 산초가루입니다.^^;;
    예전에 추어탕에 산초가루 넣었다가 비누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아직까지 추어탕까지 못 먹습니다.^^
    마음만 아주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16. carolina
    '08.6.20 7:49 AM

    선생님 만약에 혓바늘만 돋은것이 아니라 입병도 난다면 당연히 스트레스때문에 열이 머리로 올라온것일수도 있거든요.그럴때는 매운것을 삼가하시고 맘을 가능한한 편하게 두는것이 좋다네요. 여튼 꼭 힘내세요!

  • 17. 박하사탕
    '08.6.20 9:56 AM

    82cook 들어와서 제일먼저 희망수첩에 선생님 글이 올라와 있어야
    뭔가 제대로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선생님 덕분에 저까지 기운나는 하루를 시작하는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18. 혀니맘
    '08.6.20 10:33 AM

    장어탕 드셔서 힘이 솟아나신다니..정말 다행입니다.
    쌤이 힘을 내셔야 죠~~
    결혼 9년차인데도 ... 이런건 만져보지는 않았다는..ㅜㅠㅠ

    대신 이번 주말에는 토종닭을 구해서 푹~~~

    선생님...힘내세요^^ 화이팅~~

    요즘 회원분들이 증가해서 그런지...정말 로그인이 쉽게 풀리네요..ㅠㅠ
    3번째예요..^^

  • 19. 승완맘
    '08.6.20 11:39 AM

    원래 못 먹는 음식이 많았는데,
    이것저것 맛있는 거 같이 먹고 싶어하는 남편 덕에
    이젠 추어탕도, 선지해장국도 잘 먹습니다.
    장어도 남편 따라 같이 먹기 시작했는데,
    아직 구이만 먹어봤어요.
    힘 불끈 장어탕! 한 번 먹어보고 싶네요.

  • 20. 언제나 행복
    '08.6.20 1:53 PM

    ㅋㅋㅋ 우리신랑 힘 더 불끈 하면 피곤한데... ㅋㅋㅋ 나만 먹을까?

  • 21. 정우
    '08.6.20 2:19 PM

    제피가루(초피가루) 듬뿍 넣은 추어탕이 먹고 싶습니다.^^
    많이들 헷갈려하시는 제피가루와 산초가루는 다른 거여요.

  • 22. 이녹
    '08.6.20 4:29 PM

    안녕 하세요? 얼마전에 새로 가입했습니다.
    지금은 매일 들어와서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는 중입니다.
    너무나 좋은 글들과 따듯한 느낌들이 넘쳐나는 아름다운 곳인것 같습니다.
    더 많이 들러보고 분위기 파악한 후에 저도 같이 하고 싶은 느낌, 팍팍 듭니다.
    전 희망이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
    선생님께 조금이나마 응원이 되는 말을 하고 싶고해서
    희망이라는 말을 응원의 멘트로 드리고 싶습니다.
    화이팅!! 희망 82 쿡 !!

  • 23. 록이가
    '08.6.20 5:03 PM

    저도 오늘 아침에 끓였습니다..땀 흘리며 한그릇 비웠습니다.
    장어탕!! 여름철 보양식으로 왔다!!입니다...
    힘내세요ㅛㅛ
    진실의 힘을 위하여~~~~

  • 24. 메이루오
    '08.6.20 6:52 PM - 삭제된댓글

    다시 힘내셔서 일상으로 돌아오신 것 같아 기뻐요..

  • 25. 스미스
    '08.6.20 7:37 PM

    울 엄마 장어탕이 생각난다. ㅜㅜ
    그 맛을 언제 복원해봐야 할텐데..

    샘, 힘내세요 ^^ 인생 그 까이꺼..ㅎㅎㅎ

  • 26. rose
    '08.6.20 8:17 PM

    기운이 나신다니 맘이 놓이네요.
    작년에 담근 매실을 실험 삼아 지금까지 놔두어 봤어요. 근데 정말 좋네요. 매실 건져서 소주 부어놨는데 매실이 액을 제법 머금어서 매실주가 맛있을거 같아요.
    이술 익으면 샘이랑 한잔하구 싶네요....고난의 세월을 헤쳐 나온 기념으로요.

  • 27. 달인이되자
    '08.6.21 2:00 PM

    맛있겠다.

  • 28. 선물상자
    '08.6.21 10:19 PM

    샘님~ 말도 안되는 어거지는 살포시 무시해주는 쎈스!! ^^*
    힘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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