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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휘발유 값도 비싼데~~

| 조회수 : 14,313 | 추천수 : 221
작성일 : 2008-06-11 23:01:29


일주일에 하루 친정어머니와 함께 보내기~~
이 프로젝트가 생각보다 참 많이 힘듭니다.
제가 바빠서가 아니라...우리 친정어머니가 바쁘십니다..^^
일주일에 두번,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노래교실 가시고,
이런저런 친구분들 모임에 나가시는데 그 모임이, 저보다 많습니다...ㅠㅠ..
그래도 여태까지는...잘 지켜오고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계획은  이번 주는 오늘 어머니랑 시간을 보내야겠다 했는데,
모임이 있으시대요.
안되는 줄 알고 병원에 물리치료 받으러 갔더니 모임이 취소되셨다고 전화를 하신 거에요.
그래서...11시반쯤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점심은 냉면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연희동의 냉면집엘 갔는데 오늘 점심은 기여코 어머니가 사주시겠대요.
저랑 같이 다니실 때, 밥 값이며 목욕비며 내시고 싶어하는데...제가 못내시게 하거든요.
(엄마도 돈이 있지만, 엄마 지갑 여시는게..아주 속이 쓰라립니다. 그래서 못내시게하죠.)
그런데 오늘은...꼭 내시고 싶어해서...그러시라고 했습니다.
자식에게 밥 사주고 싶은 엄마 마음...알아드리는 것...이것도 효도야..속으로 이러면서요...

점심 먹고..그냥 엄마랑 드라이브하고 싶어서, 아무 생각없이 대명항에 갔습니다.
대명항에 갔더니, 병어가 아주 한창이더만요...
병어시세는 실한 것들은 1㎏에 1만5천원, 좀 자잘한 것들은 1만원이었습니다.

병어를 보니까 병어 좋아하시는 시어머니 생각이 나서, 아주 실한 것을 두마리 골랐는데,
저울을 보니까 1㎏가 훌쩍 넘는데도, 거기에 작은 병어 한마리까지 얹어서 주는 거에요.
며칠전 우리 아파트 알뜰장에서 1마리에 1만원 주고 산 것보다 훨씬 커서...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또 황석어가 눈에 띄길래 젓갈 담고 싶은 마음에 물어보니까, 3㎏에 1만원이래요.
살까 하는데, 어머니께서 "정 젓갈 담고 싶으면 새우 많이 날때 새우젓을 담으렴"하시는 거에요.
오늘 새우만 많았으면 사다 새우젓을 담는건데...

요새..제가... 파는 식품들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김장용 젓갈까지 담고 싶은 이유는..젓갈에도 화학조미료를 듬뿍듬뿍 넣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입니다.
(명란젓이나 오징어젓 처럼요..)

MSG 들어있는 굴소스로 중국요리도 해먹으면서 무슨 요란이냐..하고 비웃는 분들도 계실 지 모르겠으나...
굴소스에 MSG가 들어있는 걸 알면서도 제가 선택한 거지만,
MSG가 들어있지 않은 줄 알고 먹었던 것이 MSG 범벅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을때...정말 배신감이 큽니다.
내가 선택하는 위험과..내가 모르는 위험...이것의 어마어마한 차이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 가슴이 답답합니다.


대명항에서 꽃게도 몇 마리 사왔습니다.
활꽃게는 아니고, 꽃게가 많이 잡혔을 때 냉동했던 것이라고 하는데..
1㎏에 2만원이라는 거에요. 활꽃게는 암놈이 3만원, 숫놈이 2만원이구요.
한번..사봤습니다...1㎏에 다섯마리가 달렸는데, 숫놈 한마리 덤으로 더 줘서 6마리 받아왔습니다.

그중 두마리만 딱 한끼 먹으려고 물 조금 잡아서 지졌습니다.
전 꽃게탕 이렇게 끓입니다.
맹물과 꽃게, 고추장이외에는 아무 것도 넣지 않습니다.
아, 냄새를 잡아줄 된장 조금, 파 마늘은 넣는 군요.
꽃게탕에 다른 채소나 해산물을 넣으면 꽃게 본연의 달콤한 맛이 나질 않아서....
꽃게탕을 끓여보니..냉동했던 게라고 하는데도 살이 꽉차고, 알도 푸짐하고..괜찮네요.^^


요즘 휘발유 값도 비싼데...뭐 병어 몇마리 사자고 대명항까지 갔냐고 나무라신다면...할 말은 없습니다.
그런데, 기분도 그렇고, 몸도 그렇고...
그러던 참에 다녀와 기분전환이 된터라..오늘 쓴 휘발유가 그리 아깝지만은  않습니다...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달자
    '08.6.11 11:06 PM

    제가 일등이네요. 배신감 저도 정말 큽니다. (***젖) 한박스 사다놨었는데 부어 버렸습니다. )
    선생님은 다른 일로도 속 상하실 듯해서 맘이 짠합니다. 아무쪼록 힘내시고 즐겁게 일하기시길 바랍니다.

  • 2. 또하나의풍경
    '08.6.11 11:20 PM

    맞아요 배신감이 젤로 크고 속상하죠~
    일주일에 친정어머님 만나시는 약속 꼬옥꼭 지키시는 선생님이 존경스럽습니다 ^^ 제딸도 나중에 선생님이 친정엄마에게 하듯이 제게 해주었음 얼마나 행복할까요 ^^

  • 3. 푸른두이파리
    '08.6.11 11:54 PM

    친정어머니와 다니실 수 있다는게 왕부럽습니다..^^

    저는 꽃게탕에 무우 한조각..고추장 대신 고추가루...국물이 시원하니 국물만 먹는답니다
    휘발유가 제 아무리 비싸더라도 멈추시면 안 될것 같아요..
    참...msg 무첨가 굴소스도 있던데요..국산 통영굴로 만든..ㅎ

  • 4. 주디 애벗
    '08.6.12 12:09 AM

    이젠 몸 좀 좋아지신거죠? ^^

    저도 딸로서, 선생님 글 보고서 2008년도엔
    엄마와 함께.. 한달에 한번 식사 같이 하기로 정했었는데,,

    에구.. 지금이 6월시작하는달인데.. 둘이만 만나서 식사한게한번밖에 없어요....

    물론, 친정식구들 모두 모여 식사한 자리는 많았지만 말이죠...

    소소한 변명거리야 많지만, 어찌됐든 핑계밖에 안되는것 같아서.. 부끄럽네요..

    애들이 좀 크면 저도 선생님처럼 하루를 같이 보낼수 있게 될런지..
    그때까지 엄마가 건강하실지... (제가 5남매중에 막내라서요... )

    요번 6월엔 꼭 한번 엄마랑, 저랑 이렇게 만나서 밥한번 먹어볼라네요 ^^

  • 5. 지윤마미..
    '08.6.12 12:53 AM

    희망수첩을 보면 제가 아직도 많이 어리다는 것을 자주 느껴요..벌써 애가 둘인 애엄마인데,
    전 왜이리 친정집에 가서 뭐래도 하나 더 가지고 오고 싶고, 엄마, 아빠의 지갑을 열어드리고 싶은지... 선생님처럼 되는 연륜이 되어야 느낄 수 있을까요? 넘 늦어버리지는 않을지...걱정도 되네요. 친정 부모님은 저의 지갑 열리는 것이 부담스러우신가봐요..자식들에게 얻어먹음 먹은 것 같지가 않다고..비싼건 비싼거니까 부모님이, 저렴한 외식은 저렴하니까 부모님이..이럼 안 되겠다란 생각이 다시 드네요..뭔가를 깨우쳐 주시는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 6. 서준맘
    '08.6.12 4:58 AM

    선생님 보면 맘이 참 따뜻한 분 같아서 좋아서 인상에서도 그렇지만요.
    저는 엄마 딸이기는 하나 좀 덜렁거리고 사근사근하지 못해서 엄만 늘 서운해하시는 것 같아요.
    애교도 부릴줄 모르는 딸이 결혼해서 아이둘하고 사는게 참 대견한가봐요.
    남편은 일때문에 늘 바쁘고 저는 용인에 살고 시댁은 강북이고, 친정은 청주이고, 결혼해 처음 넘 힘들었는데 이제는 정말 아들 둘이 든든해지기 시작하네요.
    이담에 선생님 처럼 엄마를 챙겨줄수 있는 아들들이 될까요? 아무래도 딸이 좋기는 한데요.
    그래도 딸이 있으면 하지만, 요즘 너무 힘들잖아요? ㅎㅎ ㅎ

  • 7. 서준맘
    '08.6.12 5:01 AM

    오늘은 ? 아니 어제 인가요, 밤이 지나고 새벽이 되었어요.
    선생님 희망수첩은 늘 들어갔다가 글이 없으시네.. 어디가 아프신가, 무슨일이 있으신가
    왜 그렇게 제가 안절부절하는지요, 그냥 지나가다가 언니하고 부를수 있을껏 처럼
    맘이 그렇게 친해지네요.
    이럴때는 예전에 채팅이 있음 좋겠어요. 선생님과 대화할수 있게요..

  • 8. 은하수
    '08.6.12 5:26 AM

    전, 많이 아프신줄 알았어요. 이렇게 뵈니 안심이 되네요.
    목디스크라고 하셨는데 운전에는 지장이 없는지요?
    내가 몸이 어디 조금만 불편해도 만사가 다 귀찮은법인데 정말 대단하세요.
    치료 잘 받으시고, 빨리 완쾌되길 바랄께요.^^

  • 9. bluebell
    '08.6.12 8:41 AM

    글을 읽으니 저도 냉면이 정말 땡기네요..
    그러나 이젠 쇠고기 때문에라도 냉면을 못사먹을것 같아 슬프네요..

    30개월 이상 쇠고기,내장 등등 내가 선택해서 안사먹으면 되는 것들말고
    냉면,라면 등등 ..무엇이 어찌 들어가서 못사먹는 것들이
    많아질 것 같아,먹는 낙을 즐기는 저로서는 참으로 슬픕니다..

    일하느라,핑계로 시청에 거의 가지도 못하며,
    소심하게 슬퍼만 하고 있습니다..ㅠ.ㅠ

  • 10. miri~★
    '08.6.12 9:43 AM

    ㅎㅎㅎ 이 상황에 저는 오타가 발견되어서 웃네요...ㅡ_ㅡ;;;; 죄...죄송..

  • 11. rose
    '08.6.12 12:02 PM

    샘은 정말 부지런하시네요. 저도 맘은 굴뚝인데도 그게 참 어렵더군요. 이런 글 자주 올려 주세요. 자주 읽다 보면 조만간 기운을 내어 효도 드리러 갈 힘이 날 거 같아요. 아 존경심이 마구 올라옵니다.....양가 부모님께 좀더 맘을 써드려야 할텐데 새끼들한테 매여서(핑계가 좋지요 머...)정신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반성,반성...^^;;

  • 12. silvia
    '08.6.12 4:35 PM

    너무너무~ 잘하셨어요. ^^*))
    휘발휴 값이 비싸 될 수 있는 한, 차 몰고 나가는 거 삼가하려 하지만 저두 친정어머니가
    가까이 계신다면 그렇게 기름쓰면서라도 데이트 했을 것 같아요.
    늘~ 멀리 살아 그렇게 같이 다닐 수가
    없어서 맘이 아픈데, 그렇게 하실 수 있는 샘이 많이~ 부러워요.

  • 13. misty
    '08.6.12 6:02 PM

    꽃게탕에 암것도 안 넣기...
    저도 담번에 실행해볼래요.

  • 14. 박현희
    '08.6.12 7:25 PM

    새우 쌀때 소금에만 절여놓으면 새우젓 되더라구요. 작년에 엄마가 하시는거 보고 그것 참 괜찮다 했습니다. ^^

  • 15. 푸르미
    '08.6.12 9:21 PM

    여기 남쪽지방은 멸치젓 담는답니다.
    올 5월 이른아침에 신랑이랑 어시장가서 생멸치 한상자사서 멸치젓 담갔네요.
    생애 첨으로~뿌듯~
    친정어머니 말씀하실때마다 마음이 항상 싸아해옵니다.
    작년 이맘때만해도 샘님처럼 같이 나들이도 했는데... 그립네요~

  • 16. mama
    '08.6.12 9:23 PM

    아~엄마보고싶다.
    엄마랑 맛난것 먹으러 가고싶다

  • 17. 호호아줌마
    '08.6.16 10:25 AM

    저도도 먹거리에 대해 많은 불안감과 불신감이 지나친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는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그냥 대충 살지 뭐.. 어차피 나가서 사먹으면 아무리 좋은것만 산다고
    유난 떨어봐야 그게 그건데...하는 생각도 들어요.

    특히 먹거리나 조미료 등등에 대해 회사 동료들과 얘기하면 이런 저런
    까탈스런 인상이 박히는 것은 아닌가 하여 가끔 조심스럽습니다만,
    아이를 키우는 동료들과 얘기하면 확실히 다른 분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네요.

    아무튼... 되도록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싶은데..
    직장생활의 한계를 느낍니다...

  • 18. cindy
    '08.6.17 11:14 PM

    선생님..여기 보스턴도 휘발유값 엄청 올랐습니다. 그런데, 여긴 차가 정말 "발"과도 같아서, 꼭 필요하기도 하지만, 남편 유학생활 뒷바라지 하면서 특별한 커뮤니티가 없는 저로서는..반드시 오늘 필요없는 장보기라도 아이 데리고 한 번씩 멀리 있는 costco에라도 갔다오곤 합니다..
    그러고 나면 체했던게 쑤욱 내려가기도 하고, 이유없이 아이에게 신경질 부리는 횟수도 줄고...그러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요즘 3돌 반 된 아들에게 신경질을 많이 부립니다..(유.교 공부했다는 제가 이러고 있습니다..)

    선생님..저도 꽃게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데, 여기서 장을 보면 순 바닷가재고, 중국마트에를 가봤더니 억세게 생긴 시퍼런 게가 있더라구요. 걔 한 번 사다가 된장찌게 끓여봤었는데, 생각보단 괜찮았었어요. 그거라도 사러 가야겠네요^^;;

    선생님..아프지 마세요-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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