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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어제

| 조회수 : 13,013 | 추천수 : 186
작성일 : 2008-06-05 22:11:39


현충일을 앞두고,
어제 대전엘 다녀왔습니다.
다녀온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현충일을 앞두다보니...자꾸 마음이 대전으로 향해...

아침 일찍 나선 탓에 시간이 많아서, 올라오는 길에 대천에 들렀습니다.
요즘 꽃게가 많이 잡힌다고..TV에 나왔다고, 같이 갔던 친정오빠가 바람 잡아...대천으로 향하게 됐습니다.
사실, 제 속 마음은 아버지를 뵙고, 속리산 경희식당이나 가서 맛있는 한정식 먹고 오려고 했었어요.
그런데..꽃게가 많이 잡혀 싸다는 말에 그만 마음이 흔들려...

10년만에 대천항에 갔더니, 10년전하고는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한 횟집에서 회를 먹으면서, 게 시세를 알아보니, 서울이나 비슷한 거에요. 1㎏에 3만2천원!
일단 밥 먹고, 시장을 둘러본 후 게를 사려고 했는데,
횟집 주인 아주머니가 자기네가 사온 게라도 사려냐고 하는 거에요.
크기는 작은 편이었는데, 값은 암놈 숫놈 큰 거 작은 거 구별 안하고 담아갈거면 ㎏에 1만5천원이래요.
그건 싫다고..적당한 사이즈로 골라서 암놈으로만 사겠다고 하니까 그럼 2만원을 내래요.
3㎏를 사가지고 와보니, 암놈이 16마리, 덤으로 받은 숫놈이 3마리에요.

숫놈 세마리와 암놈 중 큰 것 두마리를 골라서 어제 밤에 쪄먹었어요.
나머지 14마리를 게장을 담갔습니다.
오늘 저녁에 간장 한번 끓여부었구요.

지난 주 TV에 나온 한 요리선생님댁 간장게장의 비법이 사이다라 하길래,
사이다도 좀 넣어봤는데...어떨지..잘 모르겠어요...
일단 간장을 찍어 먹어보니까 맛있는 것 같은데...

이번 간장 게장은 여러 마리 담갔으니까, 저도 게딱지 하나 먹어볼 생각입니다.
쪼끄만 거 여러마리 담갔으니까, 식구 한 사람당 간장게장 1마리씩 먹어볼거에요. ^^
솔직히 꽃게 서너마리 사다가 게장 담그면, 게딱지는 시어머니 드리니까, 제 차례가 안오거든요.
어떤 때는, 참 철딱서니 없게도...식구들 몰래, 게딱지 뜯어서, 나 혼자 먹어치울까 하는 생각도 했다니까요..^^;;

이번에는...게딱지를 맘 놓고 먹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번 간장 게장에 거는 기대가 아주 큽니다.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윌마
    '08.6.5 10:14 PM

    헉 제가 1등입니까!

  • 2. 윌마
    '08.6.5 10:15 PM

    정신차리고 여유있게 댓글 답니다..
    맛. 있. 어. 보. 입. 니. 다. 헤~~~

  • 3. 규야
    '08.6.5 10:16 PM

    로긴하는 사이에 2등으로... 잉잉

  • 4. 체리쉬
    '08.6.5 10:19 PM

    간발의 차이지만 1등할뻔하는 경험 좋아요
    선생님 목소리 한번도 들어본 적이없는데 희첩 읽다보면 제가 상상하는 톤, 음성으로 말씀하시는 모습을 상상해요

  • 5. 뭉치맘...
    '08.6.5 10:34 PM

    게딱지 저도 좋아하는데...언제쯤 먹을수있나요 ? 지금 담그면..

  • 6. 돼지용
    '08.6.5 11:09 PM

    다른 때 보다 더 맛나게 익을겁니다.^^

  • 7. 여설정
    '08.6.5 11:30 PM

    어제 1등할라고 눈에 힘주고 있었는데...제가 그런다는걸 샘님이 아시는지,
    그런날은 꼭! 희첩 쉬는날이더라구요. 궁시렁~

    몰래...게딱지..부분에서 뒤집어졌어요.ㅎㅎㅎㅎㅎㅎ

    넘 구여우삼!!

  • 8. 오키드
    '08.6.5 11:59 PM

    조금 작은 게로 담근 게장이 더 좋은거 같아요.
    큰 게로 만들면 게뚜껑이 너무 광활해서 밥 비비다 짜다고
    한술더~ 한술더~하고 넣어 비비다 과식하게 되는거 같더라고요.
    사이다를 넣은 게장이라니 안 짜고 상큼한 새로운 맛이 날거 같아요.
    많이 만드셨으니 편하게 많이 드세요.

  • 9. cherry22
    '08.6.6 12:10 AM

    낼이 휴일이라 출근할 걱정없이 늦게까지 깨어있습니다.(야심한 밤에 블랙커피까지 한 잔 마시구요...)
    그러다 들어와 본 희망수첩에 이토록 맛나보이는 물건(?)이 있다니...
    넘 먹고파요...
    다 완성되시면 한마리만 보내주시와요...^^(따뜻한 쌀밥 한그릇 뚝딱...)

  • 10. 이창희
    '08.6.6 6:03 AM

    주부란 게딱지하나도 먹을 용기가 왜 없을까요

    어릴적 참게장뚜껑에 서로 간장 한술 더 넣어 비벼먹던일이생각나네요

    지금은 한개먹어도 되는데

    결혼한 자식들 놀러오면 주려고 남겨두지요

  • 11. 콩꽃
    '08.6.6 8:14 AM

    이창희님 눈물나요 ,,,,정말로

  • 12. 또하나의풍경
    '08.6.6 9:46 AM

    ㅎㅎㅎㅎ 선생님 마지막 말 읽고 전 웃었네요 ㅎㅎ
    선생님은 안그러신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 저희와 똑같은 사람이시구나..^^ 란 생각이 들어서 더 좋고 더 가깝게 느껴졌답니다 (선생님은 맘이 너무 착하고 넓으셔서 그런거에 연연(?)해 하지 않으실거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
    이창희님 말씀대로 저역시 그런 용기가 없네요. ^^;;

  • 13. 장진영
    '08.6.6 4:34 PM

    근데 사이다을 끓일때 넣나요?
    아니면 식혀서 부울때 사이다 섞어서 넣는건가요?
    저도 한번 해보려구요..

  • 14. 해든곳
    '08.6.7 1:14 AM

    저도 게딱지는 꼭 남편에게 양보를 하는데 영감이 먹어보란 말을 안하더니 환갑이 다가오니 맘이 변하는지 ..... ㅋㅋㅋㅋㅋㅋ 당신이 먹어요~
    낮에 혼자사 밥 먹을 때 맘놓고 두 마리 먹는걸 알면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해요.
    그냥 드셔요.

  • 15. 황공주
    '08.6.9 9:09 AM

    희망수첩을 보다가 가끔씩 마트에서나 어디에서든 우연히 선생님을 뵈었다는 글을 보면 좋겠다..서울살면 저런 우연도 있을수 있겠구나...부럽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제가 살고있는 대천을 왔다 갔었다니....서울만 산다고 다 되는건 아닌가 봅니다..

  • 16. 해말이
    '08.6.9 11:10 AM

    근데 어디서 게를 구입하면 샘처럼 싸고 좋을까요?

  • 17. 김혜경
    '08.6.10 8:29 AM

    해말이님, 게는 근처 수산시장에서 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황공주님,
    대천에도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선 걸 보면서, 이곳에도 우리 82cook 식구들이 계시겠지? 하고 생각했는데..바로 황공주님이시군요..반갑습니다..^^

    장진영님,
    사이다 처음에 부었습니다.

    또하나의풍경님,
    저...안 착해요..속은 밴댕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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