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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내일

| 조회수 : 13,041 | 추천수 : 419
작성일 : 2008-05-30 22:08:42


돌아오는 6월4일이 저희 시어머님, 여든아홉번째 생신이십니다.
생신을 앞두고 주말에 가족들 같이 밥 먹기로 하고 토요일 저녁으로 날 잡았습니다.

시동생이며 시누이들은 힘들다고 모두 나가서 먹자고 하는데..
제가 그냥 집에서 하겠다고 했습니다.

요즘...나가서 먹는 음식...영 미덥지가 않네요.
원산지를 속이는 고깃집, 위생상태가 엉망인 횟집,
한정식집은..어머니께서 별로 안좋아하세요. 집밥만 못하시대요...

그리고...솔직히 돈도 좀 아깝구요.
좀  잘먹었다 싶으면 일인당 2만5천원은 드는데, 30명 가까운 인원이 먹다보면 그게 얼마입니까?
나가먹는 돈의 절반만 들이면,
좋은 재료로,  깨끗하게 준비한 음식을, 아주 푸짐하게 먹을 수 있잖아요.
좀 수고스럽긴 하지만...맛있다며 잘 먹는 식구들의 입을 보면, 보람도 있구요.  

내일 잘 먹어줄 식구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오늘 장을 세군데에서 봤습니다. 미리 좀 봐둬야하는데...어쩌다보니..

집에 들어와서 이것저것 준비를 하다 문득 스트레스가 확 풀린 제 자신을 발견하고는,
저도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잔뜩 쌓여있는 부엌일, 그게 그렇게 재밌는 일은 아니잖아요?
그런데...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콧노래까지 부르며 즐겁게 일을 하고 있더라 이겁니다.
이건 도대체 무슨 병인지...'제 발등찍기 병'이라 해야할 지...참...약도 없습니다...

암튼, 저희 내일 또 잔치합니다.
형제들 다 모여서 북적이며 밥 먹고 과일 먹고, 얘기하고..그럴 겁니다...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니천사
    '08.5.30 10:14 PM

    우와~ 이렇게 1등을 해보기도 하는군요 ^^

  • 2. 지니천사
    '08.5.30 10:16 PM

    정말 멋지세요. 콧노래 부르면서 집안일 하기가 쉽지 않은데.
    저도 잔치 다가오는데 이제 주부2년 차라 앞이 캄캄 합니다. 항상 선생님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 3. 나오미의룻
    '08.5.30 10:50 PM

    아싸. 저2등인가요

  • 4. 나오미의룻
    '08.5.30 10:53 PM

    30명 식사를 준비하시다니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항상 희망수첩을 보며 배운답니다.
    이번 잔치 요리도 보여주실거죠. 기대합니다...^^

  • 5. 재키 송
    '08.5.30 10:55 PM

    저도 5남매의 맏며느리 여태 꼭맞는 표현을 못했는데
    '제 발등찍기 병' 이였습니다.
    그렇지만 이대로 살렵니다, 두르두르 둥글둥글....
    선생님은 이해 하시리라,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선생님 !!!!!

  • 6. 또하나의풍경
    '08.5.30 11:21 PM

    어머..일이 많으신데 콧노래를 부르시는 선생님...^^저는 집안일 하면서 항시 툴툴대는데 창피해지네요 흑..ㅠㅠ
    저도 요즘 나가서 사먹는 음식 영~~ 미덥지 않네요.
    옆집에서 음식주는것도 예전엔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 (그시절엔 다 귀찮아서 외식내진 외부음식 반입이 주였답니다. 그러니 가정에서 만든음식은 별루였죠. 조미료도 안들어가니 그게 무슨 착착 달라붙는 맛이있길하나요 모양도 안이뻐보였구요)이젠 음식주면 얼씨구나~~ 하고 심하게 좋아한답니다^^
    30인분 음식준비하시면서 행복해하시는 선생님도 계신데 겨우 4인식구일하면서 맨날 힘드니 어쩌니 하는 말 이젠 뚝~~ 해야겠어요 ^^
    선생님 저도 너무 사랑해요 ^^

  • 7. 명희
    '08.5.31 1:02 AM

    ㅋㅋ "제 발등찍기병" 약이 필요 없는 병이겠네요.
    저도 사실 음식만들기는 좋아라 하는데 그전에 준비하고 나중에 뒷처리하는게
    그렇게 싫더라구요. 그래서 잘 안하게되요.ㅎㅎ (전 제 발등 심하게 보호하기병 인가봐요^^)
    암튼 시어머님생신 축하드려요.

  • 8. 정인순
    '08.5.31 7:32 AM

    시어머님 생신 축하드립니다.혜경샘님 노고 제가 치하드릴께요.가족분들이 얼마나 좋아하실까요? 존경합니다.많은일 하시느라 몸살안나게 조심하시구요.

  • 9. 이창희
    '08.5.31 9:25 AM

    메뉴보느라고 애좀 썼어요
    본래안경쓰는데 나이먹으니 촛점맞추느라---

    많이 애쓰시고
    복 많이 지으세요

  • 10. 밍키
    '08.5.31 9:30 AM

    아 정말 배워야하는 데..

    저도 맏며느리면서도 그게 쉽지가 않네요..

    ^^ 좋은 주말 되세요..

  • 11. 양배추인형
    '08.5.31 9:33 AM

    선생님 글에 처음으로 댓글을 다네요.^^
    싱크대 문짝을 보니까 말이죠...^^
    종이 붙여 놓은 문짝이 내려 앉았어요.
    나사를 좀 조여 주면서 균형을 맞추시면 훨씬 보기가 좋을 듯 합니다.
    사실은 우리 집 씽크대 문짝이 저렇거든요.ㅋㅋㅋ

  • 12. 키티맘
    '08.5.31 10:51 AM

    미리 어머님 생신축하드립니다.
    저희도 오늘이 친정할머니(올해 84세) 생신인데 저희는 걍 부페로 갑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시길...
    그 "제발등 찍기 병" 저도 있는데 전 좋은데 동서들이 싫어하더라구요.
    나중에 제사도 다 사다가 하자고 전 제사음식 준비하는거도 별로 싫지 않던데....
    맨날 불러서 먹이고 싶은데 일 벌린다고 모라할까봐 병을 숨기고 있답니다.
    맛있게 먹어주는 식구들이 있어서 좋으시겠어요.

  • 13. 이름만주부
    '08.5.31 11:27 AM

    헉 ~~~
    그렇게나 연세가 많으신줄 몰랐네요.
    저희집에도 88, 87되신 부모님계십니다.
    몇년전 생신부터 점심은 나가서먹고 저녁은 간단히 집에서 먹습니다.
    그동안은 25명되는 식구들 (모두 대학생이상의 성인)
    집에서 하루를 치뤘는데 이젠 못하겠습니다.
    부모님은 집에서 했으면 하시지만 손목도 아프고 이젠 꾀도납니다.
    모두들 집에서 건강식으로 잘 먹을텐데
    하루쯤 식당밥도 괜찮지 않을까요?
    한사람이 몇일을 힘들어야 하잖아요.
    그렇지않아도 날마다 진지챙기는 일도 신경쓰이는데...

    제생일엔 단 몇일만이라도 다른형제집에 다녀오셨으면 하는게 제소원입니다
    (갑자기 웬 내생일-뜸금없죠)
    기왕에 하시기로 하셨으니 자알 치루세요.
    그리고 아프지마세요~!!!

  • 14. 요리열공
    '08.5.31 12:02 PM

    샘님...전 이런 샘의 마음씀이 너무 좋습니다.
    전 샘 발꿈치도 못 따라가지만..
    저두 제 손으로 만든밥 먹이는 행복한 마음을 알거든요..

  • 15. 미서
    '08.5.31 1:20 PM

    제 발등찍기병....이거 맘에 드는 병명이예요..
    저두 이병 있는데여...허리디스크 생기면서 그 병은 낫고,
    이젠 임신하면서 아예 발등 안찍어요..
    울 아가들 태어나면 다시 도지겟져?

  • 16. 주현맘
    '08.5.31 2:07 PM

    선생님 넘~~~~예쁘세요.
    어머님 생신 축하드리며 즐겁고 행복한시간 되길 바래요.
    다복하신 가족 모습이 상상이 되어 흐뭇합니다^^

  • 17. 윤아맘
    '08.5.31 3:06 PM

    너무나 부럽사옵니다 집안의 큰 형님이 크게 넓게 역시 .... 그래서 집안이 잘되나 봅니다 부럽내요 큰형님께서 저렇게 베플면 그아래 동서들과 시누이들도 따라 할 땐대 ... 부러워유 선생님 너무나 좋은 인상 가지신게 저 런 마음씨에서 나오시는걸 이제야 알겠어요 아무나 큰형님 되는게 아니구나 생각 하게 하내요 너무 부러워유 선생님 .....

  • 18. 해든곳
    '08.5.31 7:45 PM

    ㅋㅋㅋ 팔자 도망은 못한다고 하더니 저도 몸이 고된게 맘은 편합니다.
    큰형님의 자리 아무나 하는게 아니지요.
    제대로 모범적인 큰형님이신 선생님을 진정으로 존경합니다.
    그리고 반성합니다.

  • 19. teresah
    '08.5.31 8:14 PM

    선생님 낼 잔치 잘 하시고~ 잔치사진도 예쁘게 올려주세요. 기대하고 있을께요~

  • 20. 모야
    '08.6.1 10:34 AM

    정~말 대단하신 '울 샘님' 아닙니까 !

    효부상 드려야함다 !!

    89세까지 시어머님 생신상을 ~~~

    아~정말 대~단 !!!!!!!

  • 21. 호호아줌마
    '08.6.2 11:22 PM

    저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꾸준히 집에서 생일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새댁일땐 응당 그렇게 하는줄 알고 했다가
    살살 꾀가 나지만
    즐겁게 지내고 맛난 음식 잘 드시는 가족들 보면
    힘들어보 뿌듯한건 사실이지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가정 화목과 기쁨을 얻어가는 듯 합니다.

    그저 스트레스라고 하면 아직도 뭐 하나 하려면 레시피 없이는 못하고...
    늘 간도 문제라서..초대해 놓고도 걱정입니당..

    정말 언제나 되야 척척 해 낼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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