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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오늘 우리 집 저녁상

| 조회수 : 17,332 | 추천수 : 215
작성일 : 2008-05-26 23:31:58


오늘 저녁 저희 집 밥상입니다.
며칠만에 좀 신경써서 차리려고 노력은 했는데...뭐, 결과는 그다지...




아파트 마당에 선 알뜰장에 내려가서,
병어 한마리에 일금 만원이나 주고 사다가 중국식 조림했습니다.
맛은 괜찮았는데..결정적으로 생선의 선도가 좀 떨어지네요.
자잘한 병어는 '횟감'이라고 써놓고 팔던데...그건 오늘 받아온 물건이고,
제가 산 건, 지난주말 팔다남은 건 아닌지..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값이면 우리 아파트에 찾아든 알뜰시장 물건을 팔아줘야 하는 건데...
이래서 자꾸 외면하게 됩니다.




짭짤한 명란젓도 상에 올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서 자꾸 젓가락이 갑니다.




아침에 요리 프로를 보니까 날콩가루로 비지찌개를 하는거에요.
그걸 보면서 우리집 냉장실의 날콩가루가 생각나길래, 찌개 대신 전을 붙였습니다.
콩가루에 부침가루 좀 섞어서 개고, 김치 좀 송송 썰어넣고 부쳤어요.
음..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맛...
뜨거울 때는 그런대로 고소한 맛이 있어서 괜찮았는데, 조금 식으니까..인절미 고물 뭉쳐놓은 것 같아요.




어제 밤에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새벽 2시반에 도토리묵을 쑤었습니다.
자다가 완전 봉창 두드리는 일이긴 하지만....도저히 그냥 잘 수 없었습니다.

아주 오래오래 저어주면서 쑤었고, 뜸을 아주 오래 들였더니,
젓가락으로 집어들어도 끊어지지 않을 정도로 탄력을 갖고 있네요.
도토리묵 조차도 공들인 만큼,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내주는데....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일이 더 많다는 거, 그래서 가끔은 사는 걸 맥 빠지게 하곤 한다는 거.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똘이누나
    '08.5.26 11:35 PM

    맛있는 저녁상이네요..

    선생님 댁에 가서 살짝 먹어보고 싶어요.

    정말 선생님 말씀대로 공들인 만큼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그런 세상이었음 좋겠네요..

  • 2. 후레쉬민트
    '08.5.26 11:35 PM

    첫번재 댓글인가요??
    선생님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요리도 만드시네요 ㅎㅎ
    그래도 노력해야 하는게 우리 숙제겠죠?? 힘내세요!!

  • 3. 레몬
    '08.5.26 11:39 PM

    에고고...... 새벽 2시에 안 주무시고, 묵 쑤셨어요?
    저도 저녁에 마신 커피 때문인지 ......
    어젯 밤에 잠이 안와서 호박 스프 끓이려고, 단호박껍질 벗기다가 손 베었네요.
    잠 안자고 , 새벽 2시에 뭔일인지...... ㅜ.ㅜ;;
    전에는 커피 많이 마셔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요즘은 커피가 무서워요.

  • 4. 미서
    '08.5.26 11:46 PM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 같아 먹고파요...
    요즘 대충 먹고 사는데..
    전 잠자는게 두려워 눕지를 못하고 이러고 있네여...(쌍둥이 임신 32주차)
    누우면 숨을 못쉬어여...흑흑...

  • 5. 고양이버스
    '08.5.27 12:08 AM

    며칠전 유치원에서 떡뽁이를 만들더니 마트가서 장보는데 떡뽁이를 먹고싶다고...
    아이아빤 늦고 저녁 두아이와 떡뽁이로 때웠더니 집밥이 너무 그립네요.
    요즈음은 참 한숨만 절로 나오는 밤입니다. 휴~

  • 6. 안단테
    '08.5.27 12:33 AM

    젖먹이 셋째까지 재우고 혼자 맥주한잔 마셨네요
    오랫만에 먹은거라 캔 하나에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답니다.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을 이렇게라도 혼자 가라앉히고있어요

    들인공이 아쉽지 않게 그 모든게 현실로 나타나길 기도합니다.

  • 7. 또하나의풍경
    '08.5.27 5:44 AM

    도토리묵 자태가 남달라요 ^^
    아주 때깔이 고운걸요
    저희집은 어제저녁 재활용반찬들로 그득했었는데..^^;;

  • 8. 잠비
    '08.5.27 7:45 AM

    갑자기 묵이 먹고 싶어집니다.^^
    묵가루가 남아 있어 자주 쑤어 먹는데 지난 번에는 많이 남아서 말려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불려야는지 먹을 일이 아득해져요.

    공을 들인 일은 언젠가 그 빛을 발하게 된다고 여깁니다.
    잊어버리고 있으면 아~~~!!! 할 때가 있겠지요. 그죠?
    더워지는데 건강 조심 하세요.

  • 9. 청담댁
    '08.5.27 8:04 AM

    저도 퇴근하고 도토리묵 쑬래요.
    먹고파요~~

  • 10. 김혜경
    '08.5.27 8:16 AM

    잠비님, 묵말랭이 있으신가봐요??
    묵말랭이 일단 찬물에 담가서 불리세요.
    그 다음에 끓는 물에 삶으세요.
    어떤 요리책에는 보면 그냥 불리라고만 하고, 또 어떤 책에는 삶아내기만 하라고 되어있는데,
    그 마른 정도에 따라서 다른 것 같아요.
    전 일단 불렸다가, 다시 삶아냅니다.

    조금전 부엌에 나가서 어제부터 말렸던 묵말랭이 간수하고 들어와서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잠비님의 댓글 보고 반가워서...한마디 썼습니다. 잘지내시죠?

  • 11. 예쁜이
    '08.5.27 10:06 AM

    마지막 말씀 찰 떡같이 알아들었어욤.^^저도 예전엔 눈 감고도 묵 쑤어 먹던 아짐인데 살림에서 손을 놓기 시작하니 끝이 없더군요. 그래서 반성모드로 돌입...좀 지나면 실천도 해야겠지요.^^

  • 12. 쉐라메르
    '08.5.27 12:59 PM

    처음 인사드립니다
    일때문에 오래동안 살림과 육아를 도맡아 해주시는 분이 집에 붙박이로 계셔서
    밥도 잘 못하다다 늦깍이로 배운 살림살이 재미에 푹 빠져 살고있습니다
    얼마전 알게된 82쿡에서 새로운 세상을 접하는 기분입니다
    많은 정보와 알찬 살림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인사드리며 좋은 정보에 늘 감사합니다

  • 13. 토끼엄마
    '08.5.28 1:02 PM

    저는 한번도 묵 안쒀봤는데, 샘 글 볼때마다 묵을 꼭 쒀봐야겠다고 결심 합니다.
    여러번 실패는 해 보겠지만... 요새같은때는 믿을만한 음식이 없어서... 얼른 솜씨를 길러야 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저는 어제 졸리움을 참아가며 둘째 이유식을 끓였어요. 한 한시까지? ^^;;
    뭐..어지간히 커서 그냥 밥 줘도 되는데, 갖은 야채+고기 같은거 왕창 넣고 무른 밥 끓여 놓음 그냥 밥 주는 거 보다는 골고루 먹게 되는 거 같애서 늘 끓여놓습니다.
    어느 일이나, 공 들이다 보면 좋을 일 있겠죠 머.
    바로 생기기도 하고, 너무너무 한참만에 생기기도 하니깐요, 힘내세요!!

    반찬 다 맛있어 보여요. ^^

  • 14. 호호아줌마
    '08.6.2 11:17 PM

    병어 먹은지 정말 오래되었는데..
    언제 함 사다 해 먹어 볼까 싶습니다.

  • 15. 밥하는연이아빠
    '08.6.16 1:27 AM

    헉..진수성찬입니다.
    혹 오늘 누구 돌잔치? 생일잔치 아니시죠?

  • 16. 잠비
    '08.6.18 9:45 PM

    에고~~ 주인장의 초록색 이름이 있네요.
    안부를 물어주어 고맙고 반갑습니다.

    도토리 묵가루를 직접 만들어 팔고 계시는 분 덕분에 맛있는 묵 먹고 있어요.
    말려 놓은 묵말랭이 나중에 불려서 삶아보겠습니다. ^^
    시절이 뒤숭숭할 때는 자기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것이 정답입니다.
    씩씩하게 잘 견디는 모습 보기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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