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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나름 먹을 만한 [비지전]

| 조회수 : 10,998 | 추천수 : 180
작성일 : 2008-05-13 20:32:45


오늘 점심은 파주의 한 두부집에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약간 유감스러웠던 일!

일행은 저를 포함해서 모두 세명이었습니다.
메뉴를 보니까, 찌개 종류는 9천원이고, 두부전골이  2만3천원(소짜)이었습니다.
다른 테이블 사람들이 먹고나간 걸 보니까 소로도 세명이 충분히 먹을 것 같아서, 주문했더니..2인분이라고 하는 거에요.
우리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자꾸 2인분이라고 하는데...다른 걸 더 주문하는 거죠..
종업원이랑 뭐라 하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된장찌개 하나 더 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두부 전골도 남고, 된장찌개도 남고, 딸려나온 두부찌개도 남고...
매상 올리는 것, 물론 업소로서는 대단히 중요하겠지만..음식이 너무 많이 남아서 좀 그랬어요.
같은 집이 서오릉에도 있는데 그집은 안그렇거든요.

속리산 경희식당은 밥 먹고 나면 일회용 도시락을 준대요. 남은 반찬 싸가시라고.
그러면 손님들 좋아라 싸간다는 거에요.
(며칠전 우리 친정오빠가 다녀와서 전해준 이야기 입니다)
너무 좋은 거 같아요. 맛있게 무쳐놓은 나물같은 반찬, 먹다두고 올때 아깝잖아요.
두고 오면 다 쓰레기가 되는 거고...




그 두부집에서 비지를 가져다가 비지전 부쳤어요.
평소에는 그저 비지 한덩이 가져오는데..오늘은 약간 불쾌하기도 하고, 또 비지전 생각도 나고 해서 두덩이 가져왔습니다.
비지전은 지난번에 아버지께 다녀오다가 동학사 부근 식당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게 먹었거든요.

두부집에서 주는 비지는 콩물을 짜내고 남은 것이라서 수분없이 포슬포슬하잖아요.
아무래도 엉길 것 같지 않아서,
비지 400g에, 부침가루 반컵, 물 반컵, 달걀 3개 풀고,
양파 느타리버섯 풋고추 홍고추 넣어서 부쳤어요.
그렇게 해도, 다른 전들보다 잘 부서질 것 같아 조심스럽게 부쳤습니다.

맛이 어떨지 궁금했는데..오늘 대박났습니다.
한 젓가락 떼어 드신 울 시어머니, "비지전 이구나, 맛있다!"하시는거에요.
(울 시어머니, 칭찬에 인색하신 편인데, 요즘 칭찬을 자주 하셔서 아주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당~)




또 한덩어리로는 비지찌개를 끓였습니다.

내일 점심때 또 수저 두개 더 놓습니다.
보고싶은 후배들을 보기로 했는데..그냥 우리 집으로 오라고 했어요.
바깥식당보다는, 집이 편하고 좋습니다.
후배들, 음식을 차리면 안오고, 아무 것도 안해주면 온다고 해서, 아무 것도 안해준다 했어요.
그래도 밥은 먹어야하니까, 김치찜이나 해주려고 등갈비를 사왔습니다.
등갈비 핏물 빼서, 살이 많이 붙은 길쭉한 쪽은 김치찜에 넣고,
자잘한 갈비는 비지찌개에 넣었는데...ㅋㅋ...역시 남의 살이 맛있네요..갈비가 맛있더라는...

혹시 비지를 주는 두부집에 가시거든, 비지 한덩어리 얻어다가 비지전 한번 부쳐보세요.
고소한 것이 나름 괜찮은대요.^^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yuni
    '08.5.13 8:48 PM

    비지전을 한번도 해 본적은 없지만
    선생님 음식을 보니 우리 남편이 좋아할거 같네요.
    담에 기회되면 한번 해줘야겠습니다.
    오늘도 저녁먹고 온다해서 이 시간에 한가합니다.

  • 2. 뽀삐
    '08.5.13 8:54 PM

    평소에는 여기오면 배부른데도 입맛이 다셔지는데
    지금은 아니네요.
    돼지고기 다짐육으로 뭘해먹을까하다가 녹두랑 숙주사와서 신김치 송송썰어넣고
    녹두전큼지막하게 부쳐서 먹다 너무 느끼해 와인한잔했더니
    알딸딸하고 배가 너무 불러요. 저 혼자서요. 웃기죠?

  • 3. chatenay
    '08.5.13 8:55 PM

    어떤 맛일지 궁금해요~고소할까요,녹두전과 같은 맛일까요?^^
    요즘 괜히 우울 하네요~샘 컨디션은 좀 나아지셨는지요......
    어버이주일 이라고 한주에 양쪽집 부모님 식사 대접했더니 손목이 시큰거려요...
    벌써 그럴 나이가 된건지..^^::

  • 4. 아줌마
    '08.5.13 8:58 PM

    비지전... 한번 도전해 보아야 겠어요
    두부 만들고 나면 남는 비지 처치하는거 장난이 아니거든요
    지난번 우렁쌈장도 대박 쳤는데 이번에도 대박예감이.ㅎㅎㅎ

  • 5. 그게뭘까
    '08.5.13 9:27 PM

    그곳 장*콩 두부마을? 일것 같아요. 저 역시도 불친절을 겪어본지라...
    비지전, 맛나게 보여요.

  • 6. 저녁바람
    '08.5.13 9:47 PM

    저 지난 주말 남원에 다녀왔답니다.
    어찌어찌하다가 지리산 자락에 어탕(민물고기로 추어탕 비슷하게 끓인 탕)으로 유명한 식당에
    가게 되었지요.
    오랜만에 만난 외할머님을 모시고 갔는데 음식으로 어탕이 나오니 할머니가 갑자기
    나는 민물고기 잘 못먹으니 이거 안먹을란다 하시는 거에요 ㅠㅠ;;;
    그래서 싸가지고 와서 먹어야 겠다고 생각하는데 주인분이 오시더니 괜찮다고 그냥 가져가겠다고 하시더라구요. 계산할때 빼주시겠다구요. 그것만 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죄송스러워서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좀있다가 국그릇하나를 내주시는 거예요.
    할머니 이거하고 식사하시라면서 콩나물 넣은 김치국을 주시데요.
    정말 서울에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잖아요.
    사실..매운탕을 기대한 저로서는 어탕맛에 100%만족하진 않았지만
    주인분 마음이 너무 따뜻하고 좋아서 전라도 여행이 내내 즐거웠답니다.
    식당하시는 분들이 아주 작은것이라도 좀 신경써 주시면 좋을텐데
    요새들어 다신 오지 말자고 이를 갈고 나오는 식당이 자주자주 생겨지네요.

    오늘 내내 수저를 두개 더놓는것에 대해 생각했어요.
    결론은.... 보통내공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숫가락 두개만 더 놓았을 뿐인걸요"라고 말할수 없을꺼 같아요..
    저는 아직도 손님이 온다고 하면 부담감을 배낭에지고 다니는 기분이 들거든요 ^^

  • 7. 뿌니
    '08.5.13 11:16 PM

    우와~ 넘 꼬소하고 맛있을거 같아요~
    나중에 비지생기면 꼭 한번 해봐야겠어요~ *^^*
    비지전~ 비지찌개~ 김치찜 다 먹고싶어요~ 츄르릅~

  • 8. 묵향
    '08.5.14 3:29 AM

    와~ 비지전~ 비지찌개 정말 최고예요~~
    만들어보기전에 사진속 음식 먹어보고 싶어요~~ㅜㅜ
    저 비지찌개라면 아마 밥 두그릇은 뚝딱일텐데~~*^^*

  • 9. 프로방스
    '08.5.14 8:22 AM

    비지전이 꼭 녹두전처럼 보이네요^^ 저도 집 근처 재래시장에 있는 손두부가게에서
    비지를 공짜로 얻어 오거든요. 비지찌게 해먹으면 맛있는데 비지전 해먹으면
    정말 대박이겠어요...그저 손이 부지런해야하는데 눈만 부지런해서 잡다하게
    아는 것만 늘어갑니다^^

  • 10. 봉봉
    '08.5.14 9:31 AM

    저녁바람님..혹시 인월에 두꺼비집 들르신 거 아니신지.. 거기 어탕이 제일 유명하거든요.
    저는 근처에 삽니당~~

  • 11. 또하나의풍경
    '08.5.14 10:11 AM

    전 두부집에서 비지 주면 거절하기도 아저씨 무안해하실까봐 받아와서 버린적도 있어요 ㅠㅠ 비지찌개를 친정엄마가 끓이면 맛있는데 제가 하면 맛이 없거든요 ㅠㅠ
    제가 전 종류를 좋아하는데 비지전 맛있을거 같네요 ^^

    일회용 도시락준다는 음식점 정말 좋은걸요
    남기면 그 아까운 음식들 쓰레기 되는거잖아요. 음식점에서 반찬들 남기고 올때마다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좋은 아이디어인거 같아요 ^^

  • 12. 러브홀릭
    '08.5.14 10:19 AM

    비지 두덩어리 집어왔다하셔서 웃었네요. 종업업이 과잉충성하셨네요. ㅎㅎ 가끔 그런식당 가면 왠지 당한듯한 기분이 저도 들기도 해요. 정말 남긴음식들 아깝네요. 쓰레기되는거잖아요. 뭐 그집이 다시 재활용한담모를까?? (하긴 그게 더무섭다.)식당에서 반찬다시 재활용하는경우 아직도 많아요. 그래서 전 반찬많이 나오는집 넘 싫어요. 먹을만큼-> 수고스럽더라도 다시 리필해주심 넘감사히 깨끗하단 느낌 받고 먹을텐데...

  • 13. 행복나무
    '08.5.16 4:10 PM

    러브홀릭님 말씀에 완전 공감합니다~
    저도 그런식당은 불쾌 합니다. 다시는 가고 싶지 않지요.
    비지도 전을 해먹을 수 있다는건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비지 두덩이 잘가져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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