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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부담없이 할 수 있는~[무쌈말이]

| 조회수 : 15,589 | 추천수 : 204
작성일 : 2008-04-28 20:14:24


며칠전 장보면서, 무쌈말이 하겠다고, 절인무와 무순을 사왔었습니다.
그랬는데 어쩌다 보니, 차일피일 미루게됐고,
오늘도 안먹으면 무순 모두 못먹게 될 것 같아서, 게맛살이랑 같이 말았습니다.
달걀지단이라도 부쳐서 넣었으면 색이 더 예뻤을 텐데, 손님초대상에 올리는 것도 아니고,
식구들 먹는거라 그냥 무순과 게맛살만 넣었습니다.

마트에서 무쌈을 볼 때마다..옛날 생각에 피식 웃고 맙니다.
직장생활한답시고 대충대충 해먹고 살면서,
어쩌다 손님 한번 초대하면 있는 솜씨 없는 솜씨 다 부려보겠다고 삼박사일로 메뉴를 짜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때 잡지 책의 요리기사만 뜯어서 클리어파일에 끼워둔 나만의 요리책을 펴놓고 궁리 끝에,
필이 화악 꽂힌 것이 무쌈말이.

무를 절여서 뭔가를 싸는 걸 할 수 있는데, 무를 얇게 써는 게 너무 어려울 것 같아,
손님초대 전에 실습을 해보니, 무를 너무 두껍게 썬 바람에 예쁘게 말리지 않는 거에요.
그래서 무를 하나 미리 사서 깨끗이 씻어가지고, 품에 안고 정육점엘 갔습니다.
필요한 고기 이것저것 산 다음, 품어간 무를 슬그머니 내려놓으면서,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표정으로,
"아저씨 이거 불고기처럼 썰어주시면 안될까요?"
그러니, 그 아저씨 어쩌겠어요? 썰어줘야지..
그렇게 해서 무쌈말이를 손님상에 올리고, 좋은 반응을 얻었더랬습니다.
그렇잖아요, 그냥 집어먹기도 좋고, 기름진 음식을 먹다가 하나 집어먹으면 입안이 상큼하고....

요즘같이 얇게 썰어서 단촛물에 담가서 파는 것이 그때도 있었더라면,
정육점 아저씨에게 그렇게 불쌍한 표정을 짓지않아도 되는건데...

요 며칠 정신없이 지내다 문득  kimys의 생일이 다음주로 다가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헉~
몇년전만 해도, 열흘 이상 남겨놓고 메뉴 짜네, 초대전화 돌리네 하고 법썩을 떨었는데.
문제는 이번주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연휴라는 점입니다.
원래 생일은 6일이지만,휴일에 해야하니까 날을 잡아야 하는데,
연휴의 중간인 4일날 하자니 어중간해서 좀 그렇고,
3일은 좀 이른 듯 싶고, 5일은 연휴의 마지막날이라 직장다니는 사람들은 좀 쉬어야하는데 밥 먹으러 오라기도 그렇고.

메뉴는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다 짰는데..이거 날짜가 고민입니다.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파찌마미
    '08.4.28 8:25 PM

    이야..1등이네요..오홋..손이 떨려서리..

    저도 며칠 전 시어머님 생신상에 무쌈말이랑 메밀 구절판 했었는데..대박났어요..

    저는 큰 접시에다 중간에 무쌈 담고 파프리카랑 맛살 황백지단 오이 당근 미나리 등등 돌려 담고 소스는 땅콩버터겨자소스준비했어요..

    메밀구절판은 익은 재료들 즉, 황백지단 채썰어서 양념해 볶은 쇠고기, 표고 새송이 애호박,당근 볶은 거 뭐 등등 해서 메밀가루로 전병 부쳐 쭉 돌려담기 해서 두 접시 놓으니까 색깔 화려하고 폼나더라구요..완전 대박나고 어른들 무지 좋아하시더라구요..

  • 2. 프로방스
    '08.4.28 8:32 PM

    이제 연휴가 길면 식구들 해먹이는 걱정이네요. 무쌈말이 해먹어야지 하면서도 이상스레
    잊어버리곤 했는데 이번에는 꼭^^

  • 3. 수인맘
    '08.4.28 9:26 PM

    저도 새댁시절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시절이 그립네요.

  • 4. 레몬사탕
    '08.4.28 9:37 PM

    저도 오늘 무쌈먹었어요 ^^
    말이하겠다고 마트에서 한통 집어온지가 한 옛날인데..채썰어 말기는 영 귀찮고해서

    걍 불고기에 싸먹으라고 식탁위에 올렸어요 ㅋ
    집에 무순있으니..계단지단에 크래미정도만 추가해서..남은 무쌈 다시 무쌈말이해줘야겠어요

    손님상에 한번 뽀대나게 차리고는..식구들 먹을땐 통 안 하게되네요
    불쌍한 남편 ^^;;;

  • 5. 요리공주
    '08.4.28 9:40 PM

    버섯을 싫어하시는 울엄마.
    표고버섯을 살짝 볶아 무쌈말이에 넣으면 맛있다고 아주 잘 드십니다. ㅋㅋ
    아주 쉽지만, 해 놓으면 폼도 나고 입맛도 나는 것이 무쌈말이죠.

  • 6. Catherine
    '08.4.29 2:23 AM

    저의 남편 생일은 5월5일 어린이날...
    어떻게 메뉴 컨닝 안될까요ㅠ.ㅠ

  • 7. 김혜경
    '08.4.29 4:10 PM

    Catherine님, 손님들(시누이들이 희망수첩을 꼬박꼬박 봅니다)의 재미가 반감될까봐,
    요기 댓글로 남깁니다. 읽으시고 나서 읽었다고 알려주세요. 댓글 지우게요..ㅋㅋ...
    1. 연어샐러드(연어말아서 돌려담고 가운데는 채소)
    2. 오룡해삼(해삼요리와 새우요리를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3. 동파육( 쇠고기보다 돼지고기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니까)
    4. 초무침(매콤한 무침의 주재료는 아직 결정 못했어요. 오징어나 쭈꾸미나 낙지나 골뱅이 중에서 결정될 듯)
    5. 탕평채(잡채는 너무 자주 해서 지겨울 것 같아서)
    6. 전(생선전이나 채소전을 부치려고요)

    다른 해보다 가짓수를 줄였어요.
    울 아들 말이 제가 메인을 너무 여러가지 해서 분산된대요..^^

  • 8. 삐삐롱스타킹
    '08.5.1 4:46 PM

    저도 요늠 무쌈에 꽂혔어요! *^^*
    손님초대요리가 아니어서 대충 제가 무썰어서 촛물에 피클해놓고
    마리네이드한 돼지고기구이 싸먹고 있어요.
    저도 언젠가는 꼭 사진도 올려보렵니다요!
    와~ 저도 메뉴컨닝해갑니다 캄사~~

  • 9. 그까이꺼
    '08.5.2 4:16 PM

    찍어먹는 소스도 있던데 알려주심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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