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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엄마 손맛 따라잡기 2 [삼겹살 수육]

| 조회수 : 14,459 | 추천수 : 165
작성일 : 2008-04-23 20:49:31


지난해부터 말만 있었던 제 다섯번째 책, 얼마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늘이 두쪽 나도 오는 6월15일까지는 원고 전체를 넘겨야 하는데..
흑흑...큰 일 났습니다...전혀 진도가 나가지질 않네요...어흑~~

어림잡아서 200자 원고지로 1천5백장 정도는 써야..
(저..종이원고지에 원고 안씁니다, 컴퓨터로 씁니다, 종이 낭비 하지 않으니까 걱정마시길~~ ^^)
1천5백장 정도는 써야, 추려낼 거 추려내고, 고쳐쓸 거 고쳐쓰고 해서 한권의 책이 될 것 같은데...
(남들 처럼 사진이 중심인 책을 만들면, 원고 적게 써도 될텐데, 저는 꼭 이렇게 글이 많은 책을 쓰게 되어서..ㅠㅠ)
이제 겨우 400장 밖에는 못썼습니다. 우째야 좋을지...
첫책을 쓰던 2002년에는 밤을 꼴딱 새워가며 하루에 200장도 써본 적이 있는데, 이제는 체력이 받쳐주질 않네요.
정말, 죽어도 인정하기 싫지만...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증거인가봐요...ㅠㅠ...

스트레스만 만땅이고, 진도는 안나가고..
에라, 맛있는 거 먹기나 하자..하고 나가서 돼지고기 삼겹살 수육용으로 사와서, 주물냄비에 쪘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엄마 손맛 흉내내기 했습죠..^^

엄마는 돼지고기 삶으시면 베보자기나 면보자기에 싸서 돌로 눌러 기름을 더 빼준 다음 썰어서 상에 올리셨어요.
지난번 아버지 제사때에도 그렇게 한 삼겹살수육이 어찌나 맛있는지..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저는 늘 시간에 쫓기는 관계로 돼지고기를 삶거나 쪄서 그걸 돌에 눌러놓은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한번도 엄마의 방식을 따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면보자기에 싸서, 돌은 없고, 대신 주물냄비로 눌러 놓았습니다.
역시..이것도 연륜이 필요한가봅니다.
엄마는 푹 삶아서 눌러, 먹기가 딱 좋았는데,
저는 그냥 먹기 딱 좋을 정도로 찐 걸, 눌렀더니 좀 단단한 느낌이 들었어요.

오늘 수육, 100%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부단히...엄마를 흉내내려고 노력하면...저도 엄마의 손맛을 따라잡을 수 있을거라 믿고 기운내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원고는 어쩐다, 에라 오늘까지 놀고, 아니, 이번 주말까지만 놀고 담주부터 열심히 하지...
요렇게 스스로 위안중입니다.^^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슬로우
    '08.4.23 8:55 PM

    저두 따라해볼렵니다..꿀꺽~

  • 2. 유리
    '08.4.23 9:23 PM

    저도 삼겹살 수육 먹고 싶네요^^

  • 3. 콩알
    '08.4.23 9:36 PM

    그릇 색이 너무 이뻐요.

  • 4. tina
    '08.4.23 10:23 PM

    침 꼴깍 삼킵니다

  • 5. 민영
    '08.4.23 11:59 PM

    고기가 아주 야들야들 해보이는데요.
    침 꼴깍~~

  • 6. chatenay
    '08.4.23 11:59 PM

    저는 목살 수육을 주로 먹었었는데 삼겹살도 맛있어 보이네요~^^
    저도 가끔 엄마 흉내 내 보는데 잘 안되요~남편이 맨날 실패하지 말고 장모님댁
    가서 먹자고 해서 따라 안 한지 오래인데 배워둬야 겠죠?^^
    Bon courage!!

  • 7. lyu
    '08.4.24 8:52 AM

    저는 엄마집에 있는 돌 부터 챙겨와야겠어요.

    이런~
    딸들은 모두 **라더니......ㅎㅎㅎ

    정말 맛있게 보여요.
    어머니,
    모두 다 전수해 주세요~~~

  • 8. 이혜선
    '08.4.24 10:35 AM

    아~돌로 더 눌러줘야 하는군요...좋은 방법 한가지 알았네요..

  • 9. yozy
    '08.4.24 11:53 AM

    수육이 윤기가 흐르는게 부드럽고 맛있겠네요.

    다음에 수육할때 돌로 눌러 주는 방법 ..
    저도 잊지 않고 꼭 해볼게요~~~

  • 10. 체리
    '08.4.24 1:11 PM

    새 책이 기대됩니다.
    선생님, 위의 어머님 손맛 따라잡기 같은 비법 책에 많이 넣어 주세요.

  • 11. lpg113
    '08.4.24 2:25 PM - 삭제된댓글

    우와~~드디어 새책이 나오겠군요..

    글을 읽으면서 제 가슴이 너무 두근거렸어요...^^

    희망수첩의 단점 한가지~~~

    저녁메뉴 다 정해 놓구 재료까지 손질 다해놨건만

    선생님글을 보면 글속에 나온 음식이 더 먹고싶어져서

    메뉴를 수정하게 되네요...ㅠ.ㅠ

    아무래도 삼겹살 사다가 삶아먹어야 할거 같아요...

  • 12. 아보카도
    '08.4.24 5:24 PM

    오호라 그렇군요.. 꼭 눌러 봐야겠네요.
    역시.. 항상 새로운 정보가 있다니까요.

  • 13. 6층맘
    '08.4.24 11:42 PM

    맛있는 수육보다도 선생님 원고 기한 맞추실 일에 제 맘이 타네요.

    저도 그저께까지 제출할 일이 있었는데 장장 3월 부터 준비한 일이었는데 걱정으로만 2달 갔네요.

    그래도 결국 기한 남겨 놓고 며칠 밤 꼴닥 새면서 해냈답니다.

    미루는 마음 저 뒷편엔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그런것 같더구만요.

    진짜 할 일 놔두고 음식 하시고 아마 그릇장 정리에 옷장 정리까지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그랬거든요.(덕분에 미루던 집안 일이 해결되었답니다.)

    선생님도 아마 해낼 수 있드는 마음이 있으실거에요.

    멀리서 응원할께요.

    이번에도 멋진 책 꼭 해내시길....

    참 눌러 놓을 돌맹이는 제가 구해볼께요.

    건강 챙기시며 작업하세요.

    멀리서 신선한 바람 보냅니다.

    -6층맘 올림-

  • 14. Catherine
    '08.4.25 1:50 AM

    궁금증이 모락모락~~~
    저는 수육을 늘 삶다가 선생님 말씀듣고 찌기 시작했는데...
    어머님께선 삶는 방법을 쓰시나 봐요...
    그럼 돌로 누르는 방법을 쓰려면 혹 삶아야 하는건 아닐까요?
    그리고 둘로 누르는 동안 수육이 많이 식어버리지 않을까
    사알짝 궁금합니다.^^

  • 15. 빨간자전거
    '08.4.25 2:07 AM

    이곳에서 선생님 하시는 것을 보고 삼겹살 수육 해먹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엔 어찌 다른 부위로 먹고 살았는지 모르게
    이젠 수육하면 당연히 통삼겹 사다가 해 먹게 되던데요~
    새 책 준비중 이시군요. 기대하겠습니다~ 홧팅! ^^

  • 16. aristocat
    '08.4.26 4:02 PM

    오래간만의 선생님의 새 책,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선생님책은 당연 글이 많아야지요! 술술 읽히고 읽을거리 많은 선생님책들을 제가 얼마나 좋아한다구요! 솔직히 사진만 번드르르한 요즘 요리책들, 재미없어용~~~ ^^;;
    마침 오늘 수육해먹으려했는데 요렇게 올라와서 반가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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