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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오랜만의 [잔치국수]

| 조회수 : 15,336 | 추천수 : 119
작성일 : 2008-03-02 20:35:02


오늘 저녁엔..오랜만에...잔치국수를 해서 먹었습니다.
집에...소면국수가 잔뜩인데..
먹으려면, 라면보다는 손이 더 가기 때문에..
그눔의 귀차니즘 때문에...
소면, 빨리빨리 소비를 못하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늦은 점심 후에 또 밥이 부담스러워서..잔치국수 했습니다.

국물은, 멸치, 다시마, 마른 새우, 표고버섯의 밑둥( 집에서 말린 것)을 넣고 끓이다가,
다시마만 먼저 건져내고, 조금 더 끓이다가 불에서 내려, 뚜껑 덮어 뒀었어요.
그런 다음, 체에 거르고...

고명은, 달걀 노른자와 흰자 갈라서 지단 부치고,
애호박 조금 볶고, 양파도 조금 볶고,
김치는 송송 썰어서 무치고,
국물 낸 후 건져낸 다시마도 송송 썰고...

잔치국수 말다가....혼자 웃고 말았는데요...제가 혹시 전에 그 얘기 했던가요?
제가 아는 어떤 커리어우먼의 실수담,
결혼 후 집에서 잔치국수를 해먹으면, 결혼 전 친정어머니가 해주시던 것과 다르더래요.
그래서 이상타 이상타 했는데...
알고보니...
소면국수를 일단 삶아서 건져 씻은 후 국물을 부어야하는 것을,
그동안 칼국수 끓이듯, 국물에 그냥 소면을 넣어 끓여 먹었다는 거에요.

허긴..유심히 안보았다면, 이런 실수 할 수도 있을 거에요..그쵸??
TV에서 보니까, 충청도 지방에서 어죽을 끓이는데, 소면을 그냥 넣던데, 이런 장면을 봤다면,
국수를 그냥 국물에 넣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잔치국수...먼저,소면 삶으셔야 합니다.
그래서, 잔치국수는 '만다'고 하지, '끓인다'고 안하잖아요?
국수 삶은 후 찬물에 바락바락 비벼서 씻으셔야 더 맛있구요....
국수가 너무 차가우면 국물을 붓기전에 토렴하셔야 해요.
토렴 아시죠? 국물에 담갔다 건졌다 하면서 데우는 거...
다들 아시겠지만...혹시나 싶은 노파심에서..이렇게 사족을 답니다...

내일, 황사가 심할거라 하네요...외출하실 거면 입과 코 잘 가리고 다니세요.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조
    '08.3.2 8:37 PM

    저도 잔치국수 넘 좋아해요.
    근데 저도 저렇게 국물에 넣고 그대로 끓여본 경험이 있는것 같아요^^;
    잔치국수는 저 고명 만드는게 번거롭지만 또 그맛에 먹으니까요 생략하면 잔치국수가 아니죠?
    국수 싫어하는 신랑땜시 안먹어본지 오래~~된것 같아요. 그 맛이 그립네요.

  • 2. 튼튼이
    '08.3.2 8:37 PM

    선생님하신 국물에 김치 송송 썰어 넣고 그냥 소면 삶지 말고 넣어 먹어도 맛있어요. 좀 뜨겁지만요~

  • 3. 서짱홧팅!!!
    '08.3.2 8:37 PM

    너무너무 먹고 싶어요...!!^^

  • 4. 예쁜솔
    '08.3.2 8:43 PM

    저 잔치국수 진짜 잘 말아요.
    제 요리 솜씨 자랑은 이것 밖에 할 것이 없답니다.

    어떤 분이 제 국수 잡숫고는
    너무 맛있어서 꿈에도 보이더라는...
    저는 이 말씀 철석같이 믿고 있습니다....

  • 5. 푸른심장™
    '08.3.2 9:21 PM

    제가 만들어먹어도 좋으련만...
    왜 잔치국수는 꼭 엄마가 해준 잔치국수가 먹고 싶은지...
    호박볶음 고명으로 잔뜩 올려서
    간장양념 풀어서...

    점심을 거하게 먹어서 저녁을 건너뛰려고 했는데...
    지금 국수 말러 갑니다....(이놈의 살을 어이할꼬....아흑...ㅠ..ㅠ)

  • 6. 그린
    '08.3.2 9:22 PM

    아~~ 조금 전 한방족발, 순대, 순대국까지
    먹고 돌아와 느끼한 속을 답답해하고 있는데
    선생님의 깔끔한 잔치국수를 보니
    너무나 먹고픕니다...ㅜ.ㅜ

    그리고 "토렴" 이란 말 모르는 분들 많을 듯 싶어요.
    예전에 "올드앤뉴" 방송 보면서
    "토렴" 이란 말 모르는 청소년들 많을 거라고
    방송에 제보해야한다고 생각했었는데....ㅋㅋ
    우리말 이쁜말 참 많죠?^^

  • 7. 유령
    '08.3.2 9:57 PM

    저는 오늘 뷔페에서 먹었는데 별로에요

  • 8. 행복한생각
    '08.3.3 1:36 AM

    저... 토렴 몰랐어요.. 좋은 거 배워 갑니다~~ 감사해용

  • 9. 냠이
    '08.3.3 1:52 AM

    저.. 그 같이 넣고 끓인 1인 입니다; 국수 위에 부으면 면이 식을까봐 그랬던 기억이..ㅎㅎ
    사족 넘 감사합니다 ^^

  • 10. 노루귀
    '08.3.3 7:54 AM

    충청도에 어죽..참 오랫만에 생각나는 음식이네요.
    어릴적 기억으로 어죽에 라면과 소면을 그래도 넣어 걸쭉하게 끓였더랬어요.
    거기에 미류나무 가지를 뚝뚝 꺽어 젓가락 삼으면 제맛이구요.
    냇가에서 물놀이를 끝내고 입술이 파래져서 먹는 따끈하고 얼큰한 어죽은
    정말 맛있었어요.^^
    커서는 한번도 먹어보질 못했네요. 그리운 맛이에요.
    소면중에 요즘 진공숙성소면인가? 그거 쫄깃하니 아주 맛있더라구요.

  • 11. 다은이네
    '08.3.3 1:32 PM

    잔치국수를 보니 병원에 입원중이신 팔순노모 생각에 목이 메네요
    작년4월 딸네집에 손녀 보러 오셨다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어머니
    병원에서 퇴원해 약을 꾸준히 드시며 투병중에 며칠전 다시 쓰러져
    지금 병원에 계십니다
    약 때문에 가리는 음식도 많아 딸네집에 오시면
    전 어머니가 즐겨드시던 국수를 꼭 해 드렸는데....
    뇌경색으로 왼쪽눈은 늘 안개낀것 같이 늘 뿌엿다고 잇몸도 많이 약해져서 김치를
    잘게 썰어 국수와 곁들여 내놔도 씹지못해 못먹니 담부터는 내놓지 말라 하시며
    딸이 해드린 국수를 맛나게 드시던 어머니
    아침에 간단한 전화통화에 마흔넘은 딸은 흐르는
    눈물을 멈출수가 없었습니다
    자식은 늘 부모님 앞에서는 어린앤가 보네요

  • 12. 둥이둥이
    '08.3.4 4:04 PM

    중,고딩때 교회 다닐때 점심을 거의 잔치국수를 먹었던 것 같아요..
    그 추억을 떠올리며 얼마전 끼니가 아닌 간식으로 사먹었지요..^^

  • 13. 유도화
    '08.3.5 10:40 PM

    토렴 첨 알았습니다. -_-;;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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