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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무청시래기 제2탄~ 이번엔 찌개로~

| 조회수 : 9,250 | 추천수 : 74
작성일 : 2007-12-20 20:05:40


내일 후배들을 초대한 날이라서, 낮에 멀쩡하게 마트에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어이없게도...저녁에 뭘 먹어야할 지 막막한 거에요.
저녁에 먹을 걸 준비하지 않은 거 있죠??
굴이라도 한봉지 사들고 왔으면 굴떡국을 끓일텐데...,
국거리 쇠고기라도 좀 사들고 왔으면 무국이라도 끓일텐데....

아무 생각없이 마트에 다녀오느라..뭘 먹어야할지..
그래도 반찬은 세 종류의 김치에, 세가지의 젓갈, 구운 김, 장아찌, 그리고 고기, 이럭저럭 먹을 것 같은데,
문제는 국물이죠.
거의 항상 있는 두부 한조각도 없고...

냉장고의 냉기가 빠져나가든 말든, 냉장고 문을 열어놓고 한참 들여다보니까,
이것저것 뒤죽박죽인 냉장고 속에,
엊그제 조리하지 않은 상태로 물에 담가 냉장고 안에 넣어둔 무청시래기가 보이는 거에요.
에라 모르겠다...분명 kimys , 무청 시래기라면 매일 해줘도 불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렷다!!

아무리 그래도 똑같이 해줄 수는 없는 일,
무청시래기 잘라서 된장과 들기름, 천연양념가루에 조물조물 무쳐뒀다가,
냄비에 넣고 어느 정도 볶아준 후 진하게 우린 멸치국물을 충분하게 부어서 끓여줬어요.

시래기는 밥에 얹어서 먹고, 국물은 떠먹고...잘 먹기는 했는데..
이제 한동안 시래기 반찬 안하려구요.
이렇게 거푸 상에 올리고 나면,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어김없이 작용, 인기가 반감되더라구요.
한동안은...안 하려고 하는데....저도...무청시래기 말고, 배추의 겉잎을 말린 시래기 해먹고 싶어요.
배추잎 말린 것도 된장찌개에 넣어먹으면 진짜 맛있는데...
배추 시래기는 또 어디가서 구하나...홍은동 시장에라도 가서, 배추 가게 옆에서 줏어와야 하나?




내일 후배들 온다고..
너무 안써서 먼지 묻은 와인잔도 꺼내서 닦아주고,
물컵도 다시 한번 닦아주고,
어떤 와인이 좋은 건지 잘 모르니까 적당해보이는 거 몇병 꺼내놓고,
오래 안써서 색이 죽은 손님용 은수저도 닦고 하니까...
kimys가 그러네요.."우리 집 사상 가장 성대한 손님상"이라고...
그런데 실은 겉치레만 번드르르할뿐...실속은 별로 없습니다...
메뉴가 고작, 훈제연어와 싹채소 샐러드, 찹쌀탕수육, 해삼탕, 녹두전, 그리고 곤드레밥입니다.
웃기죠? 한식도 아니고, 중식도 아니고...그만큼 편한 사이니까...그냥 편하게 준비합니다....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땡이
    '07.12.20 8:17 PM

    저도 요즘 경빈마마님께 사 놓은 무청시래기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는데...
    이젠 좀 질리긴 하네요.
    냉동실에 넣어 두고 아껴먹으려고 합니다.
    늘 맛있는 음식과 맛있는 글 읽으면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사이트를 통해 많은 것 배우구요... ^^

  • 2. 돼지용
    '07.12.20 9:23 PM

    테이블 보와 러너가 눈에 들어오네요.
    앉고 싶은 식탁입니다.

  • 3. 뿌요
    '07.12.20 10:27 PM

    오랫만에 상위권....
    저도 시래기가 좋아요.

  • 4. 깜찌기 펭
    '07.12.20 10:49 PM

    제가 젤 좋아하는 음식중 한가지가 무청시래기지짐이예요.
    정말.. 한밤중에 왠 염장샷을 이틀연속을 하세요? ㅠ_ㅠ

  • 5. 총이마미
    '07.12.20 10:50 PM

    앗.. 저두 이번 일욜에 친구들 초대했어요..
    출산하고 첨 보는 친구도 해서 메뉴에 신경썻는데 저두 한식도 중식도 아니네요..^^
    저는 오색찬란샐러드, 쇠고기 찹쌀구이, 허니레몬닭구이, 칠리새우나 마요네즈새우, 아스파라거스 베이컨말이, 만두국이네요.. 오랫만에 하는거라 넘 떨려요.. 맛없을까봐..ㅎㅎ
    선생님도 내일 좋은 시간 보내세요..

  • 6. chatenay
    '07.12.21 12:46 AM

    ㅎㅎ~저희부부와 시아버님은 1주일내내 무청시레기국 있어도 잘먹는데....(무지무지 좋아하걸랑요~^^)

    저도 일욜에 동생부부가 온다고 해서 친정 부모님 또 모셔요~
    짜슥...오랠때 오지 꼭 뒷북이예요~
    아구찜 하려 하는데 다른메뉴는 아직 못 정했어요...
    제동생, 뭐라는 줄 아세요? "누나~와이프 스트레스 안받게 대~충 차려...."
    으이그....못말려요....

  • 7. 차노기
    '07.12.21 11:01 AM

    아무리 맛있는것도 매일 해주면 싫어하더라구요.
    아침마다 국 끓이는게 제일 힘들어요.
    그러나 선생님 음식 올라오는거 보면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거 같네요.

  • 8. 둥이둥이
    '07.12.21 11:51 AM

    선생님 후배들이 선물해주신 그릇 쓰실려고 꺼내놓으신거죠? ^^
    즐겁고 행복한 밥상 되시길 바랄께요...^^

  • 9. 옥토끼
    '07.12.21 4:36 PM

    오늘 낮에 둘째 유치원에서 크리스마스 행사가 있어서 거기서 뷔페를 먹고 왔더니만
    선생님의 시래기가 너무 부럽네요.
    저도 시래기로 된장찌개 끓여서 몇번 잘 먹었는데 이젠 다 먹고 없어요.
    이 느끼한 속을 묵은지 김치찌개라도 해서 달래야할까봐요.
    글구,러너 너무 탐나네요.

  • 10. smileann
    '07.12.21 5:10 PM

    저도 시래기 너무 좋아하는데...집에서 곤드레밥 해먹으면, 맛있을 것 같아요.
    먹고싶네요~

  • 11. 아직은초보
    '07.12.21 8:32 PM

    저도 시래기 한~~솥 끓여 놓으면 든든하고 좋던데.. 애들도 잘먹구요..
    먹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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