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에서 저희 집 김장김치를 먹어본 친척이나 지인들은,
'이 집 김치는 어떻게 이런 맛을 내는지...너무 시원하고 맛있다'고 칭찬해주시는데요,
올해는 유난히 더 김치가 맛있게 된 것 같아요.
쨍하게 시원한 맛과 더불어 배추도 고소하고 아삭아삭해서,
진짜 요즘은 기름 바르지 않고 구운 김과 간장, 김치만 있어서 밥 한그릇을 뚝딱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김치가 맛있으니까,
김치를 많이 먹을 수 있는 음식들,
예를 들어 떡국, 군고구마 같은 걸 자주 먹게되는데요,
어제는 두부 한모를 펄펄 끓여 뜨겁게 한 후 두부에 싸먹었습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
긴긴 겨울밤이면 엄마가 아버지를 위해 준비한 밤참이 바로 이 두부와 김치였습니다.
두부 한모를 삶아놓아도, 아버지는 잘 준비를 하고 있는 저희 삼남매에게 모두 젓가락을 쥐어주며,
두부 한조각이라도 먹게하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쬐그만 아이들 셋이 두부 먹겠다고 덤벼들어,
아마도 우리 부모님 입으로 두부 한조각 제대로 넘어가지 못했을 것 같아요.
딱 요맘때가 되면....5년전에 돌아가신 친정아버지 생각이 더 납니다.
크리스마스 막 지나 병원에 입원하셔서, 딱 오년전 오늘 대수술을 받으셨고,
그리고 4월16일날 세상을 떠나셨거든요.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한 일년동안은 제 눈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고,
평생 아버지를 가슴에 담고, 아버지 생각만 하고 살 것 같았는데,
불과 오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나니,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도 흐려지고, 아버지에 대한 추억도 희미해지려고 합니다.
오늘이 저희 친정어머니 팔순날입니다.
저희 가족들과 어머니의 형제 자매, 그러니까 제 외삼촌들과 제 이모들 모시고 조금 있다가 식사를 하려고 합니다.
팔순잔치 같은 건 민폐라 하시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그냥 간단하게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 거지요.
어머니의 팔순날이라서 그런지 아버지 생각이 더 나고,
오랜만에 자꾸 제 눈에서 물이 나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이러면 우리 엄마 눈에서도 눈물이 나올 텐데...
암튼 지금부터 꽃단장하고 엄마랑 외삼촌 이모 앞에서 재롱떨러 나갔다 오렵니다.
휴일 나머지 시간도 좋은 시간되세요.